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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팔교(五時八敎)에 대하여
부처님께서 보리수하(菩提樹下)에서 깨달음을 얻으신 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쿠시나가라에서 대열반(大涅槃)에 드실 때까지 응병여야(應病與藥)하듯이 대기 설법(對機說法)으로 헤아릴 수 없는 중생들을 제도하셨고 깨달의 세계로 이끄셨 습니다. 그런데 부처님께서 설하신 법문(法門)이 수도 없이 많아 이른바 팔만 사천 법문이라 합니다. 부처님께서 설하신 법문을 경(經)이라 합니다. 그런데 그 경이 방대하여 헤아릴 수 없으므로 알기 쉽도록 체계를 세우는 것이 필요하였습니다.
그래서 뜻있는 분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에 대하여 체계를 세워 연구하였는데, 이를 교판(敎判)이라 합니다. 교판은 교상판석(敎相判釋)의 준말입니다. 부처님의 교설(敎說)을 각 종파의 입장에서 분류 해석한 것을 이릅니다. 예컨대 천태종의 오시팔교(五時八敎), 법상종(法相宗)의 삼시교(三時敎), 화엄종(華嚴宗)의 오교(五敎) 등이 그것입니다. 이 중에 천태종의 천태지의(天台智顗) 대사가 세운 교판이 가장 유명합니다.
그러면 천태지의(天台智顗) 대사가 세운 교판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1. 오시(五時)
1) 화엄시(華嚴時) : 부처님께서 성도하신 직후 최초 3ㆍ7일간 '화엄경(華嚴經)' 을 설한 시기를 말합니다. 이 때는 부처님께서 보리수(菩提樹)나무 아래에서 정각을 이루시고 그 자리에서 그 깨달음의 내용을 아무런 수식없이 단적으로 그대로 표명하였던 가르침입니다.
그러나 이 시기의 가르침은 그 정도가 너무 높았기 때문에 부처님의 큰 제자 조차도 귀머거리와 같고 벙어리 같았다고 하므로 부처님의 본 뜻인 중생교화 의 측면에서는 별다른 효과를 거두었다고 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수준을 내려 법을 설하시게 되었는데 아래와 같습니다.
소로부터 나온 우유 맛으로 오시(五時)를 비유했는데 화엄시는 소에서 금방 짜낸 '우유 맛(乳味)'라고 했으며, 또 시간적으로 말하면 선조고산(先照高山) 에 비유합니다. 해가 뜰 때 제일 높은 산에 먼저 비추는 것과 같다는 뜻입니 다.
원교(圓敎)에 겸해서 별교(別敎)를 설해서 겸(兼)이라 합니다.
2) 녹원시(鹿苑時) : 화엄경을 설하신 후, 16년간 12년간 소승(小乘)의 아함부 (阿含部) 경전을 설하신 시기를 말합니다. 이 시기에 부처님의 최초 설법장 소가 녹야원(鹿野苑)이었으므로 '녹원시(鹿苑時)'라고 하며 설하신 경전의 명칭에 따라 아함시(阿含時)라고도 합니다.
이 때 말씀하신 내용은 그 정도가 매우 낮은 소승 즉 삼장교(三藏敎)로서, 앞서 설한 화엄시(華嚴時)에서 아무런 교육적 효과를 얻지 못한 대부분의 대중들을 위해 방편적으로 점진적인 가르침이 시도되는 것인데, 능력이 낮은 자들을 좀 더 높은 곳으로 이끌기 위해 가르침을 편 시기입니다.
녹원시는 우유 중 젖을 끓여 만든 것을 낙(酪)이라 하는데 그 낙미(酪味)와 같다고 합니다. 낙(酪)은 우유가 발효하면 낙이 된다고 합니다. 또 시간적으로 말하면 일조유곡(日照幽谷)에 비유 합니다. 해가 깊은 골짜기를 비추는 것과 같다고 합니다.
삼장교(三藏敎)만 설하므로 단(但)이라 합니다.
3) 방등시(方等時) : 아함부 경전을 설하신 후, 8년간 '유마경(維摩經)'ㆍ '승만경(勝鬘經)ㆍ능가경(楞伽經)ㆍ사익경(思益經)' 등 대승(大乘) 경전을 설하신 시기를 말합니다.
녹원시(鹿苑時)에서 얻은 소승의 낮은 깨달음을 부처님의 깊은 깨달음과 동일시하여 여기에 만족하고 머물려고 하는 자들에게 소승은 방편(方便)일 뿐이고 부처님의 본 뜻은 대승에 있다고 가르쳐 이들의 잘못된 견해를 타파 하는 시기입니다.
