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부활절의 종소리는 울리고--
80년 5월 17일 밤, 무명의 청년작곡가 마스카니가 작곡한 1막짜리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가 로마의 콘스탄찌 극장에서 초연되었다. 청중은 극장에 반도 차지 않았었다는데, 막이 내림과 동시에 귀가 멀듯한 열광적인 박수가 터져나왔다. 그 때 27세였던 마스카니는 무려 20회나 스테이지에 불려나가서 박수에 답했다 한다. 그러면 그 날의 청중들은 왜 그렇게 열광했을까.
그 까닭은 그때까지 상연되어온 오페라가 한결같이 로맨틱하고 거의가 3막으로 된 스케일이 큰 작품이었는데 반해, 그날 밤 오페라는 비록 1막짜리 작은 오페라이면서도 내용은 풍부한 이탈리아적 선율로 일관되고, 줄거리가 아주 리얼해서 압도적인 박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베리스모(verismo), 즉 현실주의 오페라는 이렇게 탄생한 것이다. 이 베리스모는 프랑스 자연주의 문학의 영향을 받고 바그너의 악극에 대한 반동으로 일어난 것인데, 일상생활 특히 하층계급의 일상생활에서 일어난 현실적 사건을 다룬다. 그리고 아주 생기있는 멜로드라마를 전개시킴으로써 정(靜)과 동(動), 격정(激情)과 서정(抒情)을 강력히 대비시키고 클라이맥스에 비참한 결말을 두어 대중에게 직접 호소하는 효과를 나타내었다.
이 오페라는 이탈리아의 작가 베르가(G. Verga)의 동명의 단편소설에 의해 마스카니의 두 친구가 대본을 썼다. 원작의 소설은 희곡으로도 상연되어 상당한 인기를 끌었던 것인데, 마스카니는 로마의 한 악보출판사가 1막짜리 오페라를 현상모집한 데 응할 목적으로 이 오페라를 썼던 것이다. 심사 결과 이 오페라가 1등으로 당선되어 당시 시골 학교에서 음악교사를 하던 마스카니의 이름은 일약 세계적인 것이 되었다.
이야기는 정열의 섬 시칠리아를 무대로 한 피비린내나는 연애비극이다. 이 간주곡은 극중에서 3각관계에 있는 두 청년 투리두와 알피오가 결투를 벌이기전에 연주되는 것인데, 마치 폭풍우 전의 정적을 연상케 한다. 종교적 분위기를 담은 선율은 천국적인 아름다움을 담고 있어서 오늘날에는 단독으로 많이 연주되고 TV CF와 클래식 라디오프로그램의 단골 손님으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으며 안드레아 보첼리가 부른 "산타마리아"와 영화 "대부3"의 배경음악으로 더욱 대중에게 친숙해졌다.
곡은 F장조, 4분의 3박자, 안단테. 먼저 바이올린에 의해 조용하고 표정이 풍부한 선율로 시작된다. 이윽고 교회 오르간과 하프가 곁들여지면서 극적인 힘을 담은 새 선율도 나타난다. 그것이 점점 부풀어서 고조되었다가 조용히 끝난다. 전체적으로 종교적 느낌이 강한 까닭은 마스카니가 부활제의 여운을 이 곡에 담으려 했기 때문인데, 이 곡을 중간에 둔 앞뒤의 무대장면이 매우 강렬한 만큼 그 효과는 한층 두드러진다.
오렌지 향기는 바람에 날리고 / 황금찬
오렌지 향기는 바람에 날리고
석양은 먼 들녘에 내리네.
염소의 무리는 이상한 수염을 흔들며 산을 내려오네.
황혼의 묏새들이 종소리를 따라
바람에 날리는 억새풀같이 호숫가 숲으로 날아드네.
머리에 가을꽃을 꽂은 소녀들이
언덕위에 서서 노래를 부르네.
오렌지 향기는 바람에 날리고
교회의 종소리는 우리를 부르네.
이 석양이 지나면 또 다시 우리는 아침을 맞네.
오렌지 향기는 바람에 지고 촛불위에 눈이 내리네.
눈 위의 순록의 썰매는 달리고,
그리하여 우리들도 어제의 소녀가 아니고,
오렌지 향기가 하늘에 지듯 우리들의 향기도 지리.
종이 울리네.
숲속에서 새들이 무상을 이야기하네.
오렌지 향기는 바람에 날리고
소년들은 노래를 부르네.
부활절 아침을 알리는 교회 종소리로 시작하는 곡..
오렌지 꽃 향기에 신록은 짙어가고 종달새 우네..' 가사처럼
평화로운 봄날의 축제 한 가운데 있는듯한 환상을 심어준다.
P. Mascagni(1863-1945)
마스카니가 8일만에 작곡한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는 한 음악출판사가 오페라 작품을 발굴하기 위한 현상공모에서 1등으로 당선된 곡이다. 1막2장의 오페라속에 '오렌지 향기는 바람에 날리고'가 들어있다. |
첫댓글 설악가지기님 오늘 저녁 즐거운시간 되겠네요.
오폐라와 지기님 잘 안어울려요. ㅋ
가장 잘어울리는것은? ㅋ
하하하하하!!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은? = ㅊㄹㅊㄹ
우리지기님도 알고 계셨군요. ㅋ
맞아요. 역시 지기님이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