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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토양은 암석이 기계적·화학적 풍화와 함께 생물의 작용을 받아 세립질의 흙 물질로 변한 것으로, 대체로 생성된 장소 근처에 남아 있으며 유기물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
지표상에 나타나는 암석 부스러기의 잔유물인 표토(表土)는 토양과 비슷하나, 단단하게 고화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토양과 구별된다. 토양은 지표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들의 근본적인 토대이며, 인간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하다.
즉 인간의 생활에 필수적인 식량과 생활필수품을 제공하는 농업·축산업·임업 등과 같은 1차 산업의 토대를 이루고 있으며, 건물·고속도로·비행장 등과 같은 인공구조물의 건설에도 필요하다.
2. 일반적인 특성
암석이 풍화되면 표토라고 하는 크고 작은 암석 부스러기들이 형성되며, 이는 물리적·화학적·생물학적 작용에 의해 점차 토양으로 변해간다. 이에 따라 토양은 뚜렷한 특성에 의해 서로 구분되는 주요토양 층들을 형성한다. 다양한 토양층들을 보여주는 토양단면이 그림에 나타나 있다. 토양단면을 구성하는 토양 층들은 깊이에 따라 상부로부터 A·B·C층으로 구분된다.
A층은 토양단면의 최상 부이다. 풍화작용과 용탈작용이 매우 활발하게 일어나는 영역이기 때문에 주로 풍화된 암석물질로 구성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A층의 상부에는 유기물과 부식이 농집되어 있으며 식물 영양소도 풍부하다. B층은 A층 아래에 있으며, 두께는 65~90㎝이다. A층에 비해 풍화가 덜 일어나며, A층으로부터 제거된 많은 물질들이 집적된다.
B층은 때로 점토광물로 구성되기도 하는데, 점토광물은 투수성이 매우 낮아 식물성장의 장애요인으로 작용한다. C층은 A층·B층의 모질물(母質物)을 포함하고 있는 층이다. 토양단면은 주로 3개의 층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일부 토양층은 이 층들 가운데 1~2개의 층이 발달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A층이 침식에 의해 제거되어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으며, 토양생성에 필요한 시간이 짧거나 조건이 맞지 않아 B층이 미약하게 발달하거나 발달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3. 토양 생성작용
토양생성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작용은 풍화작용이다. 풍화가 일어나는 동안 장석 등의 규산염광물들은 파괴되어 염기와 실리카, 철과 알루미늄의 산화물 등과 같은 화합물을 생성한다(→ 광물학). 풍화작용의 속도는 풍화되는 물질의 종류와 시기에 따라 다양하다. 용탈작용은 풍화작용에 의해 생성된 대부분의 염기와 일부 실리카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용탈작용 후에 남는 실리카는 알루미나와 결합해 토양의 가장 중요한 구성물질인 결정질 점토광물을 형성한다(→ 점토, 결정화). 점토광물에는 1개의 4면체층(실리카)과 1개의 8면체층(알루미나)으로 구성되는 1:1 점토광물과, 1개의 8면체층과 그 양쪽을 싸고 있는 2개의 4면체층으로 구성되는 2:1 점토광물의 2종류가 있다. 점토광물의 종류는 용탈작용의 속도에 의해 결정된다.
1:1 점토광물은 용탈작용이 빠르게 일어나 알루미나와 결합할 수 있는 실리카가 적어질 경우에 생성되며, 2:1 점토광물은 용탈작용이 점진적으로 일어날 경우에 생성된다. 토양을 구성하는 물질 가운데 2번째로 중요한 성분인 유기물은 미세하게 분해되어 화학적으로 안정한 부식(腐植)으로 변질되는데, 이러한 작용을 부식화 작용이라고 한다.
이 작용은 빠르게 일어나며 토양 내의 유기물은 부식화 작용에 의해 5~50년 정도의 짧은 기간 동안 2배로 증가하거나 1/2로 감소한다. 이밖에 토양생성에 영향을 미치는 작용으로는 침출작용(물질이 빠져나가는 운반작용)·집적작용(물질이 토양 내로 유입되는 운반작용)·포드졸화작용(철과 알루미나 성분을 운반하는 작용) 등이 있다.
4. 토양생성의 조절요인들
용탈작용의 세기는 토양 내 점토광물의 양과 종류, 토양의 깊이, 염기의 포화도 등을 결정하기 때문에 토양생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용탈작용의 세기는 용탈강우량(용탈작용에 이용되는 강우량, 즉 강우량에서 증발량을 뺀 값)과 같은 기후적인 요인에 의해 조절되므로, 기후도 토양생성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일반적으로 용탈강우량이 적은 온대기후의 토양에는 2:1 점토광물이 풍부하며, 용탈강우량이 많은 열대기후의 토양에는 1:1 점토광물이 풍부하다(→ 비).
