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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전국사회인야구연합회 원문보기 글쓴이: 야구는사랑
피칭 분석 - 볼끝의 3대 요소 투수 및 투구론
2010/05/17 23:17 http://blog.naver.com/gminhee/30086282094 |
일반적으로 한국이나 일본프로야구에서 "볼끝이 살아있다" 또는 "볼끝에 힘이 있다"라고 표현하는 경우는 Pitch F/X상에서 V Break 및 수직적인 무브먼트가 좋은 경우에 해당한다. 반면에 우리가 방송 중계 등을 보면서 "공끝이 휘어져 들어간다" 또는 "뱀직구"라고 말하는 경우에 해당하는 것은 H Break가 수치가 좋은 경우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결국 무브먼트라는 말은 이 두 가지를 모두 총칭하는 개념이다. 참고로 이와 관련하여 2009년 WBC 당시의 Pitch F/X를 살펴보면 상체 위주의 피칭을 하는 서양 투수들보다 신체의 활용도가 높은 피칭을 구사하는 동양 투수들의 볼끝(포심 패스트볼)이 구속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뛰어나다는 것은 객관적인 사실이었다. 실제로 WBC때 동양 투수들은 한국프로야구이나 일본프로야구에서 강조하는 볼끝의 힘 및 V Break수치가 굉장히 뛰어났다. 특히나 이와 관련하여 명성이 높았던 후지카와 큐지, 오승환, 김광현의 V Break는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Pitch F/X 데이터를 샅샅이 뒤져보더라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대단한 수치에 해당했다. 일본에서는 WBC 이전에 제작된 다큐멘터리를 통해서 후지카와 큐지의 그것을 볼의 회전과 연관시켜서 설명하기도 했는데, 이와 관련하여 내 견해를 밝힌다면 단순히 공의 회전으로만 볼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공의 회전 속도가 더 빠르고, 볼을 채는 각도가 극단적인 오버스로에 더 가까운 유형에 속하는 경우 및 메이저리그 투수들을 꼼꼼히 살펴보더라도, V Break가 13인치를 넘는 경우는 매우 찾아보기 힘들다.
1. "공에 회전 속도"
2. "공에 회전 방향"
3. "릴리스 포인트의 형성지점"
후지카와 큐지의 볼회전수는 초당 45회전 및 현역 동양계 투수 중에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볼의 회전축이 비교적 수직에 형태를 뛰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후지카와 큐지 못지 않은 수준으로 V Break수치가 높은 투수가 바로 한국의 김광현이다. 김광현의 포심 및 회전속도는 MBC ESPN의 S-Zone이 측정한 바에 따르면 초당 42회전 정도였다. 반면에 마쓰자카 다이스케는 초당 41회전 정도의 회전 속도를 보였다. 하지만 김광현과 마쓰자카 다이스케의 V Break 수치는 매우 큰 차이가 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에 김광현과 후지카와 큐지는 그 차이가 거의 없는 편이었다. 이는 회전 방향 및 회전축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극단적인 오버스로 투구폼을 가진 김광현의 그것이 마쓰자카 다이스케는 물론이며 후지카와 큐지의 그것보다 좀 더 수직에 가깝다는 것을 뜻한다. V Break 및 볼끝의 위력을 높이는 데에 있어서 후지카와 큐지가 회전 속도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유형이라면, 김광현은 회전 방향 및 회전축의 중요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케이스다. 이렇듯이 후지카와 큐지와 김광현의 경우만 살펴보면 회전 속도와 회전 방향이 V Break의 핵심 요소로 판단된다.
.WBC때 H Break 수치/V Break 수치
후지카와 큐지 -05.9/13.6
김광현 00.7/13.3
류현진 05.4/12.2
다르빗슈 유 -06.7/11.8
타나카 마사히로 -04.6/11.7
윤석민 -08.0/11.2
마쓰자카 다이스케 -07.6/09.4
임창용 -10.6/07.3
하지만 비교대상을 넓히면 다소 의아스러운 부분을 발견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 투수들 중에는 후지카와 큐지급 이상의 볼 회전 속도를 자랑하며 팔의 각도가 수직에 가까운 투수들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V Break 수치가 김광현이나 후지카와 큐지만큼 높게 형성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대표적인 경우로서 클리프 리를 수 있다. 클리프 리의 포심 패스트볼은 여타 메이저리그 투수들과 비교했을 때, 확실히 V Break가 높게 형성된다. 메이저리그 전체를 뒤져도 클리프 리만큼 V Break가 뛰어난 투수는 그리 많지 않다. 또한 공의 회전 속도도 후지카와 큐지급 이상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클리프 리의 포심 패스트볼 및 V-Break 수치가 13인치 이상을 형성하는 경우는 정말이지 찾아보기가 힘들다. 클리프 리의 포심 패스트볼은 컨디션 여부에 따라서 보통 10~12인치 사이를 형성한다. 근데 예상 외의 결과는 S Zone 측정상 볼 회전수가 37회전 정도로 측정된 류현진이었다. 류현진은 회전 속도가 클리프 리보다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포심 패스트볼의 V Break, H Break 수치는 클리프 리를 능가했다.
