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주 기도 성월(黙珠祈禱聖月)
이는 묵주 기도를 바치며 거룩하게 지내는 달이다. 교황 레오 13세(1878~1903년 재위)는 1883년 세계 평화와 죄인들의 회개를 위해 묵주 기도를 바칠 것을 호소하였고, 10월을 묵주 기도 성월로 정하고 성모 호칭 기도에 ‘묵주 기도의 모후’를 추가하였으며, 묵주
기도 신심을 적극적으로 장려하였다.
묵주란 매괴(玫瑰)라고도 하는데 이는 중국 등 동북아시아에 많이 나는 장미과의 낙엽 관목으로 향기가 나는 때찔레를 말한다. 또 묵주란 성모님께 기도를 드리기 위해 구슬을 열 개씩 구분하여, 보통 다섯 마디로 엮은 염주 형식의 환(環)을 말한다. 그리고 묵주 기도를 로사리오(Rosarium)라고도 하는데, 이는 로사리오라는 말이 장미 꽃다발을 뜻하기 때문이다. 결국 묵주 기도란 예수 그리스도 구원의 신비 속에서 성모님께 드리는 장미 꽃다발이다.따라서 묵주는 염주와는 무관하다.
초대 교회 신자들은 이교인들이 자신을 신에게 바친다는 의미로 머리에 장미꽃으로 엮은 관을 쓰는 관습을 따라, 기도 대신 장미꽃을 하느님께 바치곤 하였다. 특히 순교 때 자신을 하느님께 바친다는 예모(禮帽)로 머리에 장미꽃으로 엮은 관을 썼다. 그래서 신자들은 밤중에 몰래 순교자들이 썼던 장미관을 한데 모아 놓고 그 꽃송이마다 기도를 한 가지씩 올리곤 하였다.
12세기에 삼종 기도가 널리 보급되면서 성모 신심이 깊어져 주님의 기도대신 성모송을 50번이나 150번 하였다,
13세기에는 성무일도 시편을 외울 때마다 하는 영광송을 본받아 성모송 10번마다 영광송을 삽입하게 되었다. 당시 알비파 이교인들이 툴르즈 지방을 침략하자 성 도미니코는
묵주 기도란 마리아께서 직접 가르쳐 주신 기도라면서 적극적으로 권장하였다. 이때
드디어 초대 교회의 신심과 연결된 ‘장미 꽃다발’, 즉 '로사리오’라는 말이 등장하였다.
15세기에 이르러서는 두 가지 형태의 묵주 기도가 등장한다. 하나는 도미니코 묵주 기도로 150번의 성모송을 연속적으로 바치면서, 예수님이나 마리아 생애 중 중요한 순간들을 묵상하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1464년 알랑 드 뤼프 수사는 그 신비들을 강생과 수난, 부활에 따른 환희, 고통과 영광등 세 가지 신비로 묶어 묵상하였다. 그 후 이 기도는 급속도로 퍼져 나가 전통적인 신비 15가지로 자리 잡았다.
‘빛의 신비’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재위 25년 첫날 2002년 10월 16일에 교서 ‘동정 마리아의 묵주기도’(Rosarium Virginis Mariae)을 반포하셨다. 이때 ‘세상의 빛(요한 9,5)이신 그리스도의 공생활인 주요 신비들을 묵상하는 ’빛의 신비‘를 추가함으로써 그리스도의 전 생애를 온전히 묵상할 수 있도록 하였다.
교황 비오 10세는 묵주 기도만큼 아름답고 은총을 많이 내리게 하는 기도가 없다고 하였다. 묵주 기도는 만민의 구원을 위해 사람이 되시고 십자가에 달려 죽으시고 부활하신 주님을 마리아와 함께 묵상하고, 성모님을 통하여 예수 그리스도 구원의 신비를 묵상한다.
12달 교회 전례력 안에 5월 성모성월과 10월 묵주기도 성월을 2번이나 배치한 것은 그만큼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 신비에 성모님의 협력과 역할의 중요함을 드러내는 것이다.
묵주 기도는 소리 기도와 마음 기도로 되어 있다. 소리 기도로 성모송 열 번, 주님의 기도 및 영광송 각 한 번씩 한다. 이것이 1단이며 한 꿰미(꾸러미)는 5단 또는 20단으로 이룬다. 그리고 마음 기도로는 환희, 고통, 영광, 빛 등 네 개의 신비로 되어 있는데, 각 신비는 5개의 묵상 주제를 이루고 있어 한 주제를 한 단마다 묵상한다.
묵주의 9일기도 책을 가지고 청원기도, 중재기도, 감사기도 등을 드릴 수 있으며,
묵주기도는 입으로 외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성모님의 한 말씀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는 말씀을 실행할 때 최상의 은총으로 변화되는 기적이 따를 것이다.
“ 성모 마리아는 가나의 혼인 잔치에서 시중드는 사람들에게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요한 2,5)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가 마리아의 분부대로 그 사랑과 희생의 항아리에 일상생활에서 겪는 잡다한 일들, 즉 아무 맛이 없는 물을 쏟아 붓기만 한다면, 가나의 기적은 다시 일어나게 된다. 그 물이 맛좋은 포도주로, 우리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위한 최상의 은총으로 변화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