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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스크랩 <34> 암 정복 가능할까 [김은기의 ‘바이오 토크’] . 표적치료제
속초등대 추천 0 조회 51 15.02.06 20:05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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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기의 ‘바이오 토크’]

미래 항암제는 암세포 찾아내 조용히 자폭하게 유도

 

<34> 암 정복 가능할까

 

 

Scanning electron micrograph of an apoptotic HeLa cell. Zeiss Merlin HR-SEM.

자폭이 유도된 HeLa 암세포. 파편 없이 조용히 죽는다. 암 연구 분야에선 HeLa 암세포가 최고의 도구다.

 

 

우리 식구 세 명 중 한 명은 평생 한 번은 암에 걸린다. 필자가 말년에 암으로 숨질 확률도 3분의 1이다. 마주치지 않기를 바라지만 만약 암 진단을 받는다면 난 뭘 할 수 있을까?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라 했다. 이왕 만났다면 적을 알아야 이길 수 있다. 유명 학술지인 ‘네이처(Nature)’의 지난해 11월호엔 암세포만을 찾아가 암의 ‘자폭(自爆) 스위치’를 누르는 자폭-표적치료제 개발에 성공했다는 연구논문이 실렸다. 이에 따라 지난 30년간 뚜렷한 수단 없이 독한 항암제에만 매달렸던 난치성 방광암 치료에 새로운 길이 활짝 열렸다.

좀처럼 죽지 않고 버티는 암세포의 ‘아킬레스건(腱)’을 찾은 것일까? 인간이 암을 완전히 정복할 때까진 우선 ‘살아남는 기술’을 배워야 한다.

 

 

Henrietta Lacks (circa 1945?1951) whose cells were used to create the cell HeLa cell line

HeLa 암세포의 유래가 된 미국 여성 헨리에타 랙스.

31세에 숨진 그녀에게서 채취한 HeLa 자궁경부암 세포는 실험실 배양접시에서 무한정 빠르게 자랐다.

 

 

암은 세포 유통기한 무시한 채 증식

 

4B연필은 화가에겐 필수품이다. 화폭에 4B연필로 슥슥 밑그림을 그린 다음, 그 위에 본격적으로 색칠을 해야만 제대로 그림이 된다. 화가에게 4B연필이 필수 도구라면 암 연구 분야에선 ‘HeLa 암세포’가 최고의 연장이다. ‘HeLa’는 31세에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한 미국 여성 헨리에타 랙스(Henrietta Lacks·1920~51)의 이름에서 따왔다. 당시만 해도 정상적인 인간세포를 실험실에서 키우기가 거의 불가능했다. 세포가 며칠 자라다가 다 죽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에게서 채취한 HeLa 자궁경부암 세포는 실험실 배양접시에서 무한정 빠르게 자랐다. 덕분에 암 연구와 더불어 소아마비 백신을 만들 수 있었다. 지금도 암 연구에서 대단히 중요한 세포다. 한 여성의 죽음이 수많은 암환자를 살리는 연구의 받침돌이 된 셈이다.

 

HeLa 암세포는 왜 죽지 않을까? 거꾸로 왜 사람은 죽을까?

사람의 세포를 떼어내 실험실에서 키우면 태아는 50회, 성인은 25회 분열한 뒤 스톱한다. 실제론 ‘텔로미어’(telomere·말단소립)란 DNA끈이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닳아 결국은 더 이상 분열하지 않는다.

즉 인간세포의 ‘유통기한’이 정해져 있다는 것이 ‘수명 프로그램’ 설이다. 만약 스톱하지 않고 계속 자라는 세포가 된다면 이는 악몽이다. 바로 암세포의 출현이기 때문이다. 국내 사망 원인 중 1위가 암이다. 왜 인류는 암과 악연을 맺은 것일까?

 

길가의 가로수를 유심히 보면 중간중간 불룩 튀어나온 ‘옹이’가 보인다. 오래된 나무일수록 이 옹이는 크고 많다. 바로 나무의 암 덩어리다. 나무에 침투한 병원체에 의해 정상세포가 암세포로 변한 뒤 빠른 속도로 자라서 암 덩어리인 옹이가 된다. 하지만 튼튼한 식물세포벽 때문에 다른 곳으로 전이되지 않아 나무가 죽을 정도는 아니다. 동물도 인간처럼 암에 걸린다. 10년 이상 산 개는 45%가 암으로 죽는다. 또 암캐가 제일 많이 걸리는 암은 유방암이다.

