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보산으로 봄 나들이 다녀와서
다녀온 날 ; 2010년 3월 21일 일요일 08;00
다녀온 코스; 떡바위 - 청석고개 - 칠보산 - 거북바위 - 쌍곡폭포 - 쌍곡휴게소(10;25~14;20)
"여행은 바쁜 일상의 쉼표를 찍으러 가는 것입니다"
봄이 참으로 늦장을 부린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새벽공기는 여전히 차갑다
몇번이나 오려던 봄은 멈칫멈칫 뒷걸음질하고, 전날은 비바람에 황사까지 한반도는 난리법석을 떨었다.
아침에 그 모두는 꿈속의 일처럼 깨끗이 사라졌다
여러산악회가 출발을 하는 모양, 출발지에는 여러대의 버스들이 대기하고 있었고, 양복을 입은 낯익은 얼굴들이
명함을 나누어 주고 있는것을 보니 선거일이 다가오고 있는 모양이다
며칠째 숨바꼭질하던 햇님과 함께 봄마중을 가는 산꾼들을 가득 싣고 붕붕~~~~~~8시 10분
버스는 용인을 벗어나 양지에서 두분을 태우고 거침없이 휴일 아침의 도로를 시원하게 달린다
낯설은 사람들과 산행을 한다는것은 역시 어색한 일이다
그렇지만, 이 봄을 함께 할수 있다는것만으로도 우리는 축하받을수 있는 일인것이다
낯설은 분위기 속에서, 산 이야기를 하다보면
~~아~~누구시더라~~ "우리 어디서 만난적 있지요"
산꾼들은 자연스레 금방 백년지기처럼 친해진다
10시 20분~ 산행 들머리인 떡바위 도착~~삼삼 오오 짝을 지어 산오름을 시작한다
한층 가벼워진 옷차림으로~~~
하늘은 맑 구름 한점 없다.
가끔씩 외로운 구름 한 점 뿐~~
오늘 산행하시는 산꾼들은 분명 선택받은 자들이다
아마도 산을 좋아하는 공통적인 마음 때문일것이다
어제 이시간~~어찌 오늘의 이 풍경을 예상 했으랴~
기분 좋은 출발이다
금방이라도 싹을 틔울것 같은 물오른 나무의 숨소리를 들으며....
규모는 작지만 기암괴석이 곳곳에 널려 있고, 고사목과 노송이 암봉과 어우러져 솔향기가 그윽한 칠보산~
불교에서 말하는 7가지 보배인 금, 은, 산호, 거저(바다조개), 마노(석영), 파리(수정), 진주처럼 아름다워 보인다해서
칠보산(七寶山), 또는 7봉이라해서 칠봉산(七峰山)이라고도 부른다
괴산 8경중의 하나인 계곡명소로 손꼽히는 쌍곡계곡을 안고 있어 여름 산행지로도 유명하며, 주위에 남군자산 , 악휘봉, 시루봉등
많은 산들이 있어 깊은 계곡과 울창한 수림은 마치 한폭의 동양화를 연상케하는 산이다
철철 넘쳐 흐르는 계곡물은 마셔도 될 만큼 맑고 깨끗하다
산에 오르면서 무척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체가 건강해서 이렇게 신선한 숲을 오르고 있으니 어찌 행복하지 않은가~~
10시 57분~~나무 사이로 희끗희끗 잔설이 보인다
2주전의 칠보산의 풍경사진에는 상고대의 아름다운 모습이 인상적으로 봤는데, 봄을 시샘하는 궂은 날씨에도
봄은 오고 있었나 보다.
얼었던 땅이 녹느라 질퍽이지만, 가끔 낙엽이 쌓인길을 걷는 느낌이 좋다
어찌하다 보니 후미인듯~~바쁘지 않으니 천천히 즐기면서 올라가자는 일행과, 세상살아가는 이야기를 하면서
진귀한 풍경들도 꼼꼼히 카메라에 챙기면서 산오름은 계속~~
쭉~~~한참을 올라왔다.
