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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 찾기를 포기하고 다시 피르소프카로 이동하던 중 작은 해변 마을에서 킹크랩파는 할머니를 만났다.
그냥 먹을 수 있도록 쪄서 팔고 있었는데 가격은 저렴한 편 이었다.
삶은 킹크랩과 기타 먹거리를 팔고 있는 러시아 할머니.
작은건4마리, 큰건 3마리에 35,000원 정도.
킹크랩의 상태를 보는 덕이님. 알뜰한 살림꾼 모드..
옆에서 "꼬르시카"와 해바라기씨를 파는 고려인 할머니.
꼬르시카는 우리의 노가리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맛은 보지 못했다.(덕이님만 먹어 봤을 것이다. 맛이 우때여?)
해바라기씨는 검은색인데 메이저리그 TV중계 중에 그네들 코치나 선수들이 퉤퉤 내뱉으며 까먹는 것이 그것이다.
맛은 아주 고소한데 노동력에 비해 얻는 것이 많지 않다. 길바닥에 침뱉듯이 퉤퉤 뱉으면서 먹어야 제맛이다.
결국 꼬르시카와 해바라기씨를 한봉지씩 구입하고..
이제 다시 피르소프카 강을 향해 떠난다.
그곳 해변 마을에서 출발한지 얼마 되지 않아 피르소프카의 강변에 도착했다.
바다에서 얼마 들어오지 않았는데 강의 최상류 인 것으로 봐서는 피르소프카 강은 그리 길지 않은 강인 것 같다.
10시가 좀 넘어서 베이스 캠프에 도착했다.
베이스 캠프 바로 앞에 강줄기가 흐르고 몇마리의 연어가 노니는 것이 보인다.
강폭은 크지 않으며 수심도 깊지 않다. 상류에서부터 내려가며 여러개의 여울이 보인다.
주변 정취도 우리나라와 많이 흡사하다. 다만 야생지역이다 보니 곰들도 있고 모기떼가 극성을 부린다.
베이스 캠프 상류 여울의 모습
베이스 캠프 하류 여울의 모습
물속에서 노니는 연어를 보자 모두들 맘이 급해진 모양이다.
덕이님은 이미 완전 무장이 끝났다. 사노라면 선배님도 루어채비를 준비한다.
비딸리는 서둘러 아침 참을 준비해 내 놓는다.
덕이님은 먹는 둥 마는 둥 바로 여울로 내닫는다.
나머지 사람들은 아침부터 러시아 소시지, 치즈 안주에 보드카 몇잔을 마시고 천천히 여울로 향한다.
사노라면 선배님은 루어로 베이스 캠프 앞에서 캐스팅을 시작했다.
돌다리님과 나는 한참을 걸어 내려가 하류쪽 여울에 자리를 잡았다.
물살도 빠르지 않고 여울의 길이가 길지 않으므로 쫑대를 띄워 공략하기로 했다.
첫 입질
미끼는 여러가지를 사용해서 입질 패턴을 찾아 보기로 하였다.
덕이님은 플라이 훅, 돌다리님은 생 오징어 다리, 나는 가공 연어알...
전방 30m에는 연어로 보이는 물고기들의 라이징이 보인다. 느낌이 좋다.
그러나 10여 m를 흘리고 나면 흐름이 많이 약해진다. 천천히 천천히 줄을 흘려 보내며 스침은 짧고 간결하게..
20여분간은 아무 입질이 없었다. 그러다 15m 즈음에서 톡톡 거리는 미약한 입질이 들어온다. 뭘까?
줄 풀기를 멈추고 그자리에서 본 입질이 들어오길 기다린다. 그러나 다시 잠잠.. 췟..
돌다리님은 아직 입질이 없다고 했다. 줄을 감았다 다시 풀며 처음 미약한 입질이 들어오던 자리를 노린다.
순간.. 턱! 무거운 입질이 들어 오는가 싶더니 이내 설장줄을 훔쳐 달아난다.
대를 세워 녀석의 질주를 제지한다. 몇번 버티며 힘을 쓰더니 팽팽했던 줄의 장력이 사라졌다. 헐렁~
털렸나? 터졌나?.. 쉬파..
아쉬운 마음에 급하게 줄을 감아 들인다. 그러나 털린 줄 알았던 녀석인 잠시 후 다시 차고 나간다.
강 폭이 넓지 않아 제어를 하면 얼마 가지 못해 방향을 틀지만 그 순간적인 스피드와 파워는 처음 느껴보는 것이었다.
사할린에서의 첫 수라고 생각하니 궁금증과 긴장감이 배가된다. 연어가 맞는 걸까?