 

암은 인간의 탄생과 함께해왔다.

암은 정상세포가 변한 돌연변이이기 때문이다. 무엇이 정상세포를 등 돌리게 했을까?

 

세포 손상되면 회복·자폭 이중 방어막

 

얼마 전 필자는 한 대학병원 로비에서 겁에 질린, 흰 피부의 독일인 여성을 만났다. 이 여성은 자기 팔에 생긴 검은색 반점이 이모의 팔이나 어머니의 등에 난 것과 비슷하다며 어머니·이모 모두 악성피부암으로 숨졌다고 말했다. 자외선 방어 기능이 약한 백인의 경우 피부암에 잘 걸린다. 자외선에 의해 피부세포의 DNA(유전자)가 손상되면 대부분 수리가 된다. 하지만 그 정도가 심하면 세포는 그대로 터져 죽어버린다. ‘괴사(necrosis)’라고 부르는 이 죽음은 연쇄반응을 일으킨다. 괴사된 세포가 터질 때 내부 물질이 파편처럼 튀며 옆 세포도 ‘파편’을 맞아 염증이 생긴다. 세포가 즉사하진 않더라도 손상된 DNA가 회복될 것 같지 않으면 세포는 스스로 ‘자폭(Apoptosis·세포 자멸사) 스위치’를 당긴다.

 

영화 ‘레옹’(1994년)은 국내 개봉 프랑스 영화 중 가장 많은 관객을 모았다. 영화의 백미(白眉)는 마지막 장면이다. 주인공인 킬러 레옹은 12세 소녀 마틸다의 가족 살해범인 경찰 간부와 맞닥뜨린다. 레옹은 이미 많은 부상으로 회복 불능 상태다. 결국 그는 자폭 스위치를 당겨 주위의 악당들과 함께 사라지고 소녀를 구한다.

 

바이러스에 점령당한 세포도 레옹처럼 ‘자폭 스위치’를 당긴다. 본인이 죽어서 전체 세포를 살리기 위한 ‘자기희생’이다. 이 자폭 과정은 정교하게 60분가량 진행된다.

DNA 손상이나 바이러스 침입 신호를 받으면 ‘자폭 스위치’인 p53 암 억제 유전자가 찰칵 켜진다. 이어서 파괴할 물건들을 한곳에 모은다. 이후 해결사인 분해효소(caspase)의 날카로운 칼로 내부 시설을 조용히, 완벽하게 파괴해 나간다.

 

마무리 단계로 순찰 중인 면역세포에 신호를 보내 본인의 위치를 알린다. 최후로 내장을 뒤집어 ‘나를 죽여줘’란 마지막 수(手)신호를 보내고 달려온 면역세포에게 ‘장렬히’ 잡아먹힌다.

 

사람이 살면서 받는 내·외부의 모든 스트레스에 의해 DNA가 손상되면, 손상된 세포는 회복되거나 아니면 자폭해서 돌연변이 세포가 생기지 않도록 이중의 대비를 한다. 물론 자폭한 세포 수만큼 줄기세포들이 생겨 이를 보충한다. 문제는 자폭 기능 자체가 고장 나는 것이다. 세포의 자폭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으면 죽지 않고 계속 자라는 암세포로 변한다. 이때 암세포를 발견·제거하는 인체의 면역세포마저 약해져 있다면 생성된 한 개의 암세포는 결국 암 덩어리로 자란다. 이제 우리는 암과의 목숨을 건 일전을 각오해야 한다.

 

강원도 용평스키장에서 곤돌라를 타고 정상에 오르면 오른편으로 발왕산 등산로가 보인다. 그곳에 주목(朱木)이란 나무가 있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란 이름에 걸맞은 장수 나무다.

장수의 상징인 이 나무에서 항암제인 ‘택솔’을 찾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 하지만 유방암 환자 한 사람을 치료하기 위해선 100년 이상 된 주목이 3~10그루 필요하다. 그래서 나무를 자르는 대신 주목 세포를 배양탱크에서 기르는 방법이 상업화됐다. 택솔은 인체세포가 분열할 때 필수성분인 ‘미세 그물(micro tube)’의 생성을 막아 약효를 발휘한다. 따라서 택솔은 우리 몸에서 자라는 세포를 모두 죽인다.

이 약을 복용하면 급성장하는 암세포가 대부분 죽지만 조금씩 자라고 있던 모발·손톱·피부 일부·생식세포 등도 죽어 머리가 뭉텅뭉텅 빠지고 입안이 헐어버리는 항암제 부작용이 나타난다.

