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질 녘에 길을 나셨네
그 길 끝이 어디든 가보고 싶던 길
동 틀 녘에 길을 떠난 사람들이
나뭇가지에 묶어 둔 리본을 보며
나는 마른 빵 몇 조각이라도
흘려주며 걷고 싶네
사랑이 그러하듯 해도
지기 시작하면 어느새 암흑
북극성을 찾아 두고 어둠 속을 걷네
겨우 뗀 몇 걸음이 무효가 될수록
주저앉고 말 것 같은 두려움
내가 가진 거라곤 성냥 한 개비
적린도 없이 불을 그어 밝히려 했네
지친 마음들 녹일 모닥불을 피우려 했네
해가 지던 그 때로 되돌아 간다해도
길 떠나지 않고 노을만 바라봤을까
희미해도 북극성은 언제나 그 자리
별을 보며 가만히 앉아 동이 트길 기다리면
낯선 길 그 때라도 다시 갈 수 있겠지
가지에 리본 하나 매어 줄 날 오겠지
The Path
At dusk, I set out on a journey,
A path I longed to follow, wherever it might lead.
I see the ribbons
Left by those who departed at dawn
I wish to walk, dropping crumbs of dry bread,
Even just a few pieces, as I go.
As love is, so too is the sun—
When it begins to set, darkness soon follows.
Guided by the North Star,
I tread through the shadows.
Each halting step,
Every misstep,
Kindles the fear of collapse.
All I hold is a single matchstick,
Its faint spark no match for the darkness
Still, I tried to light a flame,
A small fire to warm weary hearts.
If I could return to that moment when the sun set,
Would I journey onward?
Or simply gaze at the sunset?
The North Star, though dim, never leaves its place.
Perhaps, by sitting under the stars
And waiting for dawn to break,
I might find my way again,
Leaving behind a ribbon of my own.
Translated by ChatGPT
첫댓글 길을 잃지 않으려는 선생님의 글을 읽으면서 따스한 동행의 길을 같이 걸어봅니다.
좋은글 나눠주셔서 감사해요. 모닥불처럼 따끈한 하루 보내시길 바래요.
감사합니다 선생님,
인생 후반기에 시인이라는 이름을 얻고 또 한 해가 저물고 있어 돌아보고 싶었습니다. 제가 너무 어려운 길에 들어섰다는 걸 요즘 들어 더 느끼고 있네요.
해가 지던 그 때로 되돌아 간다해도
길 떠나지 않고 노을만 바라봤을까
...
끝임 없이 마음과 삶에 발같이 하는 것을 글을 통해 봅니다.
글의 깊이 또한 큰 성장을 하고 있음을 느낍니다. 빠짐없이 꼼꼼히
윤시님 글을 읽었던 터라...
또한 저도 자극을 받습니다.
글 공부를 게을리 하는 자신을 돌아봅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마음과 삶에 밭갈이를 한다는 표현 시적이고 좋네요.
이런 표현을 댓글로 다는 선생님의 필력이 부러워요☺️
선배 문인들의 작품을 읽으며 배우고 또 배웁니다.
초라해졌다 희망을 가졌다를 반복하면서요.
응원 글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