얌전히 따라오던 녀석의 저항이 3~4m 앞에서 시작됐다. 엄청난 바늘털이와 지구력이다.
결국 10여 분을 버티던 녀석이 손에 들어왔다. 암컷으로 보이는 핑크셰먼(곱사연어)이다.
약 52~53cm정도 되어 보인다.(돌다리님 조행기 사진 참조)
사할린에서의 첫 수다. 개인적으로 아주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순간이었다. 휴우~ 안도의 숨을 내 쉰다.
크지도 않은 녀석이 이정도 저항을 한다면 손맛은 보장된 것이다.
게다가 오래 걸리지 않아 입질을 받지 않았던가.
일단 연어알에 반응을 보였다는 점이 매우 긍정적 이었다.
잠시 후 통역인 이재형씨가 내려오더니 지난번 플라이낚시 팀은 아랫쪽에서 더 많은 입질을 받았다는 말을 전한다.
잠시 입질이 뜸한 터라 우리는 하류쪽으로 내려가며 여울을 살펴 보기로 하였다.
중간 중간 여울이 있긴 하지만 수심이 너무 얕았다. 결국 제일 아랫쪽의 여울에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이곳은 물흐름이 더 좋지 못하다. 플라이낚시는 가능하겠지만 견지낚시는 쉽지 않은 곳이었다.
하지만 서서히 흘러가는 쫑대 채비에서도 툭툭 거리는 입질들이 있으니 그냥 돌아가기는 아쉬웠다.
얼마 후.. 돌다리님이 제대로 된 훅킹에 성공했다. 차고 나가는 모양새로 보아 연어가 분명했다.
훅킹 순간의 총알같은 질주, 가끔은 스스로 역질주를 하기도 하지만 끌려오기 전까지 끝없이 저항 한다.
3~4m 앞에서 시작되는 바늘털이와 저항은 여울 송어나 눈불개와 흡사하지만 그 스피드와 무게감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처음 훅킹이 되었을 때 내빼는 녀석의 스피드는 정말 총알 같다.
게다가 지구력도 뛰어나고 바늘털이도 심하다.
견지에 있어서 누치의 손맛을 음악으로 "클래식"이라고 한다면 연어의 손맛은 "헤비메탈"이다.
눈불개는 "록큰롤" 정도 되겠고 끄리는 "트위스트"에 비교 되겠다.
한참의 실갱이 후에 돌다리님이 조금 전의 것과 비슷한 싸이즈의 곱사연어를 끌어냈다.
돌다리님도 사할린에서의 첫 수라는 점에서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듯 했다.
이후 간사한 입질만 계속 될 뿐 공격적인 입질은 보이질 않아 두사람은 계속 헛 챔질을 반복했다. 덴장..
사노라면 선배님이 윗쪽에서 곱사연어 1수를 하시고는 하류쪽으로 내려오셨다.
돌다리님과 나는 다시 첫 장소로 이동해서 줄을 흘리기로 하였다.
잠시 후 윗쪽에서 호루라기 소리가 연이어 울린다.
우리를 찾기 위한 덕이님의 신호로 알고 우리도 열심히 휘슬을 불어 위치를 알려주었다. 그러나 덕이님은 내려오지 않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중간 여울에서 71cm의 대물 곱사연어를 낚은 덕이님이 우리를 호출 했던 것이다.
결국 그 무지막지한 곱사연어를 사진에 담지 못한 것이 두고 두고 후회로 남았다.
돌다리님과 함께 한참동안 견지 삼매경에 빠져 있을 즈음..
하류쪽에서 연어를 잡던 사노라면 선배님이 얼굴이 하얘져서 달려왔다.
곰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반대편에서 어슬렁 거리며 내려와서 여울 중간에서 퍽!하고 손으로 연어 한마리를 잡아서는
물고 산으로 올라갔다는 것이다. 어찌나 놀랬는지 썬그래스도 떨어뜨리고 그냥 달려오셨다.
우리는 그래도 진귀한 구경 하셨다고 애써 놀랜 가슴을 쓸어 드렸다.
후반전 그리고 분석
오후 2시에 베이스 캠프에 모여 점심 식사를 하며 오전의 입질패턴 분석에 들어갔다.
날벌레 훅, 산 날벌레, 물벌레, 오징어 다리 등에는 거의 반응을 하지 않는 반면 가공 연어알, 이미테이션 에그 등
붉은색 계통에 반응을 한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입질 패턴은 루어를 하신 사노라면 선배님의 결과와도 일치했다.
