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텀의 고향, 공군 제17전투비행단’
거대한 밀리터리 산업의 세계
제17전투비행단(진광수 단장-공사 35기, 이하 17전비)은 충청북도 청주공군기지에 위치한 공군 전투 비행단이며, 보여주는 자태만으로도 커다란 존재감을 주는 초음속 장거리 전투폭격기인 ‘팬텀의 고향’이기도 하다.
17전투비행단 정문의 환영 간판에는 “팬텀의 고향, 여기는 제17전투비행단입니다.” 라고 새겨져있다. 공군 제17전투비행단는 적의 심장을 찌를 ‘창’ 역할을 하는 한반도 영공방위의 핵심전력이자 오랜 시간 우리 영공을 지켜온 유서 깊은 전투비행단이기도 하다.
17전비는 커다란 위용을 자랑하는 F-4E 팬텀 전투기와 적에게 치명타를 가할 수 있는 AGM142 팝아이 등 정밀한 무기체계를 보유한 전투비행부대로서 부대원 전체가 한마음 한 뜻으로 뭉쳐 영공방위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평상시에는 24시간 중북부 및 수도권 영공방위 임무와 국지도발 대응과 전시에는 영공방위와 제공권 확보, 전략•전술 목표 공격을 통해 적군의 전쟁수행의지와 잠재력을 무력화하고 지상군과 해상군 지원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17전비는 공군의 전력증강사업에 따라 1978년 9월 1일 창설, 1979년 4월 최초로 제122전투비행대대의 F-5가 배치되었으며, 같은 해 11월 제152전투비행대대(F-4E)를 시작으로 153대대(1980년), 155대대(1987년), 156대대(1988년), 157대대(1990년)가 예속 및 창설됨에 따라 막강한 위용을 자랑하는 팬텀 전투기와 적에게 치명타를 가할 수 있는 정밀한 무기체계를 기반으로 지난 30여 년간 맡은바 임무를 완벽히 수행하고 있다.
1983년 1월 F-4E 편대가 출격하여 북한 IL-28 폭격기의 백령도 영공침범을 격퇴시켰으며, 같은 해 2월 북한 이웅평 대위(MIG-19) 귀순 당시 퇴로차단 및 초계비행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하였다. 또한 1986년 2월 중국 조종사 진보충(MIG-21)과 같은 해 10월 정채권(MIG-19)의 귀순 유도 임무를 수행한 곳도 17전비이다. 이처럼 다양한 임무완수 공로를 인정받아 창단 이후 총 7회의 대통령 부대표창을 수상했으며, 승공작전 및 보라매공중사격대회에서 총 15회의 대통령 상장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17전비가 이러한 주요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은 도입초기 최초의 공대공레이더 미사일을 장착하는 등 최신의 전자장비와 항공무장을 탑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평소 조종사들이 실전적 훈련을 통해 최고의 공중전투기량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한민국 영공방위에 있어 F-4E 팬텀이 북한의 도발에 대한 즉각 보복이 가능한 몇 안 되는 전략무기로 자리매김 해온 이유는 팬텀 전투기에만 있는 AGM-142 ‘팝아이’ 미사일 때문이다. 17전비 조종사들은 비상출격 사이렌이 울리면 8분도 안 돼 '팝아이'를 장착하고 이륙할 수 있다. 팝아이는 사정거리 112㎞로 1m 이내의 오차로 정확도를 자랑하며, 특히 350㎏의 탄두중량으로 2m 두께의 콘크리트도 관통할 수 있을 정도로 파괴력이 강하다.
부대 주력 전투기인 팬텀의 장기취역에 따른 정비의 애로를 묻는 질문에 항공 정비 전대장 권혁 대령은 “F-4E가 도입된 지 40여 년이란 세월이 지났기 때문에 고장이 잦아지는 것은 사실이고, 아날로그식 장비가 많기 때문에 일일이 수작업으로 확인할 부분도 많다.
하지만, 40년간 운영하면서 정비기술이나 노하우도 충분하게 축척 되어 있고 지속적인 주기검사와 장기취역항공기 관리대책을 통해 언제라도 임무 수행이 가능하도록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 부대 정비사들은 공군의 역사와 함께한 전투기를 문제없이 정비한다는 것에서 큰 자부심을 가지면서 정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취재하면서 만나 본 17전비 전 장병은 강한 훈련과 창의적 안전관리를 통해 최상의 전투태세를 유지함은 물론 ‘싸우면 반드시 이기는 전투비행단’이자 ‘적에게는 공포를, 국민에게는 믿음을!’ 주는 부대가 되고자 혼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었다.
17전비 전 장병들의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지난 2014년에는 공군 전투준비태세검열 최우수부대로 선발되는 등 실전적 전투훈련으로 완벽한 작전수행능력을 구비하고 있다.
17전비 항공 작전 전대장 김종순 대령은 “우리 17전비는 국지도발 시 적의 전략/핵심표적 공격 및 응징보복을 위해 24시간 365일 즉각 출격태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공격편대군, 주•야간 공대공/공대지 실무장 훈련 등을 강도 높게 실시하고 있다”며, 또한 “철저한 안전관리를 통해 최상의 작전운영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17전비는 2013년 5월부터 획기적인 병영문화 개선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데, 병사들의 모든 활동에 자율성을 부여하고 그 결정을 존중하기 위하여 대대으뜸병사로 구성된 병사자율위원회와 병사자율점호, 병사자율지역 운영 등 선진 병영문화 정착을 위한 다양한 제도를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다.
또한 단 으뜸병사는 매주 지휘관•참모회의에 참석하여 병사들의 의견을 비행단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이 과정을 통해 병사들만의 소통 공간인 병사인트라넷 홈페이지가 만들어졌고, 병영기자단도 꾸려졌으며, 부대에서 막내인 이등병들도 생활관에서 자유롭게 침대에 누울 수 있게 됐다.
아울러, 17전비는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다양한 대민 지원 활동을 펼치는 것은 물론 지역경제에도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지난해 부대에서 직접 고용한 인원과 부대 구성원의 소비지출, 부대사업 지출 등을 통해 총 3,767개의 일자리를 창출하였으며, 지방소득세와 취득세, 재산세 등 기타 납부액을 포함해 약 19억 원의 지방세를 납부하여 지방재정에도 기여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영농지원과 의료지원, 환경정화 등 대민 지원활동에 모두 2,201명의 장병을 투입했다.
장병들은 복지시설 방문 봉사활동과 일손이 부족한 농가의 농산물 수확, 지주목 나르기 등 농촌 일손 돕기 및 소외계층에 대한 의료봉사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통해 지역민들을 돕고 있으며, 헌혈운동에도 적극 동참하여 지난해에만 총 3,201명의 장병이 헌혈에 참여하였다.
또한 신속한 제설작전과 완벽한 관제지원을 통해 청주공항의 민항기 운항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2013년 이후 청주공항에서는 민항기 결항 사태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끝으로, 17전비의 주력전투기인 팬텀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지속적으로 퇴역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하지만 팬텀은 지난 수십 년간 북한의 도발에 대해 즉각 보복 가능한 몇 안 되는 전략무기로 자리매김해왔고, 퇴역하는 그날까지 공군 17전비와 함께 대한민국의 영공방위 수호에 최선을 다 할 것이다. [글: 미디어왓 강 헌 국장, 사진: 공군 17전투비행단, 월간 항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