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이 뚝뚝 떨어질 정도로 얼큰한 갈비찜을 먹었다면 시원하고 담백한 육수에 담긴 냉면 한 그릇 어떨까.
칭다오에서도 ‘삼천리 냉면’이라는 브랜드가 있기는 하지만 말 그대로 ‘원조’인 삼천리 냉면이 칭다오 청양구에서도 맛 볼 수 있게 됐다. 웨이하이(威海)에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바로 그 삼천리 냉면이다.
웨이하이 시정부에서 동쪽으로 200여m 거리에 위치한 삼천리 냉면은 택시 기사들도 다 알 정도로 유명해 위치를 모르더라도 기사에게 말만 하면 데려다 주는 곳.
‘웨이하이 삼천리 냉면’은 지난 2002년 문을 열었다. 그러나 이듬해에 사스라는 복병을 만나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그 어려움도 잠시, 2004년부터 소문이 나기 시작하더니 2005년부터 ‘대박’이 나기 시작했다.
크지는 않는 영업점이라 하루 테이블이 120회 가량 회전할 정도였다. 특히 냉면을 즐겨 먹지 않던 현지인들도 소문이 나자 가족단위로 찾아 냉면을 즐긴다.
이처럼 웨이하이에선 ‘삼천리 냉면’이라는 이름을 걸고 이미 11년째 운영 중이지만 칭다오에선 다른 업체가 명칭을 등록한 상태여서 허가가 나지 않는 상황. 그래서 최동욱 사장은 지난 2월 청양구에 오픈한 ‘쇠가마 맛집’에서 삼천리 냉면을 고객에게 선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삼천리 냉면이 유명세를 떨칠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최 사장은 그 비결에 대해선 자세한 설명을 꺼리지만 육수와 면을 뽑은 기술에 있다고 말한다. 최 사장이 냉면을 만들기 시작한 건 18년전. 최고급 전분을 사용한 냉면가루를 직접 배합해 뽑아낸 즉석냉면은 얼마 지나지 않아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특히 먼지가 많은 메밀가루를 물에 헹궈 새로 말리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깨끗하다는 이미지도 부각됐다.
여기에 소고기사태와 한약재를 넣어 우려낸 육수에 담아내면 시원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진달래, 아리랑 등 다른 냉면과는 달리 고춧가루를 많이 넣지 않아 텁텁한 느낌도 없다. 이런 ‘웨이하이 삼천리 냉면’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손님도 제법 늘었다고 최 사장은 말한다. 다른 음식점에서 고기를 먹고 쇠가마 맛집에 냉면을 먹으러 오는 고객도 있을 정도다.
하지만 최 사장은 연해지역과 동북지역 입맛이 달라 고객의 입맛을 맞추는 게 가장 어렵다고 한다. 그러나 최 사장은 삼천리 냉면의 맛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있는 그대로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식초나 겨자 등은 절대 식탁에 올리지 않는다. 또 면도 자르지 말고 그대로 먹어야 한다고 손님들에게 알려준다.
있는 그대로 먹어야 육수의 담백한 맛을 느낄 수 있고, 그 맛에 빠지면 그 맛을 잊을 수 없다는 것. 또 4~5분내에 먹어야 쫄깃한 면발을 느낄 수 있다고.
최 사장은 “이미 다른 브랜드의 냉면이 있기에 비슷한 수준의 가격대로 출발했지만 맛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며 “특히 음식점은 푸짐하게 차려지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아끼지 않는 정신’으로 서비스할 것”이라고 다짐한다.
쇠가마 맛집에서는 즉석 메밀냉면과 매콤한 불비빔냉면을 15위안에 제공하고 있다.
▲삼천리 냉면은 있는 그대로 먹어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최동욱 사장
▲쇠가마 맛집에서는 웨이하이에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삼천리 냉면을 맛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