 

암환자 사이에서 ‘붉은 항암제’로 알려진 아드리아마이신을 맞고 구토·멀미 등으로 고생한 사람은 붉은색 커튼만 봐도 토한다. ‘항암주사 안 맞고 그대로 죽고 싶다’란 소리가 나올 만큼 항암제 부작용은 고통스럽다. 화학 항암제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암세포 고사시키는 표적치료제

 

답은 암세포만을 공격해 파괴하는 것이다. 그 선봉엔 표적치료제와 자폭유도제가 있다. 미군이 걸프전에서 297발이나 사용했던 크루즈 미사일처럼 암 표적치료제는 암세포 고유의 암 표지를 목표로 공격하므로 부작용이 확실히 덜하다.

 

암세포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새로 생긴 암세포들이 모여 고형(固形)암이 되려면 덩어리 내의 암세포에 양분·산소를 공급하는 혈관이 필요하므로 ‘혈관생성 유도물질’을 새로 만든다.

표적치료제는 이런 물질에 ‘찰싹’ 달라붙어 ‘영양·산소 공급로’인 혈관의 생성을 사전에 차단한다. 또 암세포는 정상세포와는 다른 물질을 만든다. 유방암 세포는 정상세포보다 100배 많은 수용체(Her2)를 세포 외부에 갖고 있다. 여기에 ‘허셉틴’이란 표적치료제가 달라붙으면 ‘자연살해 세포(NK cell)’가 달려와 암세포를 죽인다.

이런 표적치료제를 만드는 바이오산업이 뜨고 있으며 국내에선 셀트리온㈜에 이어 삼성이 인천 송도에 공장을 신축했다.

 

암세포도 만만한 놈이 아니어서 외부 공격에 대해 적극적으로 자신을 방어한다. 암만이 보유한 아킬레스건은 바로 ‘자폭 스위치’다. 세계 여성암의 15%를 차지하는 자궁경부암은 인유두종 바이러스(HPV)가 원인이다.

정상세포에 바이러스가 감염되면 ‘자폭 스위치’가 자동으로 켜지지만 HPV 바이러스는 ‘자폭 스위치’인 p53이 켜지지 않도록 미리 방해물질을 껌처럼 붙여놓는다. 따라서 껌 같은 물질만 제거하는 암 표적치료제는 암세포만을 죽인다. 최근 전 세계에서 이런 암의 ‘자폭 스위치’를 당기는 물질들을 찾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최고의 항암 무기는, 따라서 표적 추적 기능과 자폭 기능 두 가지를 함께 가진 ‘더블 타깃형’이다. 그러면 정확히 암세포만을 찾아가 ‘자폭 스위치’를 켜 암세포를 조용히 죽일 것이다.

 

 

암을 예방하려면 발암물질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면역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자. 일러스트 박정주

 

 

최상의 자연면역 상태 유지가 암 예방법

 

자궁경부암처럼 바이러스가 원인인 암의 경우 암세포 자체보다는 암세포를 조정하는 바이러스와 전쟁을 하는 셈이다. 따라서 이런 암을 정복하려면 바이러스를 없애도록 전략을 짜야 한다.

과연 바이러스가 순순히 물러날까? 바이러스는 수십억 년 동안 온갖 생물 틈에서 살아남은 생존의 고수다.

생존전략의 하나로 인체세포를 암세포로 바꾼 뒤 그 안에 숨어 살아남고자하는 것이 바이러스의 고도의 생존법이다.

 

그렇다면 정상세포였다가 스스로 등을 돌린 ‘변절자’ 암세포는 무엇이 목적일까?

사람의 정상세포는 한평생 살다가 죽도록 프로그램 돼 있다. 이런 인간 세포의 한계를 넘어서서 암처럼 무한정 살려는 ‘이기적 유전자’의 반동일까?

 

기원전 1600년께 고대 이집트의 파피루스에도 유방암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다. 이처럼 암은 동물의 탄생과 함께 시작됐다. ‘암과의 전쟁’이 어차피 하루아침에 끝날 전쟁이 아니라면 우선 급한 대로 피해가는 것이 상책이다. 암의 시작은 세포 손상이다.

먼저 생활 속 발암물질인 술·담배·자외선·유해식품·독성물질과의 접촉을 최소화하자. DNA가 손상된 비(非)정상세포가 몸에서 생겨도 이를 면역세포가 없앨 수 있도록 신체의 자연면역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는 ‘건강의 기본’이 어떤 약보다도 효과적이다.

