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11일, 대한민국에 충격적인 일이 발생하였습니다.
조두순(당시 나이 57세)이 안산서 초등학생이었던 나영이를 유인하여 교회 화장실에서 성폭행하였던 일이 발생하였습니다. 당시 나영이의 나이가 만 8세였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조두순이 당시 전과 17범이었지만 사건 당일 음주를 하였고,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죄한 점을 참작하여 고작 징역 12년이라는 양형을 선고하여 국민의 공분을 샀습니다. 미국에서는 술에 취해 범죄를 하면 형량을 늘리는 것과 정반대 판결입니다.
그후 12년이 지난 2020년 12월 12일 형만기로 출소하여 안산으로 돌아왔습니다. 다만 재범을 우려해 전자팔찌 착용 7년, 신상공개 5년, 24시간 cctv 감시하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하였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시민들의 분노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조두순이 출소하였던 교도소에 드러누워 차량을 움직이지 못하게 하였고, 심지어 조두순이 탔던 차량 위에 올라가 출소반대를 외쳤고, 이것도 여의치 않자 조두순의 집이 있는 안산 와동까지 따라와 차에서 나와 집으로 들어가는 조두순에게 계란과 오물을 던지고 욕설을 퍼부었습니다. 그리고 조두순이 집에 들어간 후에도 돌아가지 않고 계속해서 조두순 재수감을 외쳤습니다. 조두순으로서는 차라리 감옥에 계속 있는 것이 나을뻔하였다는 생각까지 들게 했을 것입니다.
놀라운 것은 조두순의 아내가 도망가지 않고 12년동안 남편을 기다렸고 집주인에게 사실을 숨기고 방을 얻어 놓았다는 것입니다. 조두순의 집과 우리 집과는 약3km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서 출소하던 당일 그 집에 가 보았습니다(우리 집은 안산서 초등학교는 바로 앞에 위치해 있습니다).
조두순의 집 앞에는 경찰과 시민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유튜버들끼리 서로 충동하고 싸움까지 벌어지기도 하였습니다. 졸지에 조두순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이웃들과 집주인으로서는 황당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를 통해 느낀 점은 먼저 이 사건 전체에 모순이 있다는 것입니다.
전과 17범이 이러한 끔짝한 짓을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겨우 징역 12년 양형을 판결한 판사, 그리고 항소도 하지 않은 검사, 모두 나영이가 자신의 딸이었다면 과연 그렇게 재판할 수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고, 또한 취재경쟁을 벌이는 방송사와 유튜버들입니다. 그들은 시청률과 조회수를 늘려 돈을 벌기 위해 일부 지금도 조두순 집 근처에 머물면서 집안의 동태를 파악하고 조두순이 집에서 나오는 모습과 어디로 가는 모습을 촬영하기 위해 밤을 새우고 있습니다. 또한 일부 시민가운데 지금까지 조두순의 문 앞에서 욕을 하고 오물을 버리는 사람들로 인해 그곳에 살아가고있는 다세대 주민들의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합니다.
물론 조두순은 나영이와 그 가족에게는 영원히 씻을 수없는 상처를 주었지만 어찌되었던 조두순의 입장에서는 적법하게 형기를 마치고 출소하였기 때문에 안산시민으로서 보호받을 의무가 있습니다. 그런데 계속해서 시민들이 그 집에서 소란을 피우고 사회적 관심과 돈벌이를 위해 잠복을 하며 조두순이 나오기만 바라고 동선을 취재하려고 하는 것은 주민들과 조두순 개인에게 피해를 주는 2차적 범죄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어찌되었던 같은 안산에 살아가고 있는 사람으로서 씁쓸한 기분을 느끼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