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부터 계획했던 기차여행의 날이 바로 오늘
횡성의 태기산농부 님댁과 주천의 나눔의기쁨 님댁 그리고 영월시내에 사시는 봉래산 님 부부
그리고 남편이 돌아가셔서 홀로 사시는 하늘아래 님 그리고 우리부부
이렇게 아홉명이 나선 길이다.
봉래산 님댁을 빼고 모두들 농사를 하는 중이니 맑고 좋은날은 일을 해야해서 이렇게
장마철에 날을 잡았는데 비가 오든 어쩌든 우리는 간다~
나는 혼자서 가끔 기차여행을 하는 편인데 남편은 정말 오랫만에 기차여행에 참여하는 기회라
무척이나 설레여해서 계란을 삶아라 김밥을 싸라 하면서 잠을 설쳐가며 오늘을 기다렸다.
기차역에 내려서 제일 먼저 남편이 한 일은 기차표를 사는 것 보다 사이다를 사러 간 일이었다.
결혼 허락을 맡으러 우리집에 온 날 생전처음 기차를 탔었다는데
그 때 만큼이나 설레여 하는 이유는 아마도 마음 맞는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함이 좋아서 일것이다.
드디어 기차가 도착했다.
새벽기차로 가고 싶었는데 영월에서 강릉행 첫 기차가 열시 24분 출발
태기산농부 님과 아비가일 님은 원주에서 미리 그 차를 타고 오시고 우리는 같은 호실로 표를 끊었지.
오랫만에 기차를 탔다는 봉래산 님 부부
밖을 내다 보는 모습이 참 아름답다.
하늘아래 님이 부부들만 가는데 끼워 주어서 감사하다고 옥수수를 준비해 오시고,
증산에서 차에 오른 이쁜 꼬마아가씨가 너무나 앙증스러워 쫒아가서 사진을 찍었더니
멋지게 포즈를 잡아준다.
나중에 생각나서 옥수수랑 계란 삶은것을 가지고 갔더니 어디에서 내렸는지
벌써 내려서 미안하고 아쉬웠지~
어디에 사는지 이름이 무엇인지 알아둘껄 아~쉽~다~
예전에는 김밥~ 계란있어요~ 하며 물건을 팔러 다니는 아저씨가 계셨는데 지금은 주말이 아니면 이곳
기차카페를 이용하면 된다고한다
각 기차의 4호실이 카페인데 각종음료수와 먹을것들이 있고 노래방이며 게임을 할 수 있는 공간도 있어
이용하면 된다.
하지만 우리는 옛날 기차여행을 즐기러 온 사람들~
봉래산 님네서 맛있게 김밥을 싸고 우리가 계란을 삶고 농사지은 오이도 가져왔다.
그리고 사이다~
음식을 함께 먹기 위해 의자를 돌리는데 나눔의기쁨 님 덕분에 웃음보따리 터지고.....
(공개하면 다칠 염려가 있어서 공개는 못 하지만 그렇게 다정하고 예쁘게 사는 두 사람 덕분에 무척 즐거웟음)
태백을 지나면서 굵은 빗방울이 기차유리창을 두드렸다.
집에 이일저일 할 일도 많은데 길을 나선 것이라 모두들 마음이 편하지 만은 않을 터인데
그 마음을 알기라도 하듯 편한 마음으로 여행하라는 배려인듯......
오늘여행의 가장 큰 목적은 이 스위치백 구간을 지나보는 것이었다.
스위치백이란 높은 지대를 달려온 기차가 좀 낮은 도계지역으로 내려 가기위해 Z 자 모양으로
뒤로 갔다가 다시 앞으로 가는 방법으로 독일에 있고 우리나라에 있는데
머지 않아 터널이 생기면 이 구간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태기산 농부님은 20대시절에 이 구간을 다녀 보았고 하늘아래 님도 30대 시절에 다녀 보았고
우리도 이 구간에 대한 추억들이 많아서 없어지기 전에 다시 한번 그 구간만의 멋을 느껴 보자고
기차여행이 계획된 것이라 다들 기대도 크고 할 이야기도 많았다.
같은 구간을 뒤로 갔다 앞으로 가는 모습을 보려고 일어나서 내려다보는 중~
추억의 장소가 또 하나 없어져 버린다는 아쉬움을 빗방울이 대신 아쉬워 하고 있는 흥전역사 앞이다.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들~
늘 느끼는 것이지만 우리나라는 어디를 가도 참 아름다운 곳이 많다.
도계를 지나고 삼척과 묵호~ 그리고 정동진.....
창밖으로는 짭쪼름한 바다냄새를 풍기며 푸른바다가 한없이 펼쳐져 있었다.
드디어 오늘의 목적지인 강릉~
남편의 사진을 보니 봉래산 님 내외분이 손을 꼭 잡고 다니는 사진을 열장쯤 찍었는데
그 손을 따로 크로즈업해서 찍은 사진도 있었다.
남들 보는데서 손잡는 것을 질색을 하던 남편의 마음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변하는 것일까
나중에 시도해 보아야겠다.
강릉역으로 승합차를 가지고 내 야학선생님께서 마중을 나오셨다.
기차여행을 해 보니까 거기까지 기차를 타고 가는 것은 좋은데 거기서부터가 문제였다.
