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이 안 좋으면 머리가 아파요 (koami2013-06)
하늘땅한의원 원장 장동민
인체에서 ‘목’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실제 머리와 몸통을 이어주는 부분이기 때문에, 이곳을 손상당하면 곧바로 생명과 직결되거나 평생 불구가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 뿐만 아니라 식도, 기도, 경추, 동맥, 정맥, 그리고 신경 등의 주요 조직이 모두 모여 있는 곳이기 때문에, 목을 다치게 되면 바로 연결되는 머리나 어깨 팔 등에 간접적으로 손상이 오게 되는 경우가 많다. 오늘은 이렇게 목 때문에 발생되는 두통이나 어깨 등의 증상을 알아보겠다. 일반적으로 머리가 아프다고 하면, 머리만 쳐다보는 경향성이 있다. 하지만 인체는 모든 부분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인접부위를 살펴보아야 한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특히 ‘목’은 필수적으로 제일 먼저 살펴보아야만 한다.
목 때문에 머리가 아픈 경우
42세의 직장인 A씨는 항상 뒷목이 뻐근하고 어깨가 불편하면서 은근한 두통이 발생해, 수시로 정형외과 한의원에서 치료를 받아 왔었다고 한다. 가끔은 마사지 업체를 찾아가 마사지를 받기까지도 했다고 한다. 또한 심한 경우에는 고개를 움직일 때마다 찌릿찌릿 하는 통증까지도 온다고 했었는데, 급기야 아예 목을 움직이지도 못하는 상태가 되어 한의원에 찾아왔다.
목뼈와 어깨근육을 만져보았더니, 뒷목과 어깨 근육이 딱딱하게 뭉쳐 있었다. 특히 경추 옆선을 촉진해 보니, 목뼈가 한쪽으로 틀어져 변위가 일어난 상태였다. 목뼈는 일곱 개가 있는데, 뒤통수와 어깨를 연결해주는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되고 뭉치면, 그 압력으로 인해, 이렇게 척추 중의 몇 개가 자기 위치에서 살짝 이탈되는 경우가 있다. 물론 X-ray사진으로 촬영될 정도로 심한 경우는 드문데, MRI 사진 등으로 통해 소위 ‘목디스크’로 판정되어 오는 환자들도 제법 있는 편이다.
A씨의 경우에는 다행히 팔 쪽으로 통증이 내려가지는 않았지만, 머리 쪽으로는 그 증상이 퍼져가는 상태였기 때문에, 침치료와 경락치료, 그리 지압침을 이용한 척추교정을 시술했다. 척추가 원래 자기 자리로 돌아가자, 바로 증상이 해소되면서 목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후 몇 번의 치료를 더한 결과, 증상이 거의 없어졌다. 이후 평소 스트레칭을 많이 해서 목 근육이 뭉치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했다.
경추두개증후군을 치료한 경우
56세의 K씨는 10년 전부터 오른쪽 머리가 아파서 고생을 한 환자분이었다. 그 동안 여러 병원을 거쳐 검사도 받고 진료를 받아 왔었지만, 특별한 차도가 없어 계속해서 이 병원 저 병원을 찾아다니는 중이라고 하였다. MRI 촬영을 한번 했었는데, 하얀 점이 약간 보이는 정도여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한다. 또한 통증이 심해 진통제와 수면제를 처방받아 복용해왔는데, 요새는 그 마저도 잘 듣지 않아서 무척 괴롭다는 호소를 하였다. 종합병원에 입원해서 집중치료를 받았지만, 역시 큰 차도를 느끼지 못한 채 퇴원했는데, 퇴원한 다음날 지인의 소개를 통해 필자의 한의원에 찾아왔다.
K씨는 오른쪽머리에 통증을 일으키는 것뿐만 아니라, 뒷목이 뻣뻣하고 통증 있으면서 어깨가 아프고, 심지어 손까지 저리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호소를 하였다. 이렇게 뒷목이 뻣뻣하면 머리가 아픈 증상 중에, ‘경추두개증후군’이라는 병이 있다. 말 그대로 경추 즉 목뼈로 인해 두개골 즉 머리 쪽으로 병변이 함께 일어나는 증상을 말한다. 경추 주변의 근육이 과도한 긴장을 일으키게 되면 피로물질이 누적되는데, 그 자체가 통증을 일으키게 된다. 또한 혈액순환을 방해하고 신경을 자극하여 주변 관련된 근골격계로 통증이 넓어지게 되는데, 이를 일컬어 경추두개증후군이라 칭하는 것이다.
