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진해 시루봉(해평농협 여성산악회 4월정기산행 4.9)

[뫼랑]

하얗게 새하얗게 내리어라! 햇살 고운 이 봄날을

남해의 푸른 바다를 쓸어 올린 미풍의 희롱에

연분홍 수줍은 꽃잎은 무너져 내린다.

그 화려함으로 봄을 열던 날!

널 향한 인파의 술렁임에도 아랑곳 않더니

계절이 지나는 길에 뭍어서 그렇게 가려 하는구나!

아름다웠구나! 하늘하늘 떠나는 마지막 모습까지....

풍호초교-임도-바람재-시루봉(1시간30분)

벚꽃의 도시 남녘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진해의 웅산(시루봉)을 다녀왔다.

4대의 버스에서 내린 회원들은 흐드러진 봄 동산에 봄꽃처럼 올랐다.

연초록 새싹의 움직임에 더욱 화사한 벚꽃 빛이 눈부시게 아름다움을 뽐내는

꽃그늘 아래에, 나직이 고개 내민 노란 양지꽃, 작은 새 오종종 내려앉은 듯한

보랏빛 현호색

어느 밤, 몰래 내려 앉아 꽃이 되어버린 개별꽃의 앙징스런 귀여움

시루봉의 오름길은 온통 꽃길로 열려 있다.

편백 수림 빽빽한 언덕을 오르면 불어오는 한줄기 바람이 연분홍 꽃잎을 흔들어 놓아

내려앉은 꽃잎 위를 사뿐히 밟았다.

한 무리 진달래의 붉은 빛이 벚꽃과 어우려져 더욱 붉은빛을 토해낸다.

가파른 오름길의 나무계단이 얼기설기 얽힌 끝으로 시루봉의 바위가 보인다.

계단을 왼쪽으로 두고 우회해서 올랐다.

웅산,곰메,곰실바위 시루봉이라 불리는 이곳은 조선조까지 산신제가 올려진 곳이고

명성황후가 세자의 무병자수를 비는 백일제를 올렸던 곳으로 전해진단다.

이 바위를 세 바퀴 돌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어느 산꾼의 장난스런 말에

두손 모아 바위를 돌아 버렸다. 저마다의 소원을 담고서.....

멀리 안민고개의 벚꽃길이 하얗게 띠를 두르고, 그 위로 구불구불 하늘금 그어진 능선이

시간 맞춰 내려가야만 하는 나그네를 유혹한다.

시루봉에서 통신시설이 있는 불모산 쪽으로 내리는 길에 양쪽으로 빨갛게 진달래 꽃길이

열리고, 숲이 시작되는 나무 그늘에 앉아 선두팀 13명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오찬을 즐겼다.

시루봉을 뒤로 하고 내리는 길에 천자봉으로 향하는 산줄기는 하얗게 벚꽃으로 길게

이어져 간간이 섞인 복숭아의 짙은 핑크와 나무계단위의 움직이는 꽃들로

환상의 조화를 이룬다.

희미하지만 바다가 보이고 아름다운 도시 진해 시가지를 내려다 보며

봄날의 하루는 꿈 이였어라!

막 깨어나는 나뭇잎이 그 푸름을 더할 때 봄날은 그렇게 가더라!

하늘하늘 벚꽃의 어여쁜 빛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