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첫 승점이다!
지난 9일 제주 중문초에서 열린 '2011 대교눈높이 초등부 제주리그'에서 서귀포유소년클럽이 제주 하귀초를 맞아 치열한 접전을 펼쳤지만, 승부를 가르지 못하고 무승부를 거두었다. 제주 초등리그 최초의 클럽 팀이자 최초의 승점을 얻은 서귀포유소년클럽의 선수들은 10패 뒤에 첫 승점을 얻으며 기분 좋게 휴식기를 맞이했다. 서귀포유소년클럽의 빠른 성장을 이끈 임창현 감독을 인터뷰했다.
- 오늘 첫 승점을 기록하셨는데 총평을 부탁드립니다.
사실 요즘 많이 힘들어요, 운동하는 여건도 그렇고 운동시간도 그렇고 굉장히 열악한데 그것에 비하면 이정도의 경기력에 만족합니다. 하지만 여기에 만족해서 안주하는 것보다 좀 더 나은 경기력으로 첫 승을 해서 아이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 평소 포메이션은 어떻게 됩니까?
4-4-2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습니다. 아직 초등학생이라서 공간을 채워주는 능력이 아직 완성되진 않았지만, 스위퍼 시스템이 아니라 일자수비 시스템이라 나중에 성인이 됐을 때 좀 더 적응하기 쉽게 포메이션 운영하고 있습니다.
- 오늘 상대팀에 대비한 준비한 전술은 무엇입니까?
저번 게임에서 중앙수비가 불안해서 골을 많이 허용했는데 이번 경기 때는 수비에 좀 더 중점을 둬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골을 허용하지 않기 위해서 신경을 좀 썼습니다. 하지만 수비만을 하는 축구가 아니라 역습을 기다리는 축구를 구사했습니다.
- 오늘 첫 승점에 가장 기여도가 높은 선수는 누구입니까?
글쎄요. 모든 선수가 잘 해줬기 때문에 누구한명을 뽑지는 못하겠네요.(웃음)
- 서귀포유소년클럽이 유일한 클럽 팀입니다. 언제 창단을 하셨고 언제부터 주말리그에 참가하셨습니까?
저희는 올해 1월에 창단을 했고요. 기존에 서귀포 스포츠 클럽이라는 축구 클럽이 있었는데요. 그 클럽을 시에서 운영하다가 해체가 되면서 제가 그 아이들을 데리고 창단하게 되었습니다.
그냥 클럽 팀들끼리만 시합을 하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부족하잖아요. 그리고 수준 높은 학원 팀들과의 주말리그 경기를 아이들이 경험한다면 좀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돼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희 팀은 클럽 팀답게 운동보다는 학업을 우선시 하고요. 학업 다음으로 운동을 중시하는 팀입니다.
- 제주도에는 몇 개의 클럽 팀이 있나요?
제주도에는 클럽 팀이 6~7개 정도 있지만, 다른 클럽 팀들은 주말에 취미로 활동하는 클럽 팀입니다. 하지만 저희는 클럽 팀이지만 취미로 축구를 하는 취미반과 좀 더 체계적으로 축구를 배우면서 대회에도 참여하는 선수반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 대회나 연습 경기 등으로 클럽 팀들간의 교류는 활발합니까?
아무래도 제주도는 일단 대회 수가 적어서 방학 같은 경우에 전국대회를 주로 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선수반이 운영이 되다보니까 다른 팀들이 꺼려하더라고요. 물론 주말리그에 참여하는 다른 팀들보다는 많이 떨어지지만 클럽 팀들 중에서는 잘하는 편에 속하거든요.
- 서귀포 유소년 클럽의 선수구성은 어떻게 되어 있습니까?
일단 저희는 취미반과 선수반으로 구성되어 있고요. 선수반은 4, 5, 6학년 26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코칭스태프는 저와 코치 선생님 2분 총 3분으로 구성되어 있고, 취미반은 60명 정도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 생각보다 인원이 굉장히 많은데 선수수급은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저희는 선수수급을 따로 하고 있지는 않고요. 취미반에서 두각을 보이는 선수들을 선수반으로 옮겨서 선수를 보강하고 있습니다. 사실 축구선수를 하고 싶어하는 아이가 저희 팀에는 안 오잖아요.(웃음) 그래서 공부도 하면서 축구를 좀 더 배우고 싶어하는 아이들 위주로 하고 있습니다.
- 경기를 보면서 개인적으로 흐뭇했던 것은 학부모들이 경기결과에 대한 긴장감보다는 우리 아이가 뛰고 있는 경기 자체를 즐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말리그 참가 후 학부모님들의 반응은 어떠세요?
일단 학부모님들께서 가장 만족해 하시는 것은 공부에 방해가 되지 않으면서 운돌을 하는 것이거든요. 수업이 다 끝난 오후 시간에 운동을 하면서 힘든 점도 있지만, 공부를 하면서 운동에 대한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부모님들의 반응이 좋습니다. 또 매일 지고는 있지만, 처음보다 경기력이 향상되는 것이 보이다 보니까 승부보다는 아이들의 발전을 확인하고 경기 자체를 즐기려는 자세를 보여주시고 계셔서 저희도 굉장히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클럽 팀 학부모님들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클럽 팀으로서의 장점과 단점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일단 장점이라고 하면 축구도 하면서 공부도 할 수 있어서 나중에 이 아이들이 성장해서 축구뿐만 아니라 스포츠 관련 직종에 도전을 해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 되겠고요. 단점은 아무래도 공부를 중시하다 보니까 운동 참여율이 좀 떨어지는 경향이 있고, 또한 운동에 대한 비중이 떨어져서 적극성이 좀 부족합니다.
