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하 감독의 '비열한 거리'(2006년)는 '말죽거리 잔혹사'의 뒤를 잇는 폭력 3부작 가운데 두 번째 작품이다. 전작이 학생들 사이에 빚어지는 날 것 그대로의 우발적 폭력을 다뤘다면 이번 작품은 직업처럼 폭력을 일삼는 조폭들의 간교한 폭력을 그렸다.
직업적인 폭력이란 결국 돈이 달렸다는 소리. 유 감독은 한 푼의 돈을 위해 서로 속고 속이며 손바닥 뒤집듯 배신을 일삼는 조폭들의 간교함을 통해 폭력의 비열함을 고발하고 있다.
그러나 '말죽거리 잔혹사'가 '친구'처럼 과거 학창시절의 향수를 자극하며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반면 '비열한 거리'는 하드보일드 소설처럼 너무 작위적이다. 무엇보다 조인성이 미스 캐스팅이었다. 연기를 못해서가 아니라 조폭 역할로 안어울린다는 느낌이다.
그래서 그런지 작품의 몰입도와 현실감이 떨어진다. 아무래도 '말죽거리 잔혹사'보다는 이야기 구성력, 캐스팅 등 여러 모로 함량 미달이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영상은 우리 영화치고는 무난한 화질이다. 살짝 이중윤곽선이 보이지만 크게 흠잡을 만한 화질은 아니다.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적당한 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처럼 요란한 사운드는 아니다.
<파워DVD를 이용해 순간 포착한 장면들>
숙소생활을 하는 조폭들의 모습. 1980~90년대 풍경이다. 요즘 조폭들은 범죄단으로 엮이는 것을 우려해 숙소생활을 하지 않고 3~4명씩 흩어져 생활한단다.
채무자의 집에 가서 진상을 떨며 돈을 요구하는 조인성. 상체와 등을 휘감은 헤나 용문신은 무려 1,000만원짜리다. 실제로 조폭들은 채무자 집에 찾아가서 소변을 보는 등 악행을 저지른다.
천호동에서 촬영한 성인오락실 장면. 성인오락실 습격 장면을 촬영하다가 실제로 멀쩡한 오락기를 여러대 망가뜨려 모두 물어줬다고 한다.
인천 폐공장 근처 터널에서 촬영한 패싸움 장면. 이 장면은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갱스 오브 뉴욕'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 자동차 유리창은 처음에 슈거 글래스를 사용했으나 느낌이 잘 살지 않아 실제 차유리를 사용했다.
성공을 위해 발버둥치는 조폭 두목 역할을 맡은 조인성. 연기를 열심히 했지만 안어울리는 역할을 맡았다.
유하 감독은 '서울의 달' '태양은 가득히'처럼 성공을 향해 달리던 젊은이의 파멸을 그리고 싶었단다.
느와르이다보니 브라운과 블랙 계열 톤을 많이 살렸다.
병두(조인성)를 좋아하게 되는 현주를 연기한 이보영.
조인성이 부른 '땡벌'도 곧잘 인기를 끌었지만, 실제로 '땡벌'을 신나고 재미있게 부른 원조는 컬투다. 컬투는 가수[강진] 노래에 '땡벌!'이라는 후렴구를 넣어 흥을 돋궜다. 이후 여러 사람이 이 노래를 불렀는데, '엑스맨'에 출연한 김경록도 아주 잘 불렀다.
야구배트는 안에 낚시대를 넣어 만든 인조물. 때리면 살짝 휘어진다.
최현기 촬영 감독, 신재명 무술 감독 등 '말죽거리 잔혹사'팀이 모두 합류했다.
조폭을 노리개처럼 부려먹은 배후 악덕건설업자인 황 회장을 연기한 천호진. 엔딩 장면에서 알란 파슨스 프로젝트의 '올드 앤 와이즈'를 너무 멋지게 불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