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째와 둘째를 설명하면서, 두째는 순서에 둘째는 개수에 쓴다고 말씀드렸는데, 국립국어원에 물어보니 순서나 개수 모두 둘째라고 쓴다고 합니다. 이것은 제 실수가 아니라 제 잘못이네요.
안녕하세요.
가을비가 오네요. 이 비가 그치면 추워질 거라고 합니다. 비가 갠 뒤에 바람이 불고 기온이 낮아지는 현상을 '비거스렁이'라고 합니다. 비가 그치고 난 뒤, 비거스렁이를 하느라고 바람이 몹시 매서웠다처럼 씁니다.
예전에 보낸 편지에 제 잘못이 있었네요.
두째와 둘째를 설명하면서, 두째는 순서에 둘째는 개수에 쓴다고 말씀드렸는데, 국립국어원에 물어보니 순서나 개수 모두 둘째라고 쓴다고 합니다. 이것은 제 실수가 아니라 제 잘못이네요.
몇 분이 우리말 편지를 일주일에 한 번을 보내더라도 꼼꼼하게 살펴 낱말 하나라도 틀리지 않게 보내는 게 중요하다는 말씀을 하십니다. 맞습니다. 틀리면 안 되죠.
그러나 핑계를 좀 대자면, 제가 우리말을 잘 알아서 편지를 보내는 게 아니라 제가 공부하면서 배운 것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어서 보내는 게 우리말 편지라서 가끔은 틀리기도 합니다. 그리고 일주일에 한 번을 보내건 한 달에 한 번을 보내건 우리말 편지를 흠 하나 없이 완벽하게 쓸 자신이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처럼 날마다 제가 공부한 것을 보내고자 합니다. ^^*
아래는 두째와 둘째가 다르다는 우리말 편지인데요. 잘못된 글이니 지워주세요.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두째와 둘째]
안녕하세요.
저는 일이 아무리 힘들어도 집에 있는 애들만 생각하면 모든 피로가 다 풀립니다. 자는 모습을 봐도 귀엽고, 먹는 모습만 봐도 예쁩니다. 고슴도치도 제 새끼 털은 함함하다고 하는데, 사람이야 오죽하겠습니까. ^^*
지난 주말에는 식구와 같이 속초를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에 코에 바람을 넣으니 좋더군요. ^^* 몇 가지 음식을 좀 싸서 가져갔습니다. 김밥도 싸고... 작은 녀석이 김밥을 거푸 두 개나 먹더군요. 그래서 오늘은 두째와 둘째를 알아보겠습니다. ^^*
쉽습니다. 두째는 순서에 쓰고, 둘째는 개수에 씁니다. 내일이 서른두째 내 생일이다처럼 쓰시고, 사과를 둘째나 먹고 있다처럼 씁니다.
자식 자랑한다고 너무 나무라지 마세요. 그래도 저는 제 새끼가 귀엽고 예쁘니까요. ^^*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잊다/잃다]
벌써 새해가 밝은지 열흘이 넘었네요. 작년에 있었던 좋지 않은 기억은 빨리 잊으시고, 올해 새롭게 세운 계획 잘 꾸려가시길 빕니다. 설마, 올해 세운 계획을 벌써 잊지는 않으셨죠?
오늘은, ‘잊어버리다’와 ‘잃어버리다’의 차이를 말씀드릴게요. 글로 쓸 때는 별로 헷갈리지 않는데, 발음할 때는 많은 분이 헷갈리시더군요.
‘잊다’는 “한번 알았던 것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기억해 내지 못하다.”는 뜻으로, 수학 공식을 잊다/영어 낱말의 철자를 잊다/영화 제목을 잊었다처럼 씁니다.
‘잃다’는 “가졌던 물건이 없어져 그것을 갖지 아니하게 되다.”는 뜻으로, 가방을 잃다/복잡한 시장 거리에서 지갑을 잃었다처럼 씁니다.
기억하기 좋게, ‘잊다’와 ‘잃다’의 구별은, 관련된 물건이 있으면 ‘잃다’고, 물건이 없으면 ‘잊다’입니다. 물건은 잃어버린 것이고, 기억은 잊어버린 것이고...
여기까지는 다 아시죠?
문제는 발음입니다. 물건을 잃었을 때, 잃어버리다의 발음은 [이러버리다]입니다. 기억을 잊었을 때, 잊어버리다의 발음은 [이저버리다]입니다. 발음이 서로 비슷하죠? [이저]와 [이러]... 그러나 뜻은 앞에서 설명한대로 전혀 다릅니다.
학교에 가서 우산을 [이러]버린 것이고, 시장에서 지갑을 [이러]버린 겁니다. 나쁜 기억을 [이저]버린 것이고, 옛 애인을 [이즌]겁니다.
발음을 조심하시라고 예를 하나 들어볼게요. ‘나는 너를 잊었다.’와 ‘나는 너를 잃었다.’의 차이인데요.
‘나는 너를 잊었다[이�다].’고 하면, 서로 헤어져 기억에서 지웠다는 의미이고, ‘나는 너를 잃었다[이렀다].’고 하면, 네가 죽어서 저 세상으로 갔다는 말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