방등시는 우유를 한 번 끓여 정제하면 낙(酪)이 되고 이 낙을 더욱 끓여 정제 하면 생소(生酥)가 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방등경이 아함경보다 깊다는 것을 뜻합니다. 맛에 비유하면 생소미((生酥味)라고 합니다. 또 시간적으로 말하면 조평지(照平地) 식시(食時)라고 하는데 해가 평지를 비추는 식사할 때와 같다고 비유합니다.
사교(四敎)를 대설(對說)하므로 대(對)라 합니다.
4) 반야시(般若時) : 방등시(方等時) 이후 22년간 반야부(般若部) 계통의 경전 을 설하신 시기로서 경전의 명칭에 따라 '반야시(般若時)'라고 합니다.
이 때에는 대승과 소승은 전혀 다른 것이라고 보는 잘못된 견해를 완전히 불 식하고 대승과 소승은 근본적으로 같은 것이라고 하여 이들을 융합시키는 시기입니다.
이 때는 맛으로 보면 숙소미(熟酥味)라고 합니다. 생소((生酥)로부터 숙소 (熟酥)가 나오는데, 생소를 더욱 정제하면 숙소가 된다고 합니다. 맛이 더 좋은 것이지요. 작은 것을 부끄럽게 여기고 큰 것을 받들게 되는 생각이 깊어 져서 근기들이 잘 익혀졌던 방등시로부터 반야시에 와서는 대승의 가르침에 더욱 더 통달하게 되므로 반야를 맛이 아주 좋은 숙소미에 비유한 것입니다.
시간적으로 말하면 조평지(照平地)하는 한 낮이 되기 전을 말하는 데, 사시(巳時) 쯤이라 비유합니다.
통별(通別) 이교를 겸하고 원교(圓敎)를 설하기 때문에 대(帶)라 합니다.
5) 법화열반시(法華涅槃時) : 계속 되어진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아서 중생의 능력이 매우 뛰어나게 되었으므로 여기에 이르러 비로소 곧 바로 진실한 부처님의 지견(知見)을 열어 보이고 깨달아 들어 가게 하는 시기입니다.
부처님께서 마지막 8년간 설하신 '법화경(法華經)'과 열반(涅槃)에 드시기 직전 하룻동안에 설하신 '열반경(涅槃經)'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우유 맛으로 비유하면 숙소(熟酥)로부터 제호(醍醐)가 나오는 것인데 제호는 우유를 정제한 것 중 정수(精髓)를 뽑은 것을 말합니다. 다섯 가지 맛 중 최상 을 말하며 법화경을 말합니다.
시간적으로 말하면 일륜당오(日輪當午)하여 경무측영(罄無側影)이라 하여 해가 한 낮에 이르러 조금도 기울어진 그림자가 없는 것과 같다고 비유합니 다.
법화는 순원교(純圓敎), 열반은 추설(追說)에서 장ㆍ통ㆍ별ㆍ원(장통별원)의 사교(四敎)를 아울러 설하고 추민(追泯)에서는 원교(圓敎)로 된다고 합니다.
추설추민(追說追泯)이란 천태종에서 세운 교의로 추가하여 말하고 추가하여 부정하므로 원교를 거듭나타냈다는 말을 뜻합니다.
2. 팔교(八敎)
1) 돈교(頓敎): 점차적으로 단계를 밟아가는 가르침이 아니라 부처님 자신의 깨달은 내용을 깨달음의 경지에서 그대로 중생들에게 표명하는 가르침의 방법입니다. 이는 화엄시(華嚴時)에 해당하며 곧 화엄경(華嚴經)을 말합니다.
2) 점교(漸敎): 깨달음의 내용을 그대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얕은 가르침으로 부터 깊은 가르침으로 또는 작은 것에서 점차 큰 것으로 순서를 밟아가며 중생 을 교화시키는 방법입니다. 아함(阿含)(初), 방등(方等)(中), 반야(般若)(末)의 삼시설(三時說)이 이에 속합니다.
3) 비밀교(秘密敎): 한 자리에 모인 중생의 능력이 여러 가지인 경우에 부처님께 서는 동일한 가르침을 펴지만 부사의(不思議)한 능력으로 말미암아 중생들은 각각 그 능력에 따라 그 가르침의 내용을 서로 다르게 듣게 되어 자신에게 알맞 은 이해를 하게 됩니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서로 그것을 알지 못하므로 그런 가르침이 비밀스럽다는 뜻에서 '비밀교'라고 하는 것입니다.
비밀은 대승불교의 후기에 일어난 진언비밀교(眞言秘密敎)와는 아무 관계가 없으며 부처님의 교화방법이 비밀스러움을 말합니다.