입질 포인트는 상층, 중층, 하층 가리지 않았다. 생각보다 빨리 연어의 입질 패턴을 찾아냈다.
넉넉하게 점심을 먹고 보드카와 맥주도 몇병 비우고 오후 4시가 넘어 천천히 여울로 들어섰다.
오전에 찐하게 손맛을 보신 사노라면 선배님은 낮잠을 자는 여유를 보이시고..
덕이님은 하류쪽 여울로.. 돌다리님과 나는 덕이님이 대물 연어를 만났다는 중간여울에 자리를 잡았다.
잠시 후 돌다리님과 나는 짧은 시간동안 4~5수씩의 연어를 끌어냈다. 씨알은 55~60cm 정도.
준비한 견지대의 휨새를 고려해 볼 때 이곳 연어의 파워는 누치보다 15cm이상 큰 녀석의 파워로 비교된다.
50cm의 연어라면 65cm급 누치의 파워를 넘는다고 봐도 틀리지 않겠다는 얘기다.
다만, 강폭이 좁고 수심이 깊지 않기에 끌어낼 수 있었지만 넓고 깊은 강폭이었다면
절대 만만하게 끌어내지 못 했을 것이라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었다.
이후 가장 위에 있는 잔잔한 여울로 이동해 까탈스런 입질의 연어를 3수 더 끌어내고는 저녁을 먹었다.
오후에도 입질 패턴은 비슷했다. 이곳 곱사연어들의 입질은 공격적이지 않고 조심스러웠다.
까다로운 입질에는 상하 스침 보다는 수평 스침에 입질을 받기 쉬웠다.
아마도 수평 스침시에 미끼의 움직임이 더 자연스럽게 보이거나 녀석의 공격을 유발하는 것으로 이해했다.
오후 7시에 다시 베이스 캠프에 모여 저녁을 먹는다.
적당히 손맛도 보았으니 급할 것도 없었다. 천천히 안주꺼리에 보드카 몇잔을 더 한 후 마지막 도전길에 나선다.
돌다리님과 덕이님은 가장 입질이 활발했던 중간여울에 자리를 잡았다. 나는 바로 그 위의 조그만 여울에 섰다.
더 잡아야 겠다는 생각 보다는 어느 여울에서의 입질이 활발한지 파악하고 싶었다.
잠시 후 아랫쪽에 서 있던 덕이님과 돌다리님이 엄청난 입질을 받은 모양이다.
여울가로 나온 둘이 연어를 따라다니기에 정신이 없다.
설장을 타는 것도 그렇고 바쁜 손놀림으로 봐서 대물이 틀림없다.
한참의 실갱이 후 끌어낸 녀석은 둘다 똑같은 싸이즈의 숫놈 곱사 연어다.
엄청난 체고를 가진 녀석들이다. (현재 카페의 대문에 걸린 덕이님과 돌다리님의 사진이 이때 잡은 65cm의 곱사연어 숫놈이다.)
곱사연어는 숫놈 중 번식을 할 수 있을 만큼 크게 되면 등이 곱사처럼 돋아 올라 오기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했다.
연어 무리를 관찰한 결과 20~30마리 정도에 한마리 정도 보이며 등이 붉은 색을 띈다.
또, 그 체고와 길이도 무리중에서 가장 크고 주둥이가 악어와 같이 돌출되어 있다.
겉으로 보기에도 사납고 난폭해 보이듯이 훅킹 되었을 때 그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저녁 9시가 되어서 우리는 철수 준비를 한다.
이곳은 저녁 10시 즈음에나 해가 지기 때문에 저녁 늦게까지 낚시가 가능했다.
숙소에 도착하니 10시 반이 넘었다. 비딸리와 이재형씨는 서둘러 귀가를 했고 우리는 객실로 들어왔다.
가볍게 샤워를 마친 우리는 1층 레스토랑에 앉아 맥주 한잔씩을 걸치며 조행 첫날의 결과에 대한 분석에 들어갔다.
연어알, 오징어껍질, 이미테이션 에그 등 붉은색 계통의 미끼에는 반응하는 반면
날벌레 훅, 현지에서 잡은 날벌레, 물벌레 등 에는 전혀 반응을 하지 않는다는 것.
루어를 하신 사노라면 선배님의 의견도 다르지 않았다. 붉은색 피스너와 웜에 가장 빠른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다.
또 하루동안 잡은 연어의 대부분을 입 안쪽에서 훅킹한 점으로 미루어 바다에서 민물에 오른 연어는
먹이 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습성이 100% 정확한 것은 아니라는 결과를 도출했다.
