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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2005~2020]/정기산행기(2007)
2007-03-28 14:31:42
1. 산행 일시; '07. 3. 24(토) 09;00 - 12;50 전날 밤부터 내리는 봄비를 맞으며 산행
2. 참가 인원; 서울(9명) - 경호(대장), 병순,병욱,광용,덕영,민영,문수,진운,인식
대전(5명) - 최 병철, 김 종휘, 신 범주, 손 영수, 윤 기송 도합; 14명
3. 산행 코스; 갑사 주차장 - 갑사 - 용문 폭포 - 신흥암 - 금잔디 고개 - 삼불봉 고개 - 남매탑 - 천정골 - 동학사 주차장 ( 산행 시간 3시간 50분 ,중식 포함 )
4. 특기 사항; 대전 동기들과의 첫번 째 joint 산행
序文 - 참 나쁜 서 총(상국)님
만만한 게 '홍어X'이라고.... 98차 화악산 산행(註; 98차 산행기 참조)때도 그라더만...........비록 내자신, 이날 이태껏 평쫄(평생 쫄)을 自任하며 살고 있지만.... 평쫄은 인격도 x도 엄나? 제아무리 30 산우회 총무 직권이라지만, 사전에 단 한마디의 상의나 전화 한통화 없이 30블로그에 <133차 계룡산 산행대장 갱호> 단 한 줄, 떠~억하니 올려놓고서는 그것으로 끝이다. 이것까지는 그래도 봐 줄만하다. 그래놓고서는 결국 자기는 그날, 산행 안나온다. 아니, 못나온 단다. 몸이 아프다는 핑계(?)아닌 핑계로......그게 만약 핑계가 아니고 실제 상황이라면 좀 뭣한 말 같지만.................평쫄을 괴롭힌 罪(?)로 산신령님한테 罰(?)받은거다. ㅋㅋ
1. 출발 前
나 자신, 산행 경력도 워낙 미천한 데다, 계룡산은 옛날 소시적부터 무당이나 도사들만 가는 곳인줄 알고 있었던지라, 갑작스런 계룡산 산행 대장 지목에 당황스럽기 짝이 없다. 그나마 인터넷의 도움을 받아 몇개의 산행기를 섭렵한 이후, 부랴부랴 화요일 오후에 133차 산행에 따른 세부 공지 사항을 블로그에 올렸건만........수요일 오후까지 펭학(인식)님 한 분 말고는, 그 누구도 참가하겠다는 의사표시가 없다.
평소 다른 산행시에는 그래도 수요일쯤 되면 대,여섯명씩은 참가하겠노라고 댓글들이 올라오더니만......
<산행참가 인원수는 그 週 산행대장의 人品에 비례한다?>...... 이럴 줄 알았으면 평소에 술도 좀 자주 사고, 다른 친구들 대장할 때 자주 좀 따라나서곤 할걸, 이제와서 후회해도 아무런 소용없다....어떡한다? 反則인줄 알지만 그냥 확 呼客행위를 해버려? (註; 산행대장은 절대 呼客이나 募客행위를 못하게 되어있는 것이 우리 30산우회의 不問律이다.) 게다가 이번 주말엔 전국적으로 봄비가 내린단다. 그것도 하루종일, 봄비치곤 강우량도 꽤 많겠단다. 흐이구~ 그럼 그렇지, 이 넘 팔자에 대장은 무신 대장? ㅠ.ㅠ
<서울 도착해서 (마눌 눈치보고) 다시 연락주께> - 주말부부 K某 씨
<계룡산, 가기는 가는 데 저녁 8시까지는 집에 들어갈 수 있도록 좀 해주라> - 공처가 K某 씨
<그 코스는 두번이나 갔다 온 코슨데.... 다른 코스로 안가면 안간다.> - 꼬장꼬장 P某씨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감투아닌 감투자리....일일 산행 대장.....그냥....마음을 비우자.
