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어느덧 >
오혜숲
내 나이 어느덧 쉰이 넘었다.
살아온 세월 돌아보니
험한 골짜기와 푸른 초장을 넘나들던
기억으로 가득 차 있다.
내 나이 어느덧 반백살이 넘었다.
살아온 세월 돌아보니
중요시 생각했던 의식주가
인생 전부가 아니었음을 깨닫는다.
내 나이 쉰이 넘어
보이는 것 보다 보이지 않는 것 가운데
인생 깊은 의미가 더 많이 담겨있음을 안다.
그렇게 긴 세월 감사를 배웠다.
그렇게 긴 세월 사랑을 배웠다.
내 나이 어느덧 살아갈 날보다 살아온 날이 더 많은 나이가 되었다.
남겨진 인생을 아름답게 물들이고 싶다.
하늘을 바라보고 감사하며
함께하는 이들을 사랑하며 그렇게 물들이고 싶다.
<함께해서 힘이 된다>
오혜숲
여럿이 처음 모였다.
서로의 이야기를 나눈다.
망설인다.
어디까지 말할까
여럿이 다시 모였다.
서로의 이야기를 나눈다.
누군가 자기의 슬픔을 꺼낸다
모두가 들으며 생각한다.
아, 나만 힘든 건 아니구나
여럿이 모였다.
서로의 이야기를 나눈다
누군가 자기의 상처를 보여준다.
모두가 그 상처를 보듬어준다.
그 공감이 약이 되어
상처는 어느덧 치유되어 간다.
여럿이 모였다.
서로의 이야기를 나눈다
이젠 슬픔도 상처도 선뜻 꺼내 놓는다.
이젠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위로를 느낀다.
그렇게 서로는 함께하면 힘이 된다는 것을 깨닫는다.
(집단 상담을 공부하며 느낀 것을 시로 표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