<2009년 류현진의 포심 패스트볼>
V Break 12.2인치 /H Break 5.4인치
<2010년 클리프 리의 포심 패스트볼>
V Break 10.8인치 / H Break 3.8인치
후지카와 큐지나 김광현의 경우를 본다면, 수직에 가까운 팔각도와 더 빠른 회전 속도를 동시에 지닌 클리프 리의 그것이 월등해야 할 것인데 말이다. 이와 관련하여 두 투수의 차이점을 분석 및 내가 내린 결론은 투구폼 및 밸런스였으며 최종적으로는 릴리스 포인트였다.
류현진을 비릇한 동양계 투수들은 스트라이드를 가져갈 때, 엉덩이를 낮추면서 왼발을 좀 더 길게 내매는 형태가 많다. 이를 통해서 디딤발을 내려놓을 때, 엉덩이와 발 사이의 각을 최대한 수평에 가깝게 가져가려고 노력한다. 반면에 서양 투수들은 엉덩이를 충분히 낮추지 않은 상태에서 디딤발 및 스파이크로 마운드에 흙을 내려찍듯이 내딛는 경우가 많다.
또한 디딤발을 내딛은 이후 동양 투수들은 무릎을 낮추면서 중심을 최대한 앞으로 가져온다. 이는 몸이 바닥에 앉는 자세 및 몸이 낮아지면서 상체가 앞으로 숙여지는 형태가 되므로 인하여 상체를 앞으로 끌고 나온다는 측면에서도 상당히 유리한 투구폼이다. 그것에 반해 서양 투수들은 스트라이드 이후에도 몸의 중심을 높게 유지하므로 인하여 중심이 뒤쪽에 서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형태로 인하여 투구폼 및 릴리스 포인트의 차이는 V Break에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치며, 실제로 Pitch F/X상에서도 그 영향이 드러났다. 또한 과학적으로 생각하더라도 공의 비행거리가 길어지면 그만큼 하강하는 폭이 커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릴리스 순간에는 궤적상 하강이 거의 없는 형태 및 직선 궤적이 두드러지는 형태지만 홈플레이트에 가까워지면서 공은 직선 궤적이 유지되지 못 하는 형태 및 위에서 아래로 하강하는 형태가 된다. 이로 인하여 변화구의 경우에도 릴리스 포인트가 뒤에서 높게 형성되는 투수들은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폭이 큰 형태가 되는 것에 반해, 릴리스 포인트가 낮으면서 홈플레이트에 가까운 투수들의 그것은 변화구와 패스트볼의 궤적 차이가 드러나는 지점이 늦어지는 효과가 있다. 한 마디로 말하면 릴리스 포인트가 앞에서 형성되는 경우, 직선 궤적이 더 길게 유지된다는 뜻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V Break 수치라는 것은 공의 직선 운동 및 직선 궤적이 길게 유지되는 경우 및 아래로 하강하는 폭이 적을 때 높게 나타나는 수치다. 때문에 하체를 최대한 활용하여 몸의 중심을 앞으로 끌고 나오는 투구폼, 릴리스 포인트가 앞에서 형성되는 투구폼이 V Break 수치를 높여주는 결과가 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이치이다. 실제로 일본의 노무라 감독은 후지카와 큐지의 포심 패스트볼이 구속에 비해서 위력적인 이유로 극단적으로 몸을 앞으로 끌고 나와서 낮은 릴리스 포인트에서 공을 밀어준다는 점을 언급했다.
후지카와 큐지는 팔꿈치의 위치를 낮추어 팔꿈치를 좀 더 앞으로 내미는 유형에 속하는 와쿠이 히데아키나 선동열과 같은 케이스의 투수를 제외시킬 경우, 그야말로 어깨에 비해서 팔꿈치가 높은 투수 및 오버스로 투수들에 국한해서 볼 경우, 릴리스 포인트가 가장 앞에서 형성되는 투수 및 유형에 속한다. 정말이지 오버스로 투수들 중에서 후지카와 큐지만큼 릴리스 포인트가 앞에서 형성되는 투수는 눈 씻고 찾아보기 힘들다.