<차라리 아무도 오지마라. 비 흠뻑 맞아가매 나홀로 산행 함 해보지 뭐.>
목요일(22일)밤, 석달마다 한번 있는 부부 동반 모임에서 꼭지가 완전히 돌아버린 나, 밤 12시 넘어 노래방을 나오면서 대리운전 부를려고 열어 본 손전화에 등록도 안된, 처음 보는 전화번호가 '부재중 수신'으로 연속으로 5통이나 찍혀 있다.
술도 엄청 취했고, 너무 늦은 시각임에도 그냥 술기운을 빌려 찍혀있는 번호로 전화를 했더니, 뜻밖에도 다름아닌 대전사는 우리 동기, 최 병철이 나온다.
자기를 포함하여 대전에 있는 동기 5명이 이번 계룡산 산행에 참석하겠단다. 이게 왠 횡재수!
너무 늦은 시각이라, 다음 날, 아니 정확히 이야기하면 당일 오전에 다시 통화하기로 하고 바로 전화를 끊었지만 술이 확 깨는 기분이다. 역시.... 굳이 옛 聖賢의 말씀을 빌리지 않더라도....
<먼저 자기 자신을 버리면 #%@&*!*^%#$#@>.....즉, 마음을 비우면....자다가도 떡이 생긴다는 ....말씀
갑자기 막강한 援軍이 생기니 솔직히 서울 참석자 수에는 별로 신경도 안쓰인다.ㅋ~
간사한 인간의 마음.
그래도 서울팀 9분까지 해서 총 14분씩이나 30산우회 제133차 계룡산 등정을 떠나게 되었다.
2. 산행 당일
새벽 4시30분, 눈을 뜨자마자 바깥날씨부터 챙겨보나, 전날밤 부터 내린 봄비는 이 새벽에도 계속해서 부슬부슬 내리고 있다. 최근들어 기상청 날씨예보가 자주 빗나가기에 '혹시나' 하고 한가닥 희망을 걸어보았지만, '역시나'로 끝나고 말았다.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졸린 눈 비벼가며 아침 상 차려주고, 도시락까지 싸서 건네주는 대장 마눌님(?)의 근심어린 한마디가 그나마 큰 위안이 된다.
"당신이 대장인데... 비가 와서 우짭니꺼? 그래도 가야지예....근데,비가 계속 오면 무리하지말고 산밑에서 그냥 놀다 오이소~"..................(오래 살다보니 세상에! 이런 날도 다 있다. ㅋㅋ)
5시 40분 집을 나서, 목동 그자리(?)에서 병순님을 태우고, 또 반포 그자리(?)에서 솔욱(병욱)님을 PICK UP해서 88올림픽 도로를 달리는 데, 황 선달(문수)님의 손전화가 왔다. 기흥 휴게소에서 만나 같이 가잔다. 수서에서 출발하는 쫄고(민영)님께도 전화해서 서울팀 9명이 기흥 휴게소에서 만나 아침 못 얻어자신 양반들은 요기를 하고 나머지는 커피 한잔씩을 나누면서 반갑게들 그간의 안부를 전한다.
기흥 휴게소를 출발하면서 대전팀 병철님에게 전화하니 그쪽도 예정했던 5명 전원이 한 차로 출발해서 한참 가고 있는 중이란다.
토요일 새벽, 이렇게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데도....당초 산행 예정인원 14명이, 단 한사람도 빠지지 않고 다 모인 것이다..... 일일 산행 대장으로서는 일순 가슴 뿌듯한 일이나, 또 다른 한편으로는, "이 친구들이 모두 집에서 쫒겨난 것은 아닌지? 그렇게도 다른 할 일들이 없는 지? 혹시나 마나님들 한테서 버림받은 건 아닌지?"하는, 약간의 의구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_^
작년인가? 그 때도 오늘처럼 이렇게 비가 내리는 데도 예정대로 산행간다고 마눌한테 이야기 했더니만, 옆에서 듣고 있던 우리 큰 넘이 대뜸,
" 아빠, 그 산행 모임 이름 바꾸이소, <소가모>로...."
"뭐라꼬? <소가모>?"
