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하게 정장을 차려입고 칼질을 해야 할 것 같은 프랑스 요리, 다소곳이 앉아 먹어야 할 것 같은 일본 요리가 힘을 뺐다. 긴장을 풀
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세계 가정식을 즐길 수 있는 곳들이 있다. 가격대도 한결 낮춰 부담감도 덜하다.
북카페 같은 이탤리언 가정식, 두오모 북스앤쿡스
이탤리언 시골 농가의 가정식과 와인, 핸드드립 커피를 맛볼 수
있는 곳. 메뉴의 대부분은 허인 사장이 이탈리아의 한 레스토랑에
서 근무할 때 스태프가 주로 먹던 음식들이다. 이탈리아 레스토랑
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지만, 가정에서 주로 해 먹는 음식들로 메뉴
를 준비했다고. 맛도 이탈리아 요리 고유의 맛을 살렸다. 이탈리
아 요리는 올리브유와 소금, 허브를 주로 사용하고 원재료의 맛을
살리는 데 주력하는데 한국인의 입맛에도 잘 맞는다. 이탈리아 피
렌체에 있는 성당 이름이기도 한 두오모는 집, 지붕을 뜻한다. 만
남의 장소가 되는 커다란 광장이자 마음에 위안을 주는 둥근 지붕
처럼 지인들과 편안하게 요리를 즐겼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다. 손
님들이 자주 찾는 메뉴는 깔조네와 빠르미자나. 두오모 스페셜 해
산물 주빠와 연어와 버섯, 감자를 활용한 연어봉지구이도 인기 만점이다.
주요 메뉴 깔조네 2만3천원, 빠르미자나 2만2천원
영업 시간 낮 12시~오후 10시(오후 3~6시는 티타임, 월요일 휴무)
위치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3번출구에서 800m 직진 파리바게트 골목으로 우회전 문의 02-730-0902
단골 삼고 싶은 일본식 덮밥집, 돈부리 진眞
지난해 12월 3일 오픈한 따끈따끈한 숍이지만, 워낙 인기가 많아 오픈 시간이 다가오면 줄을 길게 서고 이미 10번 이상 온 단골이 있
을 정도다. 돈부리 진眞은 사장 주연우 씨가 10년 넘게 일식집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오픈한 곳. 백일 된 아이 아빠인 그는 거짓되지
않고 진실되게 맛있는 음식을 준비하겠다는 의미로 자신의 이름을 도장처럼 새긴 간판을 내걸었다. 덮밥은 밥이 생명이라는 주인의
말처럼, 밥만 먹어도 맛있을 정도로 밥이 고슬고슬하다. 이곳의 덮밥을 먹을 때는 규칙이 있다. 비빔밥처럼 한번에 비벼 먹는 게 아니
라 소스와 밥을 조금씩 비벼가며 위에 올린 돈가스나 새우를 함께 먹는 것. 부족할 경우 소스와 밥은 리필해주니 더욱 만족스럽다. 새
우와 돈가스를 올린 믹스 가츠동이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많으며 싱싱하고 커다란 새우를 올린 에비동과 연어를
올린 담백한 맛이 입맛을 끄는 사케동도 추천 메뉴다.
주요 메뉴 믹스 가츠동 7천원, 가츠동 6천원, 사케동 8천원
영업 시간 오전 11시 30분~오후 9시 (오후 3~5시는 브레이크 타임) 위치 명동성당 맞은편 문의 02-2235-1123
오붓하게 먹는 프랑스 시골 요리, 카페 뤼미에르
고급 호텔에서 먹을 수 있는 프랑스 요리가 아니라 시골 가정집에
서 먹을 수 있는 양이 푸짐한 음식을 선보인다. 옛 주택을 개조해
만든 레스토랑으로 육중한 문을 열고 가게 안으로 들어서면 하얀
털이 복슬복슬한 커다란 개 ‘장군이’가 보인다. 슬금슬금 돌아다니
면서 손님에게 애교를 부리거나 가게 한구석에서 낮잠을 잘 때가
많으니 무서워하지 않아도 된다. 털이 푹신푹신하다며 아이들이
아주 좋아한다. 손님들이 음식을 서둘러 먹고 가게를 나서기보다
한두 시간 천천히 식사하면서 이야기를 나누길 바라는 마음에서
한적한 시골 분위기로 인테리어를 꾸미는 데 초점을 맞췄다. 손님
의 연령층은 다양하지만, 갓난아이부터 초등학생 아이들을 둔 엄
마들이 주를 이룬다. 2층은 룸과 같은 공간과 서재 콘셉트로 꾸며
가족 단위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 유기농 채소와 일등급 한우, 육
우 등을 기본으로 현지 조리법대로 요리하며, 30대 여성에게는 오
픈 샌드위치와 꼬꼬뱅, 토끼 요리 등이 인기. 상큼한 샐러드를 곁들인 오믈렛은 부드럽고 달콤해 아이들도 좋아한다.
주요 메뉴 런치 세트 1만6천원, 디너 세트 2만1천원
영업 시간 오전 11시~밤 12시 위치 서래마을 방배2차 e편한세상 아파트 근처 문의 02-587-8883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 주로 강제 이주하면서 만들어 먹기 시작한 음식이다. ‘부끄럽다’는 뜻의 ‘shy’와 고릴라 캐릭터 ‘바나’를 조합한
가게 이름에는 깨끗한 음식만 먹는 고릴라가 수줍게 손님에게 정성이 담긴 음식을 드리겠다는 다짐이 담겨 있다. 20~30대 여성과 가
족 단위 손님이 주를 이루는데, 미국으로 여행을 다녀왔거나 유학한 엄마들이 옛 추억에 잠기고 싶을 때 방문하는 경우도 많다고. 요
리는 대부분 느끼한 편이지만, 그래서 오히려 자꾸 생각난다며 찾아오는 마니아층이 많다. 런치타임에만 맛볼 수 있는 수제 햄버거는
언제나 인기 만점. 그 외 여러 야채와 다진 쇠고기를 오븐에서 구운 뒤 토마토소스와 어니언링으로 토핑한 미트로프, 매콤한 크림소
스로 맛을 낸 루이지아나 치킨파스타 등도 여성들에게 인기다. 미국에서 아이가 아플 때 엄마가 해주는 치킨 팟파이는 진한 치킨 수
프 위에 페스트리를 씌운 뒤 오븐에 구운 정통 미국 가정식이다. 올드팝을 들을 수 있는 점도 샤이바나의 매력. 작년 말까지는
1970~80년대 유행하던 팝을, 요즘은 1990년대에 유행하던 팝을 주로 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