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니 참 좋았다!”(창 1,31)
말씀이신) 야훼이레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
3년 전 대구교구 상인동으로 이임되었다. 주임 신부님은 인터넷보다 더 빠른 입터넷을 통해 나의 전직을 알고 계셨고, 성경과 성서백주간에 대한 관심이 매우 많으셨다. 성경말씀을 통해 신자들의 신앙과 영성을 강화하시려는 사목적 취지와 배려로 백주간을 시작하여 12월 9일 수료를 눈 앞에 두고 있다. 나도 배분 순서대로 구약에서 신약까지 제대로 완주 수료해보기는 처음이었다. 함께 완주한 삼십 여명 말씀 벗들과 함께 무한감동에 감개무량한 마음이었다. 구약의 긴 산을 넘고 신약의 큰 강을 건너 요한복음으로 마무리한 그동안의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여정, 정말이지 꿀보다 생청보다 더 달디단 말씀들이 때로는 내 머리를 차겁도록 비추어주고, 또 때로는 내 가슴과 마음을 뜨겁도록 황홀하게 달구워주면서 믿음의 길을 이끌어주었다
도움이신) 야훼이레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
출석률 98%, 최강 성실의 야훼이레 반원들,
타 본당 교우로 편도 한 시간여 거리지만 수요일 오후 일곱시면 누구보다 일찍 필참하시던 성실표 홍 바오로 형제님( 형제님은 20여년 전 나의 교리 반원이었다가 다시 만남.)
항시 과묵한 언행에 어울리시는 모습만큼 진솔한 묵상을 나누어주신 류 율리안나님,
착하고 선한 마음이 반짝이던 송 스텔라님,
반 분위기와 관계를 위해 감초 같은 김 아가다님,
타볼산 주님처럼 가장 눈부시고 큰 은총과 변화의 조 말가리다님,
(좀 심한 신체∙언어 장애를 가졌지만 백주간과 봉사자 연수도 완수하심)
서울로 이사하시느라 잠깐의 멤버셨지만 가톨릭의 차운 신앙과 개신교의 더운 신앙 진수의 통합을 보여주신 이 요세피나님(신교에서 개종하셨음)
한 때 열혈 멤버였지만 사정으로 도중하차한 백 안젤라님,
함께여서 여기까지 가능했고 넉넉하고 풍요로울 수 있었다. 그래서 벗님들께 너무 고맙다.
내가 아무리 능력자로 준비되어 있어도 ‘누가 불러주지 않고 써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닌 무용지물 존재다’ 그러니 불러주고 애용해 주는 것은 지극한 은혜이고 감사이다. 본당에서 백주간이 시작하도록 불러주시고 잘 운영되도록 가장 큰 배려를 아끼지 않으셨던 허용 요셉 신부님, 그 후임으로 오시어 성경의 중요성을 강조하시며 묵묵히 지켜 보아주신 최 야고보 신부님, 무심한 듯 유심한 배려를 해 주신 세 번째 최 시몬 신부님, 그리고 신영세자 한 반을 몽땅 백주간으로 이끌어 함께 동반하신 사도직 멤버이며 친구인 안셈 수녀님, 그리고 홍보로 초대로 기꺼이 함께 동참했던 구성원들, 그러니 기쁨과 보람을 공동의 것이다. 아! 또 한 분 종종 말씀의 은혜에 잠길 때마다 생각나는 이 백주간이 있도록 도입∙정착시켜주신 장 익 주교님이 있으시다.
교구의 원로 신부님이 본당엘 오셨다.
“봐라, 니 요 앞에 뭔 일 하다 왔노?”
“예 신부님. 성서백주간 일하다 왔어요”
(나중에 알았지만 이 원로 신부님은 성경에 상당한 내공이 있으신 분.)
“봐라, 음식의 5대 조건이 뭐겠노?
@...???...@...
일단, 맛이 있어야 한데이,
이단, 값이 싸야 한데이,
삼단, 근거리에 있어야 한데이,
사단, 영양소가 골고루 있어야 한데이,
오단, 재료가 신선해야 한데이,
이 다섯 가지 조건을 다 갖춘 것이 모겠노?
