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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교수에게 보내는 공개서한>...당신! 꼭 읽어 보십시오! [198]
정청래 (ssar****)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인정받아 ‘Asiamoney Awards Best Newly listed Company’(홍콩 Asiamoney), ‘한국 베스트 직장-5위’(휴잇 어소시엇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 대통령 표창 및 대한민국 인터넷대상 대통령상 등을 수상했습니다.
안철수연구소는 급변하는 IT 환경과 그에 따른 사용자의 요구를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충족함으로써 세계에서 존경 받는 보안 전문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구성원 모두 핵심 가치를 진심으로 믿고 지속적으로 견지해나가는 ‘영혼이 있는 기업’을 만들고자 합니다.<안철수 연구소 홈페이지 회사 소개 압축요약>
안철수 교수님! 안녕하세요? 17대 국회의원을 지냈던 정청래입니다.
이 글에서는 안교수님이라는 호칭보다는 당신이라는 극존칭을 쓰겠습니다. 일면식도 없고 만나서 쓴 커피도 한잔 하지 않은 사이에 이렇게 불쑥 공개편지를 쓰는 것이 혹시 결례는 아닐런지 모르겠습니다.
당신께서는 저를 모르지만 저는 당신을 잘 압니다.
아니 저 뿐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안철수”를 모르는 분이 있을까요? 이처럼 저명하신 분이 서울시장에 출마를 저울질 하고 있다고 하니 대한민국이 들썩들썩 하고 있습니다. 잘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안철수 연구소는 2009년도에 700억 매출에 140억 순이익을 남긴 우량기업이더군요.
정당하고 깨끗하게 그리고 대중들의 인기까지 얻으며 기업을 일구고 이렇게 성장시킨 사례를 저는 일찍이 보지 못했습니다. 그만큼 당신은 모범적인 기업인이고 사회의 존경을 받는 인격자이기도 하십니다.
당신은 부와 명예를 동시에 획득한 보기 드문 분입니다.
어느 누구한테나 항상 존댓말을 쓰는 것을 보면 당신은 정말 겸손까지 갖춘 진정한 인격자 이십니다. 대한민국의 청춘의 심금을 울리고 가장 닮고 싶은 인물로 자주 ‘안철수’란 이름이 등장합니다.
그런 당신께서 ‘서울시장’에 출마할 것이란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당신도 지금 뜨겁게 달아오른 ‘안철수 논쟁’을 보고 있을 겁니다. 그만큼 당신의 일거수일투족은 대한민국의 관심사가 되었습니다. 이 논쟁에 뛰어든 저로서 당신에게 몇 가지 충언을 드릴까 합니다.
첫째, 무소속 출마는 재고하십시오.
출마는 피선거권을 가진 누구나 출마할 수 있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저는 당신의 출마를 만류하거나 고무하거나 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그러나 다만 무소속 출마는 재고하심이 어떨까 사료되옵니다.
“서울시장은 많이 바꿀 수 있을 것 같고
굳이 정당 소속이 아니어도 괜찮겠다.”는 당신의 생각을 존중합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이 기성 정당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있는 상태에서는 더더욱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창의적 상상은 존중하고 동의하지만 정치는 현실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한나라당도 싫고 민주당도 싫고 민노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창조한국당, 사회당까지 다 싫으면 오히려 새로운 이념과 정책을 내건 신당을 창당해서 아니 시간이 부족하다면 ‘창당준비위’라도 띄워서 이런 기성들과의 정책적 차별성을 꾀하고 그것을 위하여 서울시장에 출마하겠다는 것이 저는 맞다고 봅니다.
서울시정은 정치가 아니라 행정이다?
따라서 서울시장은 정치인이 아니라 행정가다.라고 혹 주장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서울시는 절반의 대한민국이자 대한민국 그 자체입니다. 단순히 1년에 21조원에 이르는 방대한 예산, 인구 1천만이 넘는 대한민국 수도라는 개념 그 이상의 지위에 있는 것이 서울입니다.
서울시 행정은 그 자체가 정치입니다.