온도도 토양생성의 조절요인이 된다. 실리카와 같은 일부 물질의 용해도는 온도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결국 생성되는 점토광물의 종류가 달라진다. 실리카의 용해도는 온도가 높아짐에 따라 증가하기 때문에 열대지방과 같이 기온이 높은 곳에서는 1:1 점토광물이 많이 만들어진다. 지형은 배수작용·침식작용·홍수 등을 조절하며 용탈작용은 배수작용을 통해 일어나므로, 용탈작용의 정도는 지형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투과성). 지형적인 영향으로 배수작용이 지연되는 지역에서는 용탈작용도 방해를 받기 때문에 염기가 풍부한 2:1 점토광물이 생성된다.
일반적으로 사면에서는 암석질 토양이 많이 발달하지만 계곡에서는 충적토가 발달한다. 식생은 토양에서 생성되는 부식의 종류를 결정한다. 식생은 햇빛을 차단하여 유기물의 부패를 지연시키는 역할을 하며, 토양으로부터 칼슘·칼륨·인 등의 성분을 흡수해 용탈작용을 방해하며 토양의 침식도 방해한다.
토양에 사는 지렁이 같은 동물들은 토양 층들을 서로 혼합해 토양의 분화작용을 방해하거나 유기물의 부패와 부식의 형성을 돕는다. 토양은 모질 물이 다양한 작용에 의해 변질되어 생성된 산물이므로, 토양의 최종성질은 모질 물의 초기조성에 의해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 예를 들면 고화되지 않은 퇴적물로부터 형성된 토양은 점토광물이 풍부하며, 철이 풍부한 물질로부터 생성된 토양은 대체로 붉은색을 띤다. 토양의 생성에는 대체로 수십 년에서 수백 년 정도의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토양의 연령은 토양의 성질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데, 새로 만들어진 토양은 오래된 토양에 비해 분화되지 않은 토양단면이 나타나고 비정질의 점토광물이 풍부한 특성을 보여준다.
토양생성에 영향을 미치는 이러한 요인들은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토양의 성질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이러한 복합적인 요인들에 의해 같은 모질 물로부터 서로 다른 토양이 생성되기도 한다.
5. 토양의 분류와 명명
토양의 분류에 관한 문제는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 토양학자·공학자·농학자·지질학자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토양에 대해 서로 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토양은 분야에 따라 다르게 명명되고 분류된다. 토양의 분류체계는 여러 종류가 있으므로 한 토양이 1가지 이상의 군(群)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1960년에 제시된 제7차 미국 근사체계(American Approximation System/AAS)에서는 조직, 화학적 특성, 색 등과 같은 토양의 성질에 기초하여 토양을 10목(目)으로 분류한 바 있다(표). 토양군은 토양층의 종류, 모질물의 공급원, 기후대 등과 같이 특별한 성질을 나타내는 구성원의 집합에 의해 명명된다.
▷상세한 정보를 보시려면 토양분류 10복과 이들의 일반적인 특성 도표를 참조하세요.
6. 토양대의 지리적 분포
토양의 생성은 기후·지형·식생·모질물 등에 의해 결정된다. 따라서 토양은 지리적인 특성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며, 토양대는 기후대 및 식생대와 같은 방식으로 분류된다. 각 토양대는 여러 종류의 토양을 포함하고 있으며 일부 토양은 여러 토양대에서 나타나기도 하지만, 토양과 토양대의 분포는 비교적 명확하게 구분되어 나타난다.
주요 토양 대는 다음과 같다. 극지방에 나타나는 토양대로는 포드졸 대와 브루니졸(brunisol) 대가 있는데, 포드졸 대는 상록수로 구성된 숲이 우세한 지역에 나타나며 브루니졸 대는 낙엽수로 구성된 숲지역에 나타난다. 체르노젬 대는 초지가 발달한 지역에 흔히 나타난 토양대로서,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우며 강우량이 적어 삼림이 자라지 못하고 풀만 자라는 평원에서 가장 많이 형성된다. 시나몬(cinnamon) 대는 지중해성 기후가 나타나는 지역에서 흔히 발견된다.
시나몬 대 토양에서 유기물은 빠른 속도로 분해되기 때문에 토양단면 내에 집적되지 않는다. 사막지역의 토양은 식생이 극히 부족하고 유기물도 적으며 침식이 매우 심하게 일어나므로 부식이 적게 함유되어 있는 특성이 있다. 사막지역의 대표적인 토양대로는 카올린(kaolin) 대가 있다.
열대지방의 일부 토양은 심한 용탈작용으로 1:1 점토광물이 풍부하다. 산악지역의 토양은 잦은 침식으로 새로 만들어진 리소졸(lithosol:암질토양)이 풍부하지만 기후에 따라 다양한 특성을 보여준다. 한 지역과 다른 지역 사이의 토양대는 점이적인 변화가 나타나며, 한 토양대와 다른 토양대 사이에는 점이대나 혼합대의 성격을 띠는 토양대가 발달하기도 한다.