 

HeLa 암세포를 최초로 발견한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의 조지 게이(George Gey·1899~1970) 박사는 HeLa 암세포의 사용을 전 세계에 무료 개방했다. 암 연구에 일생을 바친 그도 결국 췌장암에 걸렸다.

그는 마지막 수술을 받을 때 자기 췌장을 떼어내 암세포 연구에 사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인간의 이런 숭고한 자기희생은 결국 암이란 시련을 극복하고 넘어서게 할 것이다.

 

 

 

김은기 서울대 화공과 졸업. 미국 조지아텍 공학박사. 한국생물공학회장 역임. 피부소재 국가연구실장(NRL) 역임. 한국과학창의재단 STS사업단www.biocnc.com에서 바이오 콘텐트를 대중에게 알리고 있다.


 

 

/ 중앙SUNDAY

 

 

 

 

 

 

 

 

 

유병 장수시대에 암 통제하는 표적치료제

 

내성 차단해 더욱 강력해진 스마트 기능

 

최근 들어 암 환자에게 빈가운 소식이 계속 들려오고 있다. 지난해 10월 국내 Y암센터 조병철 교수팀이 2세대 표적치료제 개발의 주요 기전을 발견했는가 하면 지난달 K병원 종양내과 조재용 교수는 조만간 위암 표적치료제의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위암과 폐암이 가장 많은 한국인에겐 정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폐암 중에서도 조기 발견이 어려워 사망률이 가장 높은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도 한 줄기 서광이 비치고 있다.

 

 

 

▲ 기존의 항암제는 정상세포와 암세포를 구분하지 못한다. ⓒ연합뉴스

 

 

그 희망의 전도사는 바로 표적치료제다. 처음 나왔을 때부터 표적치료제는 유명세를 떨쳤는데 기존의 항암제에 비해 부작용이 적기 때문이다.

 

항암 치료의 특징 중 하나가 바로 오심, 구토, 탈모, 근육통증 등이다. 기존의 항암제는 세포 내의 DNA나 미세소관(microtubule)을 표적으로 하는데 정상세포와 암세포의 구분을 못하기 때문에 암세포뿐만 아니라 정상 세포에도 악영향을 끼쳤고, 정상적인 세포분열도 억제당했다.

 

이에 비해서 표적치료제는 암 세포의 생존과 기능을 유지하는 데 반드시 발현되는 특정인자만을 공격한다.

 

스마트 폭탄과 같은 표적치료제

 

지난 2005년 샌안토니오 유방암 심포지엄에선 유방암에 걸린 여성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의미 있는 임상시험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71명의 고형성 유방암 여성 환자들을 대상으로 천연물인 할리촌드린(halichondrin B : HB)의 화학합성 유도체인 ‘E7389’를 투여한 결과, 세포의 분열에 필수적인 미세소관의 성장을 저해하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로써 암세포의 증식이 차단되고, 기존 암세포도 아팝토시스(apoptosis)라고 불리는 예정된 사멸을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팀의 수장인 린다 박사는 “연구가 매우 성공적이었고, 향후 이 새로운 물질에 대한 추가 조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7년 2월 로체스터대학 메디컬센터의 캐서린 새퍼 박사 연구팀은 결장, 직장, 위, 간, 피부에 발생하는 암에 대해 ‘PPAR-gamma’ 저해제를 투여한 결과, 결장직장암 세포가 매우 빠르게 사멸하는 현상을 발견했다.

 

이 약물들은 암세포의 골격을 담당하는 미세소관(microtubule)의 형성을 막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미세소관은 세포를 구조적으로 유지시켜주는 역할을 하는데 알파(α)와 베타(β) 등 두 가지의 튜불린 단백질로 구성돼 나선형태로 꼬여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다 PPAR-gamma 저해제를 높게 투여하면 튜불린이 60~70%나 감소했고, 실험용 마우스에 이식된 암세포를 사멸시켰다. 동물세포는 세포분열 시에 양극으로 이동한 중심립 주위에 미세소관에서 뻗어 나온 방추사가 염색체를 잡아당기므로 미세소관이 파괴된다면 원천적으로 세포분열을 할 수 없게 된다.

