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교사가 취중에 학생 구타”...“생활지도 인권침해 너무 한다” 학교측 “일부 학생 주류반입하자 목덜미 잡았다”...축소. 감추기 ‘급급’ 교육계 “학생인권조례 제정 및 생활규정 학생참여 제도적 보장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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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오전 송원여상 학생들이 운동장에 모여 학교측의 '인권침해' 생활지도 개선을 주장하며 수업을 거부하고 있다. ⓒ송원여상 학생 제공 | 광주 송원여상 학생 800여명이 졸업여행 중 한 교사가 취중에 학생을 손으로 구타했다며 체벌교사 사과 및 과도한 생활지도 개선 등을 주장하면서 오전 8시부터 5시간 동안 수업거부 시위를 벌였다.
학생들은 이날 오전 8시부터 3학년 학생들을 중심으로 재학생들이 학교 언덕길에 모여, 3학년 졸업여행 중 취중교사의 체벌 사과, 두발 및 교복치마 길이 제한 완화, 보충수업 자율화 등을 요구하고, 학교측에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이날 시위를 주도한 학생들은 지난 12~13일 3학년 졸업여행 중 숙소인 전남 구례 송원리조트에서 한 교사가 학생들의 주류 반입을 지도한다며 술에 취한 상태에서 각목을 들고 위협하면서 김 아무개(18)양 등 2명을 손으로 수차례 때렸다고 주장했다.
박 아무개(18)양 등 일부 3학년 학생들에 따르면 “이날 이 교사는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주류를 반입한 학생 2~3명의 얼굴을 손으로 두 세 차례 때렸으며 일부 교사들은 술주정을 하기도 했다”고 당시 상황을 말했다. 학생들은 또 과도한 학생생활지도에 대한 불만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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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전 11시20분경 교내 구내식당에서 한 교사와 시위를 주도한 학생들이 비공개로 의견을 나누고 있다. ⓒ광주인 | 한 학생은 “생활담당 교사가 반지를 압수해놓고 ‘잊어버렸다’며 돌려주지 않고 있으며, 머리가 길다는 이유로 마구 자르거나, 교복 치마 길이를 지도하면서 일부 성적 수치심 유발할 수 있을 정도로 심하게 하고 있다”는 것.
다른 한 학생도 “일부 교사들이 생활지도를 이유로 일부 학생들에게 수시로 뺨을 때리고 발리 차고, 언어폭력과 가방검사 등을 한다. 학생이 노예도 아니고 인권이 있는데 해도 해도 너무 한다”며 학생들의 인격권 침해 등을 들면서 학교측의 과도한 생활지도를 비판했다.
‘강제적인 보충수업’도 학생들은 개선을 요구했다. 한 학생은 “학교측은 ‘보충수업을 희망하는 학생만 시킨다’고 하지만 강제적으로 1달에 3만원을 내면서 받도록 하고 있다”고 개선을 요구했다.
‘언어폭력’에 대해서도 일부 학생들은 “일부 교사들이 술집에서 술이나 따라라 ** 같은 *아, **년 등 수시로 했었다”며 “과도한 생활지도와 인격권 침해를 항의하기 위해 학교 누리집에 항의 글을 올리면 바로 삭제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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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3월 학생들의 참여 없이 학교측에 의해 제정된 '생활규정'중 일부. | 학생들의 시위가 집단적으로 이뤄지고 언론의 취재가 시작되자 학교측은 교사의 취중 체벌에 대해 학생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시위 중인 학생들을 서둘러 교실로 돌려보내는 등 학생들의 입막음에 안간힘을 쓰기도 했다.
학생들의 주장에 대해 고광수 교장은 “교사들의 음주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오늘 시위는 우리학교에 전교조 교사 한 분이 있는데 그분이 문자를 보내 알려진 것 같다. 3학년 학생 150명만 시위를 했다”며 “잘 해결 할 테니 보도 하지 말아 달라”며 수업거부 사실 축소와 언론보도 막기에 에 급급했다.
고 교장은 또 학생들의 취중 구타성 체벌 및 생활지도 요구에 대해 “당시 한 교사가 주류 반입 금지 규정을 어긴 학생 6명 중 3명을 현장에서 지도하는 과정에서 목덜미를 잡은 체벌을 했다”고 학생들의 주장과 다른 해명을 내놓았다.
취중 체벌을 가했던 교사는 "학생 6명이 검은 봉지에 맥주와 소주 등 20여병을 반입하는 것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며 학생들에게 공개사과를 했다"고 밝혔다.
‘성적 수치심 유발 치마단속’에 대해 고 교장은 “사실이 아니다. 만약 그런 일이 있다면 학생들이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거나 동영상을 찍었을 것”이라고 부인했다.
고 교장은 또 ‘생활규정의 개정여부’에 대해서도 “올해 3월에 학교측이 규정을 정한 후 공고한 후 학생회 의견을 수렴하여 두발 규정 등을 시행해 오고 있다”면서도 “학생들이 참여한 가운데 규정이 제정되지는 않았다”고 시인했다.
생활규정에 대해 고 교장은 “17일 경에 학생회의 의견을 수렴하여 일부 조항을 개정 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날 시위를 주도한 학생들은 학교측의 약속에 강한 불신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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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광수 송원여상 교장(왼쪽 첫 번째)이 교장실에서 시위발단 등에 대해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광주인 | 이날 진상조사에 나선 광주시교육청은 오전에 장학사 1명을 파견 한데 이어, 오후3시경에 장학사 2명을 다시 학교에 파견 조사에 나섰으나 일부 학생들은 오후 시간에는 학생들이 없는데 학생들의 의견을 어떻게 들으려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광주시교육청은 지난 2005년 참교육학부모회와 전교조, 일부 교육위원들이 학생인권조례 제정 운동에 대해, ‘교권수호’를 명분으로 사실상 거부입장을 보여 당시 비판여론을 듣기도 했다. 당시 시교육청은 “교육위원들에게 내년 선거에 교장. 교감들이 반발할 것이라며 학생인권조례를 노골적으로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이번 송원여상 시위의 발단이 된 과도한 생활지도에 대해 장휘국 광주시 교육위원은 “일선학교가 생활규정을 제정 할 때 학생들의 의견을 의무적으로 반영하도록 하는 법제화 및 학생인권조례 제정, 그리고 달라진 환경에 맞는 교사들의 생활지도 방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광주지역 일부 고교에서는 학생. 교사가 공동으로 생활규정을 제정하여 시행해오면서 모범적인 사례로 거론되고 있다.
한편 이날 시위를 벌였던 송원여상 일부 학생들은 “만약 학교측이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경우 연일 수업거부 등을 이어 나가겠다”는 입장이어서 학교측과 시교육청이 어떤 해결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