. 계절의 여왕 5월 마지막 날, 오늘은 제천고 9회 동창, 인생 졸업반 수학여행 가는 날이다 .
.이른 새벽 먼동이 트기 전에 부스스한 눈을 뜨니, 뒷산 산비둘기 구구구구 운다. .
우유 한 팩을 마시고, 1117번 광역버스에 몸을 싣고, 집결 장소인 잠실 롯데호텔 앞 너구리상
.앞으로 향하는데, 삐리리 전화벨이 울려 받아 보니, 제천에서 출발한 관광버스는 17명이 승차
.하고 호법 IC를 지나 중부고속도로 로 접어들었다는 지준일 회장의 전갈 이다. .
.서울 만남의 약속 장소에 도착하니, 일찍 도착한 동창 여나무명이 반가운 얼굴로 손을 잡아
.준다.
.약속 시간이 가까워 오자 서울회원 23명(대전1,청주1,포함)이 합류했다.
.오전 7시 30분경 제천에서 출발한 버스는, 서울 집결지에 9시 40분경 도착하여, 모두 40명이
.합승하고, 목적지 강화도로 출발 했다. 강화도까지는 약 1시간 반 남짓하게 운행 되는 동안,
.설레는 마음을 가라 앉히지 못했다.
.교문을 나선지 어언 52년, 아주 오랜 만에 만나는 어떤 동문은 이름도 까마득하게 기억 되지
.않지만, 백발에 구겨진 얼굴 외모에는 그 때 그 시절 동심의 색깔은 그대로 남아 있는듯하다.
.감정이 풍부한 지준일 회장은 약간 홍조 띈 얼굴로, 반가움의 인사를 하고, 오늘의 일정과
.코스를 설명하였다. 푸짐한 먹거리로 입을 즐겁게 하며 정담을 나누는데, 고희를 넘긴
.나이에도 “야” “자” “너” 가 호칭 대명사이며, 마음 터놓고 어린애 마냥 재롱? 을 부릴
.수 있는 것은 죽마교우의 금란지교가 아닌가 싶다.
.이른 아침에는 잔뜩 찌푸린 날씨에 비라도 내릴까? 걱정되어 유비무한의 정신으로 우산을
.챙겼는데, 날씨도 의사표시를 한다고, 우리들의 오랜 만남의 분위기 같이, 맑은 아침 햇살이
.눈부시었는데, 강화도에 도착하니 엷은 구름으로 햇살을 가려 관광 여행하기에는 안성맞춤
.이다. 강화도하면 먼저 생각나는 것이, 유서 깊은 고찰 전등사와, 프랑스가 공격해 온 병인
.양요 그리고 통상 조약을 맺고자 들어온, 미국 군함을 향해 발포한 신미양요 사건으로,
.대원군 쇄국정책에 대한 역사적 교훈과, 단군이 하늘에 제사를 지냈다는 참성단에서,
.지금도 개천절에 제를 올리고, 매년 전국 체전의 성화를 채화 하는 곳이라는 것은, 매스컴을
.통하여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이 고작이었다.
.관광버스로 이동하는 동안 차안에서, 재담꿈 김태호 동문과, 충북 도백을 역임하고,
.제1419대 한성판윤(27대 서울특별시장)을 지낸, 이원종 동문이 역사를 품은 강화도의
.유적과 문화유산, 그리고 군사시설로 해안 변방에 설치하여 외적의 침입을 방어하던,
.5진 7보 53돈대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해 주어 강화도 역사의 향기를 미리 맡아 볼 수 있었다.
.이어서 오랜만에 만난 동문의 근황을 듣는 순서로 각자 근황과 경험담 그리고 덕담을 나누며
.분위기를 이어 지는데, “야 떠들지 말고 조용히 가자” 라는 볼멘소리로 불평을 하는 엉뚱한?
.친구가 있어 마이크를 놓으면서, 각자 준비했던 인사 멘트를 발표할 기회를 주지 못한
.동문께는 미안했었다. 그러는 동안 강화대교를 건너 섬 안에 도착했지만, 대교로 건느니
.섬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11시 30분경 도착하여, 가장 먼저 들린 곳은, 외세의 침략에 방어진 이었던 5진의 하나인
.초지진에 들려,포탄의 흔적 속에 당시 치열했던 전쟁 참화의 화약 냄새를 맡는 동안 , 앞
.바다를 지나는 어선이 마치 당시 침략해 오는 적선으로 그려진다.
