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힘을 다해 다녀온 달마산의 도솔암
(달마산 제4편)
筆嶺/金相和
달마산 산행은 매우 험하고 끔찍한 산행이다. 너덜 길을 걸어야 하고 밧줄을 타고 수십번이나 바위 능선을 넘어야 했다. 참으로 위험하고 힘든 달마산이다. 그뿐만 아니라 오늘따라 따가운 태양을 품고 걸어야 하므로 많은 땀도 흘려야 했다. 그러나 이렇게 어려운 과정을 무난히 헤쳐 나갈 수 있다는 것은 아름다운 풍광을 볼 수 있어 눈을 즐겁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또 자신 있게 해낼 수 있다는 것은 마음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희망과 사랑이 요동쳤기 때문이다.
우리는 떡봉까지 무사히 왔다. 아마도 시루떡 같이 생긴 바위가 있어 떡봉이란 이름이 붙여진 것 같다. 떡봉에서 도솔암이 어디쯤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유발한다. 그 궁금증을 풀기 위해 바위에 걸쳐 앉아 물 한 모금 마시며 먼 곳을 바라보았다. 멀리 보이는 높은 봉우리엔 잘 모르지만, 무선통신 중계탑 같은 것이 서 있다. 그것을 보는 순간 직감적으로 저곳 근방에 도솔암이 있다고 생각했다.
걸으면서 보아도 다도해에서 파도 소리가 찰싹찰싹 멋지게 들리는 듯하고 그 옆으로 바둑판처럼 보이는 농경지의 매력과 그리고 그 뒤에 높고 낮은 산들이 버티고 있다. 그 산들은 자연스럽게 배경으로 병풍처럼 보인다. 그사이에 옹기종기 평화스럽게 보이는 집들이 자연과 한데 어우러져 신비로움을 만들어 냈다.
신께서 이토록 아름답게 설계해서 만들어 놓은 자연을 우리는 이곳에 와서 마음껏 감상하고 즐긴다. 참으로 아름답다. 걸으며 필자의 입으로 내뱉는 감탄사가 하늘과 땅을 감동하게 할 정도다.
우리는 힘겹게 도솔암 앞까지 왔다. 길게 숨을 내쉰 다음 한참을 내려갔다. 가파른 계단을 밟고 내려간 만큼 또 올라가야 한다. 올라와서 보니 암자가 아담하게 자리 잡고 있다. 문이 열렸기에 고개 숙여 목도한 뒤 내부를 드려다 보았다. 대여섯 분의 불교 신자가 기도 중이다. 그 앞에는 금색을 입힌 미륵보살을 중앙에 모셨고 좌측은 법륜 보살 우측엔 묘향 보살을 모셨다고 한다. 필자는 불교 신자가 아니라서 눈으로 보았을 때 불행하게도 누가 누구인지 구분하지 못한다. 글을 쓰기 위해서라도 불교에 관한 공부를 해야 할 것 같다.
필자는 임 종구 아우와 도솔암을 보려고 역사와 문화의 향기가 깃든 자연 친화적인 숲길과 너덜 길을 걷고 밧줄을 타고 바위 능선을 넘고 또 넘어 걸어왔다. 도솔암은 달마산(達摩山)의 가장 정상부에 있어 구름이라도 끼인 날이면 마치 구름 속에 떠 있는 듯한 새로운 세계에 와 있는 듯한 느낄 것 같다. 석축을 쌓아 올려 평평하게 만든 곳에 자리 잡은 도솔암은 마치 견고한 요새같이 보인다.
도솔암 옆에는 이름도 모르는 나무 한 그루가 수호신처럼 서 있다. 생김이 아름다워 몇 번을 바라보았다. 이 나무가 무슨 나무인지 알고 싶었는데 스님이 자리에 계시지 않아 물어볼 사람이 없어 조금 아쉬웠다. 과연 그 나무가 무슨 나무일까?
미황사(美黃寺)를 창건한 의조화상(義照和尙)은 도를 닦으며 도솔암에서 낙조를 즐겼다고 한다. 얼마나 낭만적인가!! 필자는 스님의 낭만적이었다는 것도 글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의조화상(義照和尙) = 신라시대 승려. 미황사를 창건한 인물
달마산 도솔암의 연혁을 알아보자. 도솔암은 통일신라말 화엄 조사 의상대사께서 창건하신 천년의 기도 도량이다. [참고 서적: 동국여지승람기(東國輿地勝覽記)]
도솔암은 달마산(達摩山) 미황사를 창건하신 의조 화상께서 미황사(美黃寺)를 창건하시기 전 도솔암에서 수행 정진하셨던 유서 깊은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암자이다.
여러 스님께서 기도정진 하여 왔던 도솔암은 조선 정유재란 때 명량해전에서 패배한 왜구들이 해상통로가 막혀 달마산(達摩山)으로 퇴각하였다고 한다.
이 암자는 빈터에 주춧돌과 기왓장만 남아 있었는데 30년 전부터 여러 차례 많은 스님이 복원하고자 하였으나 불사의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고 들었다.
오대산 월정사에 계셨던 법조 스님이 연속 3일간 선봉의 꿈을 꾸고 현세 한 번도 오지 않았던 이곳 도솔암 터를 보고 해몽하여 32일 만에 단청까지 마친 여법한 법당을 복원하게 되었다. 그때가 2002년도다. 이처럼 짧은 기간에 법당을 건립할 수 있게 된 것은 부처님의 인연이 도래하지 않았으면 할 수 없는 불가사의한 불사로 주변에서 회자하고 있다. 목자재 및 1,800장의 흙 기와를 손수 들어 올린 뜻있는 불자들의 공력이 들어있는 법당이다.
