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옥 (백반 / 인천 강화군) 경기도에 있는 백반집으로는 가장 전통이 깊은 집이다. 서민적이고 저렴한 가격이지만 강화도를 대표하는 식당이다. 밥맛만으로도 충분히 먹을 만 하다. 가마솥에 지은 밥에서 따뜻한 온기가 흐른다. 전기밥솥으로는 흉내낼 수 없는 기름진 맛이다. 백반 한 상에 4000원. 국, 비지, 조개젓, 버섯, 호박 등 반찬들은 수수하지만 정갈한 맛을 낸다. 오래 전부터 차려오던 밥상이라 항상 한결 같은 게 우리옥의 매력이다. 대구찌개(5000원)는 따로 주문을 해야 한다. 얼큰한 찌개 하나 더하면 밥상이 훨씬 풍성해진다. 옛날에 집에서 평범하게 받던 밥상 같지만 요즘은 보기 힘든 차림이다. 찾아가는 길: 강화읍내에 들어가서 한빛은행 근처 BYC 골목안. (032) 934-2427 ▲연안식당 (백반, 꽃게장 / 인천 강화군) 허름한 식당에서 별 기대 없이 받은 밥상이 호사스런 식탁 못지 않은 깊은 맛을 낼 때만큼 즐거운 때는 없다. 3000원 짜리 백반상이 즐거운 이유는 아궁이에 무쇠솥을 올려놓고 지은 기름진 밥 때문이다. 그런 밥을 김에 싸먹기만 해도 밥 한 그릇은 금새 비운다. 반찬은 평범하지만 다 오랜 손길이 간 맛깔스러움이 묻어난다. 꽃게장(1만원) 하나 추가로 주문하면 밥맛이 더 당긴다. 게장은 밥도둑. 밥과 게장만으로도 남부러울 게 없다. 꽃게 뚜껑에 갖은 양념을 한 게장. 노란 알은 달콤하게 녹고, 짭쪼름한 장맛은 밥과 잘 어울린다. 마지막으로 푸지근한 누룽지 한 그릇이 곁들여진다. 찾아가는 길: 강화 마니산 아래 동네 화도 직행버스터미널 맞은 편에 있다. (032) 937-1009 ▲대선정 (메밀칼싹두기 / 인천 강화군) 메밀칼싹두기는 메밀칼국수의 멋드러진 표현이다. 시원한 조개 국물에 사리를 넣고, 양파, 애호박, 당근, 감자 등을 넣어서 국물 맛을 한결 풍부하게 만들었다. 국물 한 모금만 떠먹어봐도 개운하고 시원한 맛이 더해진다. 시래기밥도 이 집의 별미다. 시래기를 넣고 지은 밥인데, 잠깐 한 눈만 팔아도 시래기가 질겨져 버린다고 한다. 하지만 오랜 내력만큼 그런 우려는 안 해도 될 터. 시래기밥에 간장을 살짝 뿌려서 먹으면 보들보들한 시래기밥이 한층 맛있게 넘어간다. 겨울철에는 싱싱한 숭어회도 준비되고, 강화도 특산인 인삼막걸리 한 자배기 마시는 것도 좋다. 찾아가는 길: 강화도 초지진 식당촌 안에 있다. (032) 937-1907 ▲장수마을 (닭백숙 / 고양시 풍동) 일산 신시가지가 들어서기 전까지만 해도 백마역은 손꼽히는 데이트 코스였다. 장수마을은 닭백숙(2만 5000원)으로 유명한 집이다. 강한 화력을 이용해서 최대한 짧은 시간에 조리를 하기 때문에 닭 맛이 보드랍다. 큰 쟁반에 담아서 내오는 닭찜에서는 기름기가 흐른다. 야들야들하면서 기름진 닭 맛은 시원한 김치로 지긋이 눌러주면 된다. 닭찜을 다 먹을 때쯤 나오는 닭죽은 압권이다. 클라이막스를 누르는 대단원이라고나 할까. 쫄깃쫄깃하게 씹히는 찹쌀의 부드러움, 끈적거리는 찹쌀 누룽지가 기막힌 조화를 이룬다. 닭백숙 하나면 세 사람 정도 먹을 만 하다. 매콤한 닭도리탕이나 시원한 메밀쟁반국수도 있다. 찾아가는 길: 백마역에서 일산쪽으로 가다 마두골프연습장을 끼고 좌회전을 하면 식당촌 안에 있다. (031) 904-5533 ▲너른마당 (닭백숙 / 고양시 원흥동) 연변에서 우리네 옛날 토종닭에 가까운 조선닭 종자를 들여와서 대규모로 기르는 집이다. 여기서 기른 닭으로 식당도 운영하는 것이다. 가게 마당도 넓지만 닭을 풀어놓고 키우는 농장도 널찍하다고 한다. 백숙(3만원)은 토종닭 맛 같은 닭고기의 쫄깃한 육질을 잘 살리고 있다. 닭찜 한 마리 해치우고 나면 현미찹쌀로 쑨 부드러운 죽이 나온다. 닭도리탕도 매콤달콤한 양념이 닭에 잘 배어들었다. 오리도 함께 한다. 통오리밀쌈(3만 5000원)은 서너 명이 먹기에 좋다. 기름기를 적당히 뺀 오리고기는 참나무 장작으로 훈제한다고 한다. 밀전병에 쌈으로 싸서 먹으면 된다. 찾아가는 길: 삼송리검문소에서 좌회전해서 가다 농협대학 들어가는 길에 있다. (031) 966-7485 ▲평양면옥 (냉면 / 의정부시 의정부3동) 냉면집의 계보에 있어서 평양면옥은 마치 대부와도 같은 존재다. 