◎ 한국의 토양
한국의 토양에 대한 연구는 일제강점기에 식량증산을 위한 농업지질학적 측면에서 시작되었다. 8·15해방 후 농촌진흥청 식물환경연구소에 한국토양조사사업기구를 설립해 전국에 걸친 토양조사를 실시하여 1971년에 한국개략토양도 (1/250,000) 를 작성했다. 이어서 시. 군별 정밀토양도·한국토양총설을 비롯해 논 토양과 밭 토양을 원색도감으로 발간하는 등 한국의 토양특색을 밝혀나가고 있다. 한국은 토양의 모재(母材)와 지형이 복잡하여 토양지리학적 특성이 매우 다양하므로 성인이 다른 여러 가지의 토양형이 분포한다. 한국의 성대토양으로는 여름기온이 높고 강수량이 풍부한 남부지방과 중부지방에는 갈색삼림 토가, 개마고원을 중심으로 하는 북부지방에는 포드졸이 발달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성대토양에 의거한 대토양군의 분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이에 대한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갈색삼림 토는 태백산지와 소백산지 및 경기도 광릉 등에도 발달해 있으며, 지리산과 백운산 지역의 갈색삼림 토 연구에 따르면 활엽수림 대에 주로 발달하고, 산성-강산성으로 염기가 부족하나 유기물질은 풍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 연구에 의하면 기복이 완만하고 배수가 양호한 구릉지 등에서 잘 발달했으며, 토양 모재는 화강편마암에서 유래하는 붕적성(崩積性) 풍화물이다. 배수상태는 좋고 토양침식 정도는 미약하다. 그러나 식생이 없는 급경사 지에서는 지표유수로 인해 토양침식이 급격히 진행되고 있다. 한국의 갈색삼림 토는 대부분 염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산성갈색삼림토로 분류하고 있지만, 갈색토의 생성환경과 성인적인 측면에서 조사 연구가 이루어진다면 산성갈색삼림 토 이외의 다른 갈색삼림토로 분류될 것이다. 포드졸은 개마고원의 침엽수림 대에 분포한다. 이 토양은 기온이 낮아 유기물의 분해가 극히 느리게 진행되어 강산성의 부식물질이 지표에 집적되므로, 개마고원에서는 산성 토양에 대한 저항력이 큰 감자·귀리·아마·홉 등이 재배되고 있다. 적색토는 남한 전역에 걸쳐 대체로 높이 150m 이하의 경사가 완만한 구릉지와 산록완사면에 광범위하게 분포하며, 두께는 1~1.5m이고 표층은 적황색, 심토는 적색이나 적황색을 띤다. 적색토는 기반암의 두꺼운 풍화층 위에 발달해 있으며, 이에 대한 연구는 주로 농업적 측면에서 이루어져왔다. 이 토양은 지금보다 고온 다습했던 한국의 고기 후와 관련되어 생성되었으며, 침식에 의해 제거되지 않고 남아 있는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중국의 화남지방, 타이완 등의 아열대습윤지역의 성대토양인 라테라이트성 토양과 유사하며, 지금도 한국의 여름기후가 고온 다습하므로 적색토가 생성되고 있다는 견해가 있다. 한국 중부지방의 경기도 김포·부천·안성 및 충청북도 청원 지역에 넓게 분포한 화강편마암 위에 형성된 적색토 연구에 의하면 표층의 구분만이 확실하고 그밖의 토층의 구분은 명확하지 않다. 유기물질과 염기의 함량이 극히 적은 척박한 토양으로, 콩·잎담배·고추·마늘 등이 주로 재배되었다. 반면 규산·산화철·산화알루미늄 등이 풍부하다. 한국의 벼농사에서 가장 중요한 충적토는 대하천 하류와 중류지역에 범람원으로 이루어진 충적평야에 분포한다. 이 토양은 모래·실트·점토 등의 충적물질이 쌓여서 이루어져 매우 비옥하다. 범람원은 자연제방과 배후습지로 구분되는데, 자연제방의 토양은 일반적으로 점토·실트·모래가 비교적 고르게 섞인 양토(壤土)이며, 배후습지에는 주로 점토로 이루어진 식토(埴土)로 이루어져 있다. '보명게' 또는 '보명토'라고하는 양토는 배수와 보 수력이 매우 양호하며 홍수의 피해를 받지 않아 일찍부터 농경지로 이용되었다. 배후습지의 식토는 배수가 불량하나 벼농사에 적합하여 지금은 거의 논으로 개발되었다. 한강 하류의 김포평야, 금강 하류의 논산·강경 평야, 낙동강 하류의 대산평야, 대동강 하류의 재령평야 등이 주로 범람원의 충적토로 되어 있다. 한편 배후습지는 배수가 불량하여 유기질토양이 생성된다. 