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아버지’와 ‘아버지 하나님’의 차이는 무엇인가?
그리스도인이 하나님을 부르는 데 있어서 많은 경우에 ‘아버지’를 덧붙어 부르기도 하는데, 이 때 ‘하나님’과 ‘아버지’ 붙여 부르는 경우에 ‘하나님 아버지’라 부르기도 하고, ‘아버지 하나님’이라 부르기도 한다. 그러면 이 두 경우에 그 의미는 어떻게 다른가?
언어에서 복합어(겹낱말)가 쓰일 때 그 두 낱말은 문법적 관계에 있어서 주(主)와 종(從), 즉 주어와 수식어의 관계를 가지게 된다. 예를 들어 ‘달밤’이란 말은 ‘밤’이라는 주어에 ‘달’이란 수식어가 붙어 “달이 빛나는 밤”이란 의미를 나타낸다. 이러한 관계를 ‘하나님’과 ‘아버지’에 적용시켜 보면 어떠한 표현이 맞는가를 쉽게 알 수가 있다. 우리가 ‘하나님’과 ‘아버지’를 결합시킬 때 거기서 주가 되는 것은 물론 ‘하나님’이고, ‘아버지’는 그 ‘하나님’을 수식하는 말이 되는 것이다. 그러면 이러한 경우에 그 두 낱말 ‘하나님’과 ‘아버지’를 어떻게 결합하느냐 하는 문제이다.
여기서 우리는 앞에서 든 ‘달밤’의 예에서 보는 대로, 주 된 낱말이 ‘하나님’이 되므로 따라서 그 복합어가 나타내고자 하는 개념은 “아버지가 되시는 하나님”이 되는 것이다. 우리는 성경에서 이러한 내용을 수다히 볼 수 있다. 성경에서 ‘아버지’라는 낱말의 쓰임을 보면 첫째로 ‘하나님’을 가리키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 이 중 구약에서보다는 신약에서 훨씬 많이 쓰이고(거의 400회), 신약 중에서는 요한복음에 가장 많이(110회) 나타난다. 이는 요한복음이 예수를 특별히 하나님의 아들로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우리는 우리의 기도 중에 수많이 쓰는 이 복합어를 ‘하나님 아버지’로 써야 하느냐, 아니면 ‘아버지 하나님’으로 써야 하느냐? 성경에서는 이 두 낱말이 따로 쓰이는 경우가 많지만, 우리는 그것이 복합어의 형태로 쓰이는 대표적인 예를 사도신경 중의 첫 고백의 항목에서 볼 수가 있다. 헬라어로는 Theon Patera, 라틴어로는 Deum Patrem, 이들 원어의 영어 번역은 God the Father 이다. 여기서 우리말 사도신경은 처음에 (아마 영어로부터의 번역인 듯) 그 두 낱말의 순서를 그대로 따라 ‘하나님 아버지’로 번역하여 오랫동안 쓰여 왔다. 그러나 이 번역이 바르지 못 한 것을 최근의 재번역에서 ‘아버지 하나님’으로 바로잡았다. 이것은 인구어의 구문과 우리말의 구문이 다른 것을 간과한 것이다. 예를 들면 우리말로 ‘과학자 아인슈타인’이라고 할 때, 영어로는 ‘Einstein a scientist'이지 ’A scientist Einstein'이 될 수 없는 것으로도 알 수가 있다.
이상과 같이 분석해 볼 때 기독교인들이 기도를 할 때 ‘하나님’과 ‘아버지’를 겹낱말로 쓸 때는 ‘하나님 아버지’보다는 ‘아버지 하나님’으로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