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들에게서 편지가 왔더구나. 다른 동기들은 가족들한테 편지가 도착해 읽고 있는데 기다려도 너만 안와 쓰고있다면서... 바쁘면 얼마나 바쁘다고 안쓰냐면서... 아들이 아빠,엄마 편지를 기다렸다니 웃기기도하고 안쓰럽기도 하더라
아들은 어디서나 홀로서기를 잘하니 별 걱정을 안해서 굳이 편지를 보내지는 않았는데 서운했나보다.
좀 이제 어른스러워진건지... 군대가기전 그렇게 사고만 쳐 속썩인건 기억이나 하는건지 모르겠다.
매일 훈련받고 힘들가운데 팔굽혀 펴기해서 몸도 좋아졌다니 다행이다.
그동안 얼마나 네가 방탕한 생활을 했는지 되돌아 보고 앞으로 어떻게 생활할지 계획하고 준비한느 시간이
되라.
해병대 가라고 하고 나서 조금은 후회가 되기도 했지만 잘한 선택이었던것 같다.
항상 어중간한 생활을 하는 아들을 보면서 답답하기만 했는데 해병대에서 정신을 가다듬고 체력도 길러
사회에 나와서는 제대로된 인생을 살았으면 한다.
어리다면 어리고 어른이라면 어른인 21살 이다.
왜 아빠가 그렇게 공부하라고 했는지 비행기 조종사를 했으면 했는지 제대로 깨닫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
아빠도 너에 대한 기대가 있었다.
외교관이 되기 바랬고 검사를 해보면 어떨까 생각해봤고 마지막엔 비행기 조종사를 하면 넓은 세계를
자유롭게 다니며 네 인생을 살기 바랬는데 너 스스로 버려버리더구나
아직도 늦지 않았는데 모르겠다. 억지로 네 인생에 간섭해서 될 일도 아니고 스스로 깨닫고 찾아야
하는게 맞는것 같다.
세상을 살면서 돈도 중요하지만 어느정도 사회적 지위도 필요하다. 그래야 비슷한 친구들을 만나고
더 좋은 환경에서 생활할수 있기 때문이다.
아들아~ 어느덧 4주도 지나간다. 3주만 지나면 수료하고 자대배치 받으면 본격적인 해병의 길로 들어서는구나
처음엔 하루 하루 못버티고 돌아오지나 않을까 걱정하며 보냈는데 어느정도 적응하고 있다니 다행이다.
그 어렵다는 해병대 교육도 받는 도겸이가 무엇은 못하겠냐. 공부도 해병대 교육보다는 훨씬 쉬울테니 앞으로
잘 하리라 믿는다.
부쩍 여름날씨 같은 5월, 건강하고 항상 배려하고 말 한마디 한마디에 신중해라.
누굴 탓하기 보다 아들이 솔선수범해라.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