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글로벌 증시 방향을 두고 투자대가와 전물가들의 전망이 엇갈린다. 최근 부각된 목소리는 증시 거품이 조만간 꺼질 것이라는 비관론이다. 영화 '빅쇼트' 실제 주인공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예측한 마이클 버리와 1992년 영국 파운드화를 공격해 1조원 이상 번 '헤지펀드 전설' 조지 소로스가 비관론 전면에 서 있다. 이들은 미국 소비, 고용 등이 하반기로 갈수록 꺾이는 신호가 나타나는 데 주목한다.
다른 한편에선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가 침체를 피할 수 있어 증시가 낙관적이라는 반론도 여전하다. 미국 경제가 높은 성장세를 보이면서도 물가 상승이 없는 '골디락스' 상태를 보일 것으로 점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은 2분기(4~6월) 현금, 채권 등 현금성 자산을 대규모로 쌓아놨지만, 이 돈을 단기 채권과 부동산 관련 기업에 투자했다. 향후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고 있지는 않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미, 중 주식 파는 투자 거물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버리가 대표로 있는 사이언 매니지먼트는 지난 2분기 미국 증시가 하락하면 수익을 내는 금융 상품에 16억5000만달러(약2조1800억원)를 투자했다. 회사 포트폴리오(투자 목록)의 90% 정도나 된다.
"미국 소비, 고용 갈수록 나빠질 것"
소로스, 버리 : '하락 상품'에 투자
버핏은 단기채, 부동산 기업 투자
BoA "연말까지 상승 여력 남아"
미국의 고용, 소비는 둔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8월 실업률(38%)은 작년 2월 (3.8%)은 작년 2월 (3.8%) 이후 1년 반 만에 최고였다. 6~8월 석 달간 미국 일자리는 월평균 15만개 증가해 작년 동기 (43만개)와 비교해 절반에도 못 미쳤다.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도 위태롭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은 2020, 2021년 코로나 지원금 등으로 쌓인 초과 저축 중 90%가 사용됐고, 잔액은 이달 말 소진될 것으로 추산했다. 소비에 쓸 돈이 없다는 얘기다.
미국과 경제 갈등에 부동산발 위기 우려가 나오는 중국은 한층 심각하다. '헤지펀드 대부' 레이 달리오가 설립한 브리지 워터는 2분기에만 보유 중국 주식 가운데 3분의 1가량을 매도했다. 달리오는 "1990년대 후발 주룽지 전 총리 때와 같은 대규모 부채 구조조정이 필요하지만 이미 늦었다"고 지적했다.
버핏 단기채, 부동산 투자, 반등 전망도
버핏이 회장으로 있는 투자 회사 버크셔 해서웨이는 최근 현금성 자산을 200조원 가까이 늘렸다. 다만, 장기채 대신 단기채 위주로 사들였다. 이는 먼 미래에 경기가 나쁠 것으로 보지 않는 것으로 해석된다. 연준 기준금리에 크게 영향을 받는 단기채 가격이 오를 것(금리 하락)으로 봤기 때문으로도 풀이된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버핏은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자로 단기채에 돈을 묻어놨다가 기회가 오면 바로 주식으로 옮겨 타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역전된 장, 단기 금리가 정상화될 것이라는 시각도 단기채 투자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조선경제 23년 9월 6일 수요일 최형석 기자