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일요일.
울산 방어진 근처의 염포산 일원에서 있은 산악 마라톤 대회에 참가 하였다.
아내의 참가 의사를 확인도 하지 않고 지난 3월에 부부동반 참가신청을 하여 버렸다. 아내는 지금까지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적이 전혀 없었다. 내가 참가하는 대회에 함께 가서 응원을 하는 것이 전부였는데 이번 만큼은 직접 느끼게 하고 싶어서 함께 출전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11.6km 산길 코스.
뛰기 전에는 그렇게 힘들 것으로는 생각 못했다.
가파른 언덕이 20여 곳이나 되었고 내리막에서는 미끄러워서 멈춰설 수 없었다.
전날 토요일 효원마라톤클럽 정기훈련 후에 있은 뒷풀이에서 마신 술은 결정적으로 스피드를 떨어뜨린 원인이 되었다.
스피드보다는 펀런하는 기분으로 달렸다. 경사가 심한 언덕에서는 걸었다. 걸으면서 펼쳐지는 울산 동구의 풍경을 감상했다.
울산항과 현대 중공업 도크의 전경은 달리는 즐거움을 더하게 만들었으며 달리는 도중에 만나는 등산복 차림의 사람들의 응원 또한 기분 좋게 만들었다.
결승점을 통과하고 난 후에 정성스럽게 차려 주는 점심을 제공 받는 기분은 좋았고 특히 함께 나온 후식인 수박 조각은 냉장고에 보관되었던 것이어서 작은 감동을 불러 일으켰다.
무었보다도 어제 대회의 보람은 아내의 완주를 기다리는 두 아이의 응원하는 표정에서 가슴 뭉클함을 느꼈던 것이고 예상을 깬 아내의 완주였다.
이제 우리 집에는 마라톤 완주 메달이 15개나 된다.
아내 하나, 큰 아이 3개 그리고 내가 11개로 메달 모으는 재미 또한 솔솔하다.
어제의 대회에서 출발 전과 골인 후에 우리 클럽의 김상렬 선배님 가족을 만났다. 대회에 참가하면 아는 사람을 만날 수 있어서 또한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