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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운산 (禪雲山)
@ 해발 : 선운산 (336m:수리봉,도솔산) / 경수산 (444.3m)
@ 위치 : 전북 고창군 아산면 삼인리와 심원면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최영미 [선운사에서]...
호남의 내금강이라는 선운산은 본래 도솔산이라 불렀으나 백제때 창건한 선운사로 인해 선운산이라 불리게 되었다.
336m의 선운산은 아기자기한 아름다움으로 인해 79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선운산은 경수산(444.3m), 도솔산(336m), 개이빨산(345m:국사봉), 청룡산(310m), 비학산(307.4m), 구황봉(297.8m) 등 여러 봉우리가 길게 타원형을 이루고 그 속에 선운사를 품고 있다.
서쪽으로는 광활한 서해에 접하고, 북쪽으로는 곰소만을 건너 변산과 바라보고 있다.
겨우 그 높이가 300~400m에 불과하지만 바로 바닷가와 인접한 산인지라 사뭇 산세가 깊고 숲이 울창하다.
선운계곡과 도솔계곡을 중심으로 참당계곡과 희여재골이 사철 맑은 물을 흘리고 굽이굽이 마다 기괴한 모양의 바위들이 솟았으니 이 바위들이 바로 국내 최대 스포츠클라이밍의 천국을 이룬 석회암봉들이다.
천마봉으로 대표되는 기암봉들-낙조대, 배맨바위, 투구바위, 사자바위, 탕건바위, 안장바위, 병풍바위, 신선이 학을 타고 내려왔다는 선학암, 봉황의 머리모양을 한 봉수암 등-이 선운산 곳곳에 서서 다채로운 윤곽선을 그리고, 암봉들마다 이 구석 저 구석에 은밀한 틈새나 동혈을 숨겨두고 있다.
산중수도처로서 선운산이 각별한 사랑을 받아온 연유는 여기 있거니와, 이들 복잡 다단한 골짜기와 층암절벽들은 그 오묘한 공간미에 반한 이들로 하여금 미륵불의 현현처로서 기원을 모으게 하였다.
미륵불의 도래에 대한 민중의 염원은 각별한 데가 있다.
석가모니불이 미처 구제하지 못한 중생들을 구제해줄 미래불로서 그 의미가 규정되었기에 이 땅의 곳곳에는 미륵불을 모시는 자리가 마련 되었는데, 이곳 선운산은 익산 미륵사, 화순 운주사 등지와 더불어 이러한 미륵불에 대한 염원이 유난히 짙게 서린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산봉에 도솔천을 상징하는 도솔산이란 이름을 주었고, 도솔암과 내원궁을 세웠다.
도솔암과 선운사 등 사찰의 역사는 조선 정조 18년(1794년) 임우상이 쓴 '선운사사적기'에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이 사적기에 따르면 신라 진흥왕이 왕위를 떠나 이 산에 들어와 수도하며 중애사와 도솔암을 창건했다고 전한다.
선운사는 백제 27대 위덕왕 24년(577년) 검단선사가 신라 의운조사와 힘을 합쳐, 당시 이 땅이 백제의 것일 때임에도 신라 진흥왕의 시주를 얻어 지었다고 한다.
협곡이 많은 이곳에 도적이 들끓엇는데 검단선사가 그들을 불법으로 교화시키고 그들에게 소금굽는 법을 가르쳐 생활의 터전을 마련해 주었다고 한다.
해안 지방에서 천일염으로 재력을 모아 검단선사가 선운사를 창건했다는 이야기다.
해리염전에서는 지금까지 소금을 선운사에 보내준다고 하니 그 설화가 매우 설득력이 있는 듯 하다.
숭불왕으로 유명했던 진흥왕은 미륵불의 현세적 거주처로서 신라 영토에서는 이만한 곳을 달리 찾기 어려웠던 것일까.
그러나 삼국통일 이후 통일신라 왕조의 시선을 의식해 의도적으로 진흥왕과 연결시킨 창건설화를 만들어 냈을 것으로 일부 학자는 추측하기도 한다.
아무튼 한때 선운산에는 89개의 산내 암자가 있었고 그외 수도처로서 24개의 동굴, 189개의 방실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선운산은 단순한 산이 아니라 미륵불의 실제적 도래를 염원하는 대중들의 뜻이 모인 하나의 거대한 선원으로서 존재했던 것이다.
선운산이란 이름은 곧 불가의 참선와운(參禪臥雲. 구름에 누워 참선을 한다는 뜻)에서 따온 것이다.
현재 선운산 도립공원의 총면적은 43.7km2. 79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연간 35만~45만 명의 탐방객이 찾는다.
동백나무가 유명한 곳이니 봄 탐방객이 가장 많을 것같지만 실은 11월 초의 가을 단풍을 찾는 이들이 최대 다수다.
가수 송창식이 부른 선운사라는 노래로 인하여 해마다 봄이면 사람들이 선운산으로 찾아든다.