이탄토(泥炭土)와 흑니토(黑泥土)가 분포하며, 종종 논 밑에서 토탄층이 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과거의 배후습지가 논으로 개발되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유기질토양은 한국 해안사구의 배후에도 발달하며, 제주도 서귀포의 호성지에는 흑니토가 분포한다. 이 흑니토는 토양 단면의 두께가 50㎝ 이하이나, 유기물층의 깊이는 150㎝ 이상이다. 남해안과 서해안에는 하성(河成)과 해성(海成) 충적물로 형성된 과부식질회색토(寡腐植質灰色土)가 있다. 이 토양은 표층토가 회색·암회색·회갈색을 띠므로 회색토라고도 한다. 이 유기질토양은 배수와 객토작업으로 부식물질의 분해를 촉진시켜 경작지로 이용되고 있다. 염류토(간석지토양)는 서해안과 남해안의 간석지 및 간척지에 분포하며, '개흙'이라고 한다. 염류토에는 나문재와 같은 염생식물이 생육하며, 이 토양은 각종 염기가 풍부하여 소금기만 제거되면 아주 비옥하다. 계화도 간척지가 대표적이며, 동진강·만경강 하류의 김제·만경 평야, 안성천 하류의 평택평야, 삽교천 하류의 내포평야, 청천강 하류의 안주평야 등은 범람원의 충적토와 간척지의 염류토로 이루어져 있다. 이 염류토는 세계 대륙 내부의 사막·반사막 지대나 배수상태가 불량해서 생성되는 염류토와는 구별된다. 기반암에 의해서 형성되는 토양을 살펴보면, 한국에 가장 넓게 분포하고 있는 화강암 지대에는 이 암석이 조정질(粗晶質)이므로 일반적으로 석영 모래가 많이 섞인 사질토양이 형성된다. 이 토양은 배수가 양호하나 대체로 산성을 띠며 척박하다. 한국 해안지방에서는 산도를 낮추기 위해 조개껍질을 밭에 묻었으며, 최근 화학비료의 사용으로 산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편마암이나 편암 지역에는 이 암석이 미정질(微晶質)이므로 점토질토양이 주로 형성된다. 산간지역에는 토양이 사면 아래로 흘러내리며 암편(岩片)이 많이 섞이는 암쇄토(岩碎土)가 대부분으로, 산간지방의 경작지에는 돌이 많다. 강원도 삼척·단양 등에 분포하는 조선계 석회암 지역에는 석회암의 불순물이 잔류하여 형성된 점토질 토양인 테라로사(terra rossa)가 발달하는데, 철분이 산화되어 적색을 띤다. 제주도와 울릉도는 화산에서 분출된 화산회를 모재로 하는 화산회토로 되어 있다. 그밖에 수직적 분포에 따라 높이 1,800~2,000m 이상의 고산토양은 남한에서는 한라산에 분포한다. 높이 200~1,800m에 해당하는 산지토양은 태백산 지역과 소백산지에 분포하고, 평야 및 구릉지토양은 높이 200m 이하에서 해안지대에 분포한다. |
◎ 토질과 작물선택
1. 머리말
세상사람들은 흔히, 흙을 「만물의 어머니」라고도 하고, 때로는 인간도 「흙에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간다」라고 말한다. 이는 흙 속과, 흙 위의 생명체들이 먹이사슬을 통하여 먹고 살아 갈 수 있도록 식량자원을 생산. 제공하고, 먹고 남은 찌꺼기와 생산활동에 다시 쓸 수 있도록, 분해 해 주는 순환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흙의 성질은 타고난 형질 위에, 인간의 기술이 가미되면서 매우 복잡한 양상을 띈다.
각 고장의 특산물이나 명산물을 소개할 때면 항시 자기고장의 농산물 품질이 특출한 이유를 「토질」과 「기후」가 적합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토질의 어떤 면이 영향을 미친 결과인지를 말하는 경우는 드물다.
여기서 우리는 흙의 성질과 작물 생육이나 품질과의 관계를 보다 명확히 있을 필요가 있다. 그러나 「토양학」이나 「흙」에 관한 자료와 서적은 매우 어렵고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하면서, 알아보기를 포기하고 만다. 실제로 흙에 관한 대부분의 전문서적들은 매우 어렵다.
그 이유는 눈에 보이는 알기 쉬운 부분은 무시하거나 잘 알지 못하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화학적 양분상태나, 미생물상(微生物相) 등을 너무 강조한 결과이며 토양분야 전문종사자들이 되 새겨 보아야 할 일이다.
2. 흙이란 무엇이며 왜 성질이 다른가?