정당의 정책에 따라 예산의 우선순위가 결정되고 그것을 서울시 의회에 보고하고 허락(의결)을 받아야 서울시장이 돈을 쓸 수가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서울시의회는 민주당이 70%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서울시 의회는 민주당의 정강정책과 정치노선에 따라
서울시장의 예산 집행에 대해 협조하기고 하고 틀어막기도 합니다. 이번 무상급식 주민투표 소동이 대표적인 사례 아니겠습니까? 무상급식에 대한 한나라당 정책과 민주당 정책이 충돌한 것입니다.
당신께서는 정파적 입장을 떠나 정치적 논리를 떠나
서울시정을 펼치는데 오히려 무소속이 낫겠다는 순수한 생각을 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순수함을 충분히 인정합니다. 그렇지만 행정 현장은 곧바로 정치 현장임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행정이 정치이고 정치가 행정입니다. 그 경계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제 주장의 결론입니다.
서울시장에 출마하시려면 정당 소속이어야 합니다. 무소속은 곤란합니다. 현실적으로 투표에서 이길 가능성도 매우 낮습니다. 아니 거의 불가능 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선거전이 벌어지면 지지자가 정당끼리 나뉘게 되고 그 틈바구니에서 무당파의 지지만으로 당선은 어렵습니다.
그러니 기존 정당에 입당을 하시던지 아니면 신당 창당준비위라도 띄워서
출마를 해야지 순결무구 무소속은 어렵습니다.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사업에서처럼 ‘안철수 정치 신화’는 창조되기 어렵습니다. 아무리 당신은 정치인이 아니라고 강변하지만 출마하는 순간 당신은 정치인임을 잊지 마십시오.
둘째, 윤여진 전 장관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합니다.
저는 사실인지 오해인지 부풀려진 것인지 알 수 는 없습니다. 그러나 상당 부분 당신과 시골의사 박경철 선생과 윤씨와의 관계가 ‘돈독’을 넘어 ‘밀접’내지 ‘밀착’하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어떤 언론에서는 삼국지 유비에게 제갈공명이 있었다면 안철수에게는 윤여준이 있다.라는 기사도 있습니다.
사실 제가 제일 염려하는 부분도 바로 이 부분입니다.
서울대 조국 교수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습니다.
<안철수의 '친구들'과 '지지자들'의 괴리가 중요하다. '친구들'은 대부분 합리적 보수를 자처하고 선거에서는 한나라당을 찍는 사람들이다. 예컨대, 지지의사 그룹은 의료민영화를 소신으로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지지자들'은 다수는 진보개혁성향의 사람으로 한나라당을 혐오하는 사람들이다. 이 괴리를 정확히 보고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진보개혁진영의 긴급과제이다.>
간단히 말하면 ‘안철수 헷갈린다.’입니다.
당신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反한나라당 성향인데 당신의 친구는 親한나라당이라는 뜻이겠지요. 이런 오해의 근거를 이루는 그 핵심적 인물이 바로 한나라당 핵심 요직을 두루 거친 ‘윤여준’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윤여준이 장자방인 안철수는 큰일 납니다.
윤여준씨 이력입니다.
2004년 한나라당 선거대책위원회 상임부본부장. 2003년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소장. 2002년 한나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미디어대책위원회 위원. 2000년-2004년 제16대 국회의원. 1998년 한나라당 총재 정무특보. 1997년 환경부 장관(김영삼). 1994년 대통령 공보수석비서관(김영삼). 1992년 국가안전기획부장 특별보좌관. 1990년 정무1장관실 보좌관. 1988년 대통령 정무비서관(노태우). 1987년 대통령 의전비서관(전두환). 1984년 대통령 공보비서관(전두환)
당신께서는 한나라당에 있었던 인물이라고 사귀지 말란 법이 있느냐?고
말씀 하실지는 모르겠습니다. 또 윤여준씨가 옛날 생각에서 탈피해 개과천선을 했는지도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말입니다. 사람들은 각자 지워지지 않는 기억들을 간직하고 삽니다.
