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일(12월 4일)은 신촌 수석회 2004년 쫑탐석이고 필자는 참으로 오랜만에 탐석에 참여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나 집에서 아직은 탐석 갈 그런 분위기나 여건은 되지 못하지만 사회가 홀로 생활하는 것도 아니고 잠시 시간도 생기어 쫑탐석에 합류하기로 하였다. 탐석인원은 모두 11명으로 신촌 수석회원이 아닌 김용희님과 민경률님 두 분이 동참을 하셨다. 모처럼 탐석에 정선으로 장거리 탐석이었고 더구나 일기예보에 비까지 온다고 한다. 탐석은 가되 마음도 예전처럼 들뜨거나 명석에 대한 기대감도 없었다. 그냥 기념석 한 점 정도면 족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탐석 행에서 점점 멀어지니 가는 길에 석우들과의 석담도 주로 듣는 입장이 되었다.
영동 고속도로 평창 정도 지나가니 서서히 비가 오기 시작하였다. 우비를 써도 머리부분이 불편하고 비도 많이 오지 않는다고 하여 우산을 가져왔는데 우산은 비가 많이 오면 탐석하기가 어려워 조금 걱정된다. 탐석지는 산지를 많이 알고 계시는 영암 강병력 직전회장님께서 안내를 해주시었다. 진부에서 식사를 하고 정선쪽으로 출발 목적지에 도착을 하니 그곳은 자갈채취 작업을 한창 하고 있었다. 다리 반대편쪽으로는 벌써 제방공사가 완료되어 바닥에 돌이 거의 없었고 이런 식이라면 지금 작업하고 있는 곳도 곧 자갈이 모두 사라질 것이다.
안개낀 정선
정선은 작업중
돌밭에 난 작은 수로
그 좋던 청정 수역 동강도 각종 공사로 자갈이 거의 없어졌다고 하는데 이곳도 언젠가는 모두 골재로 사라질지 모른다. 부리나케 우리 수석인들은 자연과 대~한민국이 물려준 수석을 하나라도 찾아내어 길이길이 후손에게 넘겨주어야 하는 사명감을 갖고 있다. 모두 탐석 장비를 챙기고 돌밭으로 내려갔는데 필자의 휴대용 야전 삽이 녹슬어 말을 듣지 않는다. 아뿔싸. 그냥 표면위에 나타난 돌만 보기로 하였다. 이곳 돌밭도 참으로 넓은데 상류임에도 불구하고 물이 많이 오염되어 넓은 돌밭이 돌때로 인하여 잘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강원도 돌이 간혹 강한 돌도 눈에 띄지만 보통 남한강 돌에 비하여 석질이 약한 편이고 마침 비도 와서 문양석(그림돌) 위주로 탐석 하기로 마음 먹었다.
처음에는 작업장 부근을 어슬렁거렸는데 수석 감이 거의 눈에 띄지 않아 마침 건천이 적당히 비에 젖어 있어 건천을 살펴보기로 하였으나 돌때가 있는 곳은 잘 보이지 않고 미끄러워 작업하기가 어려워서 작업을 하였던 곳 등 물때가 없는 곳으로 다니며 탐석하였다. 수로를 새로 파 놓은 곳에 접근하였는데 누군가 고민하다 놓은 규격석의 섬형 돌이 있어 필자도 한참 고민하다 섬형 혹은 추상으로 보기로 하고 모처럼 규격석 한 점을 챙겼다. 이후부터는 평상시와 똑같이 소품 위주로 하였다. 돌 위에 황칼라 문양석을 얹어 놓은 것이 간혹 눈에 띄는 것이 벌써 이곳 사람들이 다녀간 듯 하고 또 이곳에서 소청도 돌과 같은 황칼라를 많이 찾는 것을 미루어 짐작되어 황칼라석도 함께 찾아 보았다.
석명: 칼라 인물석, 크기: 35x40x19, 소장자: 연암 이경호 회장님
독특한 색상에 얼굴의 형상을 보인다. 상당히 큰 돌이다.