흙은 여러 종류의 바위가 잘게 부셔져서 운반(운적토)되거나, 제자리에 남아서 (잔적토), 혹은 식물체가 죽어서 쌓인 뒤, 주변환경(기상조건, 지형, 모재의 종류, 생물의 영향 등)이 장구한 시간을 두고 영향을 미쳐 만들어진 지구표면의 부드럽고 아주 얇은 부분이다.
비록 얇은 층이지만, 그 기능이 막중하기 때문에 흙을 잘 알고, 잘 이용하고 잘 보존하여야 한다.
즉, 흙을 만들어지게 하는 요인(토양생성인자)인 모재(무기질, 유기질 등), 지형(산, 야산, 산록, 곡간, 평지 등), 기후(온대, 열대, 한대, 습윤 또는 등), 자라거나 살고있는 동식물, 토사나 유기물이 쌓인 후의 경과 시간 등에 따라 성질이 각기 다른 흙이 만들어진다. 이들 5가지 인자의 미친 영향 차이에 따라 다르다.
3. 흙의 성질을 다르게 하는 인자들의 영향
1) 기후
세계적 차원서는 기후가 토양의 성질을 다르게 하는 가장 큰 원인이지만, 우리 나라는「온대습윤기후」에 속하는 작은 나라이므로 남쪽의 약간 기온이 높고, 강우량이 많으며, 태풍 등의 영향을 받기 쉬우며, 북쪽으로 갈수록 그 반대인 것, 외는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바다와 강, 산과 들이 가미된 국지기상까지를 염두에 두면 매우 다양하다.
2) 지형
흙 표면(겉가죽)의 생김새를 말하며, 기후가 동일한 우리 나라 토양의 성질이 달라지게 하는 가장 큰 원인이다. 높은 곳에서부터 살펴보면, 산 정상부에는 고원과 완경사지가 있고, 그 아래로 급경사지인 산복(山腹: 산허리), 다시 완경사지인 산록(山麓: 산발치)이 있다.
산 어귀에는 더욱 완경사지인 선상지, 곡간 등이 있고 이들이 우리 나라에서 흔한 지형이자 농경지 지형이다. 곡간이나 산록과 평야지 중간에는 대지(臺地: 평지보다 약간 높은 준평지)가 있다.
그리고 평탄지(하천의 운반물질이 쌓인 하성평탄지, 강물과 바다물이 합하여 퇴적된 하해혼성평탄지 등)가 들판을 이루고 있다.
전국 농경지 토양의 지형이나 토성 경사도 등은 각 시군별로 발간되어 있는 정밀토양도(精密土壤圖)에 잘 표시되어 있으므로 각 지역 농업기술센터에서 알아 볼 수 있다.
3) 모재
모재란 흙이 만들어진 어미물질을 말한다. 즉 바위풍화물(무기모재)이냐, 니탄 등의 유기모재냐?
와 더불어, 바위풍화물이 제자리에 남은 것이냐? 혹은 운반된 것이냐? 바위의 종류(화강암, 석회암 등)에 따라 다르다. 지형 다음으로 중요하다. 그러므로 자기 고장이나 자기 밭의 성질을 알려면 모재와 지형을 알아야 한다. 또한 토성도 모재와 지형에 따라 결정된다.
4) 생물과 시간
농경지토양은 인간의 지배를 크게 받아, 작물이라는 인공식생이 자라므로 생물인자의 영향이 낮지만, 지렁이나 해가 없는 소동물은 많을수록 좋다. 또한 기생선충 등은 없어야 한다.
최근에는 특히 남부지방에서 시설원예작물의 연작 등으로 선충의 밀도가 높아져 피해를 보는 흙도 많다. 윤작(특히 벼 등의 담수작물), 고온담수처리, 약제살포 등으로 선충을 없애야 한다.
흙은 풍화 또는 퇴적된 후 시간이 경과될수록 고유한 성질을 띄게되고, 너무 오래된 흙은 양분이 씻긴지 오래되어 오히려 농사에 불리하다. 중장비의 이용이 쉬워진 오늘날은 생물인자의 일부이었던 인간의 영향이 한층 더 중요해졌다.
자연지형이나 모재는 수 억 년을 두고 서서히 자연과 평형을 이루었거나 이루어 나가고 있는 과정이므로 큰 문제가 없다. 반면에 인간은 하루 밤사이에 산을 평지로 만들거나, 늪지를 대지로 둔갑시키는 등의 개벽을 하므로 그 부작용 또한 크다. 같이 50cm이상으로 깎였거나, 덮힌 흙, 광산지대의 오염지, 경지정리 등으로 심하게 섞인 흙 등을 「인위토(人爲土)」라고 한다.
인위토는 유해물질을 함유하고 있어 직접 해를 주거나, 원래 지층과의 투수불균형 등으로 딱딱한 경반층이 생성된다. 또한 침하(가라앉음) 등으로 배수가 나빠져서 뿌리의 부패와 병해의 발생원인 등이 되고 있다.
