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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회 백제문화제가 개막된 3일 오후 전투마 185필과 백제시대 갑옷으로 무장한 대백제 기마군단 행렬이 부여중학교를 출발 구드래 주무대로 향하고 있다. <부여=장길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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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축을 흔드는 대백제 기마군단의 말발굽 소리와 뿌연 흙먼지, 그리고 백제 병사들의 화려한 검무가 백제문화제의 개막을 알렸다.
제54회 백제문화제가 3일 오후 7시 부여 구드래 광장 주무대에서 외교사절과 관광객, 시민 등 1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식전행사를 시작으로 12일까지 10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개막식이자 사흘 연휴의 첫 날인 이날 부여와 공주 지역은 청명한 가을날씨 속에서 모처럼의 황금연휴를 백제문화제와 함께 하려는 가족단위 나들이객의 발길로 북적거렸다.
기존의 볼거리와 먹거리 중심의 축제에서 벗어나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축제로 탈바꿈한 이번 백제문화제는 지난해에 이어 백제의 고도 공주와 부여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식전행사로 시작된 대백제 기마군단 행렬에 이어 붉은 노을을 배경으로 백제와 교류했던 중국과 캄보디아, 일본, 필리핀, 인도의 사신단 일행이 각 국의 전통모형 배와 동물 모형들 속에 전통 무용 등을 추며 나타났다. 이들은 진귀한 특산물을 들고 백제왕을 알현하는 퍼포먼스를 통해 대백제의 풍요로움과 평화를 연출했고, 국가별 흥겨운 댄스 음악 등으로 축제분위기를 한껏 고무시켰다.
식전행사에 이어 부여 천등산과 공주 정지산에서 채화돼 탄천면 백제노인병원에서 합화된 백제 혼불이 부여 구드래 공원과 공주 연문광장 성화대에 각각 안치됐다.
이어 60여개의 초대형 북에서 울려 퍼지는 장엄한 북소리와 함께 김병찬·이윤경 아나운서의 사회로 개막식이 시작됐다. 김무환 부여군수의 환영사와 이완구 충남지사의 개회사에 이어 한승수 총리와 심대평·이진삼 의원 등의 축하 영상 메시지, 이준원 공주시장의 개막선언이 이어졌다.
개막식에는 백제문화제 최초로 라오스와 아제르바이잔, 페루, 온두라스 등 15개국의 대사급 외교관을 비롯해 미국과 일본, 독일 등의 외교사절과 캄보디아와 베트남 등의 자치단체장, 일본의 불교단체 관람객 등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 지사는 개회사에서 “올해 백제문화제는 2010년 대백제전과 연계돼 백제문화의 세계화를 위한 소중한 토대가 될 것”이라며 “역사문화도시인 부여의 발전을 위해 아주 가까운 시일내 신뢰할만한 대기업과 수 천억원대의 문화관광사업에 대한 투자협약(MOU)을 체결하겠다”고 밝혀 부여군민 등 참석자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김무환 부여군수는 환영사에서 “백제왕도인 부여에서 백제역사문화의 향취를 마음껏 느끼길 바란다”며 “부여를 세계적 수준의 역사문화도시이자 명품 관광지로 육성해 국내외 관광객을 불러 모으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별공연으로 태진아, 인순이 등 인기가수가 출연해 분위기를 달궜고, 수 천발의 폭죽이 만든 백제문양 불꽃쇼가 가을밤 하늘을 수놓았다.
한편 이날 공주 무령왕릉에서는 문주왕과 삼근왕, 동성왕, 무령왕 등 웅진백제시대의 4대왕을 기리는 추모제도 열렸다.
<장태갑·한종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