오랫동안 냉면을 먹어온 사람들은 이 집의 냉면(5500원)이야말로 전통적인 평양냉면에 아주 가깝다고 한다. 국수는 이빨 사이에서 톡톡 끊어지면서 메밀 향을 산뜻하게 낸다. 육수를 내는 솜씨도 좋다. 뱃속이 확 풀릴 정도로 시원한 국물은 겨자와 초를 치면 그 맛이 더욱 강하게 살아난다. 이 순수한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고춧가루와 파만 살짝 뿌렸다. 여름철엔 차가운 냉면의 시원함을 그대로 느끼고, 겨울에는 뜨뜻한 구들에 앉아 입이 시리도록 차가운 냉면을 먹으며 이냉치냉으로 추위를 쫓는다. 접시만두나 만두국을 같이 먹는 것도 좋다. 찾아가는 길: 의정부 병무청 맞은 편에 있다. (031) 877-2282 ▲수흥식당 (부대찌개 / 의정부시 의정부1동) 부대찌개는 의정부나 송탄 같은 미군부대가 주둔한 지역에서 처음 끓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제 이 요리는 어디서나 맛볼 수 있는 일반적인 찌개의 대열에 올랐다. 의정부에서 부대찌개의 원조집으로 꼽히는 집은 오뎅집이다. 오뎅집도 맛있지만 한국적인 매운 맛을 제대로 살려낸 수흥식당의 부대찌개(4500원)도 만만치 않다. 솥뚜껑을 뒤집어 놓은 듯한 냄비뚜껑을 열면 햄, 소세지, 다진 쇠고기, 두부와 온갖 야채가 들어있다. 매운 김치찌개를 연상케 하는 알싸하게 매운 부대찌개다. 메뉴라곤 부대찌개 외에 김치찌개, 육계장, 이렇게 세 가지뿐이다. 찾아가는 길: 의정부 역전 맞은 편 농협 옆골목으로 들어가면 있다. 제일시장 안이다. (031) 846-8620 ▲송월관 (떡갈비 / 동두천시 생연2동) 남도에 가면 떡갈비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들이 많다. 요즘은 대기업에서 대량 생산하는 떡갈비까지 나오고 있지만 떡갈비는 사람의 정성과 손맛이 담긴 맛을 볼 필요가 있다. 거기에 맛이 배기 때문이다. 이 집의 떡갈비(1만 3500원)는 갈비에서 살만 발라내서 다지고 뭉치고 다시 올려놓고 굽는다. 주방에서 석쇠를 뒤집으면서 굽는 것까지 다 하기 때문에 손님은 그냥 입만 갖고 가서 연한 육질을 맛보면 된다. 갈비살만 따로 떼어내서 양념을 한 후 구워낸 떡갈비는 입에서 살살 녹는다. 노인이나 아이들이 먹기에도 좋다. 미국식 햄버거스테이크가 부럽지 않은 한국판 햄버거스테이크라 해도 괜찮을 것 같다. 찾아가는 길: 동두천 유림사거리에서 좌회전해서 철둑을 건너면 간판이 보인다. (031) 865-2428 ▲초계탕집 (초계탕 / 파주시 법원읍) 남쪽에서는 닭이나 쇠고기를 따뜻하게 해서 먹는데 이북에서는 냉채로도 잘 먹는다. 초계탕(3만 2000원)은 이북 쪽 솜씨가 배어든 차가운 닭요리다. 8개월 가량 잘 먹여서 키운 닭을 사용하기 때문에 고기의 쫄깃한 맛이 감칠맛나게 느껴진다. 기름기를 잘 제거한지라 깔끔하면서도 담백한 맛이다. 닭고기 육수와 차갑게 보관해둔 동치미 국물에 얼음을 동동 띄워서 내온다. 마늘, 양파, 대파 등 갖은 야채를 아낌없이 쓴 육수가 미각을 있는 대로 자극한다. 여기에 식초와 겨자를 세게 쳐서 먹으면 입안에 오미가 두루 느껴진다. 한 마리면 서너 명이 먹기에 적당하다. 저녁 때는 하지 않는다. 여섯 시면 퇴근해버린다. 찾아가는 길: 법원리에서 의정부 쪽으로 가다가 시립도서관 뒤쪽에 있다. (031) 958-5250 ▲반구정 나루터집 (장어구이 / 파주시 문산읍) 황희 정승이 은퇴한 후 남은 여생을 보냈다는 반구정. 파주시 문산읍에 있는 한적한 정자 옆에 그 이름을 딴 식당이 하나 있다. 임진강 일대에서는 베스트로 손꼽히는 장어구이의 명가 반구정 나루터집이다. 간장 중심의 양념장을 살살 발라가면서 구워주는 장어구이(1만 7000원)가 맛있는 집이다. 특이한 건 매운 양념 맛도 꽤 가미해서 입안을 자극한다는 점이다. 숯이 들어간 작은 풍로에서 장어 굽는 걸 보는 것만으로 입맛이 동한다. 메기매운탕(3만 5000원)도 적당히 얼큰하다. 기름기가 흐르는 풍부한 육질의 메기 맛을 볼 수 있으며 장어를 약간 먹고 나서 얼큰한 매운탕으로 속풀이를 하는 것도 좋다. 찾아가는 길: 자유로에서 문산으로 나가서 첫 삼거리에서 좌회전, 반구정을 찾으면 된다. (031) 952-347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