"예, <疎外된 家長들의 모임>이요"
듣고 있던 마눌도 박장대소하며 맞장구를 친다.
"그래, 딱 맞는 말이네, <소가모>....ㅋㅋㅋ, 당신 친구들 다 당신처럼 집에서 문제 있는 사람들 맞지예?"
弄半, 眞半으로 하는 말이지만, 집에서 문제? 있는 '나'때문에 공연히 애꿎은 친구들까지 도맷금으로 넘기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던......아니, 이것이 50줄에 들어선 우리 세대의 인정하기 싫은, 서글픈 현실일런지도 모른다.
민영 쫄고님이 모는 차량을 선두로 서울 팀 차량 3대는 빗속을 뚫고 천안-논산 간 고속도로의 정안 I.C를 빠져나와 23번 국도를 타고 공주 방면으로 직진, <국립공원 계룡산 甲寺> 표지판을 따라 가다보니 집결지인 <甲寺 주차장>에 도착한다. 대전 팀들도 방금 도착한 모양이다.
서로들을 붙잡고 통성명을 하며 인사들을 나누는 데, 비록 이름들은 기억하지 못해도 얼굴들은 다 낯이 익은 모습들이다. 졸업한 지 31년 만에 만나는 친구들도 여럿 있지만, 그 참.... 사람의 緣이라는 게..... 3년동안 한울타리 안에서 지지고 볶고 한 因緣으로, 그 때의 까까머리가 허연 백발이 성성해서 다시 만났음에도 31년이라는 세월의 時空을 훌쩍 뛰어넘어, 마치 그동안 계속 만나며 살아온 것 처럼 이렇게 반갑고 정겨울 수 있는 것일까?
모두들 우비를 꺼내입고 산행 채비를 시작하는 데, 역시 대전 팀도 보통 고단수가 아니다. 출발하기 전에 登頂酒(?)부터 한 잔하고 가야 한다며 주차장 내 가게로 들어가 ,막걸리부터 들이킨다.
비가 내려서 음산하고 싸늘한 날씨 핑계로 나도 곁달아 한 잔 했으면 하고....등반 채비하고 허겁지겁 갔더니 이미 게 눈 감추듯 해치워 버린 후라....쩝 쩝.... 나는 입맛만 다셨다.
다들 모여서 기념 단체 사진 한 장 박고 갑사 매표소를 지나칠려니 아니나 다를까? 문화재 관람료를 頭당 2,000원 씩 내고 들어가란다. 국립공원 입장료 폐지 이후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황당한(?) 일들이 이 곳에서도 결코 예외가 아니다. 국립공원 입장료는 폐지한다면서 대신 문화재 관람료와 주차비 명목으로 요금을 편법으로 인상 시키고, 등산로는 예외없이 사찰부지을 지나가게 만들어 놓고....이건 아니잖아..... K某씨를 비롯한 몇몇 대원들이 의로운 氣를 참지 못하고 언성을 높여 항의해 보지만 마이동풍이다. 비도 오고, 실랑이 해봐야 하세월일 것 같아....내가 나서서 그냥 표를 끊고 만다.
이왕지사 돈 내고 들어온 마당이라, <계룡산 甲寺>경내를 가로질러 일단 용문 폭포쪽으로 발길을 내딛는다. 어차피 당초 계획한 연천봉, 관음봉,자연 성능을 거쳐 일주하는 코스는 비가 많이 오는 관계로 일찌감치 포기해야 할 것 같고.... 모두들 어디까지 갔다 올 것인지 대장인 나보고 결정하란다.
일단 용문폭포를 거쳐 삼불봉 고개까지 가서 등산로 상태와 날씨를 감안하여 다시 결정하기로 하고 산행을 계속한다. 31년 동안 쌓였던 이야기 보따리들을 풀어놓느라, 비야 오던 말던 전혀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늦장가?를 가겠노라고 요즘 한창 서울을 오르락내리는 순수 총각 손 영수님 이야기를 필두로 뭔 할 이야기들이 그리 많은지....그 와중에서도 ㅉㄱ(민영)님과 종휘님, 범주님은 자기네들 끼리만 아는 학창시절의 秘話?로 줄곧 히히덕, 낄낄낄 대는 모습이 흡사 30여년 전 그 때 그시절로 돌아간 듯하다.
