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 가운데 하나인 추석 연휴가 시작되었습니다. 추석 연휴가 시작되면서 고향에 즐거운 마음과 많은 선물 꾸러미를 들고 가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저 월급만 받는 직장인에게는 추석이 다가올수록 마음고생, 돈 고생에 시달리게 됩니다.
직장인에게 추석은 설날과 더불어 가장 많은 돈이 필요한 시기라, 회사로부터 지급되는 추석 상여금이 얼마나 되는가에 촉각을 곤두세웁니다. 요새는 연봉제로 급여를 지급받는 곳이 많아서, 추석상여금이 조금이라도 많이 나오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죽어라 직장만 다니던 사람에게 추석상여금은 올 추석을 어떻게 보낼 수 있는가를 결정짓는 아주 큰 잣대인데 올해는 경제불황의 여파로 추석을 맞는 직장인들은 대부분 한숨부터 나옵니다.
그런데 이런 직장인에게 '꿈의 직장'이라고 불리는 곳이 있습니다. 도대체 왜 '꿈의 직장'이라고 부러울 수밖에 없는지 한번 살펴 보겠습니다.
■ 올 추석,우리는 900만 원 받는다.
현대자동차는 9월10일 임금단체협상을 통해 다음과 같은 내용을 합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대리급 이하 전 직원들에게는 경영목표달성 성과급 100%(통상급 기준)와 하반기 생산목표 달성금 명목으로 일시금 100만원이 지급된다. 또 추석 연휴전 경영실적증진 성과급 100%와 품질향상 격려금 100만원이 추가로 지급된다."
이처럼 임단협 결과에 따라 추석연휴가 시작되기 전 대리급 이하 직원들은 9월분 월급, 추석상여금 50%, 귀향비 80만 원을 더하여 1인당 900여만 원씩 받게 됩니다.
쉽게 이해가 안 가시는 분들을 위해 도표로 만들어 봤습니다.
기본급에 따라 차이가 있기 떄문에 대략적인 급여 수치
기본급에 따라 차이가 있고, 정확한 수치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대략 계산해봐도 현대자동차 직원들이 추석 전에 받는 총 급여 혜택은 놀라울 따름입니다.
우선 기본급과 통상수당인 월급을 제외하고라도 성과급 200%, 여기에 일시 격려금만 200만 원,추석 상여금이 88만원만 해도 대단한 액수입니다. 그런데 귀향비라고 따로 80만 원을 받고, 기름값으로 5만 원, 상품권15만 원이면 솔직히 추석 때 두툼해진 지갑으로 여유있게 고향에 다녀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것저것 합치면 1인당 900만 원이라고 하는데, 매달 이렇게 받는 것이 아니라 1년 중 최고로 제일 많이 받는다고쳐도 정말 보통 직장인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꿈의 추석 급여가 될 것 같습니다.
■ 추석연휴가 4일? 우린 9일 동안 논다
이번 추석연휴는 토요일과 일요일이 포함돼 대부분 기업의 추석연휴는 4일입니다.그런데 현대자동차는 올 추석 연휴가 9일로 최고로 긴 편에 속합니다.
어떻게 9일동안이나 추석연휴로 쉴 수 있는지 아래 달력을 보시기 바랍니다.
현대자동차의 추석연휴를 분석하려면 복잡합니다. 일단 토요일과 일요일을 포함한 공식적인 추석연휴가 4일입니다. 여기에 주말 휴일과 추석 연휴가 겹치는 중복 휴일에는 평일에 쉰다는 규정에 따라 14일,15일을 더 쉬게 됩니다. 임금단체협상에서 노사가 16일을 추석연휴로 합의했기 때문에 16일도 현대자동차에서는 추석휴일이 됩니다. 17일,18일은 토요일,일요일이라 쉬고, 합치면 9월10일부터 9월18일까지 총 9일이 현대자동차의 공식적인 추석연휴입니다.
직장인에게 휴가는 말 그대로 진짜 휴가입니다. 그 의미는 쳇바퀴 돌아가듯 직장과 집을 오가는 생활 속에서 휴가만이 스트레스에 쌓인 직장을 떠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추석은 귀성, 귀경 길이 매번 정체되기 때문에 남보다 더 여유 있는 추석 연휴는 직장인들의 간절한 바람과 꿈입니다.
대기업 추석연휴 평균이 5.3일이고 중소기업은 5일,전체 한국 기업들의 평균 추석연휴는 5일이라고 하는 상황에서, 현대자동차의 9일 추석연휴는 진정한 '꿈의 직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왜 우리 회사는 추석 상여금도 나오지 않을까요?