바로 그 노랫말에서처럼 후두둑하며 쏟아지는 붉은 꽃송이를 보러 찾아오는 것이다.
거의 우리나라 동백의 북방한계선을 긋는 위치에 자리한 선운산에서 동백은 그 시기도 가장 늦은 4월 말경에 만개한다.
이맘 때쯤의 주말이나 휴일에는 거의 장바닥 수준으로 전락하고 만다.
그러므로 정말 노랫말처럼 후두둑 떨어지는 동백꽃을 보려면 4월 말이 조금 지난 어느 평일에 찾아야 한다.
그래야 선운사 뒤편 그 무성한 동백림에서 쏟아지는 꽃송이들의 후두둑 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곳 동백림은 천연기념물 제184호로 지정되어 있다.
고창이 동백나무의 북방한계선이라 더욱 의미가 깊은 숲이다.
선운산 입구 길가의 한 모퉁이에는 미당 서정주의 시비가 서 있다.
<미당 서정주 시비>-염정의님 촬영
선운산 골짜기로
선운산 동백꽃을 보러 갔더니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안했고
막걸리집 여자의
육자배기 가락에
작년 것만 상기도 남았습니다.
그것도 목이 쉬어 남았습니다.
작지만 큰 산 선운산의 탐승은 주봉이 어느 것인가 하는 데에 대한 견해부터가 제각각이어서 초행자는 다소 헷갈린다.
산의 주봉은 단연 높이가 가장 높은 것이라 하여 444m의 경수산이라 하는 이가 있고, 위치나 지세로 보아 산의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으며 대찰 선운사가 깃든 산봉인 도솔산(336m)이 주봉이라는 이도 있다.
그러나 어렵게 생각할 것이 없다. 경수산으로 올라 도솔산으로 종주산행을 이으면 된다.
물론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낙조대, 진흥굴, 장사송, 도솔암, 내원궁 등의 명소를 거느리고 있는 천마봉까지 이어가야 당일산행을 통한 선운산 탐승은 100점 만점에 가까워진다.
천마봉 정상에서 도솔암으로 내려선 뒤 도솔계곡 변의 진흥굴, 선운사 등 명소를 보며 하산하는 순서의 산행이 선운산 당일산행으로는 가장 권할 만하다.
산길에 더 욕심을 내서 도솔산을 답사하려면 낙조대에서 청룡산, 비학산, 구황봉으로 한바퀴 시계방향으로 빙 도는 일주산행을 해야 할 것이다.
이 일주 산행은 겨울에는 어렵고, 해가 비교적 길고 산행하기에도 좋은 봄가을이 무난하다.
하지만 이렇게 당일 일주산행을 할 경우 도솔계곡 변의 명소들은 먼 발치에서 보는 것으로 끝내야 하는데, 이 점이 좀 아쉽다.
그러므로 이렇게 빙 도는 산행을 할 작정이면 아예 선운산에서만 1박2일 보낼 생각을 하고 도솔계곡 탐승을 마저 해보아야 선운산을 제대로 본 것이라 할 것이다.
선운산 벚꽃은 삼인리 집단시설지구에서 선운산 매표소 입구까지가 압권이다.
이 길을 따라 걸으면 희고 고운 연분홍빛 꽃바람이 일고, 바람이라도 부는 날이면 하롱하롱 떨어지는 꽃비가 하도 슬퍼 차라리 주저앉고 싶은 충동이 인다.
벚꽃 핀 봄밤, 사랑하는 연인과 이 길을 거닐면 여인의 눈동자에 맺힌 꽃망울이 사랑스러워 문득 연인을 끌어 안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것이다.
<선운산 복분자>-염정의님 촬영
■ 산행코스 : 코스별 아래의 답글 참조
▣ 교 통
서울에서 고창까지는 강남고속터미널에서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 20분까지 하루 19회 운행.
290km. 3시간 40분 소요.
고창에서 선운산은 고창시외버스정류장에서 07:00부터 20:00까지 20분 간격으로 완행버스가 운행하며 40분 거리다.
정읍에서 선운사로는 07:10부터 16:30까지 하루 네차례 버스가 운행한다.
선운사에서 고창 나가는 막차는 오후 10시 55분.
고창-서울= 고창시외버스터미널에서 07:00~18:00까지 1일 19회 운행하는 고속버스 이용.
자가용 차량을 이용할 경우 호남고속국도 상의 정읍인터체인지에서 나와 29번 국도를 일단 탄다.
1.5km 서진하여 아산재단 정읍병원 앞을 지나자마자 주천삼거리에서 좌회전, 22번 국도로 20km쯤 달리면 선운산 입구인 삼인리다.
길 안내 표지판이 연속해 나타나므로 어렵잖게 찾아갈 수 있다.
▣ 숙 박
고창읍에서 승용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석정온천 리조텔에 들러 온처욕으로 피로를 말끔히 씻을 수 있다.