주 증상으로는 머리와 목 뒷부분에 통증을 느끼거나, 눌렀을 때 압통을 느끼게 된다. 모든 방향의 목 움직임에 약간씩의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많으며, 스스로 소리가 난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경추가 아변위 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머리 쪽 즉 상부로 증상이 나타날 뿐 아니라, 아래쪽인 어깨 팔 쪽으로 증상이 같이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K씨의 경우가 바로 이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는데, 머리 증상 뿐 아니라 어깨와 손까지도 증상이 나타난 것이다.
K씨의 경우에는 일단 침구치료와 교정치료부터 먼저 시작해보기로 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처음 치료받고 증상이 아주 많이 호전되었다. 여태까지 목뼈의 이상을 발견하지 못하고 엉뚱하게 머리만 계속 들여다보았던 것이다. 며칠간 치료를 더 했는데, 할 때마다 증상이 호전되어서, 굳이 탕약은 같이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경추상태가 다시 악화되지 않고 지속만 제대로 된다면, 이대로 10년간에 걸쳐 아팠던 두통이 한순간에 다 나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잘못된 자세와 스트레스가 원인
이렇게 목과 어깨의 근육이 경직되고 척추까지 문제가 되는 경우는, 역시 잘못된 자세 때문에 그런 경우가 가장 많다. 만약 평소에 전화를 받거나 가방을 어깨에 멜 때, 어느 한쪽은 편안한 반면에 반대로 어느 한쪽은 불편하다면, 이미 평소 자세가 잘못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필자의 경우에는 항상 환자들에게 이미 익숙하고 편안한 쪽의 반대편으로 자세를 취하라고 많이 권유한다. 심지어 직장인의 경우에는 전화기의 위치나 컴퓨터 모니터의 위치를 예전과 반대로 바꾸도록 권고하기도 한다. 익숙하고 편안한 쪽으로만 계속 자세를 취하면, 근육이나 척추가 틀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뒷목이나 어깨에 문제가 생기는 두 번째의 경우는 역시 스트레스다. 보통 스트레스가 많거나 정신적인 업무가 과중한 사람들은 ‘어깨에 한 짐을 지고 있는 것 같다.’ 또는 ‘어깨에 벽돌 몇 장을 올려놓은 것 같다.’라는 표현들을 많이 쓴다. 이는 뒷목과 어깨를 연결해주는 근육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잘 뭉치기 때문이다. 이 또한 지속되면 당연히 척추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며, 심한 경우 목에서 팔로 가는 신경을 건드려 팔이나 손까지 이상이 생길 수도 있다.
이렇게 머리와 몸통 사이에 있는 경추가 아래위로 압력을 받게 되면, 어느 한쪽으로 위치가 변위되는 경우들이 생기게 되는데, 완전히 탈골되지 않은 경우에는 ‘아변위’라고 칭한다. 이렇게 한쪽으로 경추가 휘게 되면 그 쪽의 근육이나 혈관 신경을 압박하기 때문에, 상부 또는 하부로 통증이 확장되게 되는 것이다.
한의원마다 척추교정을 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단순히 침이나 전침만으로 하는 경우도 있으며, 추나요법을 사용하기도 하고, 척추진단교정을 사용하기도 한다. 또는 지압침과 같은 간단한 방법으로 척추나 관절을 교정하기도 한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침구치료와 척추교정 치료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증상이 심하거나 너무 오래되어, 교정을 해도 원상태로 다시 돌아가거나 호전이 되지 않을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탕약을 같이 병행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이 또한 심하지 않을 때는 미리 만들어놓은 환약 등을 투약할 수도 있겠지만, 근육이나 뼈를 강화시키기 위해 보약을 써야 하는 경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