4) 부정교(不定敎) : 비밀교와 마찬가지로 한 장소에서 각기 능력이 다른 중생 이 있는 경우에 불가피하게도 능력이 모자른 자에게는 대승(大乘)을 설하거 나 능력이 있는 자에게 소승(小乘)을 설하게 되지만, 부처님의 부사의(不思 議)한 능력으로 말미암아 청중들은 그들의 능력에 맞게 소승의 가르침을 대승을 이해하게 되고, 대승의 가르침을 듣고도 소승을 이해하게 됩니다. 따라서 '부정교'라는 명칭은 일정한 교화방법이 아니라는 뜻에서 붙여진 것 입니다.
이상 네 가지 법을 화의사법(化儀四法)이라 합니다. 이는 천태종에서 부처님의 일대교설(一代敎說)을 형식에 의하여 분류한 네 가지 교설(敎說)을 말합니다.
5) 장교(藏敎) : 장(藏)이란 경(經)ㆍ율(律)ㆍ논(論)의 3장(三藏)을 뜻하는데, 소승의 특징이 3장에 있으므로 여기에서는 소승의 가르침을 말합니다. 3승(三乘) 곧 성문(聲聞)ㆍ연각(緣覺)ㆍ보살(菩薩)을 위해 4 아함부 경전을 설하여 단공(但空: 공의 일면은 알지만 불공(不空)의 측면은 알지 못함)의 이치를 밝히고 석공관(析空觀: 분석적으로 공을 관하는 것)을 통해 소승의 궁극적 목적인 무여열반(無餘涅槃)에 들게 하는 가르침입니다.
이 교의 보살은 견사(見思)의 혹(惑)을 제복(制伏)하여, 번뇌를 다 끊지 않고 중생교화를 위해서 삼아승지겁의 긴 시간에 걸쳐서 깨달음에 이르는 인행(因 行)을 실천하기 때문에, 이것을 복혹행인(伏惑行因)이라고도 합니다.
6) 통교(通敎) : 통(通)이란 공통의 뜻으로서 3승(三乘)이 함께 받는다는 것이 므로 소승과 대승을 잇는 교량적인 역할을 하는 가르침입니다. 체공관(體空觀: 모든 것이 그대로 공하다고 관하는 것)을 통해 부처님의 과위를 증득케 하는 가르침이며, 단공(但空)의 이치만이 아니라 부단공 (不但空: 공한 일면도 알고 공하지 않는 측면도 알음)의 이치도 밝힘으로써 별교(別敎)와 원교(圓敎)로 나아가게 하는 가르침입니다.
7) 별교(別敎) : 별(別)이란 불공(不共)과 역별(歷別)의 뜻으로서 성문과 연각은 무시하고 보살만을 위한 가르침이므로 이 점에서는 앞뒤의 3교와 다르다는 것입니다. 또한 이것은 공의 이치로부터 한 길을 더 나아가 중도(中道)의 이치를 밝히고 있으나 현상과 본체가 떨어져 있으므로 점차적으로 끊임없이 수행하여 단계적으로 깨달아 가게 하는 가르침입니다.
8) 원교(圓敎) : 원(圓)이란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모든 것이 서로 융합 되어 완전하다는 뜻으로서, 깨닫지 못하는 것도 깨달은 것도 현상적인 측면 으로나 본체적인 측면으로나 결코 구별되지 않는다는 이사불이(理事不二)의 이치를 밝힙니다. 이것이 부처님의 깨달음이므로 원교는 그 깨달음의 세계가 그대로 표명된 완전한 가르침입니다. 법화경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상의 네 가지 법을 화법사교(化法四敎)라 합니다. 교리(敎理)의 내용에 따른 분류 방법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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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백우님, 감사합니다. _()_
도움이 되셨나요 이 오시팔교는 참 중요한 교판입니다. _()_
불교를 바르게 이해하고 이에 다른 실천수행을 병행 가는 과정을 오시 팔교에 대비하면 깨달음의 세계로 한발 한발 다가서는 지름길 이지요. 요즘 공부하는 재미로 넘 즐겁내요, 예전에 한번씩은 공부한 내용들인데 머리속에서 사라져 버린지 오래 되었는데 백우님 덕분에 머리를 밝게 해주내요....나무묘법연화경()()()
감사합니다. 묘법님 같이 재미를 느끼시는 분들이 많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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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판은 자꾸 읽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_()_
종단에따라 중요시 되는경전이 정해져있나요?
예,단에 따라 중요시 되는 경전이 있습니다. 이것을 소의경전(所依經典)이라 합니다. 조계은 금강경과 전등법어이고, 태고은 금강경과 화엄경이고, 천태은 법화부경이고, 화엄은 화엄경이고, 정토은 정토부경이고, 진각은 대일경과 금강정경 등이고 일승은 법화경을, 법화 계통은 법화경을 소의경전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단에 따라 지가 있어 소의경전이 있으나 다른 경전을 배제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