석명: 설산 호수석, 크기: 19x7x12, 소장자: 청송 김상규 총무님
설산 호수석으로 한겨울 경치를 보인다.
석명: 초가석, 크기: 17x12x8, 소장자: 김용희님
이석의 석질이 붙어 있는 돌로 초가석의 형상을 보여준다.
석명: 모정, 크기: 19x20x9, 소장자: 임달웅 사장님
어머니가 아이를 업고 산책을 나선다. 오석에 문양이 선명하여 좋다.
석명: 망부석, 크기: 21x27x13, 소장자: 임석재 과장님
골이 파여 변화를 보여주며 오지않는 님을 기다리나 망부석이 되었다.
그래도 열심히 쫓아 다니다 보니 소품 문양석 5점 정도 하였다. 돌밭에서 만나면 애매한 것들은 서로 물어보는데 조금씩 취향이 서로 다르다. 필자의 경우는 경석은 가능한 오석 계통이어야 하고 그대신 조금 형이 떨어져도 취하는 편이고 대신 문양석에서는 추상보다 그림 쪽을 선호하고 대신 질과 색이나 외형은 그다지 까다롭지 않다. 이러한 것이 각자의 수석의 개성이거나 취향이라고 볼 수 있겠다. 김건영 감사를 보고 '이곳에 황칼라 문양석이 나오는가 보다' 라고 하였더니 벌써 돌밭을 파악하고 황칼라 문양으로 석질 좋은 소품 한 점 한 것을 상의 호주머니에서 꺼내 보여준다. 필자도 돌밭을 주의 깊게 살피다 보니 석질은 조금 떨어져도 쌍봉의 황혼경의 황칼라 문양을 한 점하였다.
우리는 시간이 되어 모여서 2시경에 서울로 출발하였다. 이곳 돌밭의 돌이 커서 그런지 다른 석우들도 커다란 돌들을 몇 점씩 하였다. 오전에만 온다는 비가 오후 늦게까지 계속 왔다. 다행히도 비는 많이 오지 않아 탐석하기는 좋았다. 덕분에 필자는 소품은 모두 문양석이다. 신촌 수석에서 모여 각자 탐석한 돌 중에서 한 점씩 만 내어 놓아 사진 촬영을 하였다. 갑자기 결정이 되어 일찍 가신 분들은 촬영을 하지 못하여 아쉽다. 모든 일정을 맞추고 집에 도착하니 9시였다. 집에서 새벽 4시에 출발하였는데 역시 머나먼 길이었다. 출발할 때의 기분은 별로 였었는데 먼 강원도의 바람과 돌향기를 쐬고 나니 기분전환이 된 하루였다.
석명: 선, 크기: 23x21x12, 산지: 정선
섬형으로는 좀 약한듯하여 추상으로 외형의 부드러운 곡선과 힘있게 뻗은 흰 두 선의
조화를 이루는 추상미를 감상의 포인트로 찾았다. 얼이 있어서 아쉬운 감이 있지만
모든 것을 만족하는 수석은 명석이고 조금 부족한대로 감상하고자 한다.
석명: 황혼의 쌍봉, 크기: 12x11x4
황칼라 문양석으로 석질이 조금 더 좋았으면 하는 아쉬움,
이런 황칼라에 석질과 그림이 좋은 것을 탐석하면 좋을 것이다.
현지인들이 이런 문양석을 탐석한 흔적들이 여기저기 보인다.
어스름 저녁 쌍봉과 구름이 황혼의 노을에 모두 노랗게 물들어 환상적이다.
석명: 여인의 심볼, 크기: 10x9x5, 산지: 정선
자연은 수석인들에게 남성의 것을 많이 내려주었고 여성의 것은 귀하다 하여
잘 만들어 주지 않았는데 문양석을 찾다가 모처럼 제대로 그려진 것을 얻게 되었다.
석명: 난, 크기: 7x8x4, 산지: 정선
난 두 잎이 힘있게 그려져 있다.
첫댓글
힘들고 재미나는 탐석기행 입니다
재미나는 탐석기행이라니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