80년 광주에서 살인마 전두환과 맞서다 죽은 사람들,
지금도 불구로 평생 한을 안고 사는 사람들 그리고 전두환 타도를 외치며 민주화운동을 했던 그래서 감옥살이까지 했던 저 같은 사람들은 전두환이 아무리 예쁜 짓을 해도 용서하기 어려운 심적 고통이 있습니다.
윤여준씨는 그 학살자 전두환의 공보수석과 의전 수석을 했던 사람입니다.
전두환의 입(공보수석)이 되어 국민들의 가슴에 대못질을 했던 사람입니다. 그는 또한 전두환의 의전수석으로 가장 지근거리에서 귓속말을 했던 사람입니다. 이런 이력을 가진 사람과 당신의 조합은 백번 양보해도 어울리지 않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단군 이래 최초로
권력의 힘이 아닌 대중의 힘에 정권교체를 이룬 분입니다. 그 뒤를 이은 노무현대통령은 또 어떻습니까? 그 치열한 대통령 선거과정에서 윤여준씨는 적대 진영의 핵심 참모로 우리 김대중-노무현 세력을 깨부수기 위해 머리를 썼던 인물입니다.
그 치열했던 전쟁과도 같은 대통령 선거에서
그리고 각종 선거에서 한나라당의 핵심 브레인으로 맹활약 했던 인물과 당신은 동지적 언약을 하고 지금 동지의 길을 걷고 있습니까? 제가 보기로는 당신을 지지하는 그룹은 조금 과장하면 윤여준씨에게 철천지 원수를 졌던 사람들인지 모릅니다.
그러니 조국 교수가 당신의 친구들과 지지자들이 언밸런스한 모순구조라고
지적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평상시라면 몰라도 선거라는 전쟁에 들어가면 단순하게 패가 갈립니다. 내 편이냐? 네 편이냐? 원하던 원하지 않던 간에 1번을 찍느냐? 2번을 찍느냐?고 나뉘어 싸우게 됩니다.
이런 상황이 발생할 것이 명약관화 할진데
당신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제가 잘못 짚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신을 지지하는 그룹은 反한나라당 反윤여준 세력이 아닐까요? 그런데 윤여준씨와 손을 잡고 간다? 이것은 휘발유를 안고 불속에 뛰어드는 것과 같은 무모함이자 필패의 도박입니다.
서울시장을 출마할지 안 할지 현재 시각 그것은 당신만이 알 것입니다.
그러나 서울 시장에 출마를 하시던 안 하시던 관계없이 윤여준씨와의 관계는 청산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런 저의 주장이 시대착오적 발상이라 해도 저는 어쩔 수 없습니다. 그 분과 인간적 관계와 친분을 말하는 것이 압니다. 정치 노선을 갖고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운여준씨가 예전의 윤여준씨가 아니다.라고
주장 하실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윤씨가 “그쪽과는 손 씻었다.”해도 그것을 대중이 인식하고 반응할 시간은 필요한 것입니다. 저는 아직 그의 고해성사를 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만약 그가 고해성사를 해도 그것이 진정성이 있는 참회인지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미안합니다. 편지가 길어졌습니다.
간단히 몇자 적어보려 했는데 그만 글이 길어졌습니다. 간단히 요약해서 말씀드리면 이것입니다. 무소속 출마는 곤란하다. 당선 가능성도 희박하고 만에 하나 설령 당선이 되어도 서울시정을 펼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5공 6공의 핵심적 인물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진 부분은
하루 빨리 청산하시는 것이 좋겠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습니다. 그 친구의 됨됨이를 보려면 그가 사귀는 친구를 보라는 말이 있습니다. A man is known by the company he keeps. Show me your company, and I will tell you what you are.
나는 당신을 존경하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당신이 망가지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나는 당신의 서울시장 출마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출마를 하려면 제대로 출마를 해서 제대로 당선이 되라는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당신이 기업의 영역에서 신화를 창조했듯이 정치에 뛰어들거면 정치 영역에서도 신화를 창조하기를 바라는 사람입니다.
