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거를 싫어한다면 그건 생존법칙 측면에서 상당히 불리한 일입니다. 먹는다는 것은 삶의 의무이자 생명유지 필수사항입니다. 요즘은 식품영양과학이 아주 발달해서 현재 나의 DNA는 과거 나의 조상이 먹었던 것 그 자체의 발현이다!라는 것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나의 체형 기질 성격 능력 병력 등등 조상이 음식섭취를 통해 진화시킨 유전자들이 결국 현재의 나를 규정짓게 되어있습니다. 내가 속한 지역의 보편적 식품 속에 풍부한 영양소와 결핍된 영양소가 신체 뿐 아니라 정신도 지배하게 원리연구를 통해 볼 때, 우리의 모습과 정신세계는 결국 조상과 내가 먹는 것의 범주 안에 있는 것입니다.
글로벌 경향이 이 시대의 보편적 현상이고 음식문화 역시 이제는 한 지역의 농산물에 영향을 받는 시대는 벗어났지만 이런 경향이 유전자에 반영되기 위해서는 수 천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미국령 사모아 인구 중 성인의 70% 이상은 비만현상을 보이게 되는데 잉여영양분을 비축하는 유전자가 워낙 발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 먹을 것이 한정되어 있던 시절에는 이 유전자가 아주 큰 힘이 되었겠지만 먹을 것 특히 패스트푸드가 넘쳐나는 이 시대에 이 유전자는 심각한 독이 되었습니다.
우리의 즐거운 취미 중에 하나가 바로 맛집순례입니다. 과거 먹고살기 힘든 시절에는 그저 생존차원의 끼니때우기가 과제였지만 경제적 수준이 올라가면 생존수준이 아닌 미각만족의 음식을 추구하는 게 인지상정입니다. 맛있는 것을 먹는다 라는 것은 도파민이 평소보다 3배 올라가게 됩니다.
맛있는 것을 먹는 것은 원래 도파민 가동기능이 좋던 나쁘던 뇌에 자극을 주게 되어있는데요, 맛있는 음식 먹는 행위 자체가 도파민을 올리기도 하지만 도파민결핍인 경우 찔끔 맛본 황홀함이 더 자극을 주어서 더 깊은 추구를 하게 되기도 합니다. 도파민 결핍이 있는 사람들이 중독에 더 쉽게 빠지는 원리입니다.
단음식이 위험한 이유는 단음식이 주는 도파민상승효과가 일반음식에 비해 그 약발이 오래간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잘 짜여진 식단은 포만감과 더불어 도파민분비량을 줄이게 되지만 단 음식들은 포만감없이 도파민을 계속 자극한다는 위험한 사실.
완이는 단음식에 거의 중독자처럼 보입니다. 특히 달콤한 젤리에 심한 중독을 보여 이걸 찾아 엄청 뒤져댑니다. 여름에 보름 기숙했던 멜보이도 단 젤리 중독상태는 심각해 보였습니다. 말리지 않으면 하리보 100개들이 개별포장 한 박스를 거의 한번에 다 먹을 정도였습니다. 완이도 자제시키지 않으면 똑같을 것입니다.
지금은 차로 이동할 때 작은 거 한 개 정도로 제한하는데 작은 포장이라도 꽤 여러 개 들어있건만 거의 1-2분만에 다 흡입해버리고는 안도의 표정을 보입니다. 이미 단 것에 대한 중독현상이 머리를 상당히 지배하는 현상이 바로 그런 살겠는 듯한 표정을 보이는 것에서 진하게 나타납니다.
단 것에의 탐닉과 과거 가정에서의 계속적인 제공의 후유증은 바로 끊임없이 단것을 찾아 헤매는 '종일먹을것 탐닉형'의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그걸 수정하는데 꼬박 6개월이 걸렸고 요즘에서야 할 수 없이 자제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상황이 그러니 할 수 없이 자제하지만 상황만 허락하면 끊임없는 탐닉향연을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완이의 또 큰 문제는 탄산음료와 단 음료수 집착. 태균이도 예나 지금이나 탄산음료에 집착하지만 물도 많이 마시기 때문에 탄산음료만 마시지는 않는데 완이는 물도 잘 마시지 않는다는데 심각성이 있습니다. 요즘은 식사시간 참여가 늘어나면서 밥은 안먹지만 국과 반찬은 많이 먹기 때문에 물마시는 게 좀 늘어났지만 차타고 이동할 때 물은 절대 마시지 않으려고 합니다.