@...???...@...
“야야~~~ 성경 아이가. 봐라, 니 성경 쪼매 읽어 봤음,
요한복음을 한 삼십 번만 읽어 보래이~.”
아둔한 사람이 삼십 번을 읽은들 요한복음의 그 심원한 말씀의 깊이를 어찌 다 이해하겠냐마는 ‘주님 읽을 수만 있다면 삼만 번이라고 읽으렵니다.’ 라는 마음으로 곧바로 다시 펴 읽어본 요한복음 본문들…… 그런데 경이로운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창세기부터 읽어 내린 말씀들이, 요한복음 본문들에서 춤을 추며 나를 흔들어 깨우고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저 십여 년 혼자서, 거기에 동무들과 같이 백주간 삼년을 꼼꼼히 그리고 찬찬이 읽었을 뿐인데……. 사실 이것은 요한복음만 삼심 번을 읽는다고 될 일은 아니다. 성경은 여러 권 같지만 실은 한 권의 두루마리이고, 내용도 후대의 텍스트는 전대의 텍스트를 특히 신약은 구약을 계승하기 단일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말씀을 짧은 시간에 거저 이해하려는 것은 말씀 도둑이거나 강도쯤에 해당되는 것일 수도 있다. 내게도 언감생심의 과분한 은혜지만 이것은 창세기부터 시작해서 요한묵시록까지 성경 전체를 꼼꼼히 찬찬이 반복해서 성독할 때 주어졌던 은혜라고 여겨진다. 그리고 백주간식 말씀 공부의 진가가 바로 여기에 있다. 직접하고personally 반복하는again and again.
그동안 동적인 일과 활동중심의 마르타적 삶을 중요하게 여기고 살았는데, 우선은 정적인 말씀중심의 마리아적 삶의 자세와 깊이가 더 중요하고 은혜로움을 직접 경험할 수도 있었다. 인생과 신앙의 존재와 여정이, 여럿이 함께도 꼭 필요하고 좋지만, 혼자서도 충분히 재미와 의미 있게 사는 훈련도 터득할 수 있었다. 그리고 빙산의 일조각 같은 왕초보지만, 창세기에서 요한복음까지 통독하면서 하느님께서 무엇을 중요하게 말씀하셨는지 감히 알 수 있었다. 그것은 ‘나, 너 우리 모두가 보시니 참 좋은 한 처음의 그 세상을 회복하는 것’이다. 아는 만큼 살고 사는 만큼 안다고 이제 살면서 진정으로 아는지를 증거하는 소임이 남았다. 그렇게 하기 위해 더욱 겸허한 마음으로 말씀을 양식처럼 놀이처럼 벗하고 가까이해야겠다. 한 끼 밥 먹었다고 내리 삼 일이 배부른 것이 아니며, 한 번 청소했다고 삼칠일이 깨끗할 수 없다. 괴테의 통찰과 표현처럼. “자유도 생명도 날마다 싸워서 새롭게 얻는 자만이 그것을 누릴 자격이 있다”고 했듯이 진리와 말씀은 더욱 그러할 것이다. 그리하여 언제가 나의 마지막 시간, 나의 하느님께 이 모든 모습과 과정이 “보시기에 참 좋았다”이고 싶다.
-2016년 2월 대구교구 상인성당, 야훼이레 반) 최 마리 에스텔 수녀-
(2021년 7월에 일부 수정하였습니다)
덧붙임>
1. 제목: “보시니 참 좋았다”(창1,31)은 이 사람이 성경전체에서 가장 중요하게 그리고 마음에 와 닿은
(복습&묵상:백주간식 표현) 말씀으로 평생 새기고 실천해야 할 좌우명 말 씀입니다.
2. 성경책:마음,정성,힘,지혜를 다했더니 신앙과 믿음을 키워 준 소장 보물 2호.
(보물 1호는?ㅎ ㄴ ㄴ.....)
3.도움책: 성서백주간용
4.부채: 서원 25주년 기념 후배수녀님이 만들어 준 선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