 

실제로 많은 항암제가 미세소관과 DNA 나선 고리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항암제 중 하나인 ‘엡토포사이드(Eptoposide)’는 세포분열 시에 S기 후반과 G2기에 작용, DNA의 이중나선 고리를 차단시켜서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고, ‘빈블라스틴에(Vinblastine)’의 경우, 세포분열시에 없어선 안될 미세소관을 파괴시켜서 암세포 분열을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 내성을 차단하는 2세대 표적치료제가 개발되고 있다.

 

 

그러나 기존의 항암제는 암세포와 정상세포를 구분하지 못하고, 모든 세포를 대상으로 공격한다.

따라서 이 항암제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표적치료제는 정상세포를 공격하지 않는 특성을 가져야 한다.

 

내성을 차단하는 표적치료제 개발

 

폐암(Lung cancer)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암 중의 하나로, 국내에서도 가장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 암이다. 그런데 폐암 환자에겐 다른 암 환자에겐 없는 것이 있다.

 

그건 바로 EGFR(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전문가들은 “EGFR은 ‘Her1’ 또는 ‘ErbB-1’으로도 불리며, 폐암이나 유방암 등의 암에서 과발현된다”고 설명한다. 이는 Ras 신호전달 경로의 부적절한 활성화를 가져오고 결국 통제되지 않은 세포 번식을 초래하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폐암 연구는 특정인자인 EGFR의 차단에 집중됐고, 결국, 1세대 EGFR 표적치료제인 ‘이레사(Iressa)’가 탄생했다. 폐암 환자들이 이레사에 거는 기대는 매우 컸으나 이레사는 부작용을 나타냈고, 미국과 유럽에선 판매 승인이 취소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예를 들면, 국내 폐암 환자 종양의 약 30%는 EGFR 돌연변이를 가지는데, 평균 8~10개월 후에 획득 내성을 보이며, 결국 2세대 EGFR 표적 치료제를 개발해야 했다.

 

조병철 교수팀이 발견한 난치성 폐암을 치료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2세대 EGFR 표적 치료제의 경우, 폐암의 내성 기전으로 알려진 ‘IL-6/JAK/STAT3’ 신호 전달 체계를 억제해 항종양 효과를 가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 고무적인 현실은 최근 들어 내성이 생긴 표적치료제에 대한 새로운 후보물질들이 개발되면서 항암 표적 치료제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커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표적치료제의 개발과 더불어 유병장수시대의 마음가짐 즉 몸속의 암 세포를 영원히 청소하는 것이 아니라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기능을 중지시켜서 증식을 억제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하면서 살아간다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 2013.011.

 

 

 

 

표적치료제, 나노기술 만나 시너지 ‘굿’

 

종양 깊숙이 침투…난치성 암 치료 가능할 듯

 

표적치료제 기술이 나노기술에 힘입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암 치료에 있어서 획기적인 방법들이 개발되고 있다.

 

최근에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연구단(현택환 단장)은 싱가폴 국립암센터와 공동연구를 통해 “천연물에서 간암치료제인 트립톨리드(Triptolide)1을 새롭게 발굴하고, 여기에 나노입자기술을 적용해 간암 억제 효과가 뛰어난 나노미사일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종양세포의 혈관 벽은 항암제의 침투를 어렵게 한다.

 

 

이 연구단은 지난 4월초에도 종양 조직에 표적치료제가 도달하면 그 내부에 든 산화철 나노입자와 광역학 치료제가 마치 수류탄처럼 터지는 나노표적치료제를 만들기도 했다.

 

표적치료제 기술에 새로운 지평을 여는 분야가 바로 나노기술(Nano technology)이다. 전문가들은 “표적치료제는 암세포의 생존과 기능을 유지하는데 있어서 반드시 있어야 하는 과정을 차단하는 원리를 이용, 암세포의 기능과 증식을 막는 것이다”고 말한다.

 

기존의 항암치료제가 암세포 살상을 목적으로 암세포와 정상세포를 구분하지 않고 공격하고 암세포를 인식하는데 문제점을 가졌다면 표적치료제는 특정한 발현을 하는 암세포가 갖는 표적 인자만을 인식해 그 암세포만을 찾아가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정상세포는 보호하고,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표적치료제가 암세포를 제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암에 의한 대부분의 종양세포의 경우, 항암제의 투과가 매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는 항암치료에 큰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암세포의 뿌리를 자를 수 있는 깊이까지 도달해서 강력한 독성을 퍼뜨릴 수 있는 무기가 필요하다. 여기에 나노기술이 필요하다. 1나노미터(㎚)는 10억 분의 1m로서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10만 분의 1의 길이에다 그 안에 원자 10개가 들어갈 수 있는 극미의 세계를 다루는 나노 기술은 강력한 항암제를 표적치료제 내부에 담고 종양세포의 혈관 벽을 뚫고 들어가도록 설계된다.

