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 27일 01시에 잠실선착장에서 모여 라이딩장소로 이동
같은 날 04시에 강릉도착 아직 어둠이 짙게 깔려 있다.
동테님들은 오대령을 위해 출발준비를 하고 05시에 드디어 장도의 길에 올랐다.
대관령에서 힘차게 님들은 대관령을 올랐다.
일전에 소황병산투어를 목표로 왔다가 대관령에서 비만 맞고 철수한 기억이 있어서 감회가 남달랐다.
차가 거의 없는 20키로의 업힐 구간이였다.
경사도는 고도표와는 달리 오를만했다. 커다란 풍력발전기가 있듯이 맞바람이 거셌다.
대관령에서 간단히 기념촬영하고 싸리재로 향했다.
싸리재는 언제 넘은지 모르게 지나갔다. 한참 긴다운을 하고 나서야 아~ 거기가 싸리재구나 하는
여운만 남을 뿐이였다.
그 다음은 이번투어의 두번째 재인 소사재로 향했다. 나름대로 재라고 제법 힘이 든다.
대관령에 비해 얕을 뿐 여기도 호락호락하지 않다. 하지만 동테님은 횅하니 지나간다.
날씨는 점점 훤해 지고 정말 좋은 날씨로 변해간다.
이번 투어의 두번째 령인 운두령으로 향했다.
운두령은 이번투어의 최고고지다. 미리 맘을 먹고 조금씩 조금씩을 땅따먹는 심정으로 페달을
밟는다. 사브작 사브작 언젠가 왔다는 느낌이 드는 구간이였지만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날씨는 점점 우리를 삼킬듯 계속 달아오른다. 하지만 동테님들은 아란 곳 하지 않고 전진한다.
운두령을 오르며 고도이정표를 하나씩 지난다. 800 - 900 - 1000 - 1089
운두령정상에서 먼저 올라 간 윤발선배님과 수구리님이 보이지 않는데 바로 다운을 쳤나보다
생각하는 차에 정자에서 날 부르는 반가운 소리가 들린다. 수구리님이 다운하려는 날 세우는
순간이였다. 하마터면 운두령의 맛있는 국수를 못 먹을 뻔한 순간이였다.
동테님은 운두령정상에서 국수곱빼기로 영양보충을 하고 운두령다운을 신나게 한다.
다운이 무지하게 길다. 난 대열에서 이탈하지 않기위해 따라 붙는다. 속도계는 상상하기 어려운
정도이다. 운두령다운과 창촌 그리고 구룡령으로 이동시 기어비가 거의 37내지 38로 한것같다.
이것이 화근이였다. 나도 모르게 오바페이스로 88키로 지점에서 다운되는 순간이였다.
잔차를 시작해서 처음으로 팀원의 관리를 받는 신세로 전락하는 순간이였다.
한순간의 방심으로 일대 처음맞는 처량함. 하지만 오대령완주를 위해서 감내할 부분이다.
어느 순간 체력이 바로 회복된다. 굉장히 긴 다운을 하고 나니 점점 언덕이 가파라온다.
아직 구룡령은 멀은 느낌인데 감이 이상하다. 윤발선배님께 여쭌다. 아직 구룡령이
멀은 듯 싶은데 언덕이 가파라옵니다. 윤발선배님이 여기서부터 구룡령이란다.
난 그말을 듣는 순간 바로 꼬랑지를 내리고 구룡령을 오를 준비하고 기어비를 체력소모가
적은 낮은 기어비로 바로 전환한다.
동테님들은 시야에서 사라진다. 바로 수비모드로 전환하고 조금씩 조금씩 페달을 밟는다.
땡볕과 오바페이스로 인한 피로의 엄습 그리고 구룡령의 구비구비 오름길 정말 지친다 지쳐
체력이 바닥날 즈음 구룡령정상이 저 멀리 보인다. 다시 힘이 난다.
힘들게 구룡령에 오른 나는 아무 생각없이 구룡령터널에 철퍼덩 눕는다. 100키로지점이다.
시원한 바람이 날 반긴다. 정말 좋다. 신원한 바람의 소중함을 느끼는 순간
앞으로 가야할 길을 생각하니 까마득하다. 윤발선배님의 출발5분전 호령이 들린다.
간신히 간청하여 5분들 더 얻었다. 10분은 퍼진 내 자신을 회복시키기에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이번 투어에서 기대했던 구룡령다운이다.
내 평생 이렇게 긴 다운은 처음이다. 정말 정말 긴 다운이다.
다운 난이도도 상당하다. 다운 중 낙석으로 인한 공사장이 한두군데가 아니다.
정상의 시원한 바람과는 달리 더운 바람이 밀려온다.
뒤에 오는 차를 의식한 채 정말 긴 다운을 하고 질렸을 즈음 미천골입구에 도착했다.
우린 바로 가게로 간다. 바로 포카리하나를 집어들고 단숨이 다 드리킨다.
여기까지 오면서 얼마나 많은 음료수를 먹었는지 모른다.
정말 더운 날씨다. 동테님들은 가게에서 간단한 오수를 즐긴다.
나도 어제 2시간가량밖에 못 잤지만 오수를 즐길틈이 없다.
날씨가 혹서에 가깝고 아직 한계령이라는 이번 투어의 최대 복병이 있기 때문이다.
난 맘으로 미시령까지 힘으로 안되면 입으로 물고라도 올라간다는 각오를 다진다.