- 제주 초등리그의 유일한 클럽 팀으로써 클럽 팀이 주말리그에 어떠한 의미가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일단 저희가 올해 리그를 참가하면서 애를 많이 먹었습니다. 주위에서 반대도 많았고요. 사실 리그 참가 팀들 중에 거의 왕따거든요.(웃음) 왜냐하면 기존 참가팀들의 위기감이라고 할까요? 저희와 같은 클럽 팀과 시합을 하는 학원 팀은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거든요. 하지만 저희는 저희 나름대로의 창단의 의미와 운영목적, 운영방향대로 진행하려고 하고요. 공부도 하면서 운동도 하는 선진화에 맞춰서 가려고 합니다.
- 그렇다면 주위에서 도움을 받는 부분이 있나요?
아니요. 전혀 없습니다. 저희가 생긴다고 하니까 오히려 반대하는 쪽이 많더라고요. 어떤 경우에는 주말리그에 참가하지 말라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전용구장이 없어서 서귀포시 체육회를 통해서 운동장을 섭외 하는 데도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저희가 효돈구장 풋살장에서 운동을 하는데 그곳에는 라이트가 안 들어와요. 주변 경기장을 사용할 때 들어오는 빛으로 운동을 하는 실정입니다. 하지만 얼마 전에는 그것조차 사용하지 말라는 소리를 듣고 굉장히 서러웠습니다. 굉장히 열악한 환경 속에서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 이러한 점들은 어떻게 개선이 되고 어떻게 발전되어야 할까요?
시에서 많이 협조해주고 지원을 해줬으면 합니다. 제주도 같은 경우에는 일단 학원 팀에 대한 지원이 우선이기 때문에 축구클럽을 학원 팀의 선수수급 과정에 있는 팀으로 보더라고요. 하지만 그렇게 하기는 싫고요. 제가 가르친 아이들이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서 상급학교에 진학을 하는데 중점을 두고 지도할 생각입니다.
- 그렇다면 평소 훈련은 어떠한 방법으로 어떻게 하고 있나요?
축구기술이 완성단계에 있는 아이들이 아니기 때문에 일단 기초훈련을 많이 하고 있고요. 실전에서 많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 대한 기술훈련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다양성과 반복성을 섞어 가면서 지도하고 있습니다.
- 클럽 팀이기 때문에 학원팀 훈련 방법과 차이점이 있을 듯 합니다.
다른 점이라면 실전에 대한 훈련에 좀 더 집중한다는 것이죠. 그리고 아이들이 축구가 재미있다는 것을 인식시켜줄 수 있게 지도하고 있습니다. 막 축구가 아닌 생각하는 축구, 결과적인 면보다는 과정을 중시하고 있습니다.
- 감독님께서는 어떤 선수가 좋은 선수라고 생각하십니까?
골을 많이 넣고 공격 포인트를 많이 쌓는 선수도 중요하겠지만, 상황을 잘 보고 이해하는 그리고 그 상황에 올바르게 대응하는 선수가 좋은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 오늘 드디어 승점 1점을 올리셨습니다. 첫 승은 언제 정도로 예상하고 있습니까?
사실은 오늘로 예상했는데요. 생각보다 첫 승이 참 힘드네요.(웃음) 골운도 좀 없었고요. 훈련량이 부족하다 보니까 세밀한 훈련을 하지 못해요. 또 수비가 안정되어야 공격도 진행되는데 이러한 부분을 보완해서 첫 승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서귀포유소년클럽의 첫 승은 학생들에게 어떠한 의미가 될까요?
아버지가 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열심히 해서 직접 고기를 잡는, 얻음으로 인한 성취감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요즘시대는 노력에 대한 결과물을 얻는 것이 참 힘든데 승리로 인해서 자신감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 혹시 첫 승하시면 학생들에게 맛있는 것 쏘시는 겁니까?(웃음)
아이들하고 코칭스태프만 놀러가야죠. 부모님들 빼고.(웃음)
- 그 약속 꼭 이루시길 빌겠습니다.(웃음) 앞으로 서귀포 유소년 클럽의 각오를 부탁드립니다.
일단 목표는 이 아이들이 성장했을 때 사회의 올바른 구성원으로서 성장하는 것이 저희 코칭스태프의 목표고요. 그 다음으로는 좋은 선수로 성장시키는 것입니다. 한 가지 더 보탠다면 클럽축구의 활성화입니다. 아이들이 부담 없이 축구를 즐기고 그렇게 즐김으로써 좋은 선수가 나오고 좋은 선수들 중에서도 학업 성적도 좋은 선수가 나오고. 그렇게 축구의 선진화가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글 = 박영훈(KFA리그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