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ews ] 2008 한국영화 화제작의 역습 1

[2008 놈놈놈]

2008 한국영화 화제작의 역습 1

[2008년 6월 5일 FILM2.0 온라인 편집부 김혜선기자]

블록버스터 시즌이 한창이다.

예년보다 더 일찍 시작돼 좀처럼 규모 있는 한국영화를 찾아보기 어렵지만, 기대하시라.

본격적인 여름, 한국영화들도 달릴 채비를 하고 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열광하는 만큼 굵직하고 특색 있는 한국영화 화제작도 챙겨 볼 만하다.

대체 어떤 놈이 제일 센가?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감독 김지운 | 출연 송강호, 이병헌, 정우성 | 개봉 7월 10일 예정

1. 정확히 무슨 얘기?

지도 한 장과 세 남자 이야기. 1930년대 삭풍이 이는 만주 벌판에서 조선의 풍운아 세 사람이 대륙을 누빈다. 이유는 말했듯 정체불명의 지도 한 장 때문. 돈 되는 일이라면 닥치는 대로 다 하는 현상금 사냥꾼 도원(정우성)과 최고 아닌 인간은 죽는 게 낫다고 여기는 마적단 두목 창이(이병헌), 되는 일 없다며 날뛰지만 티 내지 않고 살아온 전설의 고수처럼 어디에서건 살아남는 열차털이범 태구(송강호)가 그들이다. 태구가 만주를 가로지르는 제국열차를 털다 우연히 지도를 발견하고, 도원과 창이도 서로의 정체는 모른 채 지도를 차지하기 위해 달려든다. 여기에 일본군과 창이가 이끄는 살벌한 마적단 패거리까지 합세하니, 정신없는 추격전에 불이 붙는다. 김지운 감독이 “마음은 조선의 고향에 있지만 몸은 황야의 끝까지 가고자 하는 세 남자의 이야기”라고 설명했던 만큼 돈과 욕망, 이상을 좇아 강렬한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오감을 자극할 만하다. 그런데 지도는 과연 누가 차지할까? 세 남자는 멀쩡히 살아남을까? 셋이 붙으면 누가 가장 셀까? 대체 그 지도는 무엇에 쓰는 물건일까? 죽이는 액션 활극, 비틀린 웨스턴의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김지운 감독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그 의문을 풀어간다.

2. 어떻게 찍었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은 1930년대 격동기의 만주를 화려하게 부활시킨다. 러시아인, 중국인, 만주인, 조선인, 일본인 등 각양각색 인종들이 총과 칼로 대화하는 무법천지의 카오스, 만주를 재현하기 위해 제작진은 살벌하고 매혹적인 중국으로 달려갔다. 실크로드의 관문이라 할 둔황의 사막과 쟈위관의 철도 등을 오가며 대륙적 지평선을 배경으로 총질하는 사내들을 담는 건 기본. 탐나는 로케이션 이미지를 위해 도로가 없는 곳에서 도로를 내며 촬영했다는 제작팀의 노력은 가히 훈장감이다. 1등 칸에서 3등 칸까지 다양한 계급과 인종이 뒤섞인 제국열차의 모습, 유혹의 기운이 자욱한 아편굴, 메마른 대평원과 불법 무기 제조업자와 노예 상인의 쉼터 등 시공을 초월한 SF적 공간들을 만드는 데도 어마어마한 제작비와 에너지가 투입됐다. 중국에 이어 한국 서울 촬영과 온갖 무법자들이 들끓는 우범지대 ‘귀시장’ 세트가 지어진 정읍에서의 촬영까지 장장 9개월에 걸친 촬영 기간만 봐도 이 영화의 스케일이 짐작된다. 살인적 스케줄의 촬영 기간 동안 추위와 더위, 모래바람과 황사에 시달렸던 400명 스탭들의 생고생도 이만저만 아니었다는 후문이다. 말을 달리며 총을 쏘고 폭발하는 화염 사이로 오토바이가 질주하는 리얼 웨스턴 액션으로 인해 배우들은 부상을 몸에 달고 살았다. 험난했던 그들의 시간이 ‘달콤한 인생’으로 남으려면 김지운 감독의 후반작업이 더더욱 독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 폭발적인 액션만큼 스토리의 깊이, 만주 웨스턴 특유의 리듬감이 더해지기만 한다면 향후 몇 년간 김지운 감독의 몸값은 폭등세다.

3. 지금까진 무슨 일이?

<놈놈놈>은 <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 뺨치는 비밀 마케팅을 유지해왔다. 결말에 관해 딱 한 놈만 살아남는다는 ‘썰’과 모두 죽는다는 ‘썰’, 모두 산다는 ‘썰’이 난무했을 지경. 칸에서 2시간 15분 가량의 버전으로 첫 공개를 했지만, 개봉의 마지막 순간까지 ‘썰’을 잠재우려는 긴장감은 무뎌지지 않을 듯하다. 크랭크업 후 이 영화의 어마어마한 제작비를 둘러싼 이야기들이 뭉게뭉게 넘쳐났다. 공식적으로는 170억 원의 제작비(사실상 더 된다는 소문도 있다)가 투입됐다고 하나 이 영화에 거는 기대와 예상되는 파급력은 그 이상, 아니 한국영화 초유의 것이라 해도 무방하다. “꼭 <괴물> 때 같은 느낌이야”라며 <놈놈놈>의 흥행 가능성을 주장하는 주연배우 송강호의 말이 아니더라도 <놈놈놈>이 한국영화 부활의 신호탄이 되길 바라는 분위기는 영화계 안팎으로 짙다. 오늘의 친구가 내일의 적이 되는 세상. 마음만 먹으면 누구든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 되고 그런 놈들이 우글거리는 <놈놈놈> 세계의 사투, 심히 흥미진진하지 않으면 정말 곤란하다.

4. 핵심 체크 포인트

웬만해선 성사 안 될 화려한 캐스팅.

송강호의 기똥찬 오토바이 곡예, 이병헌의 살벌한 칼솜씨, 정우성의 화려한 밧줄타기와 시속 70㎞로 달리는 말 위에서 장총 휘두르기 등 거의 모든 장면을 직접 소화한 배우들의 몸 사리지 않는 연기가 포인트다. 유일하게 오토바이 액션, 몸 개그를 해야 하는 송강호를 제외하곤 “말 못 타면 바보”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말 위에서 살았던 배우들의 생짜 연기를 지켜볼 만하다. 김지운 감독이 그들을 얼마나 폼 나게 찍어줬을지도 궁금하거니와, <스타워즈>를 연상시키는 조화성 미술감독의 국적 불명 세트 미학, 돌개바람 이는 만주 벌판의 거친 스케일도 기대된다. 어쩌면 영화를 보다가 불현듯 이렇게 외치게 될지도. “오빠, 달려!” 김혜선 기자

[이초이]

ㅎㅎ 송배우님.... 그몸에 곡예를 하신다굽쇼............;ㅎㅎㅎ 무리하시진 않으셨는지;; ㅎㅎ 무튼 "오빠, 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