버스를 타는 것은 너무 불편하고 택시를 타자니 식구가 너무많아 한대에 안되고,
그래서 부탁을 드렸더니 흔쾌히 부탁을 들어 주셔서 편한 여행을 할 수가 있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데 점심부터 먹고 하기로 하고
안인 바닷가에 물회를 잘하는 집이 있다는 나눔의 기쁨님의 추천으로 그리고 행했는데......
기차길이 있는 풍경이 멋져서 사진을 찍어 보았다.
다같이 사진을 좀 찍으려고 보니 남편아무렴이 보이질 않는다.
어디로 간거지?
호기심 많은 남편은 그새 어디로 ......
사진을 찍고 기찻길위 육교를 내려와 보니 남편은 건너편에서 우리가 내려오길 기다려
사진을 찍고 있었다.
관광열차 지나가고.....
바닷물은 지척에서 철썩대고
우리는 여행을 오면 다른 때 보다 해방된 마음을 주체 못하고
하하 거리고 호호거리며 사춘기 소녀들마냥 들뜬 마음이다.
바다가 보이는 음식점에서 물회를 주문했다.
음식이 만들어 지는 동안 강릉에 사시는 선생님도 유기농을 하시고 우리들도 모두 유기농농사를 하는 사람들이라
자연스레 제초를 어떻게 하는지 병충해는 어떻게 하는지 그런이야기를 나누었는데
7점무당벌레는 해충이고 28점무당벌레가 어떻고 제충국이 어떻다는 이야기를 하니
농사를 모르는 봉래산 님네는 외계인들이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고한다.
드디어 오늘의 메뉴인 물회가 나왔다.
채를 썰은 싱싱한 회가 주재료인데 처음 먹어본 나는 얼마나 맛있는건지 아닌지 알 수가 없지만
아무튼지 회는 좋아하니 맛있게 먹고~
동해바다로 나가 보았다.
푸른물결 철썩이는 파도
지난주에는 서해바다를 보았는데 이번주에는 동해바다를 보고....
참 좋은세상이다.
멀리 바다 위에서 그물을 끌어 올리는 한 사람의 모습이 평화롭다.
남편은 동해바다물 한 통을 받아서 베낭에 챙겨 넣는다.
서해바다물도 한통 챙겨 왔는데 만나게 해 주려고 그러나???
봉래산 님은 열심히 사진을 찍는데~
어떤 사진이 그 곳에서 찍혔을까.
바다에 왔다간 기념을 사진에 남겨야지
푸른동해바다야 늘 거기 엄마처럼 있어 주어서 감사하단다.
기차를 타고 와서 회를 먹고 바다를 보고 여기까지가 우리의 오늘 목표였지만
기왕 강릉까지 왔으니 뭔가 보람있는 일을 하나 더 하자고 의논을 모은곳은 대관령 옛길에 있는 휴양림
강릉의 자랑거리인 멋진 노송들이 아름다운 곳이다.
마침 이곳에는 우리와 동기생인 숲해설가가 몇분 활동을 하고 계신 곳이라 편한 마음으로~
휴양림에 가면 너무 좋은데 어떤이들은 입장료가 비싼 줄 알고 있는데 그렇지 않다.
65세이상 무료 나 같은 숲해설가 무료~
그러니까 태기산농부님 두분 무료 봉래산님과 내가 무료
나머지 분들을 해서 6000원을 내고 입장~
오늘 우리에게 대관령휴양림에 있는 아름다운 것들을 안내해 주실 최점남선생님
나와 동기생이기도하다.
이번에 전국숲해설가대회에서 좋은성적으로 입상하셔서 적잖은 상금을 타셨다는데......
아무튼지 감사하고 기분좋은 일이다.
대관령휴양림에 가장 많은 소나무들~
그들의 나이는 대략 87세~8세 1922년경에 공중에서 씨를 뿌렸다고 한다.
소나무에 대한 이야기는 해도해도 끝이 없을만큼 많다
우리와 가장 친근한 소나무 ~
그 가운데 우리가 서 있는 것 만으로도 마음 편하고 기분 상쾌한 일들이다.
그리고 색이 너무나도 신비스러운 산수국은 또 어떻고~
충전의 시간으로 이만큼 좋은것이 또 있을까
시간이 없어 소나무숲만 보았지만 100년이 넘은 소나무들이 즐비하다는 도둑재의 모습은
다음에 하루 와서 묵으면서 올라 보기로 한다.
돌아오는 길은 기차시간이 맞지를 않아서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수고하신 선생님께 진 빚은 다음에 갚기로하고~
원주에 차를 세워두고 오신 태기산농부님댁과는 헤어지고
영월로 돌아오는길
대관령부근에 넓게 펼쳐진 감자밭들
바라보는 마음이 평온해진다.
그러고보니 기차에서는 마음편하라고 비가 내리더니 돌아다니는 내동 비 한방울 맞지를 않았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풍경들이
더욱 새롭고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시간을 내려놓기가 참 쉽지 않지만 그 힘들게 내려놓은만큼
얻어 온것은 더욱 크고 많다
함께 한 시간들 모두가 감사하였다.
첫댓글 아~~ 좋다~~ 대리만족이라고 할까요? 가만히 앉아서 너무 좋은 구경 하는것 같아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