 

이런 식으로 설계된 나노 표적치료제가 바로 나노미사일이고, 자폭하는 나노수류탄이다.

 

암 세포의 특정 표적을 노린다

 

종양생물학의 발전은 표적치료제라는 이상적인 항암제를 탄생시켰다. 기존의 독성이 강한 항암제는 암세포를 죽이는데 강력한 힘을 발휘했다. 반면에 한 가지 문제점이 있었는데 이 암세포는 정상세포도 공격하는 것이다.

 

그러나 표적치료제는 스마트한 기능을 갖고 있다. 특정한 암세포가 갖고 있는 고유한 특이 인자를 표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것이다. 종양생물학은 이를 공격하는 선택성 높은 분자를 설계하는 것을 가능케 했고 이로써 탄생한 것이 표적치료제다.

 

일례로, 표피성장인자 수용체(EGFR)는 약 170kDa의 막단백질이다. 이는 상피세포의 표면에서 발현된다. 이 인자는 표적치료제가 겨냥하는 주요 암세포 표적인자가 된다. EGFR의 세포외 도메인에 리간드(EGF 또는 TGF-α)가 결합하면 활성화된다.

 

결국 신호전달경로를 통해 세포증식 및 성장을 촉진하게 된다. 여기서 성장인자수용체 기능의 조절에 영향을 주거나 수용체 등의 과다발현을 유발하는 유전자 변형이 일어나면 발암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따라서 많은 표적치료제가 EGFR과 같은 특정 인자를 겨냥하고 만들어진다.

 

그러나 어떤 암세포는 표적치료제의 능력을 비웃는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연구단에 따르면 간 세포 암종은 기존 화학요법이나 표적치료에 의한 생존 확률이 가장 나쁜 질환 중 하나다. 이는 항암약물의 독성으로 인한 부작용과 종양 조직 내로 효과적인 침투를 하는 항암약물의 양이 적다는 데 기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표적치료제가 표적인자를 인식하고 암세포에 도달해도 그 효과는 미지수다. 만약에 암이 만들어낸 종양의 혈관 벽을 뚫고 깊은 곳까지 항암제가 도달해 암의 복제 기능을 끊는다면 확실한 항암치료가 가능하게 된다.

 

종양 내부로 깊숙이 침투하라

 

종양의 혈관은 투과성은 있지만 약물을 통과시킬 정도로 틈새가 넓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하나 종양은 매우 높은 정수압(Hydrostatic pressure)을 갖고 있어 체액을 유출시킨다. 이는 침투한 항암제가 혈관내로 들어가는 길을 막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항암제를 암세포의 종양 내로 침투시키려면 별도의 장치가 필요하다. 이에 다양한 수단이 강구됐는데 지난 2010년 미국 연구진은 약물이 종양을 뚫고 들어가게 하는 iRGD라는 펩티드를 개발했다. 둥근 고리 모양의 iRGD는 종양에 있는 단백질 부위인 인티그린 리셉터와 결합해 항암 약물이 종양 안으로 들어가는 출구를 여는 것이다.

 

또 하나의 방법은 강한 독성의 항암제를 담은 수류탄을 종양 내에 집어넣는 것이다. 국내의 나노입자연구단은 특정 수용체가 간암세포에 많이 발현된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산성 간암조직에서만 터지는 고분자를 만들었다.

 

여기에 강력한 독성을 갖는 트립톨리드를 가두어 마치 미사일 유도장치와 같이 간암세포 표면에 있는 수용 체에 특정적으로 결합하는 엽산(Foliate)을 붙인 결과, 정상 조직의 산도에서는 약물 방출이 억제돼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간암조직에는 선택적으로 항암제를 침투시켜 치료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게 된 것이다.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는 나노 기술과 표적치료 기술의 만남은 획기적인 난치성 암 치료의 길을 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오늘날 대부분의 암 치료에 있어서 가장 장애가 되는 것이 바로 항암제 내성 문제다”고 지적한다. 이는 표적체가 궁극적으로 내약 성을 유발하는 회피 돌연변이를 발달시키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모든 항암치료제에서 발견되는 약제 내성의 문제가 나노표적치료제의 향후과제로 남을 전망이다.

 

/ 20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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