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을 통한 오버뷰 이펙트 를 꿈꾸다.
미술감독 차주만.
‘오버뷰 이펙트’(The Overview Effect) 라는 말이 있다.
우주 비행사들이 우주에서 지구를 내려다본 후에 그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인식과 삶의 변화가 일어난 것을 일컫는 말이다. 지구 밖에서 지구를 본 이후, 그들은 결코 예전처럼 살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들이 바라보는 삶과 가치에 대한 관점이 바뀌게 된 동기가 무엇일까? 신비로 가득 찬 무한 우주를 보면서 티끌 같은 지구에 살아가는 미약한 자신의 존재에 대한 자각이 자신의 존재를 객관화시키지 않았을까?
주지하다시피 2017년 하반기의 한반도는 2018년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남,북한 간 일촉즉발의 긴장 상태가 절정을 이루고 있었다. 그러나 올림픽 정신에 따라서 토마스 바흐 IOC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간 소통의 매개자가 되어 북한 선수단의 평창 올림픽 참가를 이끌어 내었고 남,북한 선수단이 공동 입장하며 단일팀으로 하나가 되었다. 이어지는 남,북간 공연예술 교차 방문 및 남북정상의 만남 등으로 동토의 땅에 봄의 서곡이 열리는 듯했다. 그러나 국제관계의 메커니즘 은 우리의 자주적 의지와 다르게 많은 딜레마를 안기며 우리 앞에 지속적인 과제들을 안기고 있다. 더불어서 정권의 진영이 바뀐 환경 가운데 한반도에서는 또 다른 평화가 등장하여 춤을 추고 있다. 평화가 꽃을 피우고 그 꽃을 찬미하며 몸짓하는 평화로운 춤이 아니다. 평화가 중심을 잃고 ‘자유’롭게? 좌충우돌하는 널뛰기 춤판이다. 평화의 조건은 외부에서 가하는 외력 뿐 아니라 내부 조건에 따라서도 오고 간다. 현재 한반도에는 반 평화적 조건들이 대 내,외적으로 스멀스멀 밀려오더니 어느덧 다시 얼어붙은 동토의 땅으로 되돌아가고 말았다. 그 누구도 원하지 않았지만 이는 그 누구의 책임도 아니다.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우리는 하나의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신에게 묻고 싶다. 우리 남측 공동체, 아니 한반도에 거하는 우리 민족 공동체 에게는 진정으로 ‘오버뷰 이펙트’(The Overview Effect) 현상이 일어나는 기적은 없을까? 이상적이긴 하지만 한반도 구성원 모두가 한반도를 넘어 세계적 관점으로, 세계적 관점을 넘어 역사적 관점으로, 역사적 관점에서 우주적 관점으로 확장하여 경험하는 ‘오버뷰 이펙트’(The Overview Effect) 의 기적이 일어나길 간절히 소망한다. 그래야만 20세기 초 한반도가 하나였을 때의 상태로 돌아가 이데올로기적 역사의 유물인 올가미로부터 해방되는 기적이 일어날거라 믿기 때문이다.
예술을 통한 ‘오버뷰 이펙트’(The Overview Effect) 를 상상한다.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고 찰리 채플린은 말한다. 분열로 가득한 우리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좀 더 멀리서 보는 관점을 갖게 하는데 예술이 기능하기를 원한다. 한반도 평화의 문제는 우리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다루고 있으나 이중 예술을 통한 접근은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여겨진다. 예술은 기적을 이루어 낼 수 있다. 살아있는 예술은 가랑비와 같고 햇빛과 같아서 우리 의식의 바탕에 지속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예술가들의 작품은 그 상상력만큼이나 인간의 의식적 변화에 작지만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거창한 일시적 변화가 아니라 소소한 변화가 층층히 모여 거대한 문화적 흐름이 만들어질 때 불가능하게만 보이던 장벽을 무너트리는 기적이 일어날 것이다. 그러므로 예술가의 역활은 우리 사회에 매우 중요하다 하겠다. 이와같은 바탕하에 애국애족의 마음에서 기탄없이 본 예술제에 동참하시어 시대적 고민의 흔적들을 제시하여 주신 예술가님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