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나주를 바꿔라 ‘확’ 바꿔라③
◇ 도시의 재탄생은 자치단체의 의욕과 전문가들의 연구를 통해 좋은 설계도를 만들어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정적으로는 현지에서 생활하고 있는 지역민들의 포괄적인 동의와 참여가 없이는 어려운 현실이다.<사진은 나주의 도심경관의 특성을 살려 재생한 북문로 거리>
나주목 관아·향교 복원 ‘성형미인 안 될 말’
역사문화도시에 어울리는 도시경관·가로환경 복원이 관건 성형은 미인만 하는 것이 아니다. 최근 많은 도시들이 도시재생을 통해 새롭게 변모하고 있다. 나주도 2012년 빛가람혁신도시가 완성되면 최첨단 신도시와 쇠락한 구도심이 극명한 대조를 이루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경제적, 문화적인 괴리감 이상으로 심리적인 박탈감이 지역사회 큰 저해요인이 될 공산이 크다. 신구도심 간의 격차를 줄이고, 원도심 주민들의 정주의식을 높이기 위해서는 현재 말잔치에서 머물고 있는 원도심 활성화 방안이 좀 더 속도감 있게 추진될 필요가 있다. 나주시가 도시재생사업이라는 맥락으로 추진하고 있는 각종 사업들이 과연 어떻게 추진되고 어떤 미래를 지향할 것인가, 그 대안을 찾아 떠나본다. / 편집자 주
나주관아·향교 나주 원도심 재생의 노둣돌
나주목 관아와 나주향교는 지난 2007년도에 문화재보호법 제7조에 따라 국가지정문화재(사적) 제483호로 지정 고시됐다.
이에 따라 나주시는 지난 2009년 나주관아와 향교를 지역특색에 맞게 복원·정비하기 위해 전남대학교 산학협력단(책임연구원 천득염 건축학부 교수, 이하 연구팀)에 용역을 의뢰해 기본계획을 마련한 바 있다.
당시 연구팀은 “금성관과 나주향교는 절대보존영역으로서 역사문화탐방의 공간으로, 나주목 관아는 적극적인 정비를 통해 역사자원 활용의 공간으로, 그리고 관아와 향교의 연결노선은 도시와 문화, 역사가 조화된 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들 문화유적에 대한 고증의 한계로 인해 자칫 본래의 문화재적 가치를 훼손하는 ‘성형미인’식의 문화재 복원이 되지 않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은 상태.
◇ 1872년의 나주읍성 지도(서울대 규장각 소장)
나주관아는 신증동국여지승람, 금성읍지, 여지도, 나주목지도를 비롯한 고지도 등에서 위치와 건물 구성을 비교적 자세히 알 수 있으며, 객사 등의 발굴 성과와 옛 사료들을 토대로 조선시대 지방통치 중심지의 구조를 파악하고자 할 때, 현존하는 관아 건물이 좌표축의 구실을 하는 중요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객사인 금성관은 다른 지방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웅장한 규모와 격식을 자랑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05년에 서익청을 복원되고, 동익청은 지난해 복원이 마무리 됐다.
또 나주향교는 평지에 들어선 전묘후학(前廟後學)의 배치형태를 띠고 있는 전형적인 예이며, 특히 보물 제394호로 지정되어 있는 대성전은 그 규모가 대단히 웅장할 뿐 아니라 양식, 격식이 뛰어나 조선후기 향교건축을 대표할 수 있어 건축학적 가치가 있다.
뿐만 아니라 조선시대 교육시설의 규모를 따지면 성균관 다음이라고까지 지칭될 정도로 규모가 클 뿐 아니라 교육과 제사의 고유기능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나주목 관아와 향교는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조선시대 옛 고을의 모습은 많이 변하였으나, 조선시대 관아와 향교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으로 조선시대 지방행정 및 교육기관의 입지조건과 건축적 양식이 담겨 있는 귀중한 문화유산이다.
관아 건물 중 핵심시설로는 각 행정단위 수령이 집무를 보던 동헌과 수령이 살던 내아, 임금을 상징하는 전패(殿牌)를 모셔놓고 매달 초하루와 보름에 대궐을 향해 예(망궐례)를 올렸으며, 외국 사신이나 중앙에서 내려오는 관리들의 숙소로도 사용하던 객사가 있었다. 또한, 각 고을에는 현재 공립학교격인 향교가 존재하였다.
그동안 관아에 대한 문화재 지정은 개별 건축물 위주의 점(點)단위에 그친 데 반해, 나주 관아와 향교의 사적 지정은 조선시대 고을의 중요시설인 관아와 향교까지 지역단위로 지정, 사라져가는 조선시대 옛 나주목의 중요 건물을 보존·복원함으로써 교육·체험·관광 명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주 원도심 재생의 노둣돌이라고 할 수 있다.
목문화, 보전과 활용, 재현의 공간으로...
당시 연구팀은 나주목 관아와 향교 정비·복원은 옛 정취를 되살려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함께 보여줄 수 있는 공간으로 추진한다는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특히, 관아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객사 복원과 관련해 복원 시점을 나주목 관아 공간이 가장 번성했던 고종 연간으로 하고, 이후에 이들 건물에 대한 기록이나 사진 등이 발견될 경우 이에 따른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이번 용역의 전체적인 구상을 보존과 활용, 재현이라는 세 가지 방향으로 설정하고, 객사와 향교에 대해서는 문화유산 보존지역으로서 물리적인 상태를 그대로 유지함으로써 역사문화탐방의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또 나주목 관아에 대해서는 유적을 복원해 활용하기 위한 공간으로서 유적의 성격에 맞는 프로그램 개발을 통한 역사문화자원의 활용이 요구된다는 의견이다.