오늘 계룡산은 우리 30산우회에서 완전히 전세를 냈다. 우리 말고는 눈을 씻고 보아도 아직까지는 아무도 없다. 하기야 이렇게 비 오는 날, 이렇게 이른 시각에 ㅁㅊㄴ? 아니고서야.....그러면 우리는 모두 ㅁㅊㄴ? ㅎㅎㅎ
용문폭포에 이르니 비가 내리는 탓인지 물줄기가 제법 드세다. 삼삼오오 사진을 찍고 조금 더 오르다 보니 <신흥庵>이란 조그만 암자가 하나 나오는 데, 한창 중창불사중으로 <천진보궁>으로 유명한 암자라고 쓴 플랭카드가 걸려 있다.
佛心깊은 광용 30 산우회 대장, 갑자기 뒤를 돌아보더니만 나를 보고 뜬금없이
"어이~ 산행 대장! 저기 <천진보궁> 가서 보고,사진 좀 찍어온나!"
"와 ? 니가 갔다 온나?"
"산행 대장이 그런 거 해라고 대장이지, 빨리 갔다 온나!"
"(속으로) Tv~일일 산행 대장이 뭔 힘이 있나.... 까라몬 까야지....."
나홀로 털레털레 오던 길을 되돌아 <신흥암>으로 들어서서 암자 뒷쪽 벼랑길 위에 자리잡은 다 쓰러져 가는 <천진보궁>에 낑낑거리며 올라, 사진을 찍고 다시 돌아 나오는 데 , 주지 스님인듯한 분이
"아니, 이렇게 비가 오는 데 홀로 산행을 하십니까?''
하며 마치 내가 무슨 말못할 사연을 간직한 연유로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 홀로 山寺를 찾아 求道를 하는 줄 착각하신 듯, 애처로운 눈길로 쳐다보시며 합장을 하신다..............우~씨, 박 대장!
황급히 암자를 빠져 나왔지만 ,벌써들 다 올라가 버리고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나홀로 마음을 다잡으며, 앞서 간 의리없는? 넘들을 따라잡을 요량으로 속도를 내보지만..... 이게 영~아니올씨다다. 그토록 사랑하던? 담배를 끊은 이후로, 몸무게가 급속도로 불어난 탓인지 조금만 걸어도 숨이 많이 가쁘고 무릎관절도 시원찮아 곧 헥헥거리기 시작한다..... 담배를 다시 피우던지, 산행을 그만두던지 해야 할 판이다. 휴~
쏟아지는 빗물과 땀으로 인한 수증기가 안경을 뒤덮어 시야가 분간이 안된다. 거추장스런 안경을 벗어버리고 맨눈깔로 한 15분 치고 오르는 데 앞에 시커먼 물체가 어른거린다.
역~시, 의리의 싸나이.... 황 선달(문수)님이다.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Nick이 로
오늘같이 비가 오는 날은 더 더욱 믿음직스럽다.
'어디 갔더노? 니가 안보여서.... 사진 찍고 왔나?"
"그래, 광용이가 <천진보궁> 사진 찍고 오라캐서....(감격한 목소리로)문수야! 니 내 기다리고 있었나......고맙다"
"그랬나? 그래놓고 광용이는 니 안보인다고 니 찾고 있던데?"
"(속으로) 뭣이라고라! 광용이....네 이XXXX,@#$&^%%#@^*^@$##$$%!^^&^&%$$"
헥헥거리며, 금잔디 광장에 오르니 모두들 옹기종기 모여 있다. 여기서 또 한바탕 난리다. 어디까지 갈 것인지.... 일단 삼불봉과 남매탑으로 가는 갈림길이 만나는 삼불봉 고개까지 가서 다시 결정하기로 한다.
