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명을 알게 된 것은 2001년 발매되었던 "통해야" 란 앨범을 통해서이다. 그때 당시 서초동에서 오디오샾을 했을 때인데 이들의 앨범을 처음 들었을 때는 충격 그 자체이었다. 이들은 국악이란 중심에만 서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악기를 사용하는, 더 나아가서 빗소리, 사람소리뿐만 아니라 기타 가능한 모든 매체들을 활용한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소리의 향연을 보여주었기 때문이었다.
모든 음악이 매력적이었지만 개인적으로 2번째 "연어 이야기1"와 6번곡 "고속운동" 은 사운드 체킹 모니터 곡으로 자주 사용했던 곡! 그 농밀하고 파워풀한 사운드는 스피커의 유닛을 두둥둥 마구 흔들어댈 정도로 면밀히 보여주는 곡이었다.
이 음반의 사운드 엔지니어는 황 병준, 오디오로 인연을 맺었던 분인지라 공명의 음악적 깊이와 명 녹음으로 아직도 소중히 간직하는 음반이기도 하다. ("통해야" 녹음에 참여한 황 병준 엔지니어는 훗날 2008년 50회 그래미상 시상식에서 한국인 최초로 클래식 최우수 녹음기술상 부분 그래미상을 수상했었지요.)
이 “통해야” 란 음반은 오디오 동호인들에게는 기기 레퍼런스용으로 많은 사람에게 회자되었고 구입하기 힘든 희귀 음반이 되었다. 공명의 소리는 휴대용 기기가 아닌 꼭 오디오 매체 또는 라이브 공연으로 체험해야만 그 깊이적인 진가를 알 수 있으며 볼륨 또한 일정한 높이 이상으로 올려놓아야 효과를 체험할 수 있다.
한동안 여러 사정이 생겨서 공연을 보러 간적이 없었는데 문자 메시지에 반가운 공명 공연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마침 이들을 역시 좋아하는 YTN 음악 PD님 가족도 오셔서 토요일만사 제쳐 놓고 함께 서종 면사무소 음악당으로 달려가게 되었다. 혹 오실 손님들은 기다리거나 아니면 서종 음악당으로 안내를 부탁하고는...
처음으로 접하는 그들의 실제 공연 모습은 그나마 궁금했던 재료(?)들을 분석하기에는 너무나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었다. 예전의 음반에서 접했던 곡과 그 동안 발표했던 2집, 3집 음악들을 집대성한 소리와 장단은 한 곡 한 곡 머리로 가슴으로 그리고 몸으로 깊숙이 파고들게 만들었다.
하나가 되고 둘이 되어 셋이 되며 넷이 일군 설장구, 그들이 만든 장단은 역시나 새로운 소리를 창출하는 흥미로운 가락의 역동성을 보여 주었고 그들의 그룹명과 일치하는 대나무로 만든 악기는 길고 짧아지며 共鳴 이란 무엇인가를 여실히 보여 주었다.
그들이 보여준 악기는 이루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았는데 타악기뿐만 아니라, 기타, 태평소, 리코더, 셰이크, 개량 장구, 20L 석수통, 퍼포먼스를 통한 즉석에서 드릴로 뚫어 만든 파이프 피리 등 정말 다채로웠다. 그 악기들의 공간 음향 분석을 하고, 튜닝하며 여러 악기들의 소리를 놓칠세라 음향관계자 그리고 엔지니어의 손길은 바쁘기만 하다. 그 모든 악기와 기기들을 언제 설치하고 언제 다 날랐는고..l
서종 우리 동네 음악회란 소박한 이름이지만 함께 하는 그 들의 진지한 땀방울이 알차고 화려하고 뜨겁게 이 음악회를 크고 빛나게 하고 있었다.
또한 라이브 공연의 묘미는 역시 관객 참여가 아닌가 싶다. 아이들은 길고 짧은 대나무 공명을 두드리고 그 속의 음을 찾아 여행을 떠나고, 모여든 이들 같이 장단에 맞추어 마치 벌레 소리와도 같은 작은 악기에도 호흡하며 하나 둘도 외치고 박수도 치고 손 너울도 흔들며 공명 그 공감 안에 빠져 들게 만들었다.
앙코르 속 아쉽지만 나는 그 자리를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환을 찾아오신 손님들의 계속적인 전화로 말미암아.. 공명 10주년 기념 라이브 공연 음반을 가슴에 포근히 안고...
친형님처럼 항상 따사로운 웃음을 보여주는 박태원 기획 국장님과 서종 사람들 관계자 분들, 그리고 음악적 공감, 더 나아가서는 삶의 공감을 일깨워 준 공명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