논에 원예작물(예: 경북 성주의 참외, 김천의 포도, 영주의 사과 등)이나 특용작물(예: 충남 금산의 인삼, 강원 평창의 당근과 양채류 등)을 재배코자 3-4년마다 30cm정도 높이의 흙을 여러 번 쌓아 만든 적토형 인위토에서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고, 또 우려된다.
4. 눈으로 보고 또 만져서 알 수 있는 토양성질
사람의 맨 눈으로 볼 수 있고, 또 손으로 만져보아 알 수 있는 흙의 성질이 흙의 골격을 이루는 근본적 성질이며, 이것을 알면 눈에 보이지 않는 화학적, 미생물적 특성은 대체로 추측할 수 있다.
흙의 겉모습을 보고 그대로 볼 수 있는 것은 지형(경사와 굴곡 정도 등 흙의 색깔, 식물의 자람새 등이며, 구뎅이를 파서 흙의 수직단면을 만들어 (사람을 해부하는 것과 동일) 토층의 형상, 심토의 토색과 반문(얼룩), 토성, 지하수위 등을 볼 수 있다. 이들 성질은 좀체 변하지 않는 타고난 특성이므로 먼저 이 골격특성이 작물에 적당한 상태이어야 한다.
1) 지형과 흙의 성질
산악山岳)에는 바위 풍화물이 비. 바람에 씻겨져 남은 결과이므로, 두께가 얇고, 가뭄도 잘 타며, 척박하다. 씻김(토양침식)이 적은 야산은 흙의 두께가, 심한 경사지인 산악보다 깊어서 가뭄도 덜 타고, 뿌리가 뻗을 수 있는 깊이도 깊다. 따라서 큰 나무들이 자랄 수 있다.
그러나 너무 오래된 황토흙(적황색토)은 너무 점질이고, 양분이 지나치게 씻겨 없어져서 척박할 수 있다. 고산악의 정상부는 평평한 고원 지나 원경사지를 이루면서 토심이 깊은 경우가 많다.
이는 침식이 약한 결과이다. 반면에 산허리(산복)은 급경사로서 침식이 심하여 토심이 얕고, 바위가 노출되어 있는 수가 많다. 산록부(산록경사지)는 산사태로 이동된 토사물질(붕적물질)이 쌓인 지형이므로, 토심이 깊고, 물 빠짐도 좋으므로 식물이 자라기에 적합하다. 그러나 큰 바위조각 등이 표면이나 표토에 많다면 밭을 갈기가 어려울 것이므로, 유실수나 과수원, 혹은 초지로 이용함이 좋을 것이다.
산지(산정, 산복, 산록 등)의 토성은 모암(바위의 종류)과 침식정도에 따라 다양하다. 대체로 화강암은 모래질함량이 높고, 퇴적암은 미사함량이 많으며, 석회암은 점토함량이 높다. 또 침식이 작을수록, 토심이 깊으면서 점토의 함량도 높아진다. 계곡 물에 의하여 운반된 토사가 골짜기 어귀에 쌓인 볼록한 부채꼴 모양의 「선상지(扇狀地)」는 산악국가인 우리 나라에서 매우 흔하다.
부채 손잡이 부분인 「선정부(扇頂部)」는 산록경사지와 비슷하여, 과수원에 적당하다. 지하수위가 낮고, 심토에 자갈과 돌이 많기 때문이다. 부채몸통에 해당하는 중간부분의 「선앙부(扇央部)」는 밭농사에 적당하지만, 부채 끝 부분인 둥근 가장자리의 「선단부(扇端部)」는 선정에서 땅속으로 스며든 물이 솟아 나는 부위이고, 세립질(細粒質)이므로 논농사에 적합하다. 그 아래의 곡간에는 더욱 작은 입자(세립질)들이 물에 씻겨 내려와서 쌓인 「곡간퇴적물」로서 양수분(養水分)지닐 힘도 크며, 경사지이기 때문에 지하수위가 낮아 밭농사에 적당할 것이다.
그러나 지하수위가 높아 물이 잘 빠지지 않는 곡간바닥(谷底部)이나, 곡간 아래쪽(곡간하부)는 논으로 쓰기에 적당하다. 하천이나 바다 물 등에 의하여 토사가 멀리 운반 퇴적된 충적지(충적평야)는 비옥하고 토심이 깊어 여러 가지 농사에 적합하지만, 국지지형에 따라 흙의 성질이 다르다. 이는 토성과 배수등급이 다르기 때문이다. 즉 물줄기 가까운 곳은 약간 높은 자연제방이므로, 모래흙이 대부분이다.