.초지진에서 약 20여분을 달려 전등사 주차장에 도착 했다.
.엊그제가 부처님 오신 날이라, 전등사로 오르는 오솔길 양쪽은 오색연등이 줄지어 있고,
.비탈길 옆에는 폭풍에 쓰러진 수령 수 백년은 넘어 보이는 느티나무가, 팔을 벌려 흙을
.껴않고, 강한 생명력 으로 세월을 잊은체 누워 있는데, 외로운 산새가 노래를 울다 간다.
.전등사는 역사만큼이나 여러 차례 화재로 소실되어, 대웅전보도 여러 번 중건되었다고
.한다. 전등은 불법(佛法)의 등불을 전한다고 하니, 등불은 어두운 곳을 비추므로 중생의
.어리석음을 깨우쳐 지혜롭게하는 교법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전등사 경내를 관람하고 예약된, 식당으로 옮겼다. 바다가 확 트인 방갈로 같은 식당
.전경이 시원하고, 울타리에 피어있는 장미꽃 화려한 색깔이 계절의 아름다움을 뽐내는
.것 같다.
.소주잔에 우정을 부어 적조했던 정담 나누며, 건배 제의가 이어지는 즐거운 점심시간
.이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던가? 식사 후 분단의 현실을 볼 수 있는 서부전선 최전방에
.위치한 재적봉 강화평화전망대에 올랐다.
.3층전망대에서는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의 들판과 개성의 송악산이 보인다. 10시 방향
.으로 예성강 하구1시 방향으로 임진강 하구등, 여성 관광해설사가 주변 지역에 관하여
.상세한 설명을 한다. 가장 가까운 북한 땅의 거리는 도강 사이 1.8km 라고 하는데 육안
.으로도 희미한 형체들이 보인다 .다음 이동 장소인 강화역사박물관으로 옮겨 갔다.
.이곳에서는 청동기시대부터, 고려시대의 강화도, 조선·근대의 강화도와 강화인의 삶으로
.나눠진다. 2층 중앙에 전시된 ‘청자진사연화문표형주전자’가 눈에 띄었는데, 국보
.제133호로 지정 되어있으며, 연꽃무늬가 그려져 있다. 강화도는 청동기시대의 고인돌
.뿐만 아니라, 고려시대에는 수도, 그리고 조선시대에도 제 2의 수도 였으며. 왕립도서관
.외규장각을 설치했다는 사실을 알게 었다. 특히 전등사 나상녀의 전해오는 이야기가
.소개 되어 있다,
.대웅전보 건축을 하던 목수가 절 아래 마을 한 주막집 여인과 눈이 맞아 사랑을 나누며.
.일이 끝나면 함께 살림을 차리기로 약속을 하고 돈이 생길 때마다 주모에게 모두 갖다
.주었는데, 대웅전을 다 짓기 전 어느 날 마음이 변한 여인은 돈을 가지고 다른 사람과
.도망을 가버리고 말았다. 돈도 사랑도 여자도 다 잃은 목수는 화가 나서 배신한 여인을
.응징하기 위해, 대웅전 추녀 밑에 도망간 여인을 조각해 무거운 지붕을 평생 떠받들게
.하였다는 설화를 읽고, 예나 지금이나 여인의 치마폭에 신세 망친 사내들의 모습에
.웃지 않을 수 없었다.
.박물관 앞에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강화고인돌 공원이 자리를 잡고 있다.
.먼발치에서 고인돌을 바라보며 버스에 올라 귀경길에 올랐다.잠실에 도착하니 오후
.6.20분경 즐거운 하루의 역사기행을 마치고, 다음을 기약하며 제천으로 향하는
.버스를 떠내 보내고, 모두의 건강과 아름다운 노후를 약속하며 헤어졌다.
.오늘의 행사를 위하여 물심양면으로 수고한 집행부에 감사한다.
출처:윤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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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여행기 감명 깊게 읽었습니다.
여행기에 담겨진 53년 전 동창이 이렇게 만남을가졌음에
부럽고 놀랍기도 합니다.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