가만히 상황을 보니 손 총각님과 문수님, 광용님은 당초 예정코스대로 완주하자는 쪽이고, 펭학(인식)님을 비롯한 몇몇은 그냥 하산했으면 하는 눈치다.
이윽고 삼불봉 고개, 왼쪽으로 내려가면 남매탑을 경유해서 동학사로 곧장 내려가는 하산길이고, 오른쪽으로 오르면 삼불봉으로 해서 자연 성능, 관음봉 연천봉으로 가는, 오늘의 애시당초 예정된 산행코스와는 역주행 이긴하나, 어찌되었던 산행 코스를 완주하는 길이다.
광용 대장과 선달님은 벌써 삼불봉 쪽으로 한걸음 올라서 있다.
"대장! 우짤끼고?" ....이것 참,난감하다. 이래서 산행 대장 안할라카는 데....
마지못해
"다수결로 하자"고 소리쳤더니, 광용 대장 왈,
"다수결은 없다! 산행 대장이 결정해라1"
광용 대장, 오늘 끝까지 내를 죽일려고 작정한 모양이다.
에라~ 모르겠다.
"일단 남매탑으로 내려간다. 어차피 남매탑도 당초 코스에 포함되어 있는 길이니까 갔다오자"라고 말하며 그냥 혼자서 내리막 길로 들어서 버렸다. 광용 대장을 포함한 몇몇 대원의 궁시렁대는 소리가 들린다.
"남매탑, 그거 볼거 하나도 없다. 갔다가 도로 올라 오이라~ "
" 마~,그냥 삼불봉 쪽으로 가도 되겠구만..."
"대장이 겁이 많아서...."
오늘은 산행 대장 말빨이 도통 안먹힌다. 그것도 처음 본 대전 팀들 앞에서....그러나, 비도 계속 내리고, 길도 미끄럽고... 대원들 중 단 한사람이라도 가기를 꺼려하는 사람이 있다면 거기에 맞추어 산행을 해야 한다는 게 평소 내 신념?이다. 마음이야 어딘들 못 가겠냐마는 ,우리 나이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자칫 누구 하나라도 삐끗하면 수개월은 족히 고생해야 할 텐데... 그 원망?은 또 우찌 듣고 사노?
가파른 돌계단길을 한참 내려오다 뒤를 돌아보니, 우 교수(진운)님과 병순님만 보인다.
"아무도 안 따라 오나?"
"아이다, 다 내려오고 있는 중이다"
실은 나도 남매탑을 보고, 가능하면 다시 올라가서 당초 예정코스를 종주하고 싶었다.
여기 계룡산이 자주 올 수 있는 곳도 아니고, 또 일찍 하산해 봐야 낮술밖에 더 먹겠나 싶기도 하고 해서... 허나 딱 한 사람, 마음에 걸리는 사람이 있었으니...
병순님 말씀을 그대로 빌리면,
"내가 지금 계룡산을 왔는 지, 관악산을 왔는 지 모르겠다?" 고 할만큼 산행 시작부터 뒷풀이 자리까지 끝없는 관악산 이야기로 대원들을 헷갈리게 하신 그 분.......ㅋ~
애틋한 전설이 깃든 남매탑을 구경하고 나니, 이구동성으로 밥 먹고 가잔다. 11시 조금 지난 시각이지만 워낙 새벽부터 설쳐들 대었으니 배도 고플 것이다. 더군다나, 비가 와서 여기 <상원사> 아니면 비를 피하면서 밥 먹을 장소도 마땅찮다. 모두들 상원사 대웅전 뒤켠 처마밑에 옹기종기 모여서 각자 싸 가지고 온 밥상을 편다. 대전 팀들은 우리와 달리 집에서 각자 도시락을 준비하지 않고,한사람이 김밥을 단체로 사서 가져와 매번 나누어 먹는 모양이다. 이를 본 우리 ㅉㄱ(민영)님, 한말씀 하신다.