반면에 물줄기에서 가장 먼 쪽인 산밑은 약간 낮은 배후습지이다. 이곳은 지하수위가 높아 물이 잘 빠지지 않으며 점 질흙이므로 논으로 밖에 이용할 수 없다. 이들은 가뭄우려가 적은 옥답이므로 수리가 불안한 시절에는 제사를 책임진 종가댁 몫이었으나, 현재는 벼의 물 빼기가 어렵고, 기계화적성도 낮으므로, 모래가 많이 섞인 논보다 오히려 천덕구러기가 되었다. 비료를 조금만 더 주어도 쓰러지고, 농기계작업도 어렵고, 이모작이나 하우스농사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바다물의 영향을 받으면서 강어귀에 퇴적된 범람지나 간척지 등의 하해혼성평탄지도 토성이나 지하수위 등에 따라 적합한 작물이 다르다. 그러므로 지형은 토성(土性: 모래, 미사, 점토의 함유량으로 판단)과 지하수위, 경사도 등의 토양특성을 지배하므로 가장 중요한 인자이다.
2) 흙의 배수상태
흔히 모래흙은 배수가 좋고, 점질 토는 배수가 불량하다고 말하기 쉽다. 그러나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흙의 배수상태는 “지하수위”, “물스밈성(透水性)”, “표면 물흐름(流去)” 등에 의하여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들 세 가지 요소의 작용결과가 “토색”이다. 그러므로 배수상태를 알려면 단면의 토색(主土色 및 얼룩포함)을 보아야 한다. 배수가 “양호”하려면 지하수위가 낮고, 표면의 물 흐름이 있도록 약간 경사지며, 물스밈성이 빨라야 한다.
배수양호한 토양은 대부분의 밭 토양과 같이 주토색이 갈색, 적갈색, 황갈색, 적색 등 균일하면서 심토에도 얼룩(斑紋)이 없어야 한다. 배수 “약간양호”한 토양은 건답(이모작답)이나, 곡간바닥의 밭과 같이 지하수위가 100~80cm로 약간 높아서 심토가 연중 상당기간 동안 물에 포화되므로 서 얼룩(회갈색,회색 등)이 생겨있다.
그러나 주토색은 갈색, 황갈색 등이다. 논은 물이 모자라지 않도록 유의하고 밭은 경사가 없으면 습해를 볼 수도 있으므로 배수에 유의해야 한다. 배수 “약간불량”한 흙은 반습답과 같이 주토색이 회갈색, 회색이며, 얼룩은 적갈색, 갈색 등이다. 지하수위가 80~50cm로 비교적 높고, 유거도 늦은 평탄 지이다.
배수 약간불량한 흙도 비가 적게 오는 겨울을 이용한 답리작이나, 하우스 등을 설치할 수 있다. 그러나 여름철의 밭 작물재배는 어렵다. 배수 “불량 또는 매우 불량”한 흙은 주토색이 암회색, 청회색 등이며 심토에는 얼룩이 거의 없거나 없다. 모래흙일지라도 지하수위가 높으면 배수“불량”한 사질습답이 될 수 있다.
사질습답은 천장천 지대에 흔하다. 지하수위가 50cm이상으로 높고, 지형이 평탄 또는 오목하여 주변의 물이 고인다. 대부분의 밭 작물재배가 어렵다.
3)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 느끼는 토성
토성은 모래, 미사, 점토의 함유비율로 결정되며, 밭작물은 이들 셋이 고루 섞인 「참흙(양토)」, 모래기가 약간 많은 「모래참흙(사양토)」, 또는 점토함량이 약간 높은 「질참흙(식양토)」이어야 한다. 참흙은 손가락으로 비벼보면 까칠까칠한 모래기가 있으면서도 약간의 찰기가 있어 잘 뭉쳐진다.
모래참흙은 찰기가 거의 없어 약하게 뭉쳐진다. 한편 질참흙은 모래기가 거의 없거나 몇 알 정도로 느껴지면서 찰기가 강하다. 토성은 양분과 수분의 지닐 힘을 지배하며, 물스밈성(透水性), 공기량 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점질이 25%이상으로 많으면 밭 작물에 좋지 않다. 점토25%는 물기 있는 흙을 빚어보면 수제비와 같이 빚어진다.
점토함량이 많아질수록 빚어질 뿐 아니라, 부벼 보면 국수가락과 같이 “가락(土棒)”이 될 수도 있다. 이들은 논으로는 쓸 수는 있지만, 밭으로는 좋지 않다. 그러므로 밭 토양은 빚어지지 않거나, 겨우 빚어질 정도로 모래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지나친 모래흙(모래 80%이상)이어서, 습기가 있어도 뭉쳐지지 않으면 양분과 수분지닐힘이 약하여, 양분부족과 가뭄피해가 염려된다.
약간 습기가 있는 반습토를 주먹으로 쥐어보면, 흙덩이가 만들어지고, 손바닥에 굴려보면 쉽게 깨어지는 것이 적당하다.