완이의 선호 음료패턴의 귀결은 설탕. 탄산음료 아니면 요쿠르트 중독자처럼 20개짜리를 사서 자제시키지 않으면 다 뜯어서 먹어버립니다. 5개로 항상 제한하지만 시선은 늘 이런 먹거리에 꽂혀있고 탐닉하려 듭니다.
태균이 키우면서 한번도 사보지 않은 요쿠르트 묶음을 요즘 하는 수 없이 사게 됩니다. 유산균 약간에 설탕 듬뿍 이 유해한 음료를 스스로 제어할까해서 도파민보충제를 먹이곤 하는데 진정한 의미의 도파민 활용을 못해서 그런지 도파민보충제를 먹는 날은 더 부산하고 동작이 더 빨라집니다.
먹을 것, 특히 단 것에 집착하는 아이들이 어찌 완이 뿐일까요. 제가 지켜본 먹을 것에 집착하는 아이들의 특성을 보면 전두엽 발달이 늦어지는 이유가 있습니다. 가장 원초적으로 종일 먹을 것에 집착하니 뇌에 다른 좀더 나은 것들이 끼어들 틈이 없습니다.
완이를 데리고 산책이나 야외활동을 해보면 이미 먹을 것 외에 다른 세상정보에 대해서 마치 눈도 귀도 막은 것처럼 보입니다. 산책질에 지나게 되는 야생관목들 무리에는 눈 앞에서 노란나비들이 여러마리 이리저리 날라다닙니다. 너무 예쁜 노란 나비들, 억지로 얼굴까지 손으로 고정해주면서 나비를 보자고 해도 눈을 절대 나비에게 가지 않습니다. 풀잎 하나 어느새 뜯어서 입에 넣고 있습니다. 언제나 모든 활동은 구강자극이나 먹을 것에로의 회귀입니다.
먹을 것에의 집착의 무서움은 바로 세상정보 받아들이기 기능을 마비시킨다는 것입니다. 물에 들어가서 싫컷 놀기와 같이 당장의 감각추구를 만족하는 활동이 주어지면 모를까 수많은 의미있는 활동들은 먹을것 추구에 가려지고 맙니다.
그래서 적당한 때에 시행해야 하는 식사지도는 반드시 수행해야 합니다. 시도때도 없이 먹는 때는 24개월이면 졸업해야 합니다. 이 이후에는 2~3끼 식사와 식사 사이 간단한 간식 이런 패턴으로 가야합니다. 먹는 본능에도 이런 규칙들을 만들어가는게 인간의 건강한 생존법입니다.
먹을것에 집착하는 한, 세상의 하고많은 건전하고 유익한 활동의 의미나 세상정보가 머리 속에 들어갈 여지가 없고 이런 악순환은 올바른 전두엽 성장에 곧바로 걸림돌이 됩니다. 맛에 대한 감각은 전두엽의 전측최섬엽(아래 그림설명 핑크색 동그란 부분)이란 부분에 놓여있습니다.
전측뇌섬엽 Anterior Insular의 큰 역할은 바로 측두엽의 변연계와의 연계성을 담당하는 것인데요 해석이 아직 안된 세상의 정보들을 전두엽으로 옮겨 의미를 찾게 되는 그런 중요한 역할입니다. 전두엽 성장이 어려운 사람에게는 그래서 강렬한 맛만 탐닉하게 되는 요인이 되는 것입니다. 전두엽이 가동되는 맛의 정체란 맛 자체의 강렬함도 있지만 건강정보나 먹는 규칙, 예의, 자제, 선호 등의 세상이치도 함께 적용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가장 기본이 되는 규칙적으로 식사시간에는 무조건 참석하고 식사 동안에는 자리를 뜨지 않으며 적절하게 도구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아기 때부터 교육을 시켜야 합니다. 입안에 들어갔던 것 도로 뱉어내기, 손으로 음식집어먹기, 식사시간에 몇 번씩 자리이탈하기, 남의 음식에 손대기 등등 우리 아이들이 보여주는 원초적 모습들은 시도때도 없이 먹을 것에 집착하기만큼이나 흔한 현상입니다.
매일 반드시 해야하는 식사시간, 우리는 무엇이 전두엽성장을 방해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대처해야 할 것입니다. 매일 빠질 수 없는 일과이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첫댓글 그림이도 단것과 단 음료가 문제입니다.
감사히 공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