반면, 먹이 활동이 아니라 빨간색 물체에 대해 입으로 공격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의견과
부화하지 못하고 떠내려 가는 알은 차라리 먹어 버리는 것이 연어의 습성일 수 도 있다는 관점도 있었다.
어찌 되었건 우리는 견지낚시로 정확한 입질 타이밍에 정확히 입안에 훅킹시켜 끌어냈다.
그것 만으로 충분히 만족 스러웠고 견지의 가능성을 인정하기에 전혀 무리가 없었다.
오전 7시부터 오후10시30분까지 이어진 강행군 이었지만 모두 만족스럽게 둘째날을 정리하고 있었다.
계속...
첫댓글 견지로 걸어내는 상황의 현장감이 생생하게 느껴 집니다. 숨이 다 찰려고 하네요... 그 손맛 느끼시고 누치가 성에 차시나요? 헐~~ 그런데 러샤녀는?
선배님 넘 집요하신데요? ㅋㅋ
속옷 파는 TV 홈쇼핑 보시라니깐여.. 똑가타여.. 험..
바쁜 와중에도 팬들을 위해서 특별하고 생생한 조행기를 올리느라 애 썼소. 구경 잘 했는데, 그러면 개인당 총 비용이 얼마나 들었는지? 나도 담에 갈 때 참고하려고..
움.. 비용이 궁금하시군요.^^ A코스, B코스, 풀코스가 있는데 어떤걸 원하시나요? 히~ 정출 때 뵙지요.^^
대단한 조행기 입니다 ㅎㅎㅎ 다시 사할린 간 기분입니다.....손맛 까정 느껴지는....
선배님도 증후군이 남아 있으신가요? 저는 또 땡깁니다. 흐..
연어손맛 색다른 강렬함이 보입니다..
맞습니다. 강렬하다는 것이 가장 적합한 표현일 것 같습니다.
저 위에 모습은 완전 길거리에 노점식으로 펼쳐놓고 장사하시는 거잖아요? 고려인 할머니라는 분은 너무 정겹고요..대게는 엄청나게 맛나게 보입니다^^ 미끼를 연구해 가시면서 입질을 가늠하시는 것 부터가 진정한 낚시인이라 생각됩니다..저 같았으면 한마리 잡고 들어와 비딸리가 해준 음식에 보드카와 맥주만 마시지 않았을까? ㅋㅋㅋ 그게 넘 부러운거 있죠^^ 밤 10시가 다 되도록 낮술 이잖아요.. 아 낮술 한잔 할까? ㅎㅎㅎ
보드카는 맘만 먹으면 얼마든지 마실 수 있지요.. 담날이 문제지만요..ㅎㅎ
헤비메탈의손맛 어던 기분일까??? 흥미진진 합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시니 감사할 따름이네요.^^
고려인 아주머니...우리 고모님 같으시네여....^^* 방장님이 많이 사 드리신거 맞죠? 보면 볼 수록 사할린에 쏘~옥 빠져듭니다.
쿠폰을 모으세요.. 쿠폰을.. 험..
ㅎㅎㅎ 선배님 저희는 쿠폰제가 아니에여....^^* 그렇다구 사할린으로 땡땡이를 칠순 없잖아요....ㅡ,.ㅡ
슬슬 손에 땀이 베어나오기 시작합니다.... 손맛...손맛...손맛... ^^
손맛 말고 다른 맛도 있댑니다. 쥐겨여..
제드님은 음악에도 조예가 깊으신 듯 합니다. 헤비메탈의 손 맛이라..... 참 궁금해 집니다. 내년에는 저도 다양한 손 맛을 보았으면 합니다. 계속 탐색 중. ㅋㅋ
조예는 무신여.. 그저 줏어 듣는 게 전부지요.^^
정말 멋있는 조행기입니다. 부럽네요.
즐겁게 봐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다시 대문보고 왔습니다....
대문에 걸린 그 넘이에요. 크져?^^
견지에 있어서 누치의 손맛을 음악으로 "클래식" 연어의 손맛은 "헤비메탈"눈불개는 "록큰롤" 끄리는 "트위스트"에 비교 되겠다...으..이런 표현은 제드님 아니면 하기 힘든데...암튼 글쓰는거 보면 걸들은 많이 후렸을것 같은데...ㅋ 음.. 이젠 식상해졌을까??...%&$$^&@$@....
더이상 읽기가 어렵겠네요. 다 읽으면, 재미가 없어서요... 다음편이 기다리지만, 참고 내일 읽으며, 사할린을 꿈꾸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