그리하여 2002년 6월 16일 마침내 승보종찰 송광사 현봉 큰스님을 증명 법사로 하여 법당 준공식을 하였다. 그리고 2006년 10월 삼성각을 건립하였다.
주변 경관과 법당이 들어선 자리가 너무나 잘 어우러져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찬탄과 경애심을 들게 했다. 이곳은 또 일출과 일몰을 한곳에서 볼 수 있는 곳이다. 외형은 작지만, 내공은 우주를 담고도 남을 도량으로 다시 태어났다. [출처: 대한불교 조계종 제22교구(대흥사) 말사 달마산 도솔암]
*여법= [불교] 여래의 가르침이나 법도에 맞음.
달마산 정상 바위 위에 앉은 구름길 설경에서 만나는 도솔암의 용담 설화를 적어본다.
오솔길로 형성된 산길을 걸어야만 도착할 수 있는 사찰, 그것도 산 정상 바위 위에 있는 사찰이라 신비하고 경건하다. 여기까지 오는 이 길은 웅장한 바위와 시원한 들녘과 바다가 조망되는 정말로 호연지기 길이다. 그것도 산 정상에 놓여 있는 길이라 더욱 그렇다. 세상을 다 품은 듯한 길이며 많은 사색을 할 수 있는 길이다.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도솔암, 암자를 받치고 있는 커다란 바위, 그 바위 밑에는 1년 내내 마르지 않는 용샘이 있다. 산 정상에 있는 바위틈서 똑똑 떨어지는 물이 바위 속에 옹달샘을 만든 것이다. 이곳에 천년을 기다려온 용이 살고 있었다고 한다. 천 년 되는 날 용(龍)은 커다란 용트림을 하며 승천했고, 용이 살았던 바위 속은 샘이 되었다. 도솔암은 그 신비한 자태 때문에 최근 들어 많은 사진작가가 찾는 곳이며, 각종 CF와 인기 드라마 촬영명소가 되고 있다.
이곳은 도솔암에서 약 50m쯤 아래에 있다. 바위산의 산 정상부에 샘이 있다는 것 자체부터 신비함을 느끼게 한다. 필자는 도솔암을 들리기 전 이 샘물을 음미해 보았다. 역시 목마르던 때여서인지 물맛이 향기롭다.
# 땅끝 천년 숲 옛길은 국토 순례 1번지로 수많은 관광객 및 순례객이 출발 혹은 도착 지점으로 인식되는 해남 땅끝에서 시작한다. 미황사(美黃寺) 창건 설화가 있는 땅끝에서 미황사(美黃寺) 구간의 총길이 52km의 옛길을 정비하여 국토 순례 및 도보여행을 위한 신개념 이동로를 조성함으로 인해 지역의 새로운 명소 창출을 조성하고 자연보전, 생태환경 교육과 다양한 체험 거리를 제공하여 군민과 관광객의 정서 함양 및 복리증진을 높이는 데 있으며, 주변 환경을 고려한 친환경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복원하여 이용자들에게로 하여금 옛 선조들의 숨결과 쾌적하고 편안한 노선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고 한다.
이젠 하산할 시간이다. 도솔암을 모두 보았다. 여기서 도솔암 주차장까지 가야 한다. 주차장으로 가는 길은 오솔길이다. 혼자서 겨우 걸을 수 있을 정도로 폭이 좁아 더욱 운치 있는 길이다. 이 길은 경사도가 거의 없어 산책로는 매우 좋다. 신비한 기암괴석 너머로 펼쳐진 산 아래 촌락과 들녘 그리고 바다가 내려다보인다. 이토록 청정한 이 길을 누가 만들었을까? 할 정도로 아름답다. 그런데 이 오솔길은 너무 폭이 좁아 홀로 걷기엔 제격이다. 연인과 함께 딱 붙어 걷는다면 사랑이 솔솔 피어오를 것만 같다. 또 이 아름다운 길을 사색에 젖어 혼자 걸어도 즐거울 것만 같다. 도솔암 주차장까지 왔다. 이젠 미황사까지 가야 한다. 그래서 내일 산행 할 두륜산 주차장을 향해 달릴 것이다.
오늘 달마산 산행은 여기서 막을 내린다. 갈 곳을 다 가보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남긴다. 그러나 오늘 산행은 너무도 큰 체험을 하게 한 산행이다. 필자는 수백 곳의 산을 다녔지만, 오늘처럼 힘들었고 고생한 산행은 처음이다. 임종구 아우가 없었다면 필자는 감당도 할 수 없는 산행이다. 아우가 옆에서 위로하고 도와줌으로 무사히 산행을 마칠 수 있었다. 그러나 젊은 사람 같으면 7~8시간이면 충분히 산행할 수 있는 거리인데 필자는 9시간 30분을 걸었다. 그래서 4편의 수필을 완성할 수 있었으니 그만큼 기쁨도 크다. 무사히 산행했기에 주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임종구 아우께도 고맙다는 말을 남기고 싶다. 달마산이여 당신이 있었기에 필자는 고생은 했지만, 또한 당신 때문에 큰 기쁨과 행복을 느꼈다. 달마산아, 당신은 영원하여라. 아듀~^^
2022년 6월 3일
첫댓글 루수 김상화님의
고운글. 감사합니다
고운밤 되세요
작가님 손수 이렇게 게시해 주셔서
참으로 반갑고 고맙습니다
이렇게 해 주시니 예향이 부담이 없네요
달마산의 신비한 도솔암을 상세하게
기록해 주셔서 참으로 감사히 상상해 봅니다
참으로 고맙습니다
이제 기온도 조금씩 달라지네요
그래도 더우니 시원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