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미국인 사업가 케빈 오제이씨와 결혼한 영화배우 김진아가 생후 11개월 된 아기를 입양했다. 2년 전 유산의 아픔을 겪고, 입양기관에서 봉사활동을 하다 만난 아기를 정식으로 입양한 것. 아기를 입양한 후 달라진 부부의 삶과 직접 꾸민 집안 인테리어를 공개했다.
“어제 하루종일 열이 오르락내리락해서 얼마나 애를 태웠는지 몰라요. 오늘은 많이 좋아졌어요. 병원에 갔더니 간호사가 ‘체중이 9kg이 안 되네요’ 하고 말하는데 가슴이 미어지더라고요.”
감기 증세로 병원을 찾았다가 아이 몸무게가 표준 체중에 조금 미달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아팠다며 시무룩한 표정을 짓는 그의 얼굴은 여느 엄마들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영화배우 김진아(41)가 엄마가 됐다. 지난해 가을 봉사활동을 하던 입양기관에서 우연히 만난 남자아기를 최근 입양한 것.
“지난해 10월, 성가정입양원의 바자회에서 마태오를 처음 봤어요. 위탁모의 품에 안겨 있는 아이의 얼굴을 보고는 눈을 뗄 수가 없었어요. 마태오를 가슴에 안으니 뭔가 ‘찌릿’하고 전율이 느껴지더라고요.”
김진아는 결혼 전부터 아이를 입양할 생각이 있었다고 한다. 2000년 미국계 부동산투자금융회사 리먼 브러더스의 수석 부사장 케빈 오제이씨(42)와 결혼한 그는 늦은 결혼인 만큼 완전한 가정을 꾸리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고. 그가 생각하는 완전한 가정은 부부 두 사람만 행복하게 지내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을 기르며 많은 사랑을 나눠주는 가정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연애시절부터 완전한 가정을 이루는 방법 중 하나로 입양을 생각했다고.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을 돌이켜보면
모던과 앤티크의 조화 김진아 부부가 정성들여 꾸민 성북동 집
김진아와 케빈 오제이씨는 신혼초 빌라에서 생활했으나 직접 가꾼 정원에서 꽃과 풀을 키우고, 흙냄새를 맡으며 살고 싶은 마음에 2년 전 성북동 주택으로 이사했다. 회색 외벽이 둥글게 이어져 골목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그의 집은 안에 들어서면 깔끔하고 화사한 분위기의 그림과 동양적 색채가 물씬 풍기는 앤티크 소품들로 가득 차 있다.
취향이 비슷한 부부가 결혼 전부터 모은 고가구와 골동품, 결혼 후 함께 앤티크 숍을 다니며 구입한 소품들과 직접 디자인해 제작한 가구들이 집안 분위기를 고풍스러우면서도 아기자기하게 만든다. 거실과 식당, 침실엔 각각 비슷한 분위기의 그림이 두점씩 걸려 있는데 부부가 결혼기념일 등 특별한 날을 기념해 구입한 것이라고 한다. 거실에 걸린 닥종이 작가 김영희씨의 작품은 마태오를 가족으로 맞은 기념으로 최근 구입한 것.
1_ 단단하고 묵직한 느낌의 나무를 부드러운 곡선으로 깍아 만든 테이블. 거실 소파 한켠에 자리 잡은 테이블 위에는 부부가 즐겨 읽는 책을 올려놓았다.
2_ 현관 입구에 놓인 콘솔은 붉은빛이 도는 중국 앤티크. 가는 다리와 섬세한 조각이 중후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준다. 케빈 오제이씨가 김진아에게 프러포즈할 당시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올려져 있다.
다이닝룸에는 10인용 식탁을 놓고 같은 색감의 그림 두점을 걸어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창 밖으로 난 테라스는 야채와 화초를 가꾸기 좋고, 부부가 오붓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로맨틱한 공간도 된다.
화이트 하이그로시와 체리목이 모던한 조화를 이루는 주방. 심플한 느낌을 주는 주방도구들을 조르륵 걸어 레스토랑의 오픈 키친처럼 꾸몄다. 아일랜드형 식탁에는 수납장을 짜 넣어 와인을 보관한다.
▲ 낮은 소파와 모던한 디자인의 조명으로 꾸민 거실. 두꺼운 나무 받침 위에 유리를 얹은 테이블은 남편인 케빈 오제이씨가 직접 디자인한 것. 입체감 있는 천장의 원형 무늬와 은은한 조명이 집안 분위기를 아늑하게 만든다.
숙면을 위해 회색 벽지와 약한 조명으로 꾸민 침실. 가구도 침대와 사이드 테이블만 놓아 푹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서로의 수면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양 사이드 테이블에 각각 전화기와 알람시계, 조명을 따로 설치한 것은 남편의 아이디어라고.
화이트톤의 가구로 깔끔하게 꾸민 아들 마태오의 방은 그가 가장 정성 들인 공간이다. 라탄 바구니가 들어 있는 수납장은 직접 디자인해 주문 제작한 것. 흰색 커튼 중간중간에는 파스텔톤 비즈 장식을 늘어뜨려 포인트를 주었다.
또한 그의 집엔 꽃과 풀이 많다. 거실에서 이어지는 야외 테라스엔 나팔꽃 등 계절에 맞는 꽃이, 주방 테라스에는 각종 허브가, 식당 한쪽엔 상추가 심어져 있다. 옥상엔 텃밭을 만들어 토마토, 고추, 가지 등 다양한 야채들을 키우고 있다. 김진아는 직접 키운 무공해 허브로 스파게티를 만들고, 상추를 뜯어다 맛깔스럽게 구운 고기와 함께 식탁에 내놓을 때 기쁨을 느낀다고 한다. “남자들 못지않은 능력을 지녀 많은 수입을 올리는 여자들도 많지만 집안을 편안하게 꾸미고, 맛있는 음식으로 가족들을 기쁘게 할 때 진정한 나를 찾는 기분”이라고 했다.
1, 2층을 연결해주는 계단 아래에는 작은 조약돌을 깔았다. 바구니에 담긴 인테리어책에서 이들 부부의 인테리어에 대한 높은 관심을 엿볼 수 있다.
거실 한쪽에 놓여 있는 오리엔탈 앤티크 가구. 위에 올려둔 선풍기와 전화기는 남편이 가지고 있던 소품으로 지금도 사용이 가능하다.
◀ 거실과 연결되는 야외 테라스. 넓은 공간이라 날씨 좋은 날 파라솔을 펴고 식사를 하면 분위기가 그만이라고. 벽면을 장식한 소품은 도자기 페인팅을 배우고 있는 김진아가 직접 만든 작품이다.
▶ 동남아시아에서 물동이로 사용되는 것을 화분으로 이용한 것은 남편의 아이디어. 내추럴한 분위기의 나무 소재라 화려한 꽃보다는 야생화와 잘 어울린다. 요즘은 나팔꽃으로 장식했는데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분위기가 마음에 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