류현진의 투구폼은 후지카와 큐지의 그것만큼 극단적으로 상체를 끌고 나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클리프 리를 비릇한 서양 투수들과 비교하면 스트라이드와 중심 이동이 좀 더 큰 투구폼이 틀림없다. 반면에 클리프 리는 몸의 중심과 디딤발 사이가 좀 더 길게 형성되면서 중심이 좀 더 높게 유지된다.
최근 클리프 리의 핵심 무기는 투심 패스트볼이다. 그렇기에 홈플레이트 앞에서 떨어지는 각을 좀 더 예리하게 만들기 위하여 몸의 무게 중심을 높이면서 높은 릴리스 포인트에서 형성되는 각을 이용하는 투구를 하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다다. 실제로 그렉 매덕스는 투심 패스트볼의 떨어지는 각을 예리하게 만들고 제구력을 높이기 위하여 스트라이드를 줄이는 투구폼을 구사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본다면 하체의 중심을 낮추면서 몸을 앞으로 가져가는 동양적 투구폼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반드시 더 좋은 것은 아닐 것이다. 포심 패스트볼을 주무기로 하는 투수, 투심 패스트볼을 주무기로 하는 투수,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하는 투수, 커브나 포크볼을 주무기로 하는 투수 등, 피처 및 피칭에 다양한 유형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는 문제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한국이나 일본프로야구에서 선수.코치들이 강조하는 볼끝이라는 것은 Pitch F/X상에서 V Break라는 수치로 증명이 가능할 정도로 그 실체가 존재하는 것이었다는 것이다. 또한 그들이 그토록 주장했던 투구폼 및 밸런스가 매우 큰 역할을 미치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라는 것이다. 즉 동일한 구속, 동일한 회전 속도의 공을 뿌리더라도 투구폼 및 밸런스에 따라서 공끝의 변화는 상당히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일례로 한기주는 국내 투수들 중에 150Km대를 가장 지속적으로 뿌릴 수 있는 투수이며 후지카와 큐지와 동급에 해당하는 회전 속도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한기주는 후지카와 큐지나 오승환만큼 뛰어난 스탯을 찍지 못 한다. 또한 공끝에 대한 위력 및 평가도 떨어진다. 실제로 한기주의 투구폼은 동양 투수치고는 서구형에 가깝다. 이는 자신의 주무기 및 포심 패스트볼의 위력을 제대로 살리지 못 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오버스로 또는 극단적인 오버스로 피처들의 경우, 포스춰가 무너지면서 몸의 중심이 옆으로 많이 이탈하기에 상체를 숙이는 것에 비해서 몸이 홈플레이트 방향으로 나올 수가 없다는 점, 또한 팔꿈치가 높으므로 인하여 팔꿈치를 앞으로 홈플레이트 쪽으로 충분히 내밀 수 없다는 점 등으로 인하여 이상적인 포스춰가 유지되는 경우에 비해서 릴리스 포인트가 후퇴하는 문제가 생기는데, 김광현은 린스컴을 연상시키는 형태의 큰 스트라이드를 통해서, 후지카와 큐지는 극단적으로 상체를 숙이면서 끌고 나오는 방법으로 이 부분을 만회하는 측면이 크다. 즉 볼에 회전 속도를 올리고 볼의 각도를 수직으로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릴리스 포인트를 앞으로 끌고 나오는 투구폼으로 볼의 직선 궤적을 좀 더 오랜동안 유지시키는 것도 높은 V Break 수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오히려 WBC당시에 드러난 수치를 분석한다면, 도리어 투구폼이 공의 회전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거 같다.
P.S 타자들은 생각보다 판단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이다. 그렇다고 내가 타자들을 무시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그들은 타격과정에서 오는 느낌을 중요시한다는 것이고, 그렇다보니 그 느낌을 과학적인 이론과 체계로 정리하지 않고 전하면서 오해가 생기는 경우는 매우 많다는 것이다. 일례로 동일한 초속, 종속의 공을 상대하면서도 어떤 경우에는 초속과 종속의 차이가 적다고 이야기하고, 어떤 경우에는 초속, 종속의 차이가 크다고 이야기한다. 자신이 받은 느낌을 과학적인 이론과 체계로 정리하지 않고 말로 전하다보니 생기는 문제들이다. 초속, 종속의 차이가 볼끝의 위력을 결정한다는 동양 야구의 이론은 과학적으로 허점을 드러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은 그들이 느낀 볼끝의 위력이라는 것을 비과학적인 체계로 설명하는 것에서 나온 문제일 뿐, 그들이 이야기하는 볼끝이 허상 및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는 것은 결코 아니다.
[출처] 피칭 분석 - 볼끝의 3대 요소|작성자 야구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