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죽거리 잔혹사>의 흥행 성공으로 영화의 배경이 된 말죽거리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서초구와 강남구의 '말죽거리 소유권 분쟁'이 다시 불거졌다. 말죽거리는 특정 도로가 아님 강남대로와 남부순환도로가 만나는 지하철 3호선 양재역 일대를 일컫는 두루뭉술한 이름이기 때문이다. 서초구와 강남구가 나뉘는 남부순환도로 양쪽에는 두 자치구가 각각 설치한 말죽거리 표석이 대칭으로 세워져 있어 이 부근을 찾는 시민들을 헷갈리게 했다.
서초구 관계자는 "역사적으로 말죽거리는 양재우체국 부근에 있던 주막거리 양쪽 100m를 지칭했던 만큼 강남구가 도곡1동에 세운 표석은 말죽러기에서 한참이나 벗어난다."며 서초구가 지난 2002년 1월 강남구보다 먼저 표석을 세웠고 그 위치도 본래의 말죽거리에 해당하는데도 재정자립도가 압도적으로 우세한 강남구가 뒤늦게 지난해 4월 길이, 높이 2m 규모의 거대한 표석을 세우는 바람에 60cm짜리 서초구 표석은 완전히 가려져버렸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반면 표석을 관할하고 있는 강남구 도곡동사무소의 한 관계 "현재 말죽거리는 양재역 일대를 지칭하는 만큼 도곡동은 엄연히 말죽거리에 해당한다"며 "우리는 서초구 쪽에 말죽거리 표석이 있는지도 몰랐다"고 반박했다.
강남, 낯선 대한민국의 자화상 중에서
영화의 성공으로 이슈화된 "말죽거리"..
"말죽거리"를 어느 구에서 선점하느냐는 관할 행정구역의 이미지 마케팅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막대한 홍보비를 들이지 않고도 지역의 이미지를 전국에 알릴 수 있는 효과를 도곡동과 서초구
모두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