당신이 창조한 당신의 ‘안철수 브랜드’가
찬반이 나뉘어 뛰는 첨예한 정치의 공간에서 이미지 손상이 오고 서로 상처를 주고받는 전쟁같은 현장에서 당신의 명예를 지키기 위함입니다. 당신께서 정치에 뛰어드는 순간 당신은 정치인입니다. 찬반이 있고 정치적 반대자들의 공격이 있을 것입니다. 정치권에 입문하기 전의 안철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 고고한 숭고함이 일시에 사라질 것입니다. 사실 견디기 어려운 고통입니다.
자연인 안철수로의서의 언론 인터뷰도 이젠 없습니다.
서울시장에 출마하는 순간 언론에서 그랗게 단독 드리볼을 허용 할 수가 없습니다. 항상 찬성과 반대의 50%로 당신은 존재할 것입니다. 그간 누렸던 100% 순수로서의 당신은 이제 기대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진정성이 있는 당신은 사라지게 됩니다. 단지 어느 한 정파의 지도자 내지 출마자 일뿐입니다.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36.7%… 압도적 승리 예상
어느 신문사 여론조사 결과입니다. 한명숙도 나경원도 따라가기 힘든 지표입니다. 이 여론조사 결과라면 당신은 출마 하는 순간 즉시 당선입니다. 그러나 이것을 믿습니까? 참 당신을 악의 구렁텅이로 빠트리려는 악마의 유혹이라 생각하지 않습니까? 당신은 지금까지 존경만 받았지 공격받지 않았스니다. 링에 올가는 순간 당신에게는 처절한 검증과 반대가 시작될 것입니다. 그 순간이 참 걱정됩니다.
정치를 흔히 진흙탕에서 구르기라고 합니다.
이전투구의 현장이라고도 합니다. 그 속에서 연꽃처럼 피어난 감대중-노무현 같은 분도 있습니다. 나는 당신이 기왕에 정치에 입문하시려면 이 분들과 같이 연꽃이 되라는 것입니다. 물대포를 쏘는 권력과 물대포를 맞는 민초가 있습니다. 당신은 어느 편 누구입니까?
호락호락하지 않은 정치판에 발을 디딜지도 모르는 당신에게
나의 충언이 조금이라도 참고가 된다면 그 또한 저의 기쁨입니다.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명심하십시오. 당신은 어떤 대의를 갖고 출마를 하더라도 이명박-한나라당에게 이롭게 하는 순간 당신은 정치적 죽음을 맞이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저는 정말 당신이 하시는 일마다 건승하시기를 간절히 빕니다.
추신: 제가 글을 쓰고 아침에 일어나 보니 안철수 교수께서 오마이뉴스 인터뷰를 했더군요.
조금은 안심이 되었습니다. 지금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하신 말씀처럼 그런 확고한 생각으로 임해 주십시오. 정치를 하시든 기업을 하시든 맑은 영혼의 소유자로서 남아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안 원장은 "아직 출마여부가 반반이라고 했는데, 처음엔 어떤 계기로 출마를 고민하게 됐느냐"는 오연호 대표기자의 질문에 "오세훈 시장 사퇴 이후 한나라당이 다시 서울시장에 당선될 수 있다는 여론의 흐름을 보고 주변에서 걱정들을 많이 해 나라도 나서야 하지 않겠는가하는 생각이 들게 됐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그와 관련 "이번 서울시장 선거를 볼 때 제일 중요한 것은 그 결과가 역사의 물결을 거스르면 안 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안 원장은 "제일 중요한 것은 역사의 물결이다, 저도 역사의식이 있는 사람이라 역사의 물결을 거스르면 안 된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면서 출마-불출마 여부, 야권 후보와의 연대 여부 등 "그 어떤 결정도 역사의 물결을 거스르는 결정은 절대 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신은 善한 사람입니다. 惡의 편에 서지 마십시오.
안철수 당신을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정신 차리십시오. 망가지는 모습 보기 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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