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달빛 산행은 무척 길었다.
작성자 : ds5gto
작성일 : 2001/11/05
달빛 산행을 하기위해 현관문을 나서는
순간, 배우자가 언제 돌아 오느냐고 묻는다.
평소 같으면 '잘 다녀 오세요'
라고 하는데 ...
이상한 기분이 든다.
1997年 5月 2日 (수욜) (음력보름) 달빛
산행을 위해서 범어사에서 출발한 4명과
구서동에서 출발한 나는 동문과 북문
사이의 원효봉에서 합류했다.
4망루를 지나 조망이 좋은 곳에서
창공에 빛나는 달
반짝이는 별빛 벗 삼고
한잔 술에 밤 야경을 곁들여
너 털 웃음으로 정을 주고 받으니
보름 달빛이 흩어지더라
금정 적막이 물러가더라!
밤 11시 경 하산 준비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거친 숨을 몰아 쉬면서 우리곁을
달려오는 사람이 있었다.
그분은 밤 10시 경 무명릿지 등반을 하러
간다며 우리곁을 지나친 등산객 이었다.
얼굴이 사색이 되어 자기 동료가 무명암
에서 암벽을 타다가 추락했다고 하면서
119에 구조요청을 해달라고 부탁한다.
그 당시 난 아마추어무선 입문 2개월
째인 하고잽이 였기 때문에 울산쪽의
회원분과 교신을 하고 있었다. 그 소식을
듣는 즉시 조난통신 (SOS,MAYDAY) 을
몇 차례나 했지만 응답이 없다.
우여곡절 끝에 DS5DGP OM과 cortact
되어 119에 구조 요청을 했다.
구조 요청을 하면서 사고현장으로 달려가
보니 부상자는 꼼짝도 못하고 추위에 떨고
있었다. 부상자가 (hypothermia)
하이포스미아 저체온증에 걸리지 않도록
우리가 입고 있던 옷으로 부상자를 감싸서
일차 응급조치를 했다.
구조 요청을 접수한 동래 소방서는
자기관할 구역이 아니라 하여 다시 금정
소방서에 연락 하였고 아마추어 (HAM)
무선통신 산악구조 대원과 겨우 연락이
되었다. 위치를 모르는 119산악 구조대와
1시간여 동안의 교신 끝에 자정무렵
무명릿지 초입에서 만났다.
암벽을 전혀 모르는 간호사를 사고가 난
지점 까지 끌고, 밀고, 당겨서 겨우 데려와
가까스로 응급조치를 할 수 있었다.
그러는 동안 나는 무명릿지 초입에서
부상자가 있는 곳까지 세 차례나 오르
내리면서 전령 역할을 해야만 했다.
술이 좀 취한 상태에서 그 것도 밤에 오르
내린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지만 부상자를 위해 기꺼이 오르
내렸다. 그리고 무전기 대용량 밧데리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밤샘 구조활동이
가능했으며 조금이라도 더 신속한 조치를
할 수 있었다. 구조 활동이 끝나고 보니
새벽 6시가 지난다.
이렇게 인명 구조 산행으로 더욱 뜻깊은
추억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며 우리의
달빛 산행은 끝이났다.
>후기<
같이 산행한 이 ㅇ ㅇ 김 ㅇ ㅇ 송 ㅇ ㅇ
DS5GWA OM님대단히 수고 많았습니다.
119구조대원. 아마추어 산악구조대
DS5DGP, FRP OM 님 그외 구조 활동을
하신 모든분들 헌신적인 노력에 깊은
찬사를 드립니다.
PSB 방송 인터뷰,아마추어무선연맹
표창도 함께 구조하신 여러분들에게
돌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암벽하신 팽 ㅇ ㅇ, 부상당한
김 ㅇ ㅇ씨 방송국에 알리지 말라는
부탁 충분히 이해합니다만 제가 알리지
않았습니다.
두분 언제나 건강하시고 행복한 날들
되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