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주변, 아동보호 절대구역으로 지정하라 |
관계당국 땜질 처방 신뢰 잃어...우리 아이 학교에서부터 지켜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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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일 (등록/발행일: 2010.06.15 14: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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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진이 예슬이 사건, 조두순 사건, 김길태 사건, 며칠 전 김수철 사건.
필자가 언뜻 생각해도 기억나는 아동 성범죄 사건들이다. 그만큼 이 사건들이 우리 기억속에 오래된 일들이 아니라는 얘기다. 잇단 아동 약취, 성폭행 살해 범죄들이 계속 반복적으로 벌어지고 있고 여자 아이를 둔 부모들은 집단 히스테리에 빠지고 있는데,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관계당국은 온갖 대책을 내놓고 법률을 손본다고 부산을 떤다. 하지만 결국 어린 여자 아이들은 또다시 성범죄자의 희생양이 되고 우리는 또 분노하기를 반복한다.
2008년도에 혜진이 예슬이 사건과 일산 초등학생 엘리베이터 폭행사건이 일어나자 관계당국은 온통 난리법석을 떨며 문구점, 약국, 슈퍼마켓 등에 아동안전지킴이집 스티커를 붙였다. 아동성범죄전담반을 설치하겠다고 해놓고선 성범죄 우범자 관리대상에 헛점을 보이며 김수철을 감시망에서 놓쳤고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를 다시 한다고 말한다.
무방비의 여자 아이가 납치되고 있었지만 아동안전지킴이집은 둘째치고 학교 운동장에서 김수철의 집까지 1킬로미터 남짓동안 아무도 이 아이를 도와주지 못했다는 게 더 기가 찰 노릇이다. 언론에 떠들썩하던 학교 폴리스나 배움터 지킴이는 다 어디갔고 아동 보호는 평일에만, 휴일에는 아이들 스스로 알아서 조심하라는 것인지 상식의 선에서 제도의 무책임감이 느껴져 분통이 터진다.
2006년 아동성범죄자 신상공개, 성범죄특별전담반 설치, 2008년 성범죄자 공소 시효 정지 발표후 취소, 아동안전지킴이집 설치, 아동성범죄전담반 설치, 이번에는 365일 24시간 학교안전망 서비스, 장기복역 성범죄 전과자 별도 관리 등의 대책이 나오고 있지만 이런 식이라면 당국의 대책을 신뢰할 수 없다. 한참 인기를 과시하던 CCTV도 범죄 예방보다는 범죄 발생후 범죄자를 확인하는 기능이 더 강한 것 같아 믿음이 가지 않는다.
우스갯소리로 이들을 화학적으로 강제 거세하면 손가락으로 범죄를 저지른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성범죄자들의 관리 기준이 범죄후 몇 년이 지났고 안지났고의 문제가 아니다. 그런데도 아동 성범죄자를 효과적으로 사회와 차단하고 범죄를 사전 저지하지 못하는 것은 무슨 일만 터지면 부랴부랴 내놓는 대책 때문에 정부의 아동보호 시스템이 반짝 효과에 기대는 전시성에 가까워 기초부터 허약하기 때문이다.
성범죄자들은 주로 학교 주변에서 서성이거나 배회하는 아이들을 범죄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학교 경계선으로부터 직선거리 50m 이내로 설정되어 있는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상 절대정화구역내 청소년 유해시설을 철저히 이전토록 하고 아동 납치의 원인을 제공할 수 있는 아이들의 배회 요인(미니게임기 설치, 불량식품 판매, 판촉 호객행위 등 유해환경)을 차단하여 아동 안전지대로 그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현행 50m 이내로 되어 있는 절대정화구역을 100m이내로 확장해 아동보호절대구역으로 운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그 다음에라야 배움터 지킴이건 24시간 감시 서비스건이 소위 약발이 먹히는 건 너무나 분명하다. CCTV도 중요하지만 학교 주변에 온갖 잡상인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무방비의 아이들을 접하는 사이에 대상을 노리는 범죄자가 있기 때문이다.
적어도 학교와 학교 주변에서는 아이들을 납치하거나 성폭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회적 합의와 인식이 성립되도록 당국이 먼저 할 수 있는 실효성있는 제도부터 시행해 국민들이 수긍할 수 있도록 적절하고도 내실있는 제도로 내놓아야 하지 않을까.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