"대전 아~들은 산에 갔다와서 받은 양기가 마나님들한테 별 효과가 없는 모양이제? ㅋㅋㅋ
아이몬 엉뚱한 데 갔다 버리든가.... 우리 봐라, 집에서 마나님들이 얼매나 잘 챙기주노?ㅋ~"
병순님의 오징어 데침과 초 고추장,병욱님의 소시지, 계란전,동그랑땡 반찬등등에, 광용 대장의 예의 복분자 술에,병철님이 2년 전에 손수 담궜다는 생전에 처음 맛보는 쑥술까지....산지기 서 총(상국)님과 조아산 김 총(인섭)님이 안 계셔서 막걸리가 없는 게 흠이라면 흠....을씨년스런 날씨탓에 약간의 한기를 느끼면서 서둘러 식사를 끝내고 황 선달(문수)님의 딸기 후식과 커피로 입가심을 하는 데, 한 떼의 kkk단원들(*註; 단체로 하얀 비옷을 입은 모습들이 마치 kkk단원을 연상시킴)이 나타나 조용하던 山寺가 갑자기 왁작지끌해 진다.
갑자기 나타난 아리따운 처자들 모습에 손某 총각을 비롯한 몇몇 대원의 눈빛에 생기가 돌고.... 더 더욱 가관인 것은 아무도 다시 삼불봉 고개쪽으로 올라가자는 말을 안하는 것이다. 점심먹고 배가 불러 마음이 바뀐 것인지, 아니면 동학사 쪽으로 하산하는 kkk團 처자들 때문인지......아뭏든 종휘님이 제안한,천정골을 지나 동학사 주차장으로 바로 하산하자는 말씀에,광용 대장을 비롯한 그 누구도 시비를 걸지 않는다.
우~씨~,만약에 산행대장인 내가 그렇게 이야기 했더라도 모두들 가만히 있었을라나??? ^_^
이렇듯 우여곡절 끝에 동학사를 거치지 않고 제일 완만한 하산길이라는 동학사 주차장으로 내려온다.주변 풍광이 계룡산 등산로중에서는 제일 아름다운 곳이란다. 물소리도 들리고, 신선한 봄바람이 코끝을 스치니.....산 좋고,물 좋고,친구 좋고.....
매표소에 다다르니 그제서야 비가 그치고, 산등성의 운무도 걷히는 것이 장관의 경치를 연출한다.
손 총각님께서 또 한번 정상에 못 간 아쉬움을 토로한다.
"아! 아쉽다. 아까 삼불봉 고개에서 바로 올라갔으면 지금쯤 자연성능을 통과할 시간인데...그랬으면 示界가 확 트이면서 이장관을 볼 수 있었을터인데...쩝쩝...."
허나, 우짜겠노? 세상 이치가 다 그렇듯......복없는 산행 대장 잘못 만난 탓으로 돌리고 다음을 기약해야지.....
3. 산행후일담
이후 대전 친구분들께서 베푸신, 거나한 뒷풀이 자리와 팔자에도 없는 Y호텔 V.I.P용 사우나까지....분에 넘치는 접대를 받고, 저녁까지 먹고 올라가라는 끈질긴 요청을 뿌리치고 다음을 기약하며 아쉬운 발길을
서울로 향했습니다.
말씀들 마따나, KTX 타면 50분 밖에 안걸리는 <서울시 대전區>와 <30 산우회>를 match할 수있는 좋은 방법을 회장단께서 좀 찾아주시기를 부탁드리면서.....
그 날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산행에 동참하여 주신 친구들에게 정말 감사드리며, 대전 친구들의 이해를 돕는 의미에서 회원들 닉을 일일이 거명하는등....쓰고 보니 좀 장황한 듯합니다. 널리 이해바랍니다.
언제 함 기회가 주어지면 계룡산 산행 대장은 다시 함 맡도록 하겠습니다.
그 날 정상을 못간 몇몇 친구들의 산행 대장을 바라보던.... 원망에 찬 눈빛들이 내 뇌리에 꽉 박힌 관계로....
대전 친구들아! 그때도 꼭 온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