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14. 우이도의 이른아침.
고향이 달라도, 같은 학교 동문이 아니라도 우리는 한 선생님 아래서 제자의 신분으로 술잔을 부딪히고 노래방을 찾았다. 그렇게 맺어진 정(情)도 정이라 하였지. 여전히 선생의 존재는 필수불가결이었지. 그를 빼놓고선 도저히 연결고리가 생겨나지 않았다. 우리가 함께하는 자리에는 항상 그가 있어서가 아닐까?
유동뷰티를 경험하지 못했지만 눈이 오는 언젠가 유동 밤거리를 걸으며 술집을 찾아 얼굴이 벌개지도록 마시곤 걸음으로.듣던 노래 또 듣고 부르던 노래 또 불렀지만 하루간의 유동뷰티를 맛보고 꿈꾸었네. 징징대고 눈물 찔찔 짜고 화도 내다 웃고...오만가지 감정으로 점철된 세월이 어언 12 년쯤 되었다.
새벽바다의 바람맞으며 낙지잡이를 다녀와서 간단히 씻고나니 두터운 긴장감에서 해방된 달콤함이 밀려온다. 선생님으로부터 걸려온 전화가 오랜만이라 참 반가워서 카페를 찾았다. 얼굴을 못보면 전화라도할 수 있는것인데. 오로지 내 일상에 치우치다보면 그 누구도 쉬이 떠오르지 않는 법이다. 떠올리면 보고싶은게 예전의 내 마음이었거늘.
도시가 아닌 시골에 있음으로 이젠 더욱 어려워졌다네. 그래서 보고싶은 마음을 줄이려면 떠올리기를 주저해야한다오. 열심히 살지 않으면 안되는 처지에 놓인터라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사실 없다. 딱히 무엇을 하지않아도,,, 쉬어도 쉰것같지않는 그 마음 아시나요? 그렇다. 아직이다. 아직.
카페 게시판을 하나하나 열어젖힌다. 그나마 남아있는 옛날 글들이 아련하구려. 각자의 이름이 붙여진 게시판이 개설되었을 때 참 뿌듯하고 좋았었지. 개인 홈피나 블로그가 있어도 마음껏 떠벌릴 수 없는 속맘을 이 곳에선 시원하게 글로나마 날릴 수 있었지. 시간이 지나니 이젠 누구도 열지 않는 다락방이된 느낌은 어쩔 수 없나. 절이 싫어 중이 떠난것은 아니지만...좀먹는 세월을 탓하며 앞만보고 뛰는 씁쓰레한 하루를 언급한다면 핑계에 불과할까. 살다보니 떠나게 되었습니다.
게시판의 글 하나에 시선을 던지며 클릭한다.
이상은- 매일 그대와 라는 노래를 들으며 그 누군가도 마음을 남기었네.
읽었으되 기억나지 않는 글. 그나마 남아있어 볼 수 있네. 그래서 기쁘네.
나도 따라 노래를 들으며 글을 남깁니다. 훗날 언젠가 보면 지그시 웃어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