파란 하늘이 더욱 파랗게 보인다
11시 14분~~청석고개~~이정표에는 칠보산 0.6km라고
"정상입니다"~~~괜실히 너스레를 떨어본다
"엥~~여기가 정상이라꼬~~"
"네~~~~~~산은 봉우리마다 정상입니다요~~"
잠시 너럭바위에 걸터앉아 물한모금에, 간식을 나누어 먹었다
청석고개에서 정상을 향해가는 능선은 바람이 왔다갔다 한다
볼이 따가울정도로 바람이 불어 올때면 모자를 뒤집어 쓰고, 잠잠해지면 벗고 하기를 여러번~~
그래도 분명 봄바람이다....매섭지 않은걸 보면~
11시 18분~ 안장 바위
"찰칵"~바위에 앉아 본 느낌은 말등에 앉은것처럼 편안하다
칠보산에는 각가지 형상의 바위와 노송이 어우러져 기가막힌 조화를 이루고 있다
울퉁불퉁 봉우리가 일곱개나 되는 남성스러운 석산이라는 표현만큼 , 곳곳에 기묘한 바위가 숨겨져 있다
이상한 돌, 회귀한 나무만 있으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산꾼들,
한컷이라도 더 담기 위해 셧터는 계속 눌려지고, 대기하고 있던 모델들은 차례대로 포즈를 잡고~~~
오랫만에 참 여유로운 산행길이다
정상을 향해 가는길에는 바위뿐아니라 고사목과 노송도 많다
어느것하나 아름답지 않은것이 없다
정원에 있으면 딱일정도의 예쁜소나무~~
긴세월 비바람과 싸우느라 모든것을 버리고 덤덤히 서 있는 주목~
하늘을 찌를듯이 높은 소나무~~
봄을 준비중인 마른 풀잎까지~~~~~~아름답다.
대지의 숨소리 따라 산길을 걷는다
한발 한발 걷다보면 어느새 정상은 함께 한다
11시 30분~~버선코바위
옛날 여인네들이 신었던 버선의 모양을 닮았다해서 버선코 바위.
발을 예쁘게 보이기 위해서 발보다 적은 버선을 골라 신기도 했다는데.....여자가 예뻐지려고 하는것은 무죄~~~~
11시 46분~~칠보산 정상~~~~~~!!
이름에 걸맞지 않게 초라하기 짝이 없는 작은 돌로 만들어진 정상표석.
정상에 서면 사방을 둘러 볼 수 있다
소백산맥이 이화령에서 속리산쪽으로 이어져 나가다가 그 중간에 북쪽 괴산쪽으로 흘러 내려간 지맥위에 일구어진
산중의 하나가 칠보산이다.
겹겹이 물결을 이루고 있는 수많은 봉우리들~~~
온갖 풍파를 견뎌내고도 변함없는 자연,
천년이 지나도 산은 산이요,
세월이 흘러도 어제의 그 산일뿐, 보는 각도의 위치에 따라 다른 느낌일것이다
산에 오르는것과 인생은 공통적인 닮은 꼴이 아닐까~
산에 오를때도 목표가 있듯이, 우리네 인생도 도달해야 할 목표가 있으니 말이다
11시 50분~~정상에서 하산은 폐타이어고무로 만든 계단쪽으로~
거의 수직일정도로 경사가 심하다
8분쯤 내려오면 거북바위가 노송과 잘 어루러져 있고 마당바위가 있다
따뜻한 햇살로 비타민을 충전하면서, 편안하게 앉아 점심을 먹었다
정성들려 싸온 도시락으로 늘 점심시간든 행복하다
너무 많이 먹었나~~긴장이 풀어졌나~~너럭바위가 따뜻한 아랫목처럼 느껴져 춘곤증으로 몰려온다
주섬주섬 가방을 챙겨 짐어지고, 지나간 화이트데이를 챙기면서 막대사탕을 하나씩 물고 하산하려니
마음이 한층 젊어져 학창시절 소풍온 느낌이다.
