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표정으로)아니 이 비싼 것을 어떻게 팔려고 그래?"
"못 팔면 제가 다 먹어 치우면 되지 무슨 걱정이래요."
"(걱정스런 표정)이런 것은 호텔 식당에서나 비싼 값을 받고 파는 것이지 당최..."
"그럼 아예 수입산 굴비도 같이 주세요."
"뭬야?"
"국산 굴비가 비싸다는 손님들께는 큼직한 수입 굴비를 구워 드리죠 뭐."
"꿱!!!"
이상은 얼마 전에 노량진수산시장에서 건어물상 사장님과 갑판장이 나눈 대화의 일부입니다. 비싼 국내산 굴비를 사가는 갑판장이 황당해 보였는지 건어물상 사장님이 갑판장을 영 못미더운 눈길로 바라 보시더군요. 하기사 갑판장도 여러 날 동안 머리를 쥐어짜며 궁리한 끝에 비싼 굴비를 사가기로 작정을 굳힌 겁니다.
갑판장이 장고 끝에 사온 국내산 굴비
갑판장의 손바닥만한 국내산 굴비를 제 값을 받고 강구막회에서 팔려면 한 마리당 2만원은 받아야 합니다. 한데 그러기에는 갑판장이 사온 굴비의 크기가 작아 보였는지 선장님 曰 '차마 부끄러워서 못 팔겠다.'랍니다. 사정이 이러니 갑판장이 몇 날 몇 일간 장고를 했던 게지요.
국내산 굴비와 함께 사온 수입 굴비
그에 비해 갑판장이 국내산 굴비와 함께 사온 수입산 굴비(원산지 : 인도네시아)는 크기가 훨씬 큼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국내산 굴비의 반 값도 안합니다.
수입 굴비(좌)와 국내산 굴비(우)의 비교 사진
선장님이 팔 모델로 수고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사진으로 보시기에는 크기의 차이가 그다지 실감이 안나시죠? 그래서 이번에는 테이블 위에 내려 놓고 다시 찍었습니다. 아래의 사진을 보시죠.
수입 굴비(위)와 국내산 굴비(아래)
이제사 크기의 차이가 확실하게 실감이 납니다. 위의 사진에서 보이는데로 국내산 굴비의 크기가 수입산에 비해 작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갑판장이 정한 강구막회에서의 판매가격은 아래와 같습니다.
- 참 비싼 국내산 굴비구이 한 마리 ...................... 2만원
- 바다 건너 온 수입산 굴비구이 한 마리 .................1만원
- 굴비구이 두 마리 셋트(국내산 굴비+수입 굴비) ... 2만7천원(10%할인)
갑판장이 국내산 굴비와 수입산 굴비를 비교하여 시식해 보니 맛과 식감에서 미세한 차이가 납니다만 수입산 굴비의 맛이 기대치보다 좋더군요. 그러니 입맛이 예민하지 않으신 분이라면 수입산 굴비를 드시는 편이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을듯 합니다. 하지만 미세한 차이라도 그 맛을 뚜렷히 구별할 수 있는 미각의 소유자라면 좀 비싸더라도 국내산 굴비를 드실 것을 추천합니다. 재밌게 드실려면 아예 국내산 굴비와 수입산 굴비를 함께 드시는 것도 좋구요. 그럴 경우에는 굴비 값을 10% 할인해 드리겠습니다.
<갑판장>
첫댓글 굴비 C course 굴비 두마리 세트라...역시 갑판장님 다운 아이디어시네요 So Coooool!
(긁적긁적) 어제 한 마리 팔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