짧은 오수를 마친 동테님들은 혹서에 몸을 던진다. 이미 이글거리는 지열은 구룡령에서
맛을 봤다. 정말 덥다. 정말 길다. 이때쯤이 125키로정도 진행한 상황이다.
윤발선배님이 한계령을 넘기위해서는 멀 먹어야 한다면서 한계령 초입에서
산채비빔밥을 먹는다. 그 집 젋은 아낙의 어투에 북한어투가 섞어 있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 여기가 강원도이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바삐 오는데에만
신경을 써서 내가 강원도에서 라이딩하는 지는 까마득히 잊어버린 상태였다.
간단한 요기와 물을 보충하고 한계령을 오른다. 여기서부터는 각개전투란다.
말은 않했지만 내가 잔차에 입문한후 이렇게 앞기어 3단을 많이 써본 적이 없다.
무리였을까 무릎이 아파온다. 20키로에 달하는 한계령을 앞에 두고 엔진에
과부하가 걸린것이다. 그러나 무시한채 꾸역꾸역 오른다. 정말 힘들었다.
무릎은 페달질을 허락하지 않고 엉덩이는 안장에 앉는 것을 허락하지 않고
자전거는 저단기어사용을 더 이상 허락하지 않는 심각한 상황으로
한계령 20키로 오름길을 오르는 데 무려 3시간이나 걸렸다.
오늘 오개령투어의 승패가 갈라지는 순간이였다.
얼마나 많이 내려서 끌고 탔는지 헤아릴 수 없다. 이때쯤 휴대한 음료는 바닥이 났다.
업힐 난이도도 상당했서 힘이 든다. 오름길의 경치가 절경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경치를 본 적이 없다.
그냥 지나가기 아까워서 사진 몇장을 찍고 동테님들에게 미안한 맘이 들어
서둘러 정상을 향해 오른다. 정상에 오르는 순간 동테님들의 화이팅이
있었지만 어쩌랴 이미 엔진은 맛이 간 상태였다. 한계령을 오르며 "오개령을
꽁으로 먹을 순 없잖아" 윤발선배님의 말씀이 여러번 내 귀를 파고 들었다.
그 말씀에는 오랜 노련함이 뭍어 있었는데 초보라이더인 난 미쳐 그 깊은 말씀을
귀에 담지 않았다. 그냥 단순히 힐클라이밍 다섯개만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온 내가 착오하는 순간이였다. 이미 구룡령입구에서부터 난 동테님들의 짐이
된지 오래였다. 한계령에 오르는 순간 내 로드 종전기록 154키로 갱신되는 순간이였다.
무리를 해도 많이 했다. 한계령을 손살같이 내려오니 172키로였다. 용대삼거리에 도착하니
어둠이 드리우기시작한다. 그 어둠의 객과 함께 나의 오개령도전은 여기까지였다.
남은 동테님들의 완주를 기원하며 난 꼬랑지를 내려야했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이미 7시 30분 조금 있으면 어두워지고 야투를 준비
하지 않은 나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으며 이미 엔진이 더이상 진행할 수 없다는 무시할 수
없는 신호를 보내왔다. 오개령중 마지막 미시령을 코앞에 두고 주저앉는 심정이야말로
어찌 말로 형언할 수 있으랴만은 아쉬움을 뒤로하고 동테님들의 남은 미시령정상을 정복하고 오개령을
접수하기를 응원한다. 내려오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체력은 아직 충분히 남아있어 끌고라도
미시령을 정복하고 싶었지만 나만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을 인식해야했다. 오개령이 내 잔차인생의 첫
퍼짐의 오점을 남기는 순간이였다. 많이 아쉽다. 정말 아쉽다.
퍼진이는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미시령정복을 위해 떠난 동테님들은 열심히 달렸다.
얼마후에 미시령정상을 정복했다는 소식이 전해 왔다.
.........
그리고
긴 기다림과 탱크님의 오개령완주에서 밀려오는 피곤함으로 인한 힘든 운전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
정말 오개령은 꽁으로 먹을 수 없는 투어였다.
끝까지 완주하신 동테님들께 산악라이더로써 경의를 표한다.
그리고 이번 투어의 실패원인을 간단히 살펴보면
코스거리에 대한 준비부족 + 오바페이스 + 땡볕이였다.
이번투어의 진기록을 살펴보면
로드최장기록(172키로) + 최장시간라이딩(13시간) + 엉덩이물집 + 계측불가의 수분섭취(대략 10리터이상)
언제고 다시 반드시 도전하겠지만 오늘의 경험을 잊지 않을것이다.
끝으로
윤발선배님이하 오개령투어에 함께한 동테님들의 배려에 거듭 감사한다.
그리고
탱크님의 꼼꼼한 오개령투어록을 기대한다.
대관령에서
운두령에서
구룡령에서
한계령에서
첫댓글 로드도 아니고 풀샥으로 그렇게 갔다는 건 대단한 체력을 지녔다고 밖에 볼 수 있습니다.너무 자책 마시고 다음 기회에 다시 해 보시면 되겠네요..투어기 잘 보고 갑니다.
강릉시청에서 속초지원까지 약 220키로를 목표로 갔었습니다. 로드코스는 명품코스였습니다.
대단한 투지 입니다 장거리 라이딩을 땡빛속에서 업힐과 다운을 악전 고전 하였네요
사부님에 비하면 아직 병아리입니다. 일요일은 팀라이딩이 있어 곤란하구요. 토요일은 좋은 곳 가시면 전화드리겠습니다.
모습이 뭔 특공대 훈련조교 같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