5. 흙의 성질에 맞는 작물과 적합한 흙 만들기
1) 모래흙 대책
강변의 모래흙은 하성평탄지 중의 자연제방에 해당한다. 화강암지대에는 곡간에도 모래흙이 많다. 이곳은 땅콩이나, 가뭄에 강한 향부자, 해방풍, 우엉 등이 재배된다. 평야 안쪽으로 약간 들어가면 밭농사에 매우 적합한 사양토나 미 사질토가 분포되어 있어, 무, 배추 등의 김장채소단지를 이루고, 또한 하우스 적지를 이룬다.
물 줄기에서 거리가 먼 내륙 쪽이나, 산밑으로 갈수록 점질(粘質)로 되면서, 점차 나빠져서, 심한 경우 습지(늪지)로 된다. 모래밭은 점질흙과 부식질을 넣어주고, 반드시 관수(스프링클러, 살수호스 등) 설비를 해야 소득작물을 재배할 수 있다. 부식함량을 높인다고, 가축분뇨 발효부산물비료를 과다사용하는 사례가 많다.
그러나 부산물비료는 인산성분을 비롯한 비료분만 많고, 부식함량 증가에는 별 도움이 안 된다. 이는 퇴비와 다르다. 반드시 농가에서 산야초나 낙엽, 볏짚 등을 발효시킨 퇴비를 사용해야 한다.
2) 점 질흙 개량
작물이 잘 자라려면 흙 속에 20~25%정도의 공기가 있어야 하며, 흙 속의 공기가 밖으로 잘 스며 나와야 한다. 점토함량이 20%를 넘거나, 지하수위가 높으면 공기비율이 낮아진다. 모래흙과 더불어 부식질을 높혀, 흙의 구조를 “떼알구조”로 만들어 준다. 또한 암거배수관을 묻어, 지하수위를 낮추고, 물 빠짐을 좋게 해야 한다. 점토함량이 지나치게 높아도 작물이 이용할 수 있는 수분함량이 낮아진다.
볏짚, 풀 등을 표면에 깔아주어야 한다. 이를 “멀칭”이라 한다. 비 온 직후에 농 작업을 하면 토양구조가 파괴되고 딱딱한 덩이로 해롭다. 기계화 등, 농작업에 적당한 수분함량의 범위가 좁다.
잎담배, 잎들깨, 고구마, 참깨, 등은 점토함량이 비교적 높은 질 참흙에도 잘 자란다. 그러나 지하수위는 낮아야 한다.
3) 지하수위가 높은 흙
지하수위가 높으면 모래흙일지라도 물 빠짐이 나쁘고, 공기 량이 모자라 습해를 입는다. 단 벼, 택사, 골풀과 인초, 미나리, 연 등과 같이 소택성 작물은 배수가 나빠도 자랄 수 있다. 그러나 항시 물이 차 있어 늪지상태일 필요는 없다. 즉 이들도 배수의 필요성이 있다. 즉 물 관리를 할 수 있는 기반이어야 한다.
즉 지하수위가 지표면이나 지표면 가까이에 있는 매우 불량지는 좋지 않다. 파, 양파, 투립 등과 같이 곧은 뿌리가 없이, 표토 얕은 곳에 실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작물은 지하수위가 높아도, 작토의 통기성만 확보되면 잘 자란다. 반면에 고추 등과 같은 심근성 작물과 도라지, 인삼 등의 뿌리작물은 반드시 지하수위가 깊어야 한다.
6. 맺음말
흙은 우리와 가장 밀접한 관계에 있고, 농업의 기반이지만, 그 성질을 잘 알고 적합한 관리와 이용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이로 인한 피해가 잦다. 그러나 흙에 관한 기술이나, 지식은 너무 어렵다고 포기하는 수가 많다.
하지만, 눈에 보이고, 또 손으로 만져 알 수 있는 흙의 성질, 즉 타고난 성질을 잘 파악한 다음에, 후천적으로 개량되는 관리기술(시비, 배수, 보존대책 등)을 익혀 나간다면 쉽고, 또한 흥미 있다.
흙의 타고난 성질은 분포지형(땅 표면의 생김새), 토성(모래와 점질), 배수상태(지하수위, 물스밈성과 경사도 등이 지배)에 의하여 결정된다. 여기에 기후조건이 가미되어 토질의 성질이 결정된다.
또 재배코자 하는 작물 품종의 유전성과 재배기술이 더하여져서 농산물의 품질이나 수량은 천차만별하게 된다. 효율적인 국토이용이 되게 하면서, 식량확보와 더불어 농가소득도 확보해 나가는 길을 모색 할 필요가 있다.
이 길은 각 고장의 토질을 잘 파악하여 토질에 가장 적합한 작물을 특산물로 삼아 가공, 최종상품화까지 발전시켜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므로 서 일감 확보와 더불어 소득도 보장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널리 재배되고 있고 또 소비하는 식량작물 등은 작물이 좋아하는 토질이 되도록 개량해 나가면, 품질과 수량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