모두들 표정도 밝다..
가끔씩 대구에서 오신분, 서산에서 오신분들과 만나니 산행길이 더욱 재미있다
하산하는 길에는 몇번의 밧줄구간이 있지만 그리 힘이 들지 않게 주변의 경관에 빠져 산행할 수 있어서
스릴만점이다
늘 그렇듯이 하산에는 걸음이 빨라진다
낙엽을 밟으며, 소나무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톤치드(식물이 병원균, 해충, 곰팡이에 저항하려고 내뿜는 물질로 산림욕을
통해 피톤지드를 마시면, 스트레스 해소도 되고 심폐기능이 강화되며 살균작용도 된다)를 맡으며 걸었다
1시 38분~~하늘을찌를듯이 즐비하게 서 있는 낙엽송의 진한 냄새가 코를 자극하더니
시원하게 들려오는 계곡의 물소리~~콧노래라도 불러야 하나~~
산행길도 다 내려온듯 적당히 평탄하고~~~계곡으로 흐르는 물은 명경지수(明鏡止水)~~~~
때론 잔잔한 물결~~가끔은 급한 물살로 작은 폭포를 이루고, 소를 만들고~~~시원하다
1시 45분~~~쌍곡폭포 앞에서 잠시 쉬어간다
아직 물을 차갑다
물속에 손을 넣으니 머리가 띵~~~~발을 담그지는 않았지만 하루의 피로를 흐르는 물에 떠내려 보냈다
가끔은 밧줄을 탔고~~
가끔은 숲속공주처럼 산길을 걸었고~~~
터벅터벅 계단도 걸었다
돌덩이로 만들어진 징검다리로 계곡을 건너고 나니, 산죽군락지 오솔길~~
혼자 걷기엔 아쉬운 아름다운 길이다
겨우내내 푸른잎으로 추위를 견뎌내고, 봄을 알리기위해 더욱 푸른빛을 자아내고 있다
봄은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시작하게 한다
땅속에서도, 묵은 나무에서도 ,우리의 마음에서도 봄을 맞이할 준비가 한창이다
2시 2분~~국립공원 관리사무소옆을 지나는데, 노란 산수유가 꽃망울을 떠뜨리며 수줍게 피어있다
2년전에 한얀 꽃잎이 흩날이던 주차장의 벚꽃은 아직 몇일을 더 기다려야 할것 같고,
산꾼들이 쉬어가던 평상은 예전 모습 그대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2시20분
해는 아직 중천에 있고 ~
차갑지 않은 봄 바람이 뺨을 스친다^^*
첫댓글 칠보산 산행 하신 산우님들~~반가웠습니다...안전산행에 도움을 주신 회장님을 비롯한 산행부님들 감사하구요...
맛있는 뒷풀이를 준비해주신 총무님을 비롯한 모든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늘 행복하시고 환절기 건강에 조심하십시요~~~^^*
함께산행 한것처럼 자세한 산행후기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까페에 가입하고 까막돼지님께서 카페지기라는것을 무척 반가웠습니다...그래서 낯설지만 산에 가면 아는 사람이 있을거라 기대했는데 안 오셨더라구요...
모두들 반갑게 맞이해줘서 산행 즐겁게 할수 있었습니다~~늘 좋은일만 가득하세요
산행후기를 읽으면서 다시한번 칠보산산행을 하는듯 합니다머릿속에 그려지는 아름다움으로 가득찬 칠보산을 좋은기억으로 남게해주심에 더없이 깊은 감사드리며 다음번 산행에도 꼭 같이했음 좋겠어요
미소천사님~~~이름만큼이나 미소가 예쁘고 얼굴도 예쁘고~~말도 예쁘게 하고~~
만나서 반가웠습니다~~산사랑카페에서 늘 보면서 누굴까 궁금했었는데....우리 초면이 아니더라구요~같이한 산행길~~천사님 덕분에 즐거웠고~~아마도 천사님의 미소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것 같네요~~예쁜 봄 맞이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