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군부대개방행사에 다녀와서
일 시 : 2014년 10월 2일~3일(1박2일)
장 소 : 125공병대대 및 인제군 일원
우여곡절 끝에 상민이의 부대개방행사에 참여키 위하여 국군의 날 다음날 오전에 집사람과 함께 서울을 출발하였다.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몰라서 펜션예약 등은 배제하고 임기응변으로 대처하기로 마음먹고 출발하는데 부대에서 전화가 와서 당일 외박이 가능한 것으로 결론이 났다고 한다. 애초에 안보체험헹사 후 휴가를 주기로 하였더랬는데 부모님들께서 참여하지 못하는 병사들과의 위화감을 우려하여 없던 일로 되었다. 그래도 당일은 외박이 안되고 이튿날 외박되는 것보다는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유리하다는 - 물론 아들생각은 다를 수도 있겠지만 - 생각에 안도할 수 있었다. 사실 이틀간 머무르고 오기에는 여러가지로 신경이 쓰이는 사항이었다.
오후 두시부터 개방행사가 시작된다하여 가는 길에 점심을 먹고 조금 남은 시간에 인제읍내의 호텔을 예약하고 부대에 도착하니 차량 주차장이 연병장이 아닌 위병소 밖이었다. 차량번호 확인등이 있었기에 영내에 주차하는가보다 했었는데 의외라 여겼으며 오시는 분들이 많지 않나보다고 생각하였다. 위병소에 들어서서 아들소속을 밝히자 마침 상민이의 소대장이 근무중이었다. 훤칠한 키에 인상좋은 소대장이 행사장을 알려줘 들어가는데 또 다른 장교가 마중을 나와서 간략히 부대를 소개하며 행사장까지 안내한다.
예상대로 많지않은 부모님들의 참여로 소규모의 인원들이 모여 있었다. 부대에서 제공하는 음료를 마시고 장병들의 사용무기류와 부대대내의 공병장비를 시연하는 시간이 있었고 잠시 단체기념사진과 개별 사진촬영의 시간이 주어진 후 대대장님의 설명과 함께 부대소개영상을 보았다.
사람좋아보이는 그렇지만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대대장의 인사와 간략한 부대소개 및 좌담회가 있었다. 부대와 부모님들간의 소통문제는 부대의 형편상 대대단위로 까페를 운영하기에는 무리가 있고 소규모단위로 밴드를 개설하는데는 동의가 되었다고한다.
부대행사와 소개가 끝나고 생활관 방문이 있었다. 9월부터 시행된 동기별 생활관은 참 신기하기도 일단 저녁점호가 없댄다. 오래전에 제대한 나로서는 쉽게 이해가 되질 않는 오늘의 군이었다. 하지만 분위기는 밝고 건전해 졌다고 한다. 장단점이 있겠지만 점차 개선될거라 믿으며 소대장의 소개로 생활관을 둘러보고 사병식당등 부대를 개략적으로 소개받고 중대장실에서 개방행사를 시행하며 발생된 시행착오와 미비점 등에 대하여 얘기를 나누고 현재 병사들의 동태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누었다.창설 44주년을 맞는 오래 된 부대라 아담하고 많이 낡은 시설이었지만 그래서 오히려 가족같이 정감있는 부대라는 느낌으로 확 다가왔다. 특식으로 나온 버섯탕수와 마파두부조림 등으로 사병식당에서 제공되는 저녁식사를 맛있게 하였다.
식사 후 여러가지 훈련등으로 바빠서 미루어졌던 공병여단 창립제를 국군의날과 개방행사를 기해서 함게 치른다고 군단사령부의 태극관에서 창립제를 겸한 예술제가 있다고 하여 대기한 버스에 올라서 군단사령부로 이동하였다. 여단내 각 대대별로 많은 장병들과 부모님들이 함께 한 행사를 위하여 집결해 있었다.
끼 많은 젊은 장병들의 공연과 흥을 위한 초청인들의 공연을 시간을 초과하도록 신명나게 보낸 후 다시 부대로 복귀 후 외박장병들은 부모님들과 각기 숙소로 이동을 하였다.
둘쨋날 아침 안보체험 견학행사를 위하여 부대에 도착하니 개천절날 아침점호가 진행되고 있었다. 위병소에서 버스에 탑승한채로 식당으로 이동하여 이른 새벽부터 준비하였을 김밥도시락을 제공받았다. 주먹밥을 김에 싸준다고 하여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주먹밥을 김밥도시락으로 포장하여 제공하였다. 덤으로 어제 찍은 단체사진을 액자에 넣어서 개별사진과 함께 나누어 주셨다. 김밥을 싸느라 수고한 장병들의 노고가 느껴져 잠시나마 숙연해짐을 느꼈다. 또 이동간의 간식을 위하여 빵과 물, 우유 그리고 별사탕이 포함된 추억의 건빵까지 제공해 주셨다.
터미널 근처에서 타대대와 합류 후 군에서 제공된 버스로 을지전망대를 향하여 이동한다. 원통을 지나 을지하나신병교육대대를 지나갈 때는 아직도 마음편히 지나질 못한다. 이미 자대에서 잘 지내고 있는데 떠나온 신교대를 지나는 것 만으로도 설레이고 마음이 흔들림은 갓 시집보낸 친정어미의 마음이 이러하리라
을지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쌍방의 철책선 그리고 구비구비 늘어서 있는 산봉우리들 구름을 모자삼아 맘껏 뽐내는 가을향취는 이념과 정책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저 평온함 뿐이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긴박한 대치로 수많은 대한의 젊은이들이 수고하고 있다는 생각에 하루빨리 통일이 되어야한다는 생각에 이르자 큰 숨을 몰아쉰다. 외곽에서 혹은 사진으로나 봐왔던 펀치볼의 전경을 한눈에 제대로 바라다보는 영광이 있었다.
사진촬영이 허가된 지역에서 각종 포즈로 사진을 담고 제4땅굴로 이동하였다.
약 심십사년여전 병영체험훈련으로 군부대(청성부대) 방문과 철책근무 및 땅굴견학이 있었더랬는데 아들 덕에 다시 을지전망대와 땅굴체험을 하게 될줄은 꿈에도 몰랐었다.
안보체험현장체험을 마치고 부대에 복귀하여 귀대시간까지 자유시간이 주어진 우리는 다시 시내로 나가서 늦은 점심을 신병교육훈련수료식 때 들렀던 식당에서 끝내고 마침 인제 합강문화제로 군부대 행사들이 이뤄지고 있는 공설운동장에서 공연을 관람하고 늦은 점심 덕에 시장기를 느끼지 못하였지만 막국수와 밀전병으로 저녁을 먹고 상민이를 부대에 내려놓았다,
항상 힘들겠지만 열심히 편지쓰며 잘 버티겠다는 아들의 말이 이별의 아쉬움보다 진하게 마음 한구석을 채운다.
어제 처음에 만났을 때 훈련받느라 힘들었든지 양손바닥이 무게에 밀린 흔적이 보여서 안쓰러웠는데 앞으로 좀더 힘이 붙고 요령이 생기면 괜챦아질거라고 위로하며 차안에서 서로 뒤돌아보지말자고 약속한대로 어둠속을 밝혀 귀경을 서둘렀다.
처음 행해지는 부대개방행사로 고생한 부대관계자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고생하셨다고 말씀드리고싶다.
여러가지 아쉬움과 미진함이 있었지만 과도기로 치부하며 완성을 위한 과정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