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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교육대상 아동(장애인)을 일반 학급에 배치시켜 특수교육을 제공받도록 하는 통합교육은 아직도 우리사회의 '뜨거운 감자'다.
교육부와 일선 학교의 신념이 일치되지 않은 데다 학부모 스스로도 일반 학교에 보내고 싶은 생각 속에서도 혹시 우리 아이가 일반 아이들로부터 따돌림과 놀림을 받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논란 속에 통합교육이 특수교육대상 아동의 생활적응력 향상은 물론 특수교육대상 아동에 대한 일반 아동의 인식을 긍정적으로 변화시켰다는 조사보고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또 통합교육은 교사와 학부모의 인식변화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통합학교 시범학교인 부산 해운대구 해동초등학교(교장 조명래)는 최근 '개인별 통합교육 프로그램 구안·적용을 통한 특수교육대상 아동의 생활적응력 향상'을 주제로 한 통합교육 시범학교 운영 보고서를 냈다. 해동초등학교는 지난 3월부터 통합학교 시범학교로 지정돼 통합학급을 운영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일반 아동을 대상으로 한 장애인 이해교육 및 다양한 통합교육 활동은 특수교육대상 아동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변화시켰으며,교사와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특수교육과 통합교육의 연수활동은 통합교육에 대한 이해에 도움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개인별 통합교육 프로그램 구안·적용은 체계적인 통합교육 전개,통합학급과 학습도움학급(소수 인원의 장애인 및 학습부진아 개별지원 학급)의 유기적 협력관계 정립 및 효과적인 교수·학습 전개에 유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보고서는 그러나 통합학급 운영의 내실화를 기하기 위해 통합학급당 인원수를 최소한 30명 내외로 감축하고 중증장애아동을 위한 전문치료 교사의 배치,보조교사 제도의 도입,통합학급 교사의 업무경감 및 교육여건 개선을 위한 지속적인 행정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동초등학교는 이같은 결과 도출을 위해 통합교육 운영 전과 운영 후 일반 아동,교사,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각각 실시한뒤 보고서를 작성했다. 보고서에 나타난 특수교육대상 아동 및 일반 아동,교사,학부모의 인식변화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일반아동의 인식 및 태도 변화=일반 아동들은 특수교육대상 아동과 함께 공부하기,놀이하기,식사하기 등의 학교생활에 대해 운영 전에는 긍정적인 응답('아주 좋다'와 '좋다'의 비율)이 22.1%에 그쳤으나 운영 후에는 41.6%로 증가했다. 함께 초대하기,교환하기,놀러가기 등의 개인생활 역시 운영 전에는 긍정적인 비율이 23.2%였는데 운영 후에는 41.1%로 증가한 반면 부정적인 응답은 50.5%에서 30.5%로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사의 인식변화=통합교육 운영 전 '특수교육대상 아동과 하는 수업은 일반 아동의 학습에 지장을 준다'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응답한 교사는 73%였다. 또 '특수교육대상 아동의 학습지도에 부담을 많이 느낀다''생활지도에 부담을 많이 느낀다'는 질문에 '그렇다'고 응답한 교사는 각각 94%,97%를 차지했다.
이처럼 대부분의 교사들은 통합교육 운영 전 통합교육에 대해 아주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으나 운영 후에는 '학습에 지장을 준다' '생활지도에 부담을 많이 느낀다'는 질문에 '그렇다'는 응답이 각각 67%,73%로 나타나 통합교육에 대한 교사들의 부정적인 의견이 다소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통합학급보다는 일반학급 담임을 선호한다'는 의견이 80%를 차지하고 '특수교육대상 아동의 부적응 행동에 대처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고 응답한 교사가 73%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돼 아직도 통합학급에 대한 편견은 남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학부모의 인식변화=특수교육대상 아동의 학부모들은 통합교육 운영 전에는 '통합교육이 자녀의 생활적응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질문에 60%,'자녀의 문제행동 감소에 도움이 된다'는 질문에 50%가 '그렇다'고 대답했으나 운영 후에는 각각의 질문에 100%,90%가 긍정적으로 응답했다. 통합교육을 생활적응력 향상과 문제행동 감소에 효과적인 프로그램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통합교육에 대한 통합학급 학부모의 인식도 호전된 것으로 조사됐다. 운영 전에는 통합학급 학부모의 59%가 '특수교육대상 아동과 함께 수업을 받으면 학습에 지장을 준다'며 꺼렸으나 운영 후에는 '지장을 준다'는 응답이 25%에 그쳐 34%포인트나 감소했다. 또 운영 전에 '통합교육은 특수교육대상 아동이나 내 자녀 모두의 사회성과 인성 발달에 도움을 준다'고 응답한 사람은 43%에 불과했으나 운영 후에는 77.5%로 34.5%포인트 증가했다.
△특수교육대상 아동의 생활적응력 변화=특수교육대상 아동의 생활적응력 향상 결과를 파악하기 위해 국립특수교육원의 사회적응능력 관찰 체크리스트를 통해 관찰한 결과 시범운영 전보다 학생과의 상호작용은 52.0%,교사와의 상호작용은 50.0%,통합학급 적응능력은 22.0%,집단에 적응하는 능력은 30.0%가 신장됐다.
<부산일보 12월 7일 김명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