석정온천은 게르마늄과 세르늄이 함유된 유명한 온천이다.
수십년 된 숙박업소로서 장급여관 수준인 동백호텔을 비롯, 산새도호텔(562-0204)등 업소가 많다.
선운장여관 561-2035, 다정민박 564-1050, 우성민박 564-3422. 심원민박(564-3785) 등.
선운산 도립공원 관리사무소 564-2590.
▣ 맛 집
선운산 명물인 3대특산물, 즉 풍천장어와 복분자, 고창수박을 맛본다.
선운산 입구의 조양회관은 선운산 특미인 풍천장어와 산딸기로 만든 복분자술을 맛볼수 있다.
풍천장어가 유명하지만 거의 양식장어다.
고창읍내의 조양식당에 들러 한정식을 드는 것도 좋다.
40여 가지의 반찬이 나오며 맛 또한 깔끔한 편이다. 단, 2인 이상 가야 한다.
▣ 볼거리 인근 명소
☞ 모양성
선운산에 가기 전 고창읍성(모양성:사적제145호)에 들러볼 일이다.
모양성은 예전에 호남 대륙을 방어하는 전초기지로서, 성 둘레 1,684m에 이르고, 동 서 북문이 있으며, 수문장이 전통복장을 입고 상근한다.
미학적으로 뛰어난 이 성은 윤달에 돌을 머리에 이고 성곽을 세바퀴 돌면 그해에 병을 앓지 않으며 액운이 없다고 하여 부녀자들의 답성행렬이 장관을 이루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답성풍속이 남아 있는 곳이다.
성을 한바퀴 도는데 30여분이 걸린다.
모양성 둘레를 에두른 벚나무가 4월 중순경에 만개하면 성 주변은 벚꽃 천지였으나, 벚나무가 성의 본래 모습을 가린다 하여 베어냈다.
대원군이 세운 척화비가 남아있다.
☞ 하전리 갯벌체험장
국내 최대의 바지락 생산지인 심원면 하전리는 갯벌체험장이 조성되어 있다.
10km에 달하는 해안선과 170헥타아르의 드넓은 갯벌이 펼쳐진다.
썰물 때 수십 대의 경운기가 갯벌을 달리는 모습은 매우 이색적이다.
한 해 이곳의 바지락 채취량은 4000통에 달한다.
하전리 입구에는 갯벌 관광객을 위한 체험학습 안내센터가 있다.
갯벌사전교육, 축제식 양식장 체험, 갯벌체험 및 바지락 캐기, 경운기 타고 갯벌탐험 등 몇가지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체험학습안내센터 063-564-8833. www.invil.org에서 심원면 하전리 검색.
☞ 고인돌
고창읍 죽림리 매산마을 부근에는 기원전 4~5세기 경 조성된 동양 최대의 고인돌 집단군락지다.
2000년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 목록 C-977호로 지정한 이 고인돌 유적은 한반도는 물론 동북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조밀한 고인돌 분포지역으로 약 2000여기가 분포한다.
고창읍에서 약 6km 거리에 있으며, 넓은 주차장이 있다.
☞ 구사포 해수욕장
고창군 상하면의 구사포해수욕장은 고운 모래사장이 펼쳐져 겨울바다를 감상하기 좋은 곳이다.
☞ 석정온천
고창읍 석정리에 있는 국내 유일의 게르마늄온천수다.
☞ 신재효 생가
모양성으로 들어가는 길 어귀에 지방문화재로 지정된 신재효 생가가 있다.
1812년 고창에서 태어나 1884년 죽은 신재효는 판소리 여섯마당, 즉 춘향가, 심청가, 수궁가, 흥보가, 적벽가, 변강쇠가의 가사를 정리하고 판소리의 이론을 정립한 사람이다.
본래 판소리는 장끼타령, 변강쇠타령, 무숙이타령, 배비장타령, 수궁가, 충향가, 적벽가, 심청가, 강릉매화전, 숙영낭자전, 옹고집타령의 열 두 마당이 있었는데 그 중에 음악성이 약하거나 사설이 조잡하거나 내용이 허술한 것들은 점차 부르지 않게 되어 신재효가 살았을 무렵에는 여섯마당만이 전해왔었다.
그 뒤로 변강쇠가는 가사가 너무 음탕하다고 해서 광대들이 부르기를 꺼려 가락이 잊혀지고 다섯마당만 오늘까지 전해지고 있다.
신재효는 원래 광대노릇을 한 사람이 아니라 재산이 넉넉한 양반이었는데, 풍류를 즐기는 성품을 타고 나서 판소리와 함께 민속음악을 연구하고 그것들을 체계화 시켰다.
그는 판소리 여섯마당의 사설을 정리한 것 말고도 도리화가, 성조가, 광대가, 오섬가, 어부가, 방아타령, 괘씸한 양국놈가와 같은 작품들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