아울러 관아와 향교를 연결하는 노선의 경우 역사공간 재생지역으로 설정, 도시와 문화, 역사가 조화된 공간으로서 역사유산과 현재의 조화를 위한 거리의 종합적 정비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복원건물 활용은 어떻게? 이렇게 복원된 건물들에 대해서는 관광정보·문화예술·한옥체험·민속프로그램·교육프로그램·공공서비스 등 6개 영역으로 구분해 활용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먼저 동헌의 경우 위치가 현 금남동 주민자치센터와 가까운 위치에 있고 옛 동헌의 역할 또한 나주목사의 행정업무공간이었기 때문에 이를 민원실이나 회의실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또 책실의 경우 수령자제의 교육을 담당하는 공간이었던 만큼 소규모 어린이도서관으로, 장청은 마루가 넓은 장점을 활용해서 문화강좌 등의 세미나실과 전통혼례, 회갑연 등의 공감으로 활용하자는 의견이다.
아울러 아전들의 업무공간이었던 연청과 관아에 음식을 내보내는 역할을 했던 관청의 경우 각각 관광객을 위한 한옥호텔과 한식당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추청은 공예공방으로, 수령의 행정을 지원하는 지역유지들의 자문기관 역할을 했던 향청은 나주의 문화정보를 홍보하고 행사를 준비하는 나주목 문화관광 정보센터 또는 관광상품판매소로 활용하자는 의견이다.
특히, 관아에서 향교로 가는 연결노선의 모퉁이에 위치한 관노청은 전통찻집으로 활용하자는 의견인데, 나주목을 탐방하면서 느낀 감흥을 전통차를 마시면서 다시 한 번 음미할 수 있도록 고마청 건물을 초가지붕으로 할 것으로 제안했다.
이밖에도 교방청과 신청은 소극장의 무대로, 연무청과 훈련청은 군사박물관과 민속놀이마당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 현재의 나주 원도심 지도
역사문화도시에 어울리는 도시경관 복원 하지만 시민들이 이 공간에서 생활을 영위하고 생계를 꾸려가야 한다는 점에서 마냥 도시계획을 묶어둘 수는 없는 입장이다. 길도 뚫어야 하고 지붕도 고쳐야 하고, 담장도 세워야 한다.
하지만 천년목사고을의 역사문화도시에 어울리는 가로경관과 시설 등의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부 주택가와 골목상가, 시내 중심상가 등은 이미 많은 변화와 파괴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나주시 공무원과 디자인 전문가들로 구성된 시정모임 ‘뜻세움’에서 원도심 주변의 무질서한 옥외광고물과 공공시설물 디자인에 대한 제안을 내놓았다.
에코디자인팀(팀장 김상두)이 제시하고 있는 나주역사문화도시에 걸맞는 도시경관은 어떤 것일까. 천년의 역사와 문화의 고장인 나주읍성의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고 또한, 혁신도시 건설로 인한 나주 중심권의 이동으로 도심지 쇠퇴화가 예상되고 있어 원도심 주변 가로경관개선이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가로경관이라 함은 포괄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며, 세부적으로는 주거공간의 도로, 담장, 대문, 주거지, 지붕과 상업공간의 도로, 인포메이션, 건축물, 옥외광고물과 공공공간의 전통건축물, 실내외 시설물, 가로공간의 도로, 인도, 가드레일, 볼라드, 안내표지판, 휴지통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위와 같이 지역시민과 외부 관광객들이 쉽게 공유할 수 있는 공간과 시설물에 대하여 전통과 역사문화 이미지를 가미한 복원을 전제로 하고 있다. 멋지고 살기 좋은 도시탄생 시민의 힘으로 현재 나주는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상징적 공간과 랜드마크가 미비한 실정이다.
전주시의 경우 관문 입구에 일주문을 설치하여 그 지역의 특정 랜드마크로 인식되고, 한옥촌 형성과의 연계로 크나큰 대외홍보 효과로 지역관광사업과 연계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나주시 하면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강력한 이미지가 필요하며, 서남권 관광벨트와 연계하여 주변 아시아지역 관광객을 흡수할 수 있는 밑바탕을 하나하나 정립하고, 각 공공공간과 시설물에 다국적 언어표현 등의 배려와 장애우, 노약자, 어린이들을 배려하는 기능성을 중요시 하는 유니버설 디자인이 요구된다.
이같은 도시의 재탄생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자치단체의 의욕과 전문가들의 연구를 통해 좋은 설계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정적으로는 현지에서 생활하고 있는 지역민들의 포괄적인 동의와 참여가 없이는 어려운 현실이다.
그 한 예로 정수루 앞에서 천주교 나주성당 앞 국도1호선에 이르는 북문로의 경우 당초 지역민들이 4차선으로 확장해 직선화 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당시 지역 디자인 전문가들의 설득과 노력으로 주민들의 동의를 구해 곡선형 도로에 미니화단과 가로수의 기능을 살린 생태도로 공간을 연출하게 됐다.
앞으로 추진되는 도시재생과정도 결국은 지역주민들과 지역 시민사회단체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해 도시경관은 물론 아름다운 지역 만들기 차원의 사업추진이 성공의 요인이 될 전망이다. |
출처: 나주라는 세상이야기 원문보기 글쓴이: 호호아줌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