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속 농촌' 독특한 섬 분위기 느껴보자!
자은도 여행은 의외성이 많다.
섬에 대한 고정관념이 통하지 않는 곳이기 때문이다.
우선 이곳은 바닷가를 따라 연결된 해안도로가 없다.
자은도 주민들의 생업이 대부분 농업이기 때문이다.
이곳의 주요 작물은 마늘, 양파, 파, 방울토마토 등이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농로지 해안도로가 아닌 것이다.
바다 경치를 보며 시원스레 드라이브를 즐기고 싶은 분들에게는 아쉬운 일이다.
스프링쿨러들이 마늘밭에 물을 뿌리며 돌아가는 모습은
자은도에서 볼 수 있는 독특한 풍광 가운데 하나다.
이곳 특산품인 마늘은 전국적으로도 뛰어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주민들이 안정적으로 농업에 매달릴 수 있었던 것은 풍부한 물 때문이다.
백산리의 용소라는 자연연못은 일년 내내 물이 마르는 법이 없을 정도로
물이 많은 섬이라 마늘, 양파, 파뿐 아니라 벼농사 규모도 대단하다.
자은도는 식수가 풍부하고 땔감과 생선도 쉽게 구할 수 있어
예전부터 사람이 살기 좋은 환경이라고 알려져 왔다.
덕분에 '바다 속 농촌' 이라는 독특한 환경을 만들어 한때
신안군 내에서 부촌으로 꼽혔다.
지금도 주민소득이나 생활수준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살기 넉넉한 곳이라 그런지 만나는 주민들마다 인심도 좋다.
섬 밖으로 숨은 비경 해안 돌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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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은도 드라이브는 숨어 있는 듯한 바다를 찾아가는 여정이다.
먼저 간판이 확실한 백길과 분계해수욕장을 돌아본 뒤,
무인도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백사장들을 순례한다.
양산, 내치, 외기 백사장은 섬 북서쪽에 나란히 붙어 있다.
분계리에서 면소재지로 이어진 26번 군도 북쪽으로 갈라지는
마을길을 타고 끝까지 가면 이들 해안에 닿는다.
해변에 야영할 만한 곳들은 있으나 편의시설이 전무하다.
완벽한 오토캠핑 채비를 갖추고 식수를 충분히 준비한다면
야영을 못할 것도 없다. 다만 이곳은 중국쪽에서 밀려온 쓰레기가
해변에 쌓이기도 해 환경이 실망스러울 경우가 종종 있다.
자은도 북쪽 끝의 둔장 해변은 마을과 가까워 비교적 접근이 쉽다.
3km에 달하는 넓고 광활한 해변은 이국적인 느낌이 들 정도로 장관이다.
해변 동쪽 끝의 할미도의 독살과 함께 돌아보면 좋을 곳이다.
주민들은 모래가 크게 줄어들어 경관이 예전만 못하다고 한다.
둔장 해변 서쪽 끝이 사월포 선착장이다.
자은도의 유일한 어장이라고 할 수 있는 사월포 앞바다는
임자도 전장포에 버금가는 새우잡이 어장이었다.
20여 년 전만 해도 파시가 설 정도로 호황을 누리던 곳인데,
지금은 예전 명성에 미치지 못한다.
지금도 새우, 병어, 강달어가 잡히는 여름철에는 포구에 어선들이 들어온다고 한다.
섬과 섬을 이은 아름다운 다리들.
자은, 암태, 팔금, 안좌 네 섬은 3개 연도교로 연결되어 있다.
가장 먼저 개통한 다리는 안좌도와 팔금도를 연결한 신안1교,
1990년에 개통된 길이 510m의 콘크리트 다리다.
조금 오래 돼 최근 개설된 다리에 비하면 좁고 낡은 듯한 인상을 준다.
자은도와 암태도를 잇는 은암대교(675m)는 96년에 만들어졌다.
그리고 지난해 암태도와 팔금도를 잇는 중앙대교(600m)가 개통되면서
4개 섬이 하나의 권역으로 묶이게 됐다.
이 섬과 섬을 연결하는 세 다리 모두 길이 500m, 높이 30m 이상으로,
바다 위를 가르며 드라이브하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이들 다리는 낙조가 내릴 즈음 건널 때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자은도에서 은암대교를 건너 암태면 소재지에서 서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길은 추포도로 이어진다.
추포는 암태도와 2.5km 정도 떨어져 있는 작은 섬.
이 두 섬 사이는 물이 빠지면 개펄이 드러날 정도로 수심이 깊지 않다.
350년 전 그곳에 마을이 형성되며 추포도와 본도의 수곡리 사이에
징검다리가 만들어졌다. 이 다리는 주민들이 본도를 왕래하는 수단으로 이용했다.
주민들은 매년 수천 개가 넘는 징검다리의 동멩이 뒤집기 행사를 하며
돌이 미끄러워지는 것을 막아왔다.
지금은 콘크리트도로가 깔려 예전 징검다리는 형체만 남았다.
썰물이면 포장도로를 타고 추포도로 들어갈 수 있다.
바닷물이 찰랑거릴 때 차를 타고 달리면 모세의 기적을 보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개펄 한 가운데 가로지르는 길은 일직선으로 곧게 뻗어 있어
장쾌하면서도 멋지다. 암태도 여행을 계획한 이들은 반드시 찾아가봐야 할 장소다.
암태도 승봉산도 산행지로 제격.
다리를 건너 추포도 삼거리에서 왼쪽 길로 600m쯤 가면 오른쪽으로
갈림길이 보인다. 백사장 경관이 뛰어난 추포해수욕장으로 가는 길이다.
이곳은 길이 600m, 폭 100m 크기의 하얀 모래밭으로 활처럼 휜 형태를 하고 있다.
백사장 뒤로 울창한 숲이 둘러싸고 있어 풍광이 아름답다.
자연환경만 두고 보면 천혜의 해수욕장이지만, 현재 바로 앞 바다에
대규모 김 양식장이 들어서 있어 물놀이는 적합치 않다.
추포해수욕장 갈림길에서 계속 직진해 200m쯤 가면 오른쪽으로
나무로 둘러싸인 작은 학교 암태초교 추포분교가 보인다.
도서지방의 많은 학교들이 통폐합되었지만, 아직도 이 자그마한 학교에는
12명의 학생이 수업을 받고 있다.
잔디가 깔린 운동장과 그늘을 만들어 주는 노거수가 자라는 교정이 환상적이다.
수업에 방해가 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조용히 돌아보면 좋을 곳이다.
암태도에는 추포해수욕장 말고는 백사장이 없다.
섬 주변은 거의 개펄로 둘러싸인 형태다. 바닷가 여행은 백사장이 많은
자은도가 훨씬 볼 것이 많다. 하지만 섬 중앙에 솟은 승봉산(355m)은
두봉산과 견줄만한 산행지로 관심을 끈다.
암테도 금강선착장에 내리자마자 북쪽으로 보이는 산이 바로 승봉산이다.
자은도 두봉산과 마찬가지로 신안군의 크고 작은 섬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 역할을 하는 봉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