현대자동차의 900여만 원 추석 급여와 9일간의 추석연휴를 비판하려고 이 포스팅을 쓰는 것은 아닙니다. 현대자동차의 기본급과 1년 중 최고이지,결코 매번 받는 급여가 아니기에 혹시라도 현대자동차를 '귀족노조' 운운하며 비난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단지, 이런 현대자동차의 엄청난 추석보너스와 추석연휴가 대한민국 직장인 대다수에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서,그저 씁쓸하고 부러울 따름입니다.
명절을 앞둔 근로자 중에는 급여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예년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추석 전 임금 체불로 노동고용청에 신고한 사례는 급증하고 있는데, 이는 명절을 앞두고 돈이 필요한 근로자들이 참다못해 고용주를 고발하는 일이 많기 때문입니다.
악덕기업주로 돈이 있으면서 급여를 지급하지 못하는 사람은 당연히 처벌을 받아야 하지만 고용주 입장에서 상여금은커녕 급여조차 직원에게 줄 수없는 기업도 정말 많습니다.
저도 예전에 사업하면서 급여를 지급하지 못해 벌금까지 받은 적이 있습니다. 벌금이 문제가 아니라,직원에게 월급을 주고 싶어도 돈이 없어 많이 좌절하고, 직원들에게 정말 미안하고 힘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당시 은행 대출도 되지 않아서 (한국에서 신용대출은 말뿐이고, 늘 담보만 요구하죠) 사채까지 끌어들여서 겨우겨우 유지했지만, 결국 그마저도 힘든 상황이 되어보니, 왜 중소기업 사장들이 자살까지 하는지 짐작이 가더군요.
근로자는 명절인데 돈이 없어서 고향을 가지 못해 가족을 볼 낯이 없고, 중소기업들은 요새 대출까지 묶여 있어, 사채마저도 못 구해 직원들 볼 낯이 없는 추석이 되고 있습니다.
경제가 어렵다 보니 추석 때 이명박 대통령을 원망하는 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대통령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길 수는 없겠지만,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비판받는 이유는 그가 '경제대통령'이라는 공약으로 대통령에 당선되었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믿었습니다.
'그 유명한 현대건설을 일으킨 CEO형 대통령,그래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우리나라 경제가 활짝 피고, 살림살이가 훨씬 나아질 거야.'
참여정부 시절에 경제를 망쳤다고 매일 노무현 대통령을 비판했던 한나라당은 할복이라도 해야할 정도로 지금 이명박 정권의 경제지표는 최악입니다.
'노무현 경제성적표 VS 이명박 경제성적표'
추석이라고 손에 선물세트를 들고 가는 사람이 부러웠던 적이 있습니다. 직원에게 그 흔한 참치캔 선물세트조차 줄 수 없어 편의점에서 안주 없이 소주만 사서 마시면서 운 적도 있었습니다.
자신의 못남을 남에게 전가할 수 없는 것이 자본주의 사회임을 알고 있지만, 세상에는 자신이 노력해도 계속 힘들 수밖에 없는 사회구조가 있음을 또한 발견하기도 합니다.
대통령을 비난해봐도 추석때 900만 원을 받고 9일 동안 쉬는 '꿈의 직장'을 부러워해 봐도 현실은 참 암담하고, 추석이지만 가족을 볼 수 없어서 고향에 가지 못하는 직장인도 많습니다.
추석 연휴가 다가오지만 그리 넉넉하지 못한 전업블로거의 삶이라 걱정이 태산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저의 마음을 짐작하셨는지 고마운 분들이 아주 소중한 돈을 후원해주셨습니다. 저에게는 900만 원의 추석 보너스도 9일 동안의 휴가도 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900만 원보다 더 값진 '희망 종합선물세트'를 받았습니다. .
그 흔한 참치캔 선물세트도 못 받고, 추석 상여금도 없이 힘들고 어려운 추석을 보내시는 모든 분들께 언젠가는 원하시는 희망이 꼭 이루어지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알려 드리고 싶습니다.
지금 구름 때문에 달이 보이지 않아도, 언젠가 마음속에 숨겨져 있는 휘영청 밝은 달이 나타나, 힘들고 어려운 추석을 보내시는 분들을 비추며 기쁜 미소와 행복을 줄 것입니다.
(원문 출처) 아이엠피터의 소시어컬처
첫댓글 역시 이명박이 1등입니다. 숫자가 높으니 좋은게 아닌가요? 실업율도 높고 국가 채무도 높고 부도율도 높으니 역시 가카십니다. 만세 만세 만만세.....
아하! 이분야는 역시 명석하고 해박하군요! 그래서 명박이지요
'명박상득'이란 새해맞이 덕담이 생각나는군요. 명박이 명이 짧으면 서로가 이득이다...
천하의 명언입니다. 저도 한마디 할